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cher, Teacher!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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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들어가는 백현을 보고 찬열도 그제서야 집으로 향했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저에게 조금의 희망이 있음을 백현의 붉으스름한 볼이 말해주었기에. 찬열은 몰랐다. 이게 백현의 모습을 보는 게, 말을 섞는 게 마지막인지.
오늘은 평소보다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고 시비를 거는 세훈도 미간을 찡그리게 하는 따가운 햇빛도 그게 어찌나 좋던지, 어김없이 반이 아닌 교무실로 커피를 들고 향했다. 동글동글한 뒷통수가 있어야 할 자리에 백현은 없었고 그 옆 종인만이 존재했을 뿐 이리 둘러봐도 저리 둘러봐도 백현의 모습, 그리고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종인은 찬열이 백현을 찾는 걸 알아차리고 찬열에게 변백현 선생님, 어디 나가셨어. 하고 찬열을 보냈다.
아침 일찍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야, 하는 수 없이 조례 때 보기로 하고 찬열은 반으로 향했다. 들어온지 얼마 안 돼 백현이 들어왔고 종이 치자 백현은 오늘도 열심히 공부해 알지? 이 말만 남기고 다시 교무실로 향했다. 나가는 모습을 멍하게 보다 그 뒤를 찬열이 쫓았으나 백현은 온데간데 없었다. 교무실에 다시 출석 도장을 찍으려 가는데 보이지 않았다. 눈치가 빠르다면 빠르고 느리다면 느린 찬열은 알아차렸다. 아, 변백현 오늘 바쁜가보네. 그야 말로 바보가 아니겠는가.
변백현 선생님, 나오세요. 박찬열 이제 갔으니까. 나긋하게 말하는 종인의 말에 책상 밑에서 백현의 머리가 쏙 나왔다. 으, 으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혹시 몰라 교무실 문 쪽을 쳐다보고 아무도 없는 모습에 안심을 했다. 어제 찬열을 보고 두근거림에 밤에 잠도 못 이루고 얼굴도 괜히 빨개져서는 휴대폰을 쳐다봤다 던졌다를 반복하며 아 어떡해! 가만히 있는 베개에게 레슬링까지 하기도 했다. 막상 학교에 오면 찬열을 봐야 하는데 볼 때마다 말을 더듬고 얼굴이 붉어질 것만 같아서 이렇게 찬열이 올 때쯤 봐서 책상 밑에 숨어있고 종인은 숨겨주었다.
"야 쪼그미 아직도 숨어다니냐"
"종대야 나 진짜 어떡해!"
"좋으면 더 달라붙어도 모자랄 판에 피하고 다니고 지랄이야"
"그래두 부끄럽단 말야"
"내가 너였으면 더 달라붙었겠다"
"그건 너고!"
뒷뜰에 있던 백현에게 종대가 와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의 절친이자 같은 학교 선생인 종대에게 찬열이가 어제 이러이러해서 내가 이렇게 막 두근거렸는데 뭐냐고 이게, 하며 모든 걸 털어놓았고 종대는 태연하게 좋아하는 거네 뭐가 뭐야. 하며 답변을 주었다. 그 답변이 더 머리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지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어떡해 그럼, 부끄럽고 막 어, 그냥 보면 쑥스러워! 종대에게 하소연을 계속 반복했고 종대는 계속 달라붙으라고 피하지 마라고 이 말만 했다. 한숨을 푹 내쉬자 토닥임에 아앙, 머리 아파.. 하며 더 칭얼대는 백현이였다.
윙, 윙
"야, 됐고 너 문자왔다."
"헐, 종대야! 찬열이야!! 어떡해"
"뭔데 보여줘봐"
"내가 먼저 읽고"
[백현쌤오늘데이트해요]
[시험잘볼테니까씹지말고답장해요ㅡㅡ]
문자를 읽고 백현이 벙쪄있자 종대가 궁금증에 힘없이 들린 휴대폰을 뺏어 읽고 호탕하게 웃었다. 야, 박찬열 왜 이렇게 귀엽냐. 우리 쪼그미처럼 귀엽네. 가만히 있던 고개가 종대 쪽으로 돌아가고 백현의 입은 웃고 눈은 거의 울고 있는 수준이였다. 종대야 어떡해? 뭐라고 해? 역시 예상했다듯 답은 같았다. 답장해줘. 그거 아냐, 지금 수업 시간인데.
공부나해차녈애기야^^
[헐답장했다]
[데이트해주면열공한다니까?]
됐고지금수업시간이잖아공부해빨리
[아저걱정해주는거?]
[역시선생님뿐이다ㅋㅋ♡데이트할거죠?]
시러ㅗ
백현이 처음으로 답장을 하자 찬열은 감격했는지 아님 그것을 기다렸는지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내왔고 수업 듣기는 커녕 선생님의 눈을 피해 문자를 보내오는 찬열을 저지하려 수업시간이니 어쩌니를 보냈고 알았어요, 문자 안 할게요 라고 나와야 할 대답은 어디가고 걱정해준다며 좋다는 찬열의 문자만이 존재했다. 답장하기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와야할 찬열의 문자가 안 와 덩달아 진동까지 멈추었다. 은근 답장을 기대했던 백현은 시무룩해졌고 종대는 백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교무실이나 가자, 좀 쌀쌀하다. 하며 백현과 교무실로 향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종대와 헤어지고 진동이 울리면서 박찬열, 하고 이름 석 자가 떴다. 내용이 과연 어떨까 궁금해하며 보았는데 헐, 말 그대로 헐이였다. 이걸 어떻게 해..
[싫으면싫은거지왜욕을날려요?]
[됐어요이제데이트신청안할거니그리아세요]
찬열은 삐쳤다. 문자를 본 백현은 알 수 있었다. 과연 그럴까? 지금 반에서 찬열이 큭큭대며 웃고 있다는 걸 백현은 모른다. 결론 찬열은 삐친 척 보낸 문자에 올 어쩔 줄 모르겠다는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고 백현은 이걸 어떻게 풀어줘야하는지 찬열이 삐친 걸 어떻게 풀어줘야할지 그것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찬열아삐쳤어?
아잉선생님이잘못했어
삐치지마응?
[있다가뽀뽀]
[세번]
[기대할게요]
으잉? 어? 아니, 뭐야! 문자를 본 백현은 어리둥절했다. 삐친 거 아닌가? 뭐지? 뭔가 낚인 기분이랄까, 이게 뭐야!! 문자를 읽고 또 읽어도 자신이 찬열에게 졌다는 걸 깨달았다. 반면 찬열은 백현의 표정을 상상하며 웃음을 참기 바빴다. 존나 벙쪄있을 게 분명해, 딱 보면 박찬열 뭐라는 거야! 하면서 막 혼자 고민하고 있겠지? 변백현 표정, 아 대박! 이걸 봐야하는데 추측이란 추측을 다 하며 웃기 바빴다. 그리곤 백현이 자신의 입술에 입을 쪽 하고 맞출 생각을 하며 휴대폰을 꼭 쥐고 책상에 엎드렸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오늘따라 시간이 빨리 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백현이 찬열을 피해다닐 때만 해도 해가 떠있었는데 지금은 숨었는지 자러갔는지 해는 안 보이고 어둠만이 존재했다. 지금은 야간자율학습 시간, 이것만 끝나면 백현과 데이트한다=뽀뽀 받는다=백현을 본다=좋다=대박이다 이런 공식만 책에 잔뜩 적고 종이 치기만을 기다렸고 어느새 종이 칠 시간이 되자 백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디예요?]
겨무실
오케이, 종이 땡! 치자 쏜살같이 교무실 앞으로 달려갔다. 오늘은 학주가 늦게 집에 가는 날, 즉 들어가면? 반성문과 데이트. 시발! 백현이 아닌 반성문 종이 쪼가리와 함께 있어야한다는 끔찍한 생각에 백현에게 빨리 문자를 보냈다. [백현아][오빠교무실앞임나와] 박력있다 생각되는 문자에 내심 만족해하며 백현을 문 앞에서 기다리자 가방을 끙긍 메며 입에는 종이컵을 물고 나오는 백현이 보였다. 가방을 멘다고 찬열을 못 봤는지 엄마야, 하며 놀라는 백현을 보고 찬열이 배를 잡으며 웃어댔다.
"웃지마, 웃지마 창피해 죽겠어."
"우리 쌤 죽으면 안 되니까 안 웃을게."
"예쁘다, 우리 찬열이."
"선생님 손"
"손은 왜?"
"손은 잡으라고 있는 거래요"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싫어! 손을 주기는 커녕 혀를 낼름거리며 메롱하는 백현의 모습이 그저 귀여울 뿐이다. 찬열이 웃으며 영화볼 거예요? 하고 묻자 백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늦었는데 무슨 영화냐면서 부모님이 걱정한다면서 온갖 잔소리를 해댔고 찬열이 알았다면서 웬일인지 순순히 집에 가자며 데려다준다고 했다. 평소처럼 똑같이 걷는데 슈퍼가 보였다. 어린 아이처럼 백현은 쪼르르 슈퍼 쪽으로 달려갔고 찬열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좀 갔다온다고 했다.
"어디 가는데?"
"뭐 살 거 있으면 사고 있어요, 오늘 선생님 집에서 자려고요."
"집에 가야지."
"잘 거니까 그리 아세요. 영화 말고 디브이디나 봐요. 빌려올게"
"아, 저기 찬열아!"
백현의 말을 흘려듣고 가리킨 곳으로 찬열이 뛰어갔다. 뛰어간지 얼마 안 돼 백현에게 문자가 왔고 백현은 입꼬리를 한쪽 말아올려 썩소를 지었다. [참고로야한거빌릴거예요ㅋㅋ][우리형걸로빌릴거임][쌤존나야한가봐알바생이쳐다본다] 오는 문자마다 백현을 웃게 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백현쌤, 하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찬열 모습에 강아지가 주인 반기듯 쫑쫑 찬열의 쪽으로 향했다. 진짜로 야해? 거짓말 치시네, 아닌 거 다 알거든요. 비아냥거리며 찬열을 떠봤지만 진짜 맞는데 함 볼래요? 손수 보여주기까지 미성년자인 찬열은 당당했고 성인인 백현은 얼굴이 붉어져 디브이디에 시선을 못 맞추었다.
백현의 집에 다다르자 갑자기 백현이 들어오지 마라며 찬열에게 잠시만 기다리라며 애원을 했지만 깡그리 무시하고 열려있는 문으로 백현의 집에 들어갔다. 깨끗할 줄 알았던 집인데 옷이 아무데나 널부러져있고 잔뜩 쌓인 설거지들이 있었다. 백현은 찬열을 밀치고 옷부터 치우기 바빴다. 물론 구석으로 밀어넣었지만.
그 사이에 찬열은 티비 앞에 자리 잡았고 디브이디를 넣어 백현이 청소와 옷 갈아입기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때마침 나오는 백현에게 손짓을 하고 옆에 앉으라고 옆 자리를 툭툭 쳤다. 어디서 나온 아이스크림인지 빠삐코를 입에 물고 찬열의 옆에 앉는데 사촌 동생보다 귀엽다.
"빨리 틀어봐"
"은근 궁금해하신다 선생님"
"시끄러워"
사근사근하던 백현은 어디가고 친근한 모습에 놀랍기도 했다. 찬열은 전원 버튼을 눌러 디브이디를 켰고 나오는 화면은 시작부터 야시꾸리했다. 찬열과 백현 사이에 말소리 하나 없었으며 소리라곤 티비에서 나오는 민망할 정도의 쪽쪽거림과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쌤, 분위기 장난 아니네요"
"되게 민망하다 이거, 끄자"
"왜요, 오랜만에 보는 건데. 한 씬만 보고 꺼요."
"그럼 너 혼자 봐, 나는 민망해서 못 보겠어."
빠삐코를 쪽쪽 빨던 걸 멈추고 티비에서 눈을 못 떼면서 찬열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런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백현도 남자이고 사춘기를 겪었던 사람이였기에 호기심이 많은 백현은 꽤나 자주? 접한 것 같다. 찬열도 그렇겠지. 지금 불타오를 때인데. 그때 찬열의 입이 열렸다.
"선생님"
"응?"
"이 상황에서 키스하면 때릴 거죠"
"아니, 그러진 않을 건데.. 어, 아이스크림 먹고 있잖아"
"아, 왜 이렇게 예뻐요 진짜"
찬열은 백현이 물고 빨던 빠삐코를 입에서 빼내고 몸을 백현 쪽으로 기울려 하도 빨아서 퉁퉁 부은 백현의 입술에 쪽 하고 입술을 맞추었다 살짝 떼자 백현의 표정이 보였다. 싫어하는 표정이 아닌 놀란 표정, 그것이 귀여워 이번엔 더 진하게 백현의 입술을 물었다 허리를 잡아끌어 밀착시키고 혀를 입 속에 넣어 헤집었다. 분위기도 분위기인지라 백현도 키스에 응하며 찬열의 목에 팔을 감고 혀를 옭아매기도 하며 혀를 섞었다.
하아, 찬열아
선생님 저희도 저 디브이디처럼 해요
욜
만난지얼마안됫ㅅ으믄서
ㅂㄹ써부터
포풍떽ㄱ뜨를!!!!!이런
진도빠른ㅅㄷㄹ
ㅈ사랑합니다
내용이왜이럼니까
후
.
.
.
답이없군
죄송하빈다
오늘등수나와서지금기분이참멜랑꼴리해서
내가지금쓰ㅗ있는게뭔지..하......
결론
다음편은떡입니다!!!!!!!!!!!!떢!!!!!!!!!!!!!!!!!!!!!!!!!!
그리고본격적인러부스또리!!!!!!!!!!!!!!!!!!!!!!!!!!!!!
여우변배켠을기대ㅏ세용가리
사랑합니다
모든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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