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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향낭 전체글ll조회 583l 1

강 너머로 #2

 

 

수향낭

 

 

 

 

 

 

 

 

 

 

 

 

 

꾀죄죄한 그의 모습에 어딘가 꼬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성규의 손목을 무작정  잡아 끌어 화장실로 집어넣었다. 씻어요. 한 마디에 얼굴이 화악 붉어지는 꼴이 가관이였다.

 

"옷...없습네다."

 

 

옷이 없어서 부끄러웠던 건지 말끝을 늘려대며 그 꾸릿한 옷자락을 잡아 내리는 꼴을 보니 웃기지 않을수가 없었다.

 

"문 앞에 옷 놔둘게요. 일단 좀 씻어요. 아, 칫솔은 있죠?"

 

"...없습네다."

 

발에 물이 묻을세라 까치발을 들고 욕실에 들어갔다. 수납장을 여니 새 칫솔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병아리 노란색.

어쩐지 모르게 어울리는 그 색깔에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자, 이거 써요. 잘 어울려요."

 

"아...감사합네다."

 

그 순간에도 성규는 노르께한 봇짐을 소중하게 안고있었다.

 

 

 

 

 

 

5분도 채 안지난 무렵, 딸칵하고 문소리가 났다. 곧 이어지는 저어-하는 수줍은 목소리에 쇼파에 누워있다가 화들짝 놀라 튕겨 일어난건 나중에서야 깨달은 일이었다.

 

"무슨 일 있어요? 왜, 왜요?"

 

"저어...그게...우물이 어데 있습네까?

 

"우물...이요? 우물은 없는데요."

 

"...저 놀리십네까? 우물이 없는데 오떻게 씻으라는겁네까?"

 

"네? 그야 샤워기로..."

 

"..샤..우기가 뭡네까?"

 

하나도 모른다는 듯한 얼굴로 멀뚱히 바라보고 서있자 답답한 마음에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성규의 때가 껴 누르튀튀한 나체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오..옷이나 좀 입어요!"

 

 

사실 성규가 화를 낼 일인데 내가 다 당황해서 되레 성규에게 소리를 쳤다. 성규는 그제서야 허둥지둥 제 남루한 옷으로 몸을 가렸다.

 나는 일부러 그 쪽을 보지 않고 샤워기의 수온을 맞춰주었다.

 

"자. 됐죠? 얼른 씻고 나와요. 배는 안고파요?"

 

또 저 입이 벌어졌다. 침 한방울이 뚝. 하고 떨어지자 입가를 닦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배..배고파요."

 

"뭐 먹고 싶은거 있어요?"

 

"...밥이요."

 

"아니 그러니까 뭐 반찬이나 국같은거 먹고 싶은거 있냐구요."

 

"그냥 밥이면 되는데..."

 

"밥만 먹을 거예요? 됐어요. 기차는 이미 떠났어요. 내가 먹고 싶은거 할거야."

 

"저...근데 이제 나가주시면 안됩네까? 씻고 싶은데..."

 

"나..나가려던 참이였어요! 참, 사람 변태로 만들고 있어..."

 

 

 

괜스레 짜증 한번을 부리고 나왔다. 샤워기도 모르면서 잘 씻긴 할는지...걱정이 됐다. 물소리를 들으며 부엌으로 걸어갔다.

나 역시도 자취하는 흔한 20대 남자였고 집에 먹을 거라곤 즉석밥이랑 라면, 김치, 통조림따위가 전부였다.

변변찮은 음식거리도 없이 참치캔 하나를 까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김치찌개의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보글보글 끓는 찌개에 숟가락을 담구고 곧 찌개를 퍼 올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물을 입에 넣었다. 

누가 했는지 이렇게 맛있나 몰라.

 

달칵.

김치찌개에 한참 감격하고 있을 때 성규가 다 씻었는지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채로 품이 큰 맨투맨을 입고 나왔다.

 

"물 다 떨어지네. 수건으로 머리 좀 털고 나오지?"

 

"수건을 줘야 털지요.."

 

"아...미안해요. 깜빡했어요."

 

행거에 걸려있던 잘 마른 수건 하나를 건네주자 곧 머리를 털어내는 성규에 인상을 찌푸렸다.

 

"씻은거 맞아요? 냄새가 그대로인데?"

 

"...씻었습네다."

 

"샴푸랑 바디워시 썼어요?"

 

"그게 뭡네까?"

 

"설마 물로만 씻은 거예요?"

 

"그럼 물로 씻지 뭐로 씻습네까?"

 

 

"아휴 진짜 어디서 온거예요? 왜 아무것도 몰라요! 아 답답해 진짜"

 

"...죄송합네다. 그렇지만...아니에요."

 

"자, 봐봐요 이거 검은 뚜껑달린거 꾹 누르면 이게 머리 감는거예요. 이게 샴푸라는거고...또...이건 바디워시인데 몸 닦는거. 이 타월에 묻혀서 거품낸 다음에 몸에 바르고 물로 헹구는거예요. 알겠죠?"

 

"예에."

 

"이 파란 비누는 빨랫비누니까 빨래 할때만 써요. 여기 세면대에 있는 하얀비누가 세수할때 쓰는 비누예요. 그리고 이게 치약이예요."

 

"치약은 뭡네까?"

 

"아까 준 그 노란막대기 있죠? 그거에 묻혀서 양치할때 쓰는 거예요."

 

 

 

살짝 말아쥔 두 주먹이 양 관자놀이로 향해 머리를 지긋이 누르는게 귀여웠다.

 

 

"어려워요?"

 

"네에."

 

자신이 없다는 듯이 말끝을 늘이는 게 귀여웠다.

 

"실례가 아니라면 옆에서 씻는거 도와줄게요."

 

"부...부끄러운데..."

"뭐가 부끄러워요 같은거 달린 남잔데."

"그래두..."

"얼른 벗어요. 아니면 나 나간다?"

 

몇 번을 망설이듯 공중을 부유하는 손이 귀여웠다.

 

"정 못하겠으면 그때 불러요. 나 밖에서 밥 차릴게."

"그게 나을것같습네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알려주시라요."

"자, 마지막이예요. 이 검은게 머리감을때 쓰는거고...이거는 몸 닦을때. 이건 세수할때, 이건 양치할때. 이제 알겠죠?"

"머리감을때...어렵다...왜 남조선 동무들은 목욕을 이렇게 어렵게 합네까?"

"남조선? 야, 너 어디서 온거야?"

"이북에서 왔습네다."

 

 

 

 

 

 

 

 

 

 

 

 

 

 

 

 

 

 

 

 

 

 

 

 

 

 

 

 

 

 

 

 

 

 

*피드백은 수향낭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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