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텔라 02
“하이”
손을 들어 인사하는 우현을 본 성규가 그대로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우현이 붙잡으려 뻗은 팔이 성규의 손목에 닫는 순간 어떻게 알아차린건지 성규가 우현의 손을 탁 쳐냈다. 순간 놀란 우현이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성규는 나가버렸다. 맞은 손을 매만지던 우현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성규를 쫓아갔다.
“진짜 한자리도 없어요?”
“네..”
“왜죠?”
독서실알바와 실랑이를 하던 성규가 머리를 잔뜩 헝클어트리며 걸어오다 우현이 서있는걸 미쳐보지 못하곤 부딪혔다.
“자리 옮기게?”
성규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는 우현을 못마땅한 얼굴로 한참동안 쳐다보다 주먹으로 명치를 툭쳤다. 우현이 맞은 부위를 부여잡고 주저앉더니 아파죽겠다며 끙끙앓는 소리를 내자 성규는 오히려 등을 발로 밀어버렸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엄살피우다 한대 더 맞은꼴이된 우현이 자리로 돌아가보니 성규가 어느새 짐까지 다풀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성규야”
조심스럽게 성규를 불렀지만 성규는 들은척도 하지않았다. 성규야,김성규,야,성규님,규느님,성규씨,규찡,성규상,미스터김 등등 붙일수있는건 죄다 붙여 불러봤지만 꿈쩍도 하지않았다. 오기가 생긴 우현이 성규의 뒤에 섰다.
“야, 너 자꾸 그러면 백허그 해버린다.”
“.....”
그래도 아무말이없자 우현은 정말로 허리를 숙여 성규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성규가 움찔하며 반응을 보이자 우현이 맞을 각오로 필살기를 날렸다.
“키스한번더할까?”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성규의 손이 올라오자 우현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몇초가 지나도 아무 느낌이 없어 살짝눈을 뜨니 자신의 입을 두손으로 막고있는 성규가 보였다. 귀엽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을 봐주지 않는 성규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 진짜 안볼거야?”
한번 서운하다 생각하니 그 마음이 자꾸 커졌다. 우현은 홧김에 성규의 뒷목을 물어버렸다.
![[인피니트/현성] 누텔라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1/4/5142ab785f74086f4b50fc281925f7b4.jpg)
그 결과 성규의 반응을 얻을 수 있었지만 데미지가 너무 컸다. 말그대로 신명나게 털리던 우현을 살린건 진동이 울린 성규의 핸드폰이었다. 곧이어 우현에게도 문자가 왔다.
[6시. 늦게온 사람이 오늘 술값내기]
“...갈꺼지?”
“......”
“한시간전 쯤에 나가면 될것같은데”
“.......”
재수생들끼리 한달전부터 무조건 모이는거라며 약속한 모임이었다. 성규 역시 졸업하고 나서 처음보는 친구들이라 몇일전만해도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모임이 남우현이라는 개새끼 때문에 지옥이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생각하면 할수록 깊은 빡침이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와 주먹을 움켜쥐었다. 더이상 우현과 상종하고 싶지않아 자리를 옮기려했는데 그것도 안되고, 들러붙는 우현을 무시하려 했다가 그 미친개한테 뒷목까지 물린상태라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는데 왜자꾸 이런 상황이 닥치는건지 짜증이 났다. 시간을 보니 네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어차피 더 있어봤자 공부도 안될것같아 우현에게 혼자가라고 하고 나왔다. 성규는 독서실 옆에 있는 고등학교에 들어가 비어있는 벤치에 앉았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는데 우현이 생각났다. 그리고 자연스레 어제의 일도 생각이 나버려 성규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누구한테 맞은것도 아닌데 만신창이가 된 기분이었다. 머릿속도 뒤죽박죽, 몸도 찌뿌둥 하고 으슬으슬한게 꼭 감기라도 걸릴것같은 기분이었다.
“남우현씨발...거지같은새끼...쳐죽일놈...아오!!!!!!!!”
“야 왔냐? 좀만더늦지. 3분전인데.”
얼마나 열정적으로 우현을 욕한건지 다섯시가 넘은 것도 모르고 있던 성규는 겨우 술값내기를 면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니 우현이 없는것 같았다.
“남우현은?”
“아직 안왔는데? 너네 싸웠냐?”
“싸우긴 무슨..”
“야! 대충 다 온거 같으니까 밥부터 시키자. 뭐먹을래?”
오랜만에 모이니 분위기는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성규도 곧바로 분위기에 동화되었지만 자꾸 시계를 쳐다보는건 어쩔수없었다. 여섯시가 지나도 오질 않자 조금 걱정이 되었다.
“성규야 남우현은 안온데?”
“야, 냅둬냅둬. 오늘 남우현이 술값내는거임.”
“헐. 그 말 진짜 였슴?”
“남우현 돈많잖아.”
“밥값에 술값까지 많이 나올텐데..”
가만히 듣고 있던 성규가 한마디 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재수생들이 한결같이 “오~”를 연발했다.
“역시.. 마누라가 내조를 잘해야 한다니까. 우리도 다 생각이 있어요 형수님. 말그대로 술값만 내라는 거지. 밥먹은건 우리가 내고.”
“오호. 니가 나한테 쌍욕을 쳐먹은게 좀 됐구나. 그치 호원아?”
“야야야 둘다 그만해라. 성규야. 우현이 한테 전화좀 해봐.”
“내가 왜.”
“마누라가 남편 관리해야지. 바람피나 안피나.”
결국 호원의 등짝을 한대 세게 때리고 시끄러운 음식점 안을 빠져나왔다. 전화를 먼저 해 말아 고민하던 성규는 결국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연결음을 들으면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던 성규의 눈에 우현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엔 처음보는 여자가 같이 서있었다. 전화벨이 울린건지 우현이 전화를 받았다.
“어디야”
“다 와가. 너는 어디야?”
“난 먼저 왔어. 끊는다.”
우현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끊어버렸다. 성규는 통화를 하는 동안 그 여자만 뚫어지게 쳐다봤다. 누가 봐도 귀엽게 생긴 아담한 여자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짜증이 났다. 우현을 바라보며 웃는 눈도, 발그레해진 볼도, 바람에 날려 우현에게 닿을 것 같은 머리카락도. 그 여자의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약간 화가 나기도 하고,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혹시 늦은것도 저 여자 때문인건가 생각이 들자 인상을 확 찌뿌린 성규는 먼저 들어가버렸다.
성규가 냉수만 세잔째 들이키고 있을때 우현이 왔다.
“성규는?”
빨리와라, 술값내라, 오랜만이다 등등 쏟아지는 말을 전부다 웃음으로 때운 우현의 첫마디였다. 덕분에 팔불출, 호구새끼 같은 말들을 들으며 한껏 욕을 먹고 나서야 성규를 볼 수 있었다. 우현과 거의 반대편에 앉아 있던 성규는 고개를 돌려 한숨을 한번 쉬곤 얼굴에 존재하는 모든 근육을 총동원해서 웃는 표정을 지었다. 억지로 웃으려니 경련이 일어날것 같아 잠깐 비추곤 곧 바로 화재를 돌려버렸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인거라 그런지 왠만한 여자들의 수다보다 더 했다. 거기에 재수생이라는 그들의 신분이 더해져서인지 술도 잘 넘어갔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즈음, 성규의 앞에 앉아있던 호원이 말을 걸어왔다.
“야. 니 남우현이랑 집 얻어서 같이 살아?”
성규는 장난스럽게 미간을 구겼다.
“내가 미쳤냐. 그냥 걔가 우리집 가까운데에 집 얻어서 사는거임.”
“아 그래? 근데 니네 둘이 진짜 싸웠냐? 분위기가 심상찮은데.”
“아니, 뭐, 그냥.”
“뭔데. 이 엉아한테 다 말해봐라.”
“빠른95가 엉아는 무슨.”
“마!”
흥분한 호원은 방언이 터졌고, 서로 투닥투닥 하면서 어느새 성규도 웃음이 번졌다.
| 카페베네 엔딩.....☆★ (이걸 읽으시면 좋은 일이 있을 수도)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의 깜짝 서프라이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으셨나요? 아니라면 인피니트 데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이걸 펴보신 여러분들을 위해 깜짝선물을 하나 더 준비 했습니다. 사실 한편 다썼었는데 너무 오글오글 무겁무겁 해서 그냥 뒷부분 싹 버리고 바꿨어요ㅋㅋㅋㅋ 수정전 올리고 저는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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