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남친 있는데, 나 혼자 짝사랑 하는 것 같아.
"...세훈아 지금 뭐라,"
"옆에 있어."
혹시 지금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세훈이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해줬는데도, 왜 믿겨지지가 않는거지. 그냥 너무 좋아서 꿈만 같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지금 내가 너무 피곤해서 환청이 들리는 건지 귀를 막 의심해 보기도 하고. 지금 저게 세훈이가 맨 정신으로 하는 소리일까. 이젠 세훈이까지 의심하게 되더라. 나 왜이러지 정말. 그 상태로 몸이 굳어버려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겠는건 물론이고, 침 한번 삼키는 것도 왜이렇게 힘든건지. 세훈이가 잠시 아무 말이 없으니까 그게 더 긴장이 되서 미치겠는거야.
"이리와 봐."
"....나 얼른 가봐야 해 세훈아! 어.. 차 끊기면 곤란하구. 그렇다고 이 늦은 밤에 택시타는 것도…"
어색한 정적을 먼저 깬건 세훈이였어. 나른한 목소리가 귓가에 윙윙 울리는데 차마 발이 쉽게 떨어지지가 않는거야. 훈이가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하니까 오히려 당황스러운 건 나였어. 지금.. 나한테 술주정 하는 건가? 혼란스럽기도 했고. 어서 이 곳에서 벗어나라고 심장이 자꾸 소리치는 것만 같았어. 내가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스타일이라, 이번에도 말을 더듬거리면서 핑계를 댔거든. 차 끊기면 곤란하니까, 이제 그만 가봐야 할것 같다는 식으로. 근데 세훈이가 갑자기 아, 속 쓰려. 하는 순간 버스 시간이고 뭐고, 훈이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거야. 응..? 속이? 급히 세훈이 곁으로 다가가서 침대 끝에 걸터 앉았어. 많이 안 좋냐고 걱정스레 물으면서 주물주물 손 마사지 해줬더니, 한쪽 손을 이마에 짚은 채 눈을 감고 있었던 훈이가 바람 빠지는 소릴 내면서 웃는거야.
"이제야 다가왔네."
"...거짓말 한거야?"
"아니, 손 놓지마. 속 진짜 안 좋으니까."
"응."
심장이 막 쿵쾅쿵쾅 거리긴 했는데 이렇게라도 세훈이 손을 만지고 있으니까 괜히 좋아서 웃음이 배시시 흘러 나왔어. 그나저나 세훈이는 손가락도 길고 가느다란게 참 예쁘네. 반듯한 손톱 모양도 참 예쁘고, 훈이는 발톱 마저 예쁠거야, 아마. 빙긋빙긋 입꼬리가 주체없이 올라가는 걸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 했는데 세훈이가 감았던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는 거야. 말 없이 계속 빤히 쳐다보길래 부담스럽기도 했고, 그렇다고 왜 보냐고 하는 것도 이상해서... 애써 눈길 피하고 손 마사지에 더 열중 하는 척 했어. 그러다 훈이가 손을 슥 빼더니 내 목에 팔을 감고는 자기 쪽으로 확 잡아 끄는거 있지. 순식간에 상체가 훈이 쪽으로 기울면서 잘생긴 세훈이 얼굴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거야. 숨이 헉 하고 멎는 줄 알았어... 말 없이 내 눈만 맞춰오는 세훈이 때문에 얼굴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계속 이러고 있다간 얼굴이 곧 터질것만 같아서, 제발 놓아 달라고 부탁 했더니 훈이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내 눈을 맞추다가 한숨을 푹 내쉬더라.
"넌 내가 왜 좋아."
"..어?"
"맨날 다른 여자랑 있는 내가 뭐가 좋냐고"
"그냥 너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바본가."
푸흐흐. 세훈이가 또 다시 바람 빠지는 소릴 내면서 웃었는데 순간 술냄새가 확 풍겨왔어. 괜히 내 정신이 아찔해지더라. 대체 얼마나 마셨으면 이렇게 됐을까 싶기도 하고. 세훈이 눈이 반쯤 풀려 있는게 아무래도 제대로 취한 것 같아. 하긴, 훈이가 맨 정신으론 나한테 이런 행동을 할 리가 없는 걸. 훈이가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은 채 몇 분 동안 아무런 미동이 없길래 설마 잠에 든건가 했더니, 진짜로 잠에 들었더라구. ...새근새근, 금방 잠에 빠지는 거 보면 애기같고 또 귀여웠어. 혹시라도 깰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내 목에 두른 팔을 가지런히 내려 놓고 이불까지 꼭 덮어준 다음에 방문 닫고 나왔어.
음...일단, 훈이가 일어나면 아침을 먹어야 하니까. 숙취에 좋은 콩나물 국을 해주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반찬이 텅텅 비어있는거야. 그 흔한 콩나물 조차 없고... 안 되겠다 싶어서 죽이라도 끓여 주려고 냄비 꺼내 들었지. 중간중간에 간장으로 간도 좀 맞춰주면서 열심히 죽을 만들고 있었어. 근데... 방금 전 일들이 자꾸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거야.
계속 내게 눈을 맞추던 세훈이의 풀린 두 눈이, 나른하면서도 낮게 웅웅거리던 세훈이의 목소리가... 술에 젖은 세훈이의 숨결 까지도.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올라서 죽 만드는 데 집중 못 하고 바보같이 헤벌쭉 웃으면서 서있었어. 마땅한 재료가 없길래 죽이라도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려고 했던 건데.. 정신이 멍하다 보니까 죽 타는 줄도 모르고...ㅠㅠ 죽 한번 태우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돌아와서 다시 새로 만들려고 준비 했지. 요리 하다가도 번번이 훈이 생각 밀려 오려는거 겨우 꾹 참고 만들었더니 나름 괜찮게 됐더라구. 그나마 있던 재료가 오징어채랑 계란 있길래 무침도 해놓고, 계란말이도 만들어 놓고. 별 거 아니지만 훈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보고 좋아해줬으면 좋겠다ㅎㅎ
동갑내기 남친 있는데, 나 혼자 짝사랑 하는 것 같아.
음식 데워서 먹으라고 쪽지까지 남겨주고 나서야 세훈이 집 나왔는데, 시간이 벌써 12시가 훌쩍 지나버린 거야. 버스는 이미 끊기고, 하는 수 없이 혼자 택시 타고 가야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때 마침 주머니에서 핸드폰 진동이 울렸어. 확인해 보니까 찬열이한테서 온 전화더라구.
[이 못난아. 카톡은 안 보더니 전화는 잘도 받는다?]
"카톡? 아... 미안미안 온지 몰랐네.."
[집엔 잘 들어갔고? 오세훈은?]
"음, 그게.. 난 이제 집에 들어 갈려구."
[뭐? 어쩌다가?]
"그냥... 세훈이 데려다 주다보니 그렇게 됐어"
[...지금 시간이 몇 신데. 혼자 괜찮겠어? 내가 데리러 가?]
"아이고... 됐네요 박찬열씨. 넌 집에 잘 들어갔구? 혜나 후배는?"
[아~ 몰라. 그 후배가 자꾸 혼자 갈수 있다고 하길래 그냥 알아서 가게 냅뒀어.]
"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응? 여자를 밤중에 혼자 가게 만들면 어떡해..."
[그래서 지금 너 데리러 가려고.]
"...장난이지?"
[진짠데?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어딜 혼자 다니려고. 너 그러다 괴한이라도 만나면...]
"오...ㅎㅎ 지금 내 걱정 해주는거야?"
[아니 괴한들이 위험하다고....]
"이게 진짜!"
[ㅋㅋㅋㅋㅋㅋㅋ빨리 거기가 어딘지나 말 해]
박찬열 얘는 진짜 나 놀리는 재미로 사나봐...ㅠㅠ 괴한이 위험하다느니 어쩌니, 넌 얼굴이 무기라서 덜 걱정 되긴 하다만 그래도 데리러 가야겠다며 막 깔깔 웃는거야. 괘씸해서 그냥 전화를 뚝 끊어버릴까 했는데 생각 해 보니까 나도 이 밤에 혼자 집 가는건 되게 무서웠거든. 안 어울리게 워낙 겁이 많아서 말이야...ㅎㅎ 그렇다고 이 늦은 시간에 찬열이보고 데리러 오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고, 귀찮게 하고 싶진 않았는데. 길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더 무서워지는 거야. 찬열이 그냥 오라고 할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전화하다 잠 드셨나. 하는 목소리에 놀라서 확 말해버렸어. ○○동! ○○주택가 근처 편의점 앞!
[아~ 정확히 2분 만에 말씀 하셨는데요, 대단 합니다 ㅇㅇ선수]
"..됐거든. 올 거면 빨리 오던지"
[네네 지금 갑니다. 추우니까 편의점 안에 들어가 있어]
내색은 안 했지만 이 늦은 시간에 진짜 데리러 온다고 해주는 거 보면 찬열이가 듬직하기도 하고, 또 기특하게 느껴지더라. 맨날 나 놀리는 거 밖에 모르던 애가 요즘 들어서 참 뭐랄까... 어린애에서 남자로 변한 것 같다 해야하나 ㅎㅎ..
'찬열선배가 언니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던데.'
...내가 미친게 틀림 없어. 이 상황에서 왜 갑자기 혜나후배가 했던 말이 떠오르는 거지? 도대체 왜. ...이상한 생각 하지말자 ㅇㅇㅇ. 찬열이는 그냥 친구로써 나한테 잘 해주는 것 뿐이야. 계속 혜나후배가 했던 말이 귓가에 왱왱 울리는 것 같아서 아니라고, 절대 그런거 아니라고. 고개까지 저으면서 온 몸으로 부정했어. 아니.. 혜나후배는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한거야, 정말... 이러나 저러나, 오늘 후배가 참 신경 많이 쓰이게 하네. 괜히 혜나후배를 원망 하기도 하면서 근처 편의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아무것도 안 사고 있는건 눈치보이고 또 미안하니까 따듯한 두유라도 하나 사려고 했는데 알바생 얼굴이 굉장히 낯이 익는거야. 어디서 봤더라...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저번에 대학로에서 마주쳤던 세훈이 아는 선배인 것 같았어. 이름이 경리라고, 세훈이가 그랬던 것 같았는데.
"안녕하세요, 혹시 저... 기억 나세요?"
"네 안녕하세.. 어! 기억나요! 음... 세훈이 여자친구?"
"네 맞아요!"
먼저 용기내서 말을 걸어봤더니 날 알아봐 주시는 거야ㅠㅠ 예쁘게 웃으시면서 세훈이 여자친구 맞냐고 물으시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서 싱글벙글 웃으면서 대답했어ㅎㅎ 얼굴도 예쁘신데, 성격까지 좋구나 하고 생각했지.
"세훈이 여자친구도 이 근처에 사시나 봐요?"
"아.. 아뇨 그건 아니구, 오늘 과 모임이 있었는데 세훈이가 많이 취해서 데려다주고 오는 길이었어요"
"세훈이가 취했다고요?"
"네... 원래 술을 좀 못해서... 잘 걷지도 못 하더라구요."
"이상하다 걔 술 완전 독한걸로 아는데."
"네???"
응?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에이.. 설마요, 세훈이 서있는 것도 힘들어 보였는데.... 선배가 잘못 알고 있겠거니 했는데, 아니라고. 오세훈 진짜 장난 없다고 하시면서 저번에 생일파티 기념으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세훈이가 두병은 가뿐하게 마셨다고 하시는 거야. 당연히 믿을 수가 없었지. 아까 분명히 휘청휘청 거리고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겨워 보이던 세훈이가... ...그리고, 나한테 술주정 까지 한거 보면 진짜 취한 것 같았는데... 뭐지? 몇번 본적도 없는데 선배가 괜히 나한테 장난 칠 리는 없잖아. 그럼 아까 나한테 한 행동들도 맨정신으로 그런 거 였나? 하고 생각하니까 머리가 멍 해지는 기분이었어. 바코드 한번 삑 찍으면서 800원 이라고 하시길래 지갑에서 동전 꺼내들다가 갑자기 땡그랑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 정신이 멍해서 그런가, 동전들이 손에서 떨어진 줄도 모르고 되려 경리선배가 당황해 하시면서 그냥 이건 내가 사는거니까 동전이나 주으라고 말 해주셨어. 얼떨떨하게 감사합니다 하면서 떨어진 동전 하나씩 줍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세훈이... 세훈이 생각이 밀려오더라.
훈아, 아까 나한테 왜 그랬던 거야. 차라리 그동안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었다면 내가 그만큼 널 많이 좋아하니까 이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니가 자꾸 그러면 내가 괜한 희망을 가지게 되잖아. 니가 좋아하는 건 그 후배가 아니라 나일까, 하고.
동갑내기 남친 있는데, 나 혼자 짝사랑 하는 것 같아.
버스는 이미 끊긴지 오래여서 찬열이랑 택시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어. 아까 세훈이랑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되뇌이면서 머릿속이 좀 복잡했는데 찬열이가 무슨 고민 있냐고 걱정스레 묻는거야. 아니, 고민은 무슨... 마침 아까 편의점에서 샀던 두유가 생각나서 주머니에서 꺼내고 찬열이한테 건넸더니, 너 마시지 왜. 하면서도 찬열이가 슬쩍 두유를 집는거야. ㅋㅋ.. 말이랑 행동이랑 완전 다른거 보니까 귀여워서 괜히 웃음이 터져나왔어. 찬열이가 어리둥절한 듯이 나를 쳐다보더라구.
"너 왜 웃어? 여기에 독이라도 탔어?"
"아니... 그냥 너 귀여워서."
"..."
찬열이는 잠시 내 얼굴을 한번, 두유를 한번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말 없이 창문 쪽으로 고갤 돌려 버렸어. ...뭐지? 분명 평소 같았으면 또 엄청 장난을 걸었을텐데. 예를 들면, 내가 귀엽다는 걸 알긴 아네. 하면서 브이 포즈를 취한다 던가. 아님 이제 알았냐? 못난아. 하면서 내 볼을 꾹 꼬집는다 던지. 찬열이가 예상외로 정말 아무런 반응이 없길래 무안해져서 나도 창가 쪽을 바라봤어. 그 이후로 우리 둘은 쭉 아무 말도 안 했다. 신기했어. 찬열이랑 같이 있으면서 이렇게 조용한 적은 없었는데.
"4800원 이요."
"네 감사합니다. 거스름 돈은 얘 주세요."
"...?"
어느새 집 근처까지 도착해서 요금 내려고 지갑 꺼내 들었더니 그 전에 찬열이가 먼저 오천원을 내밀면서 거스름 돈은 나보고 받으라고 먼저 내리는 거야. 택시기사 아저씨가 이백원 건네주시면서, 남자친구가 참 듬직하시겠어요. 하고 허허 웃으셨어. 남자친구가... 아닌데. 손에 들린 이백원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차리고, 안녕히 가세요. 하면서 내렸거든. 찬열이가 정말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거스름 돈 하나 받는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냐면서 웃는거야. 얘는 오천원이나 낭비 했는데도 그게 그렇게 좋은건가... 찬열이가 여기까지 바래다 준건 참 고마웠는데, 우리집 오는 길에 왜 자기가 돈을 내는건지 이해가 안 갔어. 솔직히 좀 그렇잖아 이 늦은 밤에 괜히 나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여기까지 와 줬는데. 그거 하나 만으로도 난 정말 미안하고 또 고마운데. 택시비 까지 낸다는 건…. 내가 염치 없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아서 괜히 틱틱거리면서 말했어. 니가 왜 택시비를 내. 나도 돈 있거든?
"누가 뭐래나. 그리고 남자가 어? 에스코트는 확실하게 해야지."
"참나..."
"빨리 들어가 이 못난아."
찬열이가 머리 한번 헝클이더니 간다. 하고 손 흔들어 주고 뒤 돌아서 갔어. 조금씩 멀어져가는 찬열이의 뒷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쩐지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 ...아, 시간도 늦었는데 자고 가라고 할까...? 계속 고민했어. 급하게 찬열이 부르면서 달려갔더니 왜 다시 오냐고 발걸음을 멈추더라. 천천히 숨을 고르고, 우리 집에서 자고 갈래? 했더니 얘가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거 같은데, 다시 한번 말해보라고 하는거야.
"시간 늦었으니까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구"
"헐..."
난 그냥... 얘가 이 늦은 밤에 혼자 집 가는 것도 걱정되고... 또 택시비 아까우니까 자고 가라고 말 한거 였는데. 얘가 큰일 날 소릴 한다면서 기가 막힌다는 듯이 허허 웃는거야.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아서 알아듣게 좀 말해달라고 했더니, 하긴 너 같은 둔탱이가 뭘 알고 말했겠냐. 하면서 내 볼을 쭉 잡아 당기는 찬열이었어.
"아, 박찬열! 놔라, 아프다고오...!"
"너는 진짜 겁도 없어. 내가 너 어떻게 하기라도 하면, 뭐 어쩔려고 그런 말을 막 꺼내."
"넌 그런 짓 할 애가 아니란거 잘 아니까... 그런 거지 나느은..."
"내가 무슨 짓 하기라도 하면 어쩔건데?"
"응?"
"예를 들면 이렇게."
헉.... 찬열이가 내 뒷목을 큰 손으로 받치더니 점점 얼굴이 가까워지는 거야. 순간 너무 놀라서 피할 생각도 못 하고 눈을 먼저 질끈 감았어. 이 상황은, 뭐지...? 설마...? 아 어떡해... 세훈아, 너무 미안해. 그렇다고 찬열이랑 어색해지는 것도 싫은데… 어떡해요 엄마! 짧은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든것 같아. 내가 눈을 꾹 감은채로 가만히 있었는데 입술이 막 파르르 떨려왔어. 심장소리가 찬열이한테 까지 다 들릴 것처럼 쿵쾅대면서 계속 눈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찬열이가 푸하핫 하면서 웃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응...? 슬며시 감은 눈을 떴더니 이미 찬열이는 내게서 멀어진 뒤였어.
"못난아 눈은 왜 감냐."
"....이씨, 너 진짜..!"
또 당했어, 또! 난 정말 박찬열한테 맨날 당하고 살수 밖에 없는 운명인가 봐... 아, 창피해. 정말.. 민망해서 죽을 것 같아..ㅠㅠ 혼자 눈까지 꼭 감고 생쇼 떨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어. 오히려 이렇게 돼서 다행이긴 한데... 왜이렇게 기분이 찝찝한걸까..? 찬열이가 너 왜 눈감았어 하고 물으니까 아니야, 눈에 뭐 들어가서 그런...건데... 하면서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더니 얘가 손가락으로 콧등 톡, 톡. 두드리면서 너 얼른 들어가. 피곤하겠다. 하고 나즈막히 말했어.
참나... 내 걱정 말고 니 걱정이나 하시지! 나도 모르게 툴툴거리면서 먼저 집으로 향했거든. 뒤도 안 돌아볼 것 처럼 빠른 걸음으로 집까지 들어와서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웠더니 핸드폰이 지잉 울리는거야. 그럼그렇지, 역시나 찬열이한테서 온 카톡이었어. 아까의 여운이 가시질 않아서 그런지, 괜히 찬열이가 어색하게 느껴졌거든. 그냥 씹어버릴까... 하고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쥐었어.
얘... 얘가 또 뭐래! 말은 이렇게 해도 또 다시 쿵쿵대기 시작하는 눈치없는 내 심장이 미웠어 ㅠㅠ 그나저나 요즘 찬열이가 자꾸 나한테 이상한 행동을 하니까 나도 이젠 확신이 없어지는 거 있지. 찬열이는 그저 친한친구라서 나한테 이러는 게 아닌가. 혜나후배가 한 말이 진짜인가.. 하고. 순식간에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아예 생각을 안 하려고 눈을 꾹 감았는데
'옆에 있어.'
'이리와 봐.'
'그래서 지금 너 데리려 가려고'
'내가 무슨 짓 하기라도 하면 어쩔건데?'
미치겠다. 세훈이랑 찬열이가 내게 했던 말들이 자꾸 귓가에 맴도는것 같은거야. 나 어떡해?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오늘 밤에 잠자긴 글른거지, 뭐...
암호닉분들 그리고 사담*'◇'* |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조심스레 염치없는 꼬꼬콘이 인사를 드리며 나타난다.) 일단 정말 죄송하다는 말 부터 드리겠습니다. 연재가 너무 늦었죠, 죄송해요 정말...ㅠㅠ 할말이 없어요... 사실 어제 오려고했는데 티켓팅 하다가 워...ㅎㅎ... 정말... 부들부들.... 도저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더라구요...ㅋㅋ...큽... 참 우리 예쁜 독자님들은 티켓팅 성공하셨나요? ㅠㅠ 그렇다면... 나윤권이 부릅니다 - 나였으면 ......☆
♡사랑하는 암ho닉 분들♡
꽯뚧쐛뢟 부릉부릉 직모 콘스프 기화 지코밥 로운 훈세 찡찡 빠밤빠밤 여르여르 징지잉 벨기에 민속만두 체리 까꿍이 초코콘더쿠 오세훈 스누피 자몽 실세훈 복숭아 망고 뀰 오훈남 훈훈 쮸쀼쮸쀼 쭈구리 피자피자 도라에몽 뾰로리 흥분 오여미 똥백현 작가님내꺼 됴롱 스폰지밥 닭갈비 님! 정말 모두 감사드리고 작가가 많이 아끼는거 알죠? 쪽쪽쪽!!!
못난 작가는 암호닉 신청 언제나 환영한답니다! 비회원 분들도 부담없이 팍팍! [꼬꼬콘] 이렇게 신청해주시면 되세요~ 참참참 그리고 암호닉 신청 해놓으시고 답댓이 없어도 그 다음화에 목록에 추가되시니 걱정 마세요!!:)
아...그리고...
이게... 이게 말이 되요...? (동공지진) 항상 예쁜 댓글 써주시는 분들, 추천요정 분들 작가가 진짜 너무많이 사랑하는 거 알아두셨음 해요ㅠㅠㅠㅠ진짜...너무 감사드리고 마지막 끝 마무리가 이상한건 ... 너그럽게 봐주세요ㅠ♡ㅠ
앞으로 빠른 연재 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