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글주의***
"..뭔 병신같은게 끼어들어서"
"...."
찬열은 못마땅한 눈빛으로 경수를 내려다봤다.
경수는 어쩔줄 몰라하며 눈을 바닥에 도로록 굴려대며 손가락을 가만두지 못했다.
백현도 마냥 좋지만은 않은 듯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냥 먼저 가"
"저 새끼랑 사귀냐?"
"말 가려서해"
"씨발 진짜.. 짜증나게.."
찬열은 신경질 적으로 옆에 있는 책상을 걷어 차더니 신경질 적으로 문을 열어재끼고 나가버렸다.
쾅, 텅빈 복도에 교실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백현은 아까 전 까지 앉아있던 의자에 다시 앉으며 피곤하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경수도 정신없이 눈치를 보다 찬열이가 나가자마자 제자리에 풀석 앉았다.
"찬열이 화났어? 내가 잘못해서?"
"너 잘 못한거 없어.."
"찬열이는 내가 싫은가봐"
경수는 풀죽은 강아지 마냥 눈꼬리를 축 내려 울상을 지었다.
백현은 그 꼴을 보고있자니 괜시리 또 미안해져 경수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상황은 이랬다.
경수는 발달 장애로 언어 구사 능력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인데,
경수의 부모님은 그래도 경수가 일반적인 학교에서 지내면 경수가 회복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경수를 일반 고등학교로 진학 시켰다.
언어 발달 장애는 극복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희망을 건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갔지만 반친구들은 편하다고 할 순 없었다.
경수는 백현이와 같은반에 배정받게 됬고 성적이 우수하며 나름 착하고 착실한 학기초 이미지로 반장을 하게 된 백현은 경수를 떠맡게 됐다.
백현은 갑자기 전학 온 경수, 그것도 장애가 있는 아이를 떠맡게 된게 처음엔 어지간히 짜증났었는지 묻는 말에 대답도 제대로 안해줄 뿐더러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은근히 무시하는 태도와 마냥 아기같은 경수의 태도에 동정심이라도 생긴건지 백현은 점점 경수를 챙겨주고 있었다.
거기까진 좋았다.
백현은 경수의 아기같은 행동에 엄마 마냥 받아줘야 했고, 지나친 경수의 애정표현에 백현의 애인인 찬열이는 열이 받을대로 받았다.
처음엔 백현이 '모자른 애잖아, 내가 챙겨줘야해 너가 이해해'라고 말하는데 알겠다고 하는 찬열이였지만
도가 넘어서는 행동에 찬열이는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고
오늘 방과후 백현이 경수의 나머지 공부를 봐줘야 한다는 말에 자기도 있겠다고 억지부리며 함께 있던 찬열이
경수의 애정행각에 또 화딱지가나 이번엔 도저히 못참겠어서 저렇게 승질을 부리더니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백현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애인인데, 나였어도 마음 상했을거야 하지만..'
"백현아 경수 이거 다 맞았어"
"응 잘했어"
"나 잘했어? 경수 착해?"
"응.. 경수 착해 이것도 외워야해"
경수는 칭찬해주는걸 좋아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한참 이쁨받고 칭찬받고 사랑받고 싶을 나이, 경수도 마찬가지였다.
경수는 뭔가 스스로 해내거나 성취해냈을 때 백현이에게 칭찬이나 스킨쉽을 바랬다.
그때마다 백현이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물론 처음부턴 아니였지만), 또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포옹도 해줬다.
이젠 거의 경수엄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렇게 불릴 때 마다 백현의 표정이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백현이 찬열이 화를 어떻게 풀어줄지 고민에 빠져있을 때 경수는 벌써 다 외운건지 백현이의 팔을 샤프 뒤꽁지로 꾹꾹 눌렀다.
"다 외웠어."
백현이는 알겠다며 문장을 천천이 읊었고, 경수는 또박또박 한글자씩 받아써내려갔다.
얼핏 보니 틀리지 않고 잘써내려가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시키는대로 잘하는 경수가 귀여워 소리없이 미소짓는 백현이였다.
다섯개의 문장을 모두 쓴 경수가 자신만만하게 백현에게 노트를 보여줬고 백현은 경수의 글을 훑었다.
삐뚤빼뚤, 꼭 도경수 같았다.
"다 맞았어"
"나 오늘 되게되게 잘했지?"
"응응 오늘 최고 잘했다 경수"
"그럼 나 뽀뽀해줘 오늘 다 맞았잖아"
"어?"
백현은 경수의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
한번도 뽀뽀라는 말은 한적이 없던 경수였는데 백현은 당황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수를 쳐다봤다.
경수는 뭐가 잘못된지도 모르는 순수한 눈빛으로 백현이를 말똥말똥 쳐다봤다.
백현은 그 눈빛에 '맞아.. 경수는..' 하고 고개를 저었다.
"경수야 뽀뽀는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하는거야"
"나는 백현이 좋아하는데?"
"아..그러니까..그게"
"나 잘했잖아, 뽀뽀해줘.. 뽀뽀해줘 백현아"
경수는 백현이의 교복 셔츠 끝자락을 잡아끌며 떼쓰기 시작했다.
백현은 당황해서 안된다고 말도 못하고 멍하니 떼쓰는 경수를 바라보고 있다가 거의 울기 직전인 경수의 얼굴을 보고 알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번만이야, 이번에 정말 잘했으니까"
"응!"
경수는 눈을 감고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백현은 한숨을 푹 쉬고 경수의 입술에 촉 하고 입술을 맞댔다.
경수는 입꼬리를 활짝 올렸고 백현은 멋쩍은 듯이 웃었다.
경수가 웃으니 백현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백현아"
"응"
"우리 엄마가 백현이 놀러오래! 집에!"
"으응?"
"우리 엄마가 맛있는것도 해주고 음음..또 ..또 재밌는것도 하고 할거야!"
"아..시간 되면 꼭 갈게"
백현은 주말에도 경수를 만나러 간다고 찬열에게 말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뻔하기에 확실하게 갈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저렇게 좋아하는데 못간다고도 말하기 뭐해서 그래도 마음 상하지 않게 잘 말한것 같았다.
백현은 경수의 노트를 가방에 넣어주고 가방을 경수의 팔에 한쪽씩 메어줬다.
경수는 뭐가 그렇게 좋은건지 계속해서 쫑알쫑알 댔다.
백현이는 거기에 또 그래그래, 응, 그랬구나 하고 대답해주는 것도 잊지않았다.
교문 앞에 다다르자 경수의 엄마는 차에서 내리더니 어서 차에 타라며 환히 웃으며 반겨줬다.
"어휴 백현아, 오늘도 고맙다.. 고마워서 어쩌지.. 어서 타!"
"엄마 오늘 경수 받아쓰기 백점맞았어! 그래서 백현이다 칭찬도 해줬어!"
"잘했어 우리 경수 빨리 차 타자"
"싫어 나 백현이랑 뒤에 탈래"
"경수가 백현이를 너무 좋아하네~ 그래그래 뒤에 같이 앉아 보기 좋다 정말"
경수의 엄마는 고마움 미안함이 섞인 눈빛으로 백현이를 쳐다봤다.
백현이는 괜히 멋쩍어서 경수를 데리고 얼른 뒷좌석에 올랐다.
경수는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오늘 학교에서 백현이와 있었던 일을 멈추지 않고 얘기했고
어느새 차는 백현이네 집 앞에 멈춰섰다.
경수의 엄마는 경수는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하더니 백현을 따라 차에서 내렸다.
백현은 오늘도 데려다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꾸벅하고 돌아서려는데 경수의 엄마가 손을 꼭 붙잡는 바람에 다시 뒤돌아섰다.
"백현아, 너무너무 고맙다. 혹시 경수한테 얘기 들었나? 주말에 집에 놀러오렴 아줌마가 너무 고마워서 맛있는것도 해주고싶고 그래"
"네, 시간되면 꼭 한번 찾아뵐게요"
"그래 고마워.. 너가 고생이 너무 많지? 미안하다.."
"아니에요, 경수랑 친군데요 그정도는.."
"어쩜 이리 마음씨도 착하고 얼굴도 미남이야, 얼른 들어가! 내일보자~"
"네 안녕히가세요."
경수의 엄마는 백현이의 손을 꽉 쥐고 머리도 몇번 쓰다듬어 주더니 경수를 태운 차를 끌고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갔다.
백현이는 기분이 묘해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 때 백현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했다.
박찬열이였다.
"여보세요"
- 어디야
"집 앞"
- 들어가지말고 있어
"....응"
금새 전화가 끊겼고 백현은 확인하지 못한 단체카톡방을 읽으며 찬열을 기다렸다.
십분 쯤 지났을까 멀리서 길쭉한 사람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백현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교복바지를 털었고 찬열은 가볍게 뛰어 백현의 앞에 섰다.
백현은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찬열과 제대로 눈을 마주하지 못했다.
찬열은 그런 백현의 얼굴을 잡아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걔랑 뭐했어"
"뭘 해"
"또 끌어안고 그 짓거리 했어?"
"안했어, 그냥 머리만 좀 쓰다듬어 줬어"
찬열은 인상을 풀더니 백현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내밀고는 '잘했어'라고 말했다.
백현은 거짓말을 하면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찬열이 알아서 좋을 것 없으니 말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찬열은 그래도 백현이 너무 이뻐서 입술을 부대끼더니 입술이 서로 스칠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말을 이었다.
"걔는 너랑 이런것도 못하지?"
"..."
"이쁘다 백현이"
"..."
"도경수 빨리 전학보내던가 해야지"
"씁"
찬열은 찬열의 입술만 쳐다보다가 씁하는 백현이 귀여워 좀 더 깊숙히 입을 맞췄다.
백현은 허공에 떠있던 두 팔로 찬열의 허리를 끌어안아 몸을 밀착시켰고 찬열은 한손으로는 백현의 엉덩이를 한손으론 뒤통수를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겼다.
워낙에 아파트 단지가 조용하고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였지만 둘은 내심 마음속으로 긴장했다.
백현은 한참 키스하다가 불안했는지 찬열의 가슴께를 손바닥으로 밀어냈다.
찬열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백현의 몸에서 떨어졌다.
"왜?"
"누구 올것같아"
"뭐 어때"
"나중에.. 나중에 하자"
"...."
"나 학원가야된다! 연락해 찬열아! 쪽"
찬열은 볼뽀뽀를 받고 어이없다는 듯이 총총 뛰어 집으로 들어가는 백현의 뒷모습만 쳐다보다가 허탈하게 웃었다.
"존나 엿같다.."
| 허허 |
그냥 자기전에 저능아가 땡겨서..ㅋㅋㅋㅋ 담편은..불불?..ㅎㅎㅎ(의심미) 그나저나 수의사 써야되는데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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