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찬열이는 저능아야
어릴 때 가족이 차 사고로 전부 돌아가셨는데 그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게 찬열이야
하지만 트라우마 때문인지 지능이 그 나이에 멈춰있어
몸은 열 아홉 이지만 정신 연령은 일곱 살이야
불임때문에 고생하던 삼촌과 외숙모가 고아가 된 찬열이를 맡아서 키워주고 있어
찬열이네 집은 엄청난 부자라서 집도 넓고 가정부에 경호원 까지 있어
지능은 조금 어리지만 모든 이들의 동정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키워진 찬열이는 불행이라는걸 몰라
불행속에 살아남은 유일한 희망이 찬열이라 그런걸까 항상 싱글벙글 웃음꽃이 피워져있지
그런 찬열이의 유일한 단점은 고집이 세다는 거야
한 번 손에 쥔 것은 절대 남에게 빼았기는 법이 없고,마음에 드는 것은 꼭 손에 쥐고 말아야 해
순하고 착한 찬열이가 세모눈을 하고 달려느는 때가 바로 그 때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모두들 찬열이에게 못당하거든
그런 찬열이에게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아마 이번에도 꼭 손에 쥐고 말겠지
그리곤 놓아주지 않을거야
절대
2
백현이는 양아치야
서울에 몇 남아있지 않은 달동네에서 살고있어
하지만 곧 재개발 지역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아가
어릴 때 보육원에 버려졌던걸 한 할머니가 데려와 키우고 있어
학교를 빠지고 망나니 짓을 하다가 밤 늦에 높은 언덕을 헥헥 거리며 올라가면 녹이 슬어 페인트가 다 떨어져 나간 철문이 보여
그 문을 넘으면 백현이와 늙은 할머니가 사는 집이야
그 때 부터 숨통이 막히기는 하지만 동시에 안식처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이기도 해
할머니는 다리를 다치셔서 거동이 불편해 그래서 집 밖으로 돌아다니지 못하셔
냉장고를 열어보니 몇 없는 반찬이 그대로야 또 밥을 안 드셨나봐
백현이는 잔뜩 짜증을 내며 왜 먹지 않았냐고 화를 내 그러면 할머니는 배가 고프지 않으시다면서 손을 휘저으셔
작게 욕짓거리를 읊어댄 백현이가 상다리를 펴고 밥을 차려
국도 없고 인스턴트 밥이지만 할머니는 숟가락을 들고 맛있다며 식사를 하셔
짜증내던 백현이는 금세 미안하다며 할머니 앞으로 반찬을 갖다대
이런 생활이 싫지만 딱히 다른 삶을 꿈꾸지도 않아
백현이한테 미래는 그저 캄캄한 어둠 같아서,꿈 꿀 용기조차 나지 않아
어쩌면 치져버린걸까
3
찬열이는 오늘 하루종일 신이 나있어
드디어 학교를 갈 수 있대
최종 학력이 중학교인 찬열이는 고등학교는 입학도 해보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어
대신 홈스쿨링으로 대처하며 최소한의 지식만 배우고 있어
그래도 지능이 7살에 멈춰있는 찬열이 에게는 역시 벅찬 것 같아
학교를 다닐 때에는 친구들과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는데 집에 있으니 하루하루가 정말 지루해
그렇지만 이제는 그 지루함도 끝날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좋아
싫어하는 당근도 꼭꼭 씹어서 먹었어
당장 다음주면 학교를 다닐 수 있대 그렇지만 자신보다 두 살은 어린 동생들과 함께 생활해야 한대
그래도 상관 없어 찬열이는 사람을 좋아하거든
아무리 놀림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해도 사람을 싫어해본 적 없는 찬열이는 사람에 대한 겁이 없어
다만 갖지 못한다는 것에는 겁이 아주 많아
찬열이는 잠자리에 들며 생각해
그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4
백현이네 학교에 소문이 돌고 있어
입학식에도 보이지 않던 부잣집 도련님이 드디어 다음주부터 학교에 나온대
얼마나 콧대가 높은 놈이면 겁도 없이 학교에 나오지도 않나 했는데 드디어 나올 작정인가봐
밖을 보니 슬슬 벚꽃이 피고 있어 벌써 4월 이네
하도 하루하루를 쓰레기같이 보내는지라 시간 개념이 없던 백현이는 교실 벽에 붙은 달력을 봐
오늘이 4월 6일이래
눈을 한 번 감았다 뜬 백현이 천장을 바라봐
부잣집 도련님 하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눈 앞에 아른거리는 티없이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한 소년에 백현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져
하지만 그 미소는 삽시간에 차갑게 굳어버려
그는 날 버렸어 날 버리고 사라졌어 흔적도 없이
보고싶지만 동시에 다시는 보고싶지 않아
그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증오하기도 해
백현의 애증의 상대
백현이 진실되게 사랑했던 첫 사랑
밥은 잘 먹나,혹 또 괴롭힘을 당하고 울지는 않을까
어디서 뭘 하고 지낼까
궁금하지만 이내 지워버리기로 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거란걸 알아
하지만 가슴 한켠에서는 자꾸만 기대를 품고 있어
언젠가는 만나게 되지 않을까 그가 나를 찾지 않을까
만약 그 바보가 나를 잊지 않았다면 나를 찾아주기를
그러면 딱 한 대만 때리고 안아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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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Flame 입니다. 처음 글잡담에 쓰는 글인데 잘 썼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썰은 과거로 가기도 하고 현재로 가기도 하고 시점도 제멋대로 이동되겠지만 읽으시는데 불편함은 없이 진행 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연재 주기는 하루에 몇 편을 올릴때도,하루에 한 편을 혹은 이틀에 한 편을 올릴 때도 있겠지만 한 번 올릴때 4개의 썰을 들고 오겠습니다 사실 썰이라기 보다는 스토리를 썰처럼 잘라서 쓰는게 전부에요 ㅎㅎ... 그냥 제가 읽고 싶어서 쓰는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시면 더할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