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예린이 왔어?"
"안녀하세여어"
"오늘 예린이 뭐 만들어 볼까?"
요거! 예린이의 작은 손이 파란색 지점토로 만든 작은 펭귄을 가리켰다. 그거 내가 제일 잘 만든 건데. 뭘 아는구나. 마치 자신의 눈을 보고 만든 것처럼 큰 눈을 가진 그 펭귄 지점토를 경수는 만들 때도 매우 마음에 들어 했었다.
'쿵. 쿵쿵 쿵. 쿵쿵.'
여전히 큰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펭귄에 손을 뻗었을 때 위층에서 떨어지는 강력한 소음이 경수의 눈썹과 동시에 활짝 펴진 손바닥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아래서 내 바지를 당기며 강요하고 있던 예린이도 적지 않게 놀란 건지 비어있던 눈에는 어느새 투명한 눈물이 고여있었다.
"잠깐만 기다려 예린아. 내가 개새.. 아니 나쁜 놈 하나 혼내고 올게."
"....."
자존심도 센 아이라 그런지 끝끝내 고여있던 눈물을 떨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 예린이의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고 문 밖을 나섰다.
예린아 기다려라. 개새끼 한 마리 죽이고 온다. 주먹을 꽉 쥔 경수는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계단을 뛰어오르며 소리쳤다.
"변백현!!!!!!!!!"
부제. 발정난 개새끼
w.뜨또
수만 상가의 하루하루는 조용할 날이 없다. 아니 있었지. 그런데 그 한 명 때문에 수만 상가의 생활이 붉은색 벽돌 사이에 대리석이 박힌 듯 흩트려 놓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필.
"오. 경수 씨 오늘 일찍 왔네? 오늘 애들 줄넘기할 거예요, 뭐 이 정도는 괜찮지? "
"......"
내 가게 바로 위층으로.
***
상가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건물이었던 탓에 칭하기도 부끄러웠지만 나름 이웃들끼리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이웃이라 해봤자 딱 세 분이지만. 1층인 내 옆 가게는 꽃집을 운영하시는 준면이 형이 계시고. 1층 뒤쪽쯤에는 여러 가지소스와 함께 츄러스를 파는 종대가 있다. 그리고 내 바로 위층에는 아직 들어온 사람이 없어 어느 가게가 들어올지 상상하기도 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채워진다고한다. 머릿속은 벌써 뭐라 인사할지 온갖 잡다한 생각으로 꽉 찬 지 오래인 경수였다.
"경수형. 그거 들었어요? 오늘 위층에 또 누구 오신데요!"
"어어. 들었어."
아 맞다 맞다. 종인이를 빠트릴뻔했네. 오늘 새로 올 분의 옆집이 될 종인이는 돼지 숯불갈비 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까이 올 때마다 탄내가 코를 건드려서 미안하지만 견디기 힘들 때가 자주 온다. 그래도 고기 하나는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 만큼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상가 내에 가끔씩 회식을 하는데 장소는 당연히 종인이네 가게에서 했다. 상상만 해도 침이 고여버린 경수는 혀로 하트입술을 축였다.
인사를 마치고 난뒤 내 가게로 돌아가자 문앞의 잔뜩 쌓여진 지점토 박스들 만이 경수를 반기고 있었다. 보기만해도 온구멍에서 한숨이 나올거 같았지만 누구하나 대신 옮겨 줄 사람이 없기에 차근히 가게 문부터 열었다. 지점토 옮기는 거부터 도구를 탁자위에 세팅하는 것까지 다 준비한 경수는 학교를 마치고 달려올 아이들을 기다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방금 끓여온 유자차의 향기가 뇌 속까지 마사지하는느낌에 몽롱해진 경수는 탁자위로 천이 된 마냥 스르르 몸이 풀릴 찰나에. '딸랑' 시원하게 울리는 문소리로 인해 아쉽게도 정신을 다시 잡아야 했다. 애들이 벌써 마쳤나. 벽에 달린 펭귄 시계를 바라보자 11시 30분이라는 아직 이른 시간이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도경수 씨?"
"네? 네. 맞는데.. 누구세요?"
"아 반가워요! 저는 경수 씨 바로 위층에 자리 잡은 "
그 이름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냥 계속 자는 척을 해야 했었는데.
"변백현이라고 합니다."
*
*
*
그리고 지금 현재. 계단을 채 다 오르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귀를 울리는 자극적인 음악소리가 2층의 온 사방을 채우고 있었다. 소리 지르는 것도 계단 올라가는 사이에 지쳐버린 경수는 헐떡이는 숨을 정리한뒤 도복을 입고 되지도 않는자세를 취하는 유치한 캐릭터가 그려진 문으로 걸어갔다.
'아이들의 키가 쑥쑥 자라요~!'
나도 이 지랄인데 뭔 구라를 쳐. 어릴 적 태권도를 잠시 다닌 경수에게 저 문장은 공감을 자아낼 수 없었다. 문의 손잡이 옆에 세로로 적혀있는 저 문구를 한번 째려봐주곤 여전히 화난 눈으로 문을 열었다.
"변백현 씨 좀 조용히 하시란 말입니다."
"어 왔네? 안 그래도 힘들어 죽을뻔했는데 경수 씨가 내 이름 불러주니까 반쯤 살아난 거 같아. "
"지금 이게 뭐 하는..."
"백현 오빠- 해주면 나머지 반도 살아날 거 같은데. 부탁해도 돼?"
왼쪽 뺨 위에 흐르던 땀을 닦던 변백현은 나를 보며 한쪽 눈을 찡긋 거렸다. 얼른 해달라니까?. 재촉하는 개새끼 뒤로 보이는 광경은 조금 의외였다. 사실 아주 많이 의외였다.
뇌까지 쿵쿵 울리게 하는 음악소리와 함께 섞여버린 소음은 다름이 아닌 충격 흡수 매트를 깔기 위해 바닥을 들어내고 있는 망치소리였기 때문이다.
눈앞에 파리 쫓듯 흔들리는 동공을 발견한 건지 나머지 한쪽 뺨에 흐르는 땀을 닦던 변백현은 뿌듯한 걸 못 숨기겠는지 실실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어때."
"......"
"오빠라고 부를 맘 조금 생겼어?"
| 더보기 |
음 처음 글쓰네요! 안녕하세요!! 언제부터 이런거 써보고싶어서 미루고미루다가 이렇게 쓰네요, 백현이는 2층에서 태권도 학원을 운영하고있구요! 경수는 1층에서 혹시 다들 점핑클레이 아시나요? 점토같은걸로 작품을 만드는건데 팔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하는 그런곳입니다! 가게겸 학원? 같은곳이죠. 능글능글한 백현이랑 그런 백현이를 혐오하는 경수라고 보시면 되요ㅋㅋ 그리고 처음부터 매트를 안깐게아니라 충격흡수해주는 매트로 바꾸고있는거에요! 그외는 다른애들도 사이사이 많이 나올거에용! 프롤로그라서 짧은점 죄송합니다ㅜㅜ 앞으로 재밌게 봐주세요~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EXO/백도] 태권도사부 백현 x 점핑클레이쌤 경수 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1118/a868e42f47a57c27d442eda0473a9f09.jpg)
요즘 찐금수저 판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