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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피코] The Hunger Game ; 몰살의 서막 06 | 인스티즈
나는 절대로 의도치 않은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지 않을 테다.

자살에 의해서든, 타살에 의해서든.





헝거게임 ; 몰살의 서막



Copyright 2015. ⓒ DAY all rights reserved.










-
나는 우리 구역의 자랑이다. 우승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물론 우리 부모님도, 나의 어린 동생도 굳게 믿어왔다. 이런 나의 자진참가는 무모한 짓이 아님에 틀림 없다고. 그 신념이, 단념이. 단 한번도 깨진 적이 없었다.
부모님은 내가 완벽하길 원하셨다. 공부도 남들보다 잘 해야 하고, 체력도 남들보다 뛰어나길 원했으며, 어렸을 때 부터 안 다녀본 학원이 없을 만큼 나는 부모님의 기대치만큼 자라났다. 일년에 한 번 모든 구역에서 크게 열리는 주최측들만의 축제인 헝거 게임이 매년마다 열리는 것에 부모님은 그것 마저 나에게 요구하셨다. 난 그걸 부모님의 욕심이라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놓은 매뉴얼맨 이미지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헝거 게임에 참여하기로 했다.
어린 나의 동생은 그런 나를 제 친구들에게나 지인들에게 나의 자랑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만큼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고, 그것에 난 자부심이 있었다. 경쟁률 세기로 소문난 우리 구역의 대표주자로 나갔다 돌아오는 건 정말 우리 가문에게도 자랑스러울 일이라고.

"태일아. 잘 다녀오렴."
"네 아버지."
무뚝뚝하셔서 평소에 다그치기만 하실 줄 아시던 우리 아버지는 내가 추첨 당일날 처음으로 나에게 독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무엇이든지 다 잘 될 것만 같았다.

물론. 경쟁률은 몹시 셌다. 우리 구역에서 참가를 한다는 것은 우승을 한다는 따놓은 당상이기에.
난 그런 경쟁률을, 당당히 뚫고 헝거 시티에 들어왔다.

"안녕. 2구역 김유권. 그 쪽은?"
"이태일."
한 살 어린 연합군을 만나 모든 게 잘 될 것만 같단 생각에 들떠있었다. 우리는 모두 자진참가를 했단 공통점이 있었고, 또한 우리의 무기는 모두 칼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형은 사람 죽여본 적 있어?"
"있으면 옥에 있지 여기있겠냐."
괜한 질문을 하는 그에게 아무런 생각 없이 대답을 내뱉었다.
시계는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이 번쩍번쩍 잘도 빛이 났다. 경쟁자를 지들끼리 알아서 제거해주는 모습이 나와 유권 입장에선 편했다.

"매년 뒷구역들이 제일 먼저 죽었는데 그렇지 않아?"
"살아도 얼마 못 가. 우리가 죽이면 끝인걸 뭐."
생존자들만 다시 띄워 보여주는 시계에 유권은 의문을 품었지만 난 별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내가 모조리 죽일 사람들이였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앞으로의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나와 유권에게 조력자가 붙었다. 우리가 받은 물품은 '위치발견 면제권'. 무엇의 위치가 발견되는 것이 면제되는 것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게 되면 게임에 집중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가지고만 있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좀 답답한데 나가있을까"
"형 지금 나가서 어서 죽자는 미친소리 하고 있는 거야?"
"나가서 죽을 생각만 하냐. 죽일 생각을 해야지. 사람 죽이는 데 와서 몇시간째 앉아만 있으려니까 갑갑해서 그래."

미심쩍은 얼굴을 가진 유권은 느릿느릿 장비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폐허가 되어있었다. 이미 몇차레 한 것을 시체들이 보란듯이 널브러져 있었고, 피가 여기저기 튀겨 있는데다가 스멀스멀 시체 부패하는 냄새가 벌써부터 시작된 듯 했다. 게다가 해도 일찍 져버려서 어두운 헝거시티엔 날 밝은 날보다 더 무서운 기운이 감도는 듯 했다. 그 때 집 한 채가 통채로 불에 날라가더니 다시 한 번 더 번쩍하는 시계. 7구역 8구역 여자들이 동시에 죽었네. 경쟁자가 더 줄었단 느낌에 더 신나기 시작했다.

"형은 사람 죽은 게 기쁜가봐?"
"사람 죽은 게 아니라 경쟁자가 사라진 게 기쁜 거야."
"참 정 없단 말야."

그런 말을 하면서도 자기 또한 기쁜지 실실 웃던 유권은 갑자기 얼굴이 싸해졌다.

"저 새끼 뭐야."
"뭐 누구."
"저. 저기..."
덜덜 떨며 커진 눈으로 가르키던 사람을 쫓아 바라보니, 어떤 남자가 하나 우두커니 서있었다. 웬만하면 놀라 도망가거나 죽이거나 둘 중 하나일텐데, 이 야밤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언뜻 보이는 달빛에 그를 쳐다보니 입만 웃고 있었다.

"야! 너. 너 누구야!"
"박경."
"뭐?"
"박경이라고. 11구역."

박경. 명사수라며 프로그램에서 우승후보라고 그렇게 지겹게 듣던 박경이 눈 앞에 있었다.

"너희 둘 중에 누굴 죽이는 게 더 이득이지?"
그렇게 말해놓고서도 즐거운지 한번 하하. 하고 웃고서는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없어? 그럼 심심하니까 구경거리 하나만 만들자.
너희 둘 중에 먼저 죽이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이기는 사람은 내가 한 번 살려주도록 할게."

자존심을 박박 긁는 말에 슬슬 짜증이 나려고 했다. 나도 자진을 해서 이 곳에 들어온 건데 지가 뭐라도 된 듯 저렇게 떠들 수가 있지?
"그 입 닥쳐. 만약 우리가 서롤 죽이지 않는다면 넌 어떻게 할 거지?"

내 말에 느릿하게 등 뒤에서 화살 하나를 꺼내 활시위를 잡아 당기며 말했다.
"내가 너희를 죽이면 되지."

순간 긴장된 상황에 놓이게 된 우린 식은땀만 삐질삐질 흘려댔다.

"정말 인간이란 건. 혼자 못 살아간다는 게 너무 우스워. 연합을 왜 해? 혼자서 돌아다니는 게 겁나? 두려워?"
한 마딜 하고 호탕하게 웃더니 다시 진지하게 활시위를 잡아당기며 어서 둘 중 하난 죽어. 라고 얘길 했다.

"형."
고개를 돌려 유권을 쳐다 봤다.
"넌 저런 새끼 말을 믿냐?"
"아니. 안 믿지. 안 믿는데..."

순간 내 배 안으로 들어오는 칼날.

"나는 살아야겠어."
칼을 다시 빼내더니 또 뱃속으로 칼을 쑤셔넣어댔다.
"원래 연합이란게 말야... 단합이 잘 될 수도 있고 와해가 될 수도 있잖아?"

추악한 새끼.

"안녕, 형."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 가지고 있던 비상용 칼을 꺼내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였다. 그런 내 노력을 들켰는지 유권은 내 팔을 발로 밟았다.

"응 미안. 나 쓰레기로 느끼고 있는 거 알아. 그렇지만 정말로 이 바닥이 원래 이렇게 더럽잖아? 형도 그걸 알고 참여한거고."

모든 게 망가졌다.
다시 우리 구역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동생의 명예를 올려주려고 했던 나의 포부가, 끝까지 믿고 있었던 저 새끼와 나와의 신뢰가.
승리하고자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나의 신념 전부가ㅡ.





더보기

안녕 여러분.

어제는 업로드를 하려다가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그러질 못했어요. 지금 원체 예민한 상태인데 안좋은 일들이 계속계속 겹쳐 일어나서ㅜㅜ 하지만 더 지체했다간 제 심적 부담이 따따블로 늘어날듯 해서 써왔어요. 딱히 독자들 때문이 아니고. 단지 제 부담 때문이에요. (츤츤)

그리고 경이가 스나이퍼인거 어떻게 알았지ㅋㅋㅋㅋㅋㅋㅋㅋ 들통났네요.ㅋㅋㅋㅋ

지후니지호 안나와서 많은 분들 실망하셨을까봐 걱정된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도 지호 시점에서 태일이 죽는 걸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구 분량도 오늘따라 왠지 더 짧아보이는 느낌... 기분탓일거예여 헤헤 장난이구 이해해 주실거죠ㅜㅜ? @"@


*찰리 9월 14일 낙서 0415 새우젓 은박지 깨소금 치기 꿀벌쓰 꿀 파미아*

오늘도 어김없이 항상 헝거 게임 응원해주시는 암호닉 분들도 사랑하고, 암호닉 없이도 꾸준히 지켜봐주시는 독자 분들 제가 많이 사랑하고 감사해요.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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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맞다 참고로 나 저 태일이 짤 구하느라 구글링까지 했어요.ㅠㅠ 독자분들 만세
9년 전
독자1
데이님 안녕하세요ㅠㅠ 저 꿀벌쓰에요!!!!근ㄷㅔ 왜 글엔 꿀이라고 나왔을까요....혹시 저게 제가 아닌건가요...? ㅠ_ㅠ 근데 왜 기분이 안좋으셨어요ㅠㅠ오늘도 글은 최고이신데!!!!!! 태일이 ㅠㅠ....흑흑 데이님 우울해하시지마시고 오늘두 화이팅하세요!!!!!!
9년 전
DAY
앗 미안해요 꿀벌쓰. 내가 요즘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나봐요. 글도 한시 반부터 쓰기 시작해서 올린거라ㅜㅜ 대신 오늘은 칼답글 달아줄게요. 우울해도 독자분들 덕에 힘이나요 T^T 꿀벌쓰도 화이팅 해요!
9년 전
독자2
헐 데이님 감사합니ㄷㅏ ㅠㅠㅠㅠ 오늘 하루도 화이팅 합시다~~!!!!!!
9년 전
독자3
찰리에요 !와태일이를자런캐릭터로해넣으니또어울리긴디게잘어울리네요!궈니더그런캐릭터가어울리고요ㅠㅠ근데탤이죽은건아쉬워요ㅠㅠ지호후니인나와도그민큼재밌던거같아요경이도출현하고하핳작가님또다음편기대할께용
9년 전
DAY
찰리 안녕. 게임의 특성상 누군갈 계속 죽여야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죽었어요. T^T 다음 편 기대해줘서 고마워요 찰리. 좋은 하루 돼요.
9년 전
독자4
박지에요...기분 나쁜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아요, 뭐가 괜찮다는지도 모르겠지만 으으으...시간이 다 해결을...!ㅋㅋㅋㅋㅋㅋㅋ여튼 부담이 되시는 거라면 큰일이네요. 부담이라뇨. 늦게 오셔도 괜찮습니다. 정말로. 사랑하구. 그런 걱정 덜어드리고 싶지만 뭐 도움이 안 되서...ㅠ 속상하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언제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앞으론 좋은 일만 있길.!!♥♥
9년 전
DAY
은박지 안녕. 별 일도 아닌 것들이 계속해서 쌓이다 보니까 컨디션도 GG를 치더라구요. 그래서 더 이상 글을 써 올 수가 없었어요. 속상해 하지 말아요. 박지가 저 사랑해주시는 만큼 저도 박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요? 좋은 덕담 고마워요.
9년 전
비회원153.132
파미아에요!!!!!!!!!!!!!!! 헐 이태일찡이라니ㅣ... 근데 나오자 마자 죽었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짤 구글링 하셨다니 구글링한 보람이 있으신것같아요 글구 안좋은 일이라니 빨리빨리 심적부담이 없어지길 바랄게요!!!
9년 전
DAY
안녕 파미아. 글 쓴 시간보다 짤 찾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 것 같아요. ㅋㅋ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파미아. 사랑해요♡
9년 전
독자5
태일이를 저런 역할로 넣다니 새롭네요!뭔가 귀여운역할로 나올줄 알았는데ㅎㅎ역시 대단해요 작가님!!
9년 전
DAY
안녕하세요. 태일이 구상을 잡을 때 그런 귀여운 이미지도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스토리와 안 맞게 태일이의 성격이 너무 튈 것 같아서 엎고 다시 짠 설정이에요. 대단하다고 해 줘서 고마워요.
9년 전
독자6
경이가명사수 맞았구나ㅋㅋㅋ.. 그나저나 유권이도 참무섭네요 상상할수있는 장면이에요 왠지 웃으면서 아무렇지않게 칼꽂고있을거같아 소름끼친다
태일이도이렇게 가는군요 정말볼때마다 감탄해요 (새우젓

9년 전
DAY
새우젓 안녕. 사실 저번에 댓글로 경이가 저격수 아니냐고 물어봐서 조금 뜨끔했었어요ㅋㅋㅋㅋ 근데 태일이도 이렇게 간다는 말 왜이렇게 웃기지ㅋㅋㅋㅋ 감탄까지야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한걸요ㅠㅠ
9년 전
독자7
깨소금이에요! 데이님 우울하시다고 하니까 저도 우울탱..★ 오늘은 태일이랑 경이랑 권이가 나왔네요..ㅋㅋㅋㅋ태일이가 권이랑 연합한다고 좋아했을텐데 나오자마자 죽은 ㅠㅠ 김유권너무해ㅠㅠㅠ... 소름끼치게 표현잘하신것같아요..! 다음화보러갈게요! 좀늦었네요..ㅋㅋㅋ!!
9년 전
DAY
깨소금 안녕. 우울했다가도 독자분들 댓글보면 다 나아지는듯 해요. 미친 사람들 상대를 많이 해봐서 대충 어떤 느낌으로 쓰면 될런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응 뭔소리지?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깨소금. 얼마 안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요!
9년 전
독자8
0415에요. 이번에는 태일이 시점이네요. 태일이도 태일이지만 권이가 특히 더 잘어울린것 같았어요 왠지 권이 모습이 상상이 되네요ㅋㅋㅋㅋㅋㅋ
또 지호랑 지훈이도 결국엔 서로에게 총을 겨눠야할 상황이 와야하니까 더 암울하네요..ㅠㅠㅠ 데이님 안좋은일 훌훌 털어버리시구요! 오늘도 잘읽었어요! 감사합니다

9년 전
DAY
0415 안녕. 이런, 이번 회 주된 인물은 태일이였는데 권이가 더 잘어울렸다니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칭찬 들어서 너무나 기뻐요. 0415도 안 좋은일 생기거든 최대한 빨리 잊도록해요. 잘 읽어줘서 고마워요.
9년 전
독자9
꿀이에요 데이님 헐 태일이네여...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뭔가 유권이가 유권이 역할을 잘 맡았네여 읽어보면 읽어볼수록 데이님 손에 금칠되어있을둡요 사랑합니다 자까님.♡
9년 전
DAY
안녕 꿀. 금칠이라니ㅜㅜ 과찬에 저는 좋아주금ㅋㅋㅋㅋ 저도 많이 사랑해요 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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