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전개상 오늘은 불마크가 없어요!
아저씨가 숨을 들이쉴 때마다 살짝살짝 코가 맞닿아. 낯선 술냄새와 향수 냄새가 너의 코를 자극해 오지.
알 수없는 기분에 네가 냅다 아저씨의 이마를 들이 받아.
"아!"
"다 큰 어른이 되가지고 어린애 놀리면 못 써요!"
아픈 듯 상체를 숙이고 이마를 문지르고 있는 아저씨. 사실 들이받은 너도 이마가 욱신거려.
힘 조절 못하고 너무 세게 들이받았나 봐. 네가 씩씩대며 이마를 문질러.
"그럼 저 갈게요!"
"잠깐만"
"또 왜요!"
돌아서 가려는 너의 손목을 붙잡는 아저씨야.
아직 아픈지 한쪽 눈을 찡그린 채 허리를 세워 너를 바라보지.
그리고는 네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넘기며 안 아프냐? 하고 물어. 안 아프기는. 내일 아침이면 빨갛게 부어오를 거 같은데.
"그러길래 누가 그런 장난치래요?"
"미안 미안, 내가 술에 취하긴 했나 보다."
"...."
"...."
"...."
"... 미치겠네."
손으로 내 얼굴을 슥 하고 쓸어내리는 아저씨. 갑자기 공격당한 네가 벅벅 눈가를 팔로 비벼.
그런 너를 쳐다보던 아저씨가 기지개를 쭉 펴면서 안 들어가냐고 해. 너는 허둥지둥 갈 건데요!라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지.
뒤에서는 아저씨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와. 네가 한걸음 두 걸음 걸을 때마다 뒤에서 같은 박자로 천천히 걸어오는 아저씨.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너와 아저씨의 발소리 밖에 들리지 않아.
뒤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너와 속도를 맞춰 걷고 있을 아저씨 생각에 너의 입가에는 웃음이 피어오르지.
"안녕히 가세요."
"고딩"
".. 네?"
"잘 자"
집 앞에 다다른 네가 뒤돌아 꾸벅 인사를 해. 도어록을 푸르던 아저씨가 널 향해 말하지. 잘 자라고.
너는 대답 대신 가볍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가. 많은 얘기를 나누어 본적이 없었는데도 어색하지 않았다는 걸 느끼면서 말이야.
***
"다녀오겠습니다!"
오랜만에 일찍 일어난 네가 아침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기분 좋은 얼굴로 신발을 신고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저절로 콧노래가 나와. 흥얼거리며 거울을 보고 머리를 정리하려고 보니 이게 뭐야. 아니나 다를까 너의 이마가 푸르스름하게 부어있어.
당황한 너는 얼른 앞머리를 긁어모아. 하지만 시스루 뱅을 한 너의 앞머리를 모아봤자 가려지지 않지.
하는 수 없이 네가 대충 가리고 집을 나서.
시계를 한번 보고 버스가 올 시간을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앞에 한 손에는 물건을 잔뜩 산 봉지를 한 손에는 사탕을 먹으면서 오는 아저씨가 보여.
정말 백수 같아 보여. 반대편에서도 아저씨가 널 발견한 건지 퉁퉁 부은 눈을 하고 고딩 하면서 다가와.
"학교 가냐"
"네"
"... 너 이마"
황급히 네가 손으로 이마를 가려. 먼저 들이 받은 사람은 넌데 정작 다친 사람도 너니까 창피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지.
그런 너의 턱을 들어 올려 얼굴을 휙휙 돌려.
"으, 어지러워요"
"먼저 들이받은 건 넌데 왜 네가 멍이 드냐"
"... 아저씨가 돌 머리인가 보죠"
"까분다"
아저씨가 손바닥으로 이마를 찰싹 때려.
아프지 않게 쳤지만 멍든 이마를 때리니 너무 아픈 네가 이마를 감싸 쥐고 발을 동동 굴려.
그런 너를 쳐다보던 아저씨가 엄살은. 하며 봉지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건네.
자신이 먹고 있던 것과 같은 막대사탕이야.
"먹어"
"병 주고 약 줘요?!"
"버스 갔겠는데?"
능글맞게 웃으며 내 손목에 있는 시계를 가리키는 아저씨. 놀란 네가 사탕을 받아들고는 잽싸게 달려가.
오랜만에 여유롭게 학교에 가나 했더니 또 지각하게 생겼어.
***
고3은 슬퍼도 공부 기뻐도 공부라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너는 야자를 마치고 집에 걸어오고 있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몸도 마음도 지쳐가. 고3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
공부는 손에 안 잡히지. 성적은 안 나오지. 더군다나 오늘은 너의 매직데이라서 더 기분이 울적해.
한숨을 푹 쉬면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땅 꺼지겠다."
하고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와. 뒤돌아보니 아저씨야.
한 손에는 봉지를 들고 있는데 그 안에는 캔맥주가 잔뜩 들어있어.
"아, 안녕하세요"
"뭐야 왜 다 죽어가?"
"뭐가요..."
"이마에 나 힘듦 하고 쓰여있는데?"
"고삼이 그렇죠 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하는 너의 손목을 다짜고짜 잡더니 어디론가 끌고 가는 아저씨야.
집 근처 편의점 밖에 있는 의자에 앉히고는 자기도 맞은편에 앉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으니 기분 풀어주려고 하면서 봉지에 있던 캔맥주와 안줏거리를 꺼내.
그니까 맥주는 왜 꺼내는 거냐고요. 캔맥주 하나를 까더니 나에게 건네는 아저씨를 보고 너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해.
"아저씨 저 미성년자거든요"
"알아 인마. 괜찮아. 어른한테 술도 배우고 그러는 거야."
그리고는 나머지 캔을 따서 벌컥벌컥 마시는 아저씨야. 캬 소리를 내며 아저씨가 과자를 입에 넣어.
너는 잠시 망설이지. 이걸 마셔도 되나 하고 말이야. 아저씨를 흘끗 쳐다보니 맛있다는 표정을 하고 연신 마셔대.
그런 아저씨를 보고 너도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벌컥벌컥 마시지. 한참 아저씨랑 농담 따먹기 하고 있는데 점점 취기가 몰려와.
너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던 말을 술술 내뱉지.
"아저씨"
"왜"
"그 예쁜 언니 왜 오늘은 안 왔어요?"
"예쁜 언니?"
"왜... 그 저번에, 키, 키스하던 언니요"
그러자 아저씨는 아무 말 없이 큭큭 웃으며 캔맥주를 들이켜.
아저씨가 대답이 없자 너는 점점 더 궁금해져.
"... 여자친구?"
"뭐?"
"그 언니 여자친구냐구요"
"... 아니"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말을 듣자 왜 안심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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