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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베리 크러쉬 전체글ll조회 55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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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야, 고양이야

윤기와 남준은 불알친구였다, 자신보다 2살 어린 여동생을 챙기는 것은 남준에게 버거웠다. 어릴 적부터 사고뭉치였던 남준이를 오히려 여주가 챙겨주는 그런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그에 윤기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며 어른스럽게 혀를 차고는 했는데 그 결과가 이상한 모습을 초례했다. 남준이 대신 윤기가 여주에게 슬러시를 사준다거나 여주를 괴롭힌 애들을 혼내준다거나, 친오빠처럼 연애사업에 신경 쓴다거나 이런 일들이 10여 년 넘게 이어져왔고 그 무렵 여주에게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오빠의 친구인 민윤기를 짝사랑하게 되었는데 그게 여주 인생의 첫사랑이었다, 그때가 여주의 나이 열일곱이었을 때다. 자신이 좋다며 쫓아다니는 여주에 윤기는 한낱 바람과 같은 마음이라며 더 좋은 남자가 널렸다고 장난스레 딱밤을 먹일 뿐이었다. 열일곱 그저 민윤기의 딱밤에도 좋아 죽던 여주의 짝사랑은 4년 만에 개거지 같은 결말을 맞이했다, 민윤기의 연애 소식으로 말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준은 이제라도 오빠 노릇을 하겠다며 여러 아이들을 소개해주겠노라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럼에도 식음을 전패하고 힘들어한다는 게 여주였다는 소식에 윤기는 어이가 없었다. 제가 뭐라고 그러는지, 같이 여행 가지 않겠냐는 남준의 말에 괜찮다며 거절하고 여유롭게 여자친구와 맥주를 마시던 참에 찍힌 남준의 카톡에 급한 일이 생겨 가 봐야겠다며 여자친구에게 양해를 구했다.

[야, 윤기야 정말 미안한데 혹시 동네면 여주 집에 갔는지 좀 봐줄래?

연락도 안 받고 얘가 며칠 연달아서 술 마셨는데 오늘도 술 마신 건지...

호석이도 연락이 안 되네. 부탁한다.] AM 01 : 46

제 친구에 다급한 연락에 대충 알겠다며 답장을 보내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도착한 집은 마녀의 집이라 해도 될 만큼 어두웠다. 불을 꺼두고 잠에 든 건지, 아니면 안 들어온 건지. 전화를 해봐야 하나 고민하며 핸드폰을 꺼내들자 곧 다 쓰러져 가는 가로등 아래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 하나인 줄 알았더니 둘이었다, 건장한 남자애랑 술에 떡이 되어 업혀있는 너 이렇게 둘. 그 모습에 대충 김남준에게 연락을 취했다, 잘 들어갔던데 걱정 마라는 제 문자에 녀석은 고맙다며 답장을 보내왔다. 비밀번호는 제가 알고 있으니 집에 데려다주겠다 여기까지 데려오느라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네자 녀석은 멈춰서 저를 바라봤다, 그에 뭐라고 몇 마디 대화가 둘 사이 오가더니 녀석이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곧장 문 앞으로 향했다.

사자와 호랑이

作 베리 크러쉬

사자와 호랑이가 만나면?

어제도 실컷 달린 탓에 머리는 얼얼하고 온몸은 찌뿌둥 했다,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들어보니 김남준에게서 온 여러 연락에 놀라 허겁지겁 문자를 읽어보자 대충 집에 언제 가냐, 잘 들어 갔냐? 민윤기가 너 잘 들어 갔다더라 같은 문자였다. 그에 대충 타자를 눌러 나 잘 들어옴 ㄱㅊ 이라고 보낸 뒤 다른 연락들을 확인했다. 그중 하나는 가관이었는데, 언제 단톡방을 판 건지 나와 박지민, 정호석, 김태형으로 이뤄진 톡 방에 정호석과 박지민이 제가 꼴아 테이블에 머리 박고 있는 사진을 여러 장 보내두었다. 그 밑으로는 야, 김여주 잘 들어가셈 ㅂㅂ 라던가 또 태형이 코트에 토 하면 안 된다~ 같은 문구가 있었지만 저는 대충 무시하기로 했다. 어제는 아무런 실수 없이 잘 들어 온 것 같았으니 말이다. 오늘도 아무래도 해장이 필요할 것 같은데 하고 고민하던 저는 정호석에게 명수네 해장국으로 ㄱㄱ 라는 짤막한 문자를 보내고 나갈 채비를 했다. 명수네 해장국에 도착하자 저보다 먼저 나온 정호석이 제게 손짓을 했다, 그에 대충 신발을 벗어 놓고 자리에 앉자 센스 있게 미리 주문 해둔 건지 4그릇의 해장국이 나왔다. 4그릇? 2그릇이 아니고 4그릇인 게 이상해 녀석을 쳐다보자 녀석은 밥을 떠 국에 말면서 이야기했다. 태형이랑 지민이도 온다던데? 둘 다 남현동 바로 옆에 남헌동 있지? 거기 산다더라~라며 태연히 해장국을 떠먹었다. 뻔뻔한 태도에 욕이 나왔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저도 국을 한 숟가락 떠먹자 천국에 온 것만 같았다, 역시 해장국은 명수네 해장국이지!라며 깍두기를 먹는 제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정호석이 저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그에 저는 쌍욕을 해줄까 하는 그 타이밍에 정호석에게 딱 좋게 가게로 박지민과 김태형이 들어왔지만 말이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야 너네도 여기서 해장하냐? 여기 나만 아는 해장 맛집이었는데."

부스스한 핑크색 머리를 비니로 밀어 넣으며 자리에 앉은 박지민이 자기만 아는 명소였다며 떠들기 시작하자 정호석은 얄짤없다는 듯 된장에 고추를 찍어 먹으며 말했다, 여기는 이미 공인된 해장 맛집이란다 짜샤라고 말이다. 어제의 술자리는 실로 대단했구나를 체감하며 밥을 떠 한입 먹고 국을 한입 먹자 박지민이 먹을 줄 모른다며 타박하기 시작했다, 국에 밥을 다 말아서 먹어야지 엉? 이라던가 깍두기는 지금 먹어야 한다던가 그런 시답잖은 소리에 국에 널 말아 버리기 전에 조용히 해 지민아라고 저도 모르게 말해버렸다. 그에 박지민이 소름 돋는다며 팔을 쓸며 해장국에 코를 박았다. 에라이, 뒤져라... 그런 박지민에 굴하지 않고 해장국을 먹자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말썽이었다, 좌우로 고갤 돌리며 바라보자 한 쪽엔 김태형이 또 다른 한쪽엔 콩나물이 저를 보고 있었다.

"켁."

그 뜨거운 시선들에 사례에 걸린 제가 캑캑 거리자 정호석은 제 물 잔에 물을 따라주고는 얄밉게 제 해장국을 떠먹었다, 정말 박지민이랑 정호석 둘 다 내가... 엉... 복수를 다짐하는 사이에도 사라지지 않는 시선에 콩나물을 먼저 해치울 요량으로 왼쪽을 쳐다보자 콩나물이 웃으며 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 …."

볼 때마다 혼자인 콩나물에 저 새끼 친구 없나 싶어 저는 입모양으로 물음을 건넸다, 너 혼자니? 용케 제 말을 알아들은 콩나물은 대충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쌍한 중생... 쯧쯧 혀를 차던 제가 박지민과 정호석 그리고 김태형을 쳐다봤다.

"나 아는 후배가 저어기 있는데 합석해도 되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제가 묻자 정호석과 박지민은 그러라며 대충 손을 휘저었다, 김태형이 답이 없는 게 쪼꼼 걸렸지만 콩나물에 이리 와 앉으라고 말하자 녀석은 금방 제 쪽으로 와 앉았다. 웃으며 저를 보는 콩나물에 제가 대충 입을 열었다.

"얘들아 이쪽은 한 학년 후배인 콩나물, 아니 정국이 전정국."

그에 녀석이 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자 박지민, 정호석 순으로 자기소개를 해왔다. 여전히 말 없는 김태형에 오른쪽으로 고갤 돌려 쳐다보자 녀석은 그때야 나지막이 자신이 김태형이라고 소개해왔다. 어색해질 것 같던 분위기는 정호석, 박지민에 의해 또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며 술 한잔 어때?라고 묻는 박지민에 전정국은 좋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정호석은 얼른 먹고 나가자며 재촉하기 시작했다. 술독에 빠져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 건가 싶어 혀를 끌끌 찼지만 그런 저를 보지 못했는지 정호석은 신나 석진 오빠에게 전화 걸기 시작했다. 어 형! 우리 곧 가요~ 다섯 명!이라고 외치더니 대충 전화를 끊고 녀석은 박지민과 담타를 위해 떠났다. 그에 저는 머쓱하게 전정국과 김태형 사이에 앉아 밥을 먹게 되었는데 아까 박지민이 그랬듯 저도 해장국에 머리를 박고 싶었다. 뻘쭘한 분위기에 허겁지겁 밥을 먹자 전정국이 이내 곧 제게 누나 말아 먹음 맛있어요~라고 이야기했으나 우리의 칼, 김태형에 의해 처단되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김여주 국에 밥 안 말아 먹어."

술이 들어간다 쭉 쭉 쭉! 어김없는 음주 타임

오늘은 가게가 쉬는 날이라고 뒤늦게 온 석진 오빠의 연락에 박지민과 정호석은 우울해하고 있었다, 남헌동까지 넘어가고 싶지 않다는 박지민과 정호석의 고집은 완강했다. 그에 정호석은 제 옆구리를 찔러왔다, 너 부모님도 여행 가시고 준이 형도 갔다며 어때?라고 묻는 정호석에 극구 반대를 외쳤지만 저는 곧 이상한 광경을 봐야만 했다. 술을 사 오겠다며 우리 집 현관에 서 있는 전정국과 박지민이라던가 안주를 시키겠다는 정호석과 소파에 기대 널브러진 김태형 뭐 이런 거 말이다. 이러다 이 새끼들의 아지트가 되는 거 아닌가 싶어 온몸이 떨려 왔지만 애써 참기로 했다. 부모님도 안 계시고 김남준도 없으니 해 볼 수 있는 일탈 아닌가 싶어서였는데 그런 제 말에 정호석이 우리 김여주! 다 컸네 라며 제 등을 두들겼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그래? 하긴 김여주가 좀 덜렁거려... 그거 얘들 형님도 똑같은 유전이야 유전."

저와 어떻게 알게 된 거냐며 묻는 박지민에 콩나물, 아니 전정국은 그날 있던 일에 대해 실컷 이야기했는데 그에 대한 정호석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 남매가 덜렁거리는 게 뭐 어때서!라고 소리를 지르려 했는데 참았다, 나는 정호석 같은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다. 대충 정호석을 째려본 뒤 제 앞에 놓인 양념치킨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꼭 제게 먹어 달라는 거 같아 한 입 베어 물자 어찌나 매운지 죽을 거 같아 물컵을 집어 원샷 하자 옆에서 걱정스럽게 김태형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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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물 아니고 고량주인데."

그 말에 머리에 뎅 하는 소리가 울리는 거 같았다, 제 인생 첫 고량주였다. 어쩐지 목이 타는 것 같고 혀가 마비되는 거 같아 저도 모르게 바닥으로 쓰러지듯 누웠다. 이 시발! 누가 가져온 거야!라고 소리 지르는 저에 정호석이 아까 우리 집에서 몰래 빼낸 건데 너는 술이 약해서 안 준 거라며 사죄의 의미를 담은 치킨 무를 제 입에 밀어 넣었다. 죽어라 그냥... 쓰러지듯 누워 있는 제 귀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 얼른 일어나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데 원샷 한 고량주에 알딸딸한 정신과 몸은 저를 바닥과 하나로 만들었다. 곧이어 무슨 소리가 들렸고 김남준이 서 있던 거 같은데, 자꾸만 감기는 눈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눈을 감아 버렸다.

아침과 다르게 정말 머리가 뽀개지는 것 같은 고통에 일어나 눈을 떠 보니 저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김남준과 아이들이 보였다. 그래, 한심하겠... 아니 김남준? 김남준? 제 눈을 벅벅 비비며 다시 봐도 보이는 김남준에 저는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아까와 달라진 것은 갑자기 생겨난 김남준과 안주 그리고 술이 좀 늘었다는 것인데, 상황 파악하던 제게 김남준은 한심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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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여주야, 술이 아무리 고팠다지만 이게 뭐냐... 다 남자 애들이고 엉? 믿었던 호석이까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는 녀석에 나는 드디어 제삿날이구나 싶어 두 손을 모아 가슴팍으로 가져다 댔다. 제발 아무 일 없이 넘어 가게 해주세요라고 빌었으나 김남준은 하나 남은 닭 다리를 질경이며 말했다. 왜 나만 빼고 한 거야?라고 말이다, 그에 드디어 제가 미쳤구나 싶어 다시 바라보자 오빠도 술이 고팠다며 이 비싼 고량주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킨에!라며 울분을 토하는 김남준에 옆에 있던 정호석은 늘 있던 일이라던 냥 고량주를 따라 김남준에게 건넸다, 그에 역시 호석이는 아직 믿을만하다며 자리에 앉은 김남준은 제게 눈짓했다. 뭐해? 얼른 먹으라는 눈빛으로 말이다. 제가 잠깐 기절했다 일어난 사이 그들끼리는 이미 통성명을 마친 뒤였다는 것을 조금 지나 알게 된 저는 소파 구석에 앉아 가끔 박지민이 거지 적선하듯 건네주는 간식과 황도 통조림을 먹었다, 고량주는 먹을 게 아니라며 고개를 젓는 저에 김남준은 애가 어려서 그렇다며 자자 건배!를 외치기 시작했다. 오빠, 예나 지금이나 오빠가 제일 도움 안 되는 거 알지..?라는 말은 애써 목구멍으로 삼켰다. 박지민이 그릇에 옮겨 준 황도는 시원하니 단 게 딱 제 취향이었다. 이거라도 안 먹었으면 난 죽었을 거야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티비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소파에 앉아 있다 또 잠들었다는 것은 어두워진 밖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술을 마셔도 제정신인지 술을 더 사야겠다며 나간 김남준과 박지민은 이상한 걸 달고 왔는데. 그건 바로 민윤기였다. 요 앞에서 마주쳤다며 김남준은 대충 애들에게 민윤기를 소개했고 아까 해장국집에서 봤던 거 같은 형식적인 자기소개 타임이 돌아왔다. 나는 별 관심 없었지만 자꾸만 추가되는 뉴페이스에 신이 난 박지민은 먹고 죽을 기세로 술을 돌렸다, 정호석보다 더한 놈이라고 혀를 몰래 끌끌 찼다. 박지민이 들었다면 제게 뭐라 했겠지? 이 서러운 인생.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소파에 기대듯 눕자 김남준은 그 부스스한 머리 좀 어떻게 하라며 귀신보다 더 무섭다고 꼽을 주기 시작했다,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저게 오빠냐..? 어휴 싶었지만 제가 참기로 했다. 사실은 고량주에 맛이 간 몸에 할 수 있는 게 몇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저를 딱하게 바라보던 콩나물, 정국이는 투박한 손길로 제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누나 괜찮아요?"

"야, 그럼 당근이지 국아... 속 쪼금 쓰린 거 빼면 살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저거 황도 좀 주라..."

투박한 손길로 제 머리를 묶어준 정국이가 이내 제게 괜찮냐며 물었다, 아니 싫은 뒤질 거 같아!라고 하고 싶었지만 괜히 나약하고 싶지 않았던 게 저라면 아마 많이 웃길 터이다. 괜찮다며 황도 좀 달라니까 녀석은 잠시만 기다리라며 얼음컵에 담긴 얼음을 황도 그릇에 띄웠다, 시원할 거라며 건네주는 녀석에 고맙다며 국물을 마셨다. 달짝지근한 게 입안이 텁텁했다, 아무래도 얼음을 먹어야겠구나 싶어 숟가락으로 얼음을 떠먹자 저를 보며 콩나물이 바람 빠지듯 웃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누나 지금 엄청 귀여워요."

데자뷔, 여기는

여기는 또 명수네 해장국이었다, 이틀 연속 출근 도장을 찍는 우리를 보고 아저씨가 혀를 차는 걸 봤지만 싸울 힘이 없어 해장국 7개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제가 황도를 먹고 또 잠든 사이 술에 떡이 된 7명은 그대로 거실 바닥에서 잠을 청했다, 그 덕분에 화장실이 터질 것처럼 붐볐지만 대충 세수만 하고 모두 명수네 해장국으로 향했다. 고량주가 죽이네라는 김남준의 말은 퉁퉁 부은 제 얼굴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지만 말이다. 모두의 시선이 느껴지는 순간 저는 느꼈다, 정호석이랑 박지민만 문제가 아니라 김남준. 제 친오빠가 가장 문제라고 말이다. 대충 이런저런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고 있자 금세 해장국이 나왔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게 어제와 꼭 똑같았다. 김남준 민윤기를 빼면 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박지민이 해장국 먹을 줄 모른다고 고나리질 해 왔지만 저는 가늘고 길게 뻗은 제 중지를 보여주고 해장국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어제 했던 말 또 해야 할 것 같아 엄마. 살겠다고 말이야. 해장국은 명수네 해장국이지라며 정호석과 박지민이 밥을 막기 시작했다, 그에 김남준은 신이 나 너네도 해장은 명수네에서 하냐고 조잘 걸렸지만 저는 모른 척 깍두기를 집었다. 아니 집으려 했다, 그런데 왜 5번이나 실패하는 건지 미간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깟 깍두기가 뭐라고! 울컥하려던 순간 누군가 제 숟가락 위에 깍두기를 올려줬다. 젓가락의 주인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얼굴이 제게 말을 걸어왔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얼른 먹어, 너 깍두기 따뜻한 거 싫어하잖아."

대충 민윤기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깍두기를 먹자 이미 국물 때문에 뜨끈한 게 영 별로였다, 깍두기는 시원해야지 시부레... 라며 해장국을 한 숟가락 떠먹자 이번에는 전정국이 제 입 앞으로 깍두기를 들이밀었다 어쩌라는 거야?라는 눈으로 쳐다보자 전정국은 팔 떨어진다며 얼른 깍두기를 먹으라고 재촉했고 그에 별 수없이 깍두기를 씹었다, 요건 안 뜨끈한 게 딱이네 싶어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엔 김태형이 지랄이었다. 녀석도 깍두기를 든 젓가락을 제 입 앞에 가져왔는데 뭐 하냐는 눈으로 바라보자 녀석은 얼른 먹으라며 젓가락을 또 들이밀었다. 입을 열기 전까지는 절대 젓가락을 치우지 않을 것 같은 녀석에 또 깍두기를 받아먹자 가만히 밥 먹던 김남준과 정호석이 난리였다.

"야, 여주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깍두기를 엉?"

깍두기도 혼자 못 집어먹냐며 저를 놀리던 정호석 뒤로 김남준의 말이 시작되었다, 정국이랑 태형이랑 둘 다 무슨 사이인데 깍두기를 주냐며 숟가락을 바로 쥔 김남준이 소리쳤다. 쪽팔려 죽을 거 같네 증말... 어제 박지민처럼 해장국에 고개나 파묻을까 싶어 주위를 살피자 김남준은 더 지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정말 부끄러운 저는 고민했다 지금 튈까 하고 말이다, 그런 김남준을 멈춘 건 전정국도 김태형도 아닌 민윤기였는데 민윤기 말에 명수네 해장국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정말 쥐 죽은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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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좋아하는 거겠지 뭐."

사자와 호랑이는 바빠!

시간을 빠르게 흘렀고 어느덧 방학이었다, 귀하고 귀한 방학. 그냥 집에서만 쉬겠다는 제 말을 개미 똥구멍으로 들은 건지 김남준은 애들과 여행 계획을 세웠다. 여기서 애들은 누구냐면 김태형, 박지민, 정호석, 전정국이였는데 제 생각과 달리 민윤기가 빠져 있는 것이 의아해 묻자 김남준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여자친구랑 놀러 갈게 뻔한데 우리랑도 가면 걔 통장에 출혈이 심해서 안 되라고 말이다. 맞다, 내 첫사랑 윤기 이제 연애하지?라고 아련히 묻자 김남준은 제게 미쳤다며 혀를 끌끌 찼다. 드디어 미쳤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며칠 뒤 농담인 줄 알았던 김남준의 여행 계획은 진짜로 실현되었다. 아 인원이 추가되었는데 알바로 바빠 가지 못할 거 같다고 했던 석진 오빠랑 민윤기였다, 정확히 말하면 민윤기 여자친구도 같이 말이다. 민윤기 지인들이 궁금하다며 가겠다고 한 여자 덕에 김남준은 차는 2대는 필요해~라며 한껏 흥이 올라 있었다. 머저리 같은 게... 쓰린 속을 붙잡고 출발하는 차에 제 캐리어를 실었다, 여행은 적어도 2박 3일이지!라고 말한 김남준은 지 짐은 하나도 안 쌌다 그래서 내가 캐리어를 들고 가게 되었고 말이다. 대충 짐을 확인한 김남준은 차는 어떻게 나눠 탈래?라고 물었고 그에 박지민이 묵찌만 내서 같은 거 낸 사람끼리 타요 형이라며 제안했고 김남준은 완전 좋은 제안이라며 수락했다. 그 덕에 저는 지금 죽을 맛이었다. 하필이면 저랑 김태형, 전정국 그리고 민윤기 여친과 민윤기를 제외하고 모두는 묵을 냈다. 덕분에 저는 전정국과 김태형 사이에 낑겨 가야 하는 수모를 겪고 있었다.

"누나, 안 더워?"

라며 제 상태를 묻는 전정국에 괜찮다며 웃었지만 실은 더워 디질 거 같았다, 가뜩이나 더위를 많이 타는 제게 여름은 고통이었는데 그걸 아는 제 유일한 혈육인 김남준은 제게 얼음물 한 병을 쥐여주고 전정국과 김태형에게 나를 부탁했다. 쟤가 더위에 약해 알았지 동생들?이라면서 말이다. 추위를 존나 탄다는 민윤기의 여자친구는 차에 타자마자 에어컨 끄면 안 돼?라고 물었고 그에 자상하고 다감한 민윤기는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창문으로 넘어오는 더운 바람에 전정국과 김태형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것은 통하지 않았다. 덕분에 샌드위치처럼 중간에 끼인 저는 죽을 맛이었다. 목뒤로 땀이 삐질삐질 흐르는 게 곧 한계임을 증명했다, 김남준이 쥐여준 물을 마셔도 사라지지 않는 더위에 눈앞이 깜깜 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싶어 눈을 감자 약간 성이 난듯한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형, 한 여름인데 인간적으로 에어컨 좀 틀자. 도착하려면 2시간 넘게 남았는데 김여주 안 보여? 이러다 애 뒤지겠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됐더라, 아무래도 창문이 올라가고 에어컨이 나왔던 거 같은데 잠들어서 모르겠다. 깨 보니까 어느새 바다에 도착했고 제 목 근처에는 쿨시트가 붙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전정국이나 김태형이 부쳐 준 거 같은데 좀 따 고맙다고 해야겠다 하며 차에서 내리자 그제서야 김남준이 저를 걱정하듯 뛰어왔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동생, 괜찮아? 어?"

호들갑 떠는 김남준에 괜찮다며 손을 저어 보이자 녀석이 미안하다며 제게 용돈을 주겠다며 은밀히 거래를 시도했다, 갑작스러운 용돈이 이상했지만 저는 곧 시간이 지나 용돈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펜션 마당에 꺼내둔 엄마와 아빠의 사랑 10년도 더 된 산삼주가 제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김남준 너 미쳤구나?라며 제가 소리치자 허겁지겁 녀석은 제 입을 막기 위해 별 짓을 다 했다. 저거 엄마랑 아빠가 응? 오빠 이거 아냐!라는 제 말에도 김남준은 못 들은 척 고개를 저었다. 저 등신... 혀를 끌끌 차던 제게 오랜만에 보는 거 같은 박지민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너 에어컨 없이 한 시간이나 차 탔다며? 괜찮냐?"

이미 퍼진 소문에 저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럭저럭 살만하다고 답하자 녀석은 또 황도를 제게 건넸다. 아무래도 지민아, 니가 제일 날 잘 아는 거 같구나라고 대답하자 녀석은 자기가 산 게 아니라며 저를 부르는 석진 오빠에 의해 멀어졌다.

두근두근, 진실게임? or 일촉즉발 진실게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잘 구워진 고기와 소시지 그리고 사랑하는 술이 있었지만 저는 술은 입에도 데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김태형과 전정국 때문이었는데 고량주 먹고 뻗은 걸 본 날 더 이상 술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두 녀석은 팀이 되어 제 술잔을 뺏었다, 둘의 시선을 피해 몰래 정호석에게 받은 맥주는 박지민에게 걸렸고 말이다. 이 좋은 안주를 놓고 저 홀로 콜라를 마신다니 조금 억울했지만 이런 저는 안중에도 없는지 김남준이 엄마와 아빠의 산삼주를 한 잔씩 돌렸다, 조금 아재 같은 건배사로 분위기를 띄운 김남준에 이어 정호석이 게임을 제안 해왔다. 다들 MT 온 거 같고 좋죠? 그럼 우리 진실게임합시다 진실게임!이라며 정호석은 21년째 밀고 있는 진실게임을 제안했다, 그에 박지민과 석진 오빠가 반겼고 김남준도 그럼 하자고 했다. 그에 정호석은 자신이 하자고 했으니 술병을 제가 돌리겠다며 신이 나 맥주병을 돌렸고 입구는 김태형을 향해 멈췄다. 시시한 상대라고 생각한 건지 정호석이 입을 열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김여주한테 코트 세탁비 안 받은 거 김여주 불쌍해서 그랬다? 아니다?"

모두들 상상치 못 한 질문인지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정호석 혼자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으이구 저 화상. 주먹이 부들 걸렸지만 곧 아니라고 대답하는 김태형에 의해 애써 주먹을 내렸다. 시시하다는 듯 대답한 김태형이 맥주병을 돌렸고 이번엔 민윤기가 걸렸다. 질문할게 없다는 듯 입을 끔뻑이자 김남준이 김태형의 옆구리를 찔렀다, 여친 좋냐고 물어봐~ 누가 들어도 다 들리는 물음에 민윤기가 아무 말 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눈으로 그 모습을 직접 보자 답답해 술이라도 마시고 싶었지만 제가 하는 거라고는 고작 콜라로 가득 찬 잔에 있는 콜라를 마시는 거였다. 게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TMI 대잔치였다, 저만 빼고 모두가 알딸딸하게 취한 거 같아 웃겼는데 이번에는 박지민이 맥주병을 돌릴 차례였다. 핑크색 머리를 흩날리며 일어난 녀석이 병을 돌렸고 빠르게 돌아가던 병의 속도가 느려지며 입구가 저를 가리켰다. 그에 취기가 알딸딸하게 오른 박지민은 고민 끝에 별 지랄맞은 질문을 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없다?"

박지민의 질문에 호기심 가득한 김남준의 시선도, 왜인지 성난 것 같은 김태형의 시선도, 긴장한 전정국의 시선도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민윤기의 시선도 저를 향했다. 저를 보는 민윤기 앞에서 없다는 건 아직도 맘을 정리하지 못한 거 같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뭐라고 대답하지? 벌주라도 마실까 고민하던 찰나 김태형이 저 대신 벌주를 마시더니 박지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재미없어, 좀 재밌는 거 물어봐라."

제 할 말을 끝낸 김태형은 담배 피러 간다며 자리를 벗어났고 김남준과 석진 오빠는 고기가 부족한 거 같다며 고기를 굽겠다고 일어났다, 정호석의 야심 가득 게임 아이템은 이번에도 망했다. 하나 둘 떠나는 걸 보더니 남은 우리라도 마저 해야 한다며 녀석은 또 술병을 돌렸다, 이번에도 입구가 저를 가리킨다. 이 거지 같은 운명의 맥주병아, 제발 그만하렴!이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애써 참으며 정호석을 쳐다봤다. 박지민 같은 개소리하면 죽여 버릴 거라는 제 눈빛을 읽었는지 녀석은 큼, 김여주 요즘 담배 피운다는데 진실 혹은 거짓?이라고 물어왔고 고기를 들고 오던 김남준에 의해 상황은 종료되었다.

별님은 다 알고 계신데

.

그 후로도 진실게임은 한동안 이어졌다, 주로 민윤기 아니면 민윤기 여자친구가 타깃이 되어 걸렸는데 지켜보는 내내 죽을 것만 같았다. 괜히 우울해진 마음에 옆에 놓인 전정국 잔을 집어 들어 몰래 한 모금 했는데 정말 죽을 뻔했다. 마시자마자 김태형이랑 전정국한테 걸려서 이온음료만 2병을 마셔야 했다. 그에 화장실을 밥 먹듯이 들락거려야 했는데 화장실에 다녀오자 이제 불꽃놀이 하자라며 미리 사둔 폭죽을 실컷 꺼낸 석진 오빠 덕에 분위기는 또 달아올랐다, 눈앞에서 반짝이는 스파클라 폭죽에 핸드폰을 꺼내들어 촬영을 시작하자 불나방의 방해가 시작되었다. 김남준과 정호석이 번갈아 가며 제 핸드폰을 향해 소리를 질렀고 박지민은 제 스파클라 옆에 자신의 스파클라를 넣었다 뺐다 야단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석진 오빠는 애들이라며 깔깔댔지만 오빠의 방해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지친 제가 핸드폰을 집어넣자 전정국이 제 옆으로 다가왔다.

"왜? 폭죽 더 줘?"

제 손에 가득한 스파클라 폭죽을 바라보는 전정국에 경계하자 녀석은 웃으며 괜찮다고 손을 저었다, 제가 이거 불 붙여줄 테니까 영상마저 찍어요라는 정국이였지만 저는 고개를 저었다. 하이에나처럼 저를 보는 저 눈들이 안 보이냐는 제 말에 녀석은 곧 수긍했다. 얼마 안 가 우리를 불러 모은 석진 오빠는 폭죽 정리를 시키고 자신은 아까 먹던 걸 정리하겠다며 펜션 마당으로 향했다, 밤이라고 날씨가 으슬으슬하니 추운데 온통 새까만 바닥에서 폭죽을 찾기란 모래사장의 바늘 찾기와 같았다. 언제 이렇게 많이 쓴 건지 줍고 보니 수북한 폭죽을 다 모아 마당으로 돌아가자 모두 어디 간 건지 민윤기와 여자친구가 보였다. 다정히 나누는 대화에 어릴 적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어릴 때 가족끼리 여행 갔을 때 오빠가 했던 말들과 제가 했던 말. 그만 듣고 싶었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에 한참을 서 있자 둘도 안으로 들어가는지 곧 발소리가 들렸다, 하늘에 가득한 별이 원망스러웠다. 별님은 다 알고 계시죠? 우리 약속 전부 말이에요.

윤기네 가족과 남준네 가족은 엄마들끼리 절친이었다, 윤기와 남준처럼 어릴 때부터 함께였는데 그런 둘의 우정은 남달라 계속 이어져 왔다. 어딜 가도 함께인 부모님 탓에 여름휴가도 늘 함께였는데 그 해 여름휴가는 여주에게 조금 많이 특별했다. 열일곱 사춘기가 시작된 거 같다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모님에 여주는 생각에 잠기었다, 사춘기라는 단어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저는 아닌 거 같은데 왜 그럴까라며 몰래 빠져나와 밤바다를 걸었다. 차갑게 느껴지는 바닷바람에 인상이 쓰였지만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저를 달래는 거 같아 좋았다, 제가 걸을 때마다 제 발가락을 간질이듯 샌들을 파고드는 모래도 좋았다 이대로 바다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에 멍하니 모래사장에 앉아 노래를 듣기 위해 바지 주머니를 뒤적였을 땐 핸드폰을 두고 온 건지 주머니는 비어 있었다. 오늘은 그냥 있지 뭐 싶어 무릎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저를 달래듯 저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이 언제 온 건지 제 옆엔 익숙한 윤기의 얼굴이 보였다. 손에는 제가 좋아하는 스파클라 폭죽을 든 채로 말이다. 부모님께 제가 가보겠다며 나왔다는 윤기는 별말 없이 제 폭죽에 불을 붙여줬다, 곧 밝게 타오르는 불꽃을 보니 웃음이 지어졌다. 예쁘다는 제 외마디에 윤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너도 예뻐, 그래서 오빠가 좋아하잖아."

샌들 사이로 모래알이 굴러다니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저를 스쳐 지나갔다, 여전히 파도는 일렁이고 오빠의 눈에 가득 찬 별빛에 저도 오빠의 눈 속에 담기고 싶었다. 별님이 저와 윤기를 비추는 사이 폭죽은 다 타버렸다. 그에 새로이 폭죽을 제 손에 쥐여주는 윤기의 손길은 참 따스했다.

하루 종일 운수 없는 날

오늘 일정은 정말 별거 없었다, 바다에 가서 놀든가 펜션에서 쉬든가 고민 끝에 저는 후자를 택했으나 이미 제 튜브를 빌렸다는 박지민과 정호석에 어느새 저는 바다에 서 있었다. 바다 엄청 이쁘네라며 사진을 찍는 저에 또 불나방이 뛰어들었다, 석진 오빠가 여주야 우리 사진 좀 찍어 달라고 부탁해 봐~라고 하는 말에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사진을 부탁해야 했다. 타인이 찍어준 사진에는 김남준과 석진 오빠 그리고 김태형, 저, 전정국, 정호석, 박지민 순으로 서서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잘 나온 거 같네~ 좀 있다 단톡에 공유해줘!라고 소리친 석진 오빠는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바다로 뛰어들었다. 전생에 인어였나 오빠.

"… …."

물에 들어가던 석진 오빠를 보고 인어였나라고 생각하던 저는 물에 젖은 생쥐처럼 파라솔 아래에서 부들 거리고 있었다, 맥주병인 나는 튜브나 구명조끼가 없으면 절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런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정호석과 박지민은 작당해 저를 바다에 빠뜨렸다. 덕분에 저는 물에 버둥 거리며 실컷 물을 먹었고 저를 구해준 것은 김태형도 전정국도 김남준도 나를 빠뜨린 녀석들도 아닌 민윤기였다. 여자친구와 물놀이를 하겠다며 나온 녀석은 물에 빠져 어푸 거리는 제가 한심하다는 눈빛을 쏘아준 뒤 여자친구 곁으로 떠났다, 핸드폰도 주머니에 있었는데 망했네 어쩐담. 우울에 빠져 사망한 핸드폰을 쳐다봤다, 어여쁜 사과가 그려진 뒤태가 저를 원망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야 이거 어떡하냐 미안해 여주야…."

그런 제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박지민과 정호석을 죽일 듯 노려 봤지만 그렇다고 제 핸드폰이 살아 돌아올 리는 없었다, 이 모습을 쳐다보던 김남준은 오늘은 제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연락하라며 핸드폰을 던져주고는 바다로 떠났다. 계속 무릎 꿇고 앉혀 놓는다고 핸드폰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저는 녀석들에게 조건을 걸었다.

"여름방학 동안 알바해서 핸드폰 바꿔줘."

제 말에 정호석과 박지민이 무조건 그러겠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저도 그에 가보라며 손을 저었다, 이미 죽어 저를 원망하는 이 아이폰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애들이 떠나자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와 파도 소리 밖에 안 들렸다, 노래가 듣고 싶었지만 김남준의 플레이리스트는 제 취향이 아니었기에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친구들의 근황을 살폈다. 혜주는 알바 중인 가보네 라며 한참 내리다 오랜만에 올라온 민윤기의 인스타에 기분이 더 울적해졌다. 언제 찍은 건지 바다를 배경으로 여자친구와 다정히 백허그를 하고 있는 민윤기의 표정을 행복해 보였다. 괜히 본 건가 울적해 저도 제 셀카를 찍어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kim_summer_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민윤기] 사자와 호랑이_03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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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_summer 오랜만에 #바다, 정호석(@hope_hope)이랑 박지민(@jm_1013) 둘이 물에 던져서 핸드폰 고장 남 돌아가려면 아직 꼬박 이틀 남음ㅜㅜ...

한동안 자연인의 삶으로 연락은 다렉만 가능

야 호서가 지미나 얼른 폰 사줘라 ㅋㅋ...

kook_0901 호석이 형 지민이 형이 잘못 했네요



















안녕하세요, 베리 크러쉬입니다.

사실 사자와 호랑이는 대략적인 결말이 이미 나 있는 상태입니다.

세부적인 이야기들의 갈래만 다듬어 스토리 진행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제가 4화까지 미리 써둔 글을 수정하고

그에 맞은 이미지와 영상을 넣는 식으로 마저 수정해 쓴 글 입니다.

갑작스레 이번 화에서 등장인물들이 대거 만나고 친해지고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을 가기 전 남준이네 집에서 술을 먹는 날 이후로 적어도 3달은 지난 후로 생각 해주시면 읽으실 때 불편함이 없으 실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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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블로그 있어요??
4년 전
베리 크러쉬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블로그 있습니다!
4년 전
독자2
혹시 어떤 블로그인지 알 수 있을까요?
4년 전
베리 크러쉬
인티에 쓰는 글 똑같이 올라오는 것도 있고 그 외의 빙의글이 수록 되어 있습니다! 블로그에도 있는 건 포인트 없이 인티에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4년 전
독자3
블로그 알려주세요!!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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