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이름에 여주 이름 말고 여주 오빠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등장인물 이름을 안적으신 분들은 제가 임의로 정한 오빠 이름이 나올거에요.
조선시대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길, 부모님께 물려받은건 머리카락 한올이라도 소중히 여기라 하셨다.
그런데 지금 나는, 머리카락은 무슨. 뼈도 못추리게 생겼다.
"너 나랑 같은 방이야?"
내가 방문을 연 후 지금까지 지나칠 정도로 조용한 방 안의 침묵을 깬 건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했던 남자애였다.
그 남자애는 어이없다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긴장감에 잔뜩 굳어있던 나도 그 남자애를 따라 뻘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어이없지? 나도 정말 어이없다. 어떻게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있지?
"내 정강이 때린 각오는 단단히 하고온거겠지?"
남자애가 얼굴에 있던 웃음을 싹 지우고 날 쳐다봤다.
남자애가 자기 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그 남자애의 손가락을 빤히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오늘 하루동안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아침에 오빠와 함께 쌩쇼를 벌인 일. 기숙사에 도착하고 겪은 수건 사건. 그리고..
내게 아프면 양호실에 꼭 가라고 했던 착한 아이.
내 첫사랑아, 보고있니? 나 곧 양호실 갈 것 같아. 어쩌면 양호실로는 부족할지도 몰라. 구급차가 필요할지도..
"뭐해? 좋게 말할 때 빨리 와라."
상념에 젖어있던 나는 그 남자애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꼭 찬물을 온 몸에 끼얹은 느낌이었다.
나는 입을 앙 다물고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하면 덜 맞을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살 수 있을까.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내 머리 속에는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닌 언젠가 신문에서 봤던 기사가 둥둥 떠다녔다.
[학우들에게 맞아 숨진 김모씨. 심각한 학교폭력.]
....살고싶다. 맞기싫어. 나 진짜 맞는거 싫어하는데..
나는 울상을 짓다가 손으로 내 팔을 꼬집었다. 이런 어리광이나 부릴 때가 아니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도 있는데 이럴 때가 아니지. 생각을 하자. 생각을.
나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며 앞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생각했다.
그 때 아주 기가 막힌 방법 하나가 생각났다.
나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당당한 눈초리로 그 남자애를 쳐다봤다.
"너 겨우 정강이 한 대 맞은거 때문에 이러는거야?"
내 당당하다 못해 뻔뻔한 발언에 그 남자애가 당황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봤다.
원래 잘못한 사람이 미안해하기는 커녕 뻔뻔하게 행동하면 상대방이 당황하기 마련이다.
원래는 나도 이런 뻔뻔한 족속은 싫어했지만 지금은 저런걸 따질 때가 아니다.
일단 살고 봐야지.
"와. 얘 지금 뭐래? 겁나 어이없다."
남자애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째려봤다.
금방이라도 내 쪽으로 달려와 한 대 팰 포스였다.
"아까 정강이 찬 건 미안하게 생각하고있어."
"그런데 이렇게 뻔뻔하게 행동하냐?"
"나도 내 잘못을 어영부영 덮을 생각 없거든?"
"그래? 그럼 지금 당장 이쪽으로 와."
"내가 너 한 대 때렸으니까 너도 나 한대만 때려."
"뭐?"
"남자라면 남자답게 1:1 공평하게 때려야지!"
내 말에 남자애는 헛웃음을 지으며 나를 째려봤다.
왜. 뭐. 공평하게 때리자는게 뭐. 발뺌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는 속으로 구시렁대며 새침하게 남자애를 쳐다봤다.
아까부터 우리 둘을 흥미롭게 구경하던 김지원은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 남자애가 내게 당하는 모습이 그렇게 웃긴가보다.
![[iKON] 호모나! 내가 남자라니 03 (부제:도우미라 쓰고 셔틀이라 읽는다.)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151/f83c514962fcb9313390f4cdafbedf1d.gif)
"준회야. 남자답게 한 대만 때려!"
웃음을 겨우 멈춘 김지원이 내 편을 들어줬다.
구준회는 배신감에 빠진 표정으로 김지원을 쳐다봤고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쾌재를 불렀다.
눈을 예쁘게 접어 웃고있는 김지원의 뒤에 후광이 비치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김지원은 좋은 녀석이었다. 쿨하고,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얼굴도 매력있게 잘생겼다.
"아.. 김지원. 진짜.."
구준회가 마른세수를 하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잔뜩 쫄아있던 속을 달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말 이게 통할 줄은 몰랐는데. 구준회는 은근히 남자다움? 그런 것에 연연하나보다.
갑자기 구준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자다움에 'ㄴ'도 모르는 내가 저런 말을 운운하는게 양심에 찔리기도하고.
"좋아. 대신 제대로 맞아라."
한동안 말이 없던 구준회가 내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말투에 못마땅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나는 애써 그걸 외면하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20분 이상 맞을거 각오하고 들어왔는데 1대쯤이야.
"잠깐만. 나 연습 좀 하고."
진지한 표정의 구준회가 저 말을 내뱉으며 허공에 발차기를 했다.
내 가까이에서 발차기를 해서 그런지, 우리 방이 너무 조용한건지는 몰라도 구준회가 발차기를 할 때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미친... 엄마.....
아까 전 1대정도는 깔끔히 맞겠다고 생각한 나 자신을 때리고싶었다.
저 발차기 한 대 맞으면 바로 방바닥에 주저앉을 것 같은데. 최소 5분 이상은 걷지 못할 것 같은데.
오빠 맷집이 어느정도더라...?
나는 경악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채 내 팔을 흔들었다. 팔을 흔들자 팔뚝에 있는 적은 양의 지방이 흔들리는게 느껴졌다.
근육따위 없는 깡마른 오빠의 팔을 보며 나는 절망했다. 살도 별로 없고 근육은 더 없는 오빠의 몸이 저 발차기를 견딜 수 있을까..?
오빠 몸보다 내 몸이 더 튼실한 것 같아...
"야. 자리잡아. 너말대로 깔끔하게 한 대만 때릴게."
구준회가 자신의 옆에 있는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리잡으라 함은.. 설마.. 저 책상잡고 맞을 자세를 취하라.. 뭐.. 그런건가....?
나는 구준회의 눈치를 보다가 고개를 뒤로 돌려 김지원을 쳐다봤다.
김지원은 이 상황이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나와 구준회를 쳐다보고있었다.
시간을 되돌리고싶다.. 이 방 안에 들어온 나 자신을 말리고싶었다. 차라리 복도에서 노숙을 하고말지..
지금이라도 구준회한테 무릎꿇고 싹싹 빌까?
그 생각까지 마치고 구준회를 쳐다봤다. 구준회는 얼른 자리잡지 않고 뭐하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야.. 구.. 구준회.."
"뭐. 빨리 이리와."
"내가 잘ㅁ..."
그대로 무릎 꿇고 싹싹 빌 자세를 취하려는데 갑자기 아까 급식실 옆에서 본 오빠의 얼굴이 생각났다.
내가 이대로 무릎꿇고 빌면 일단 나는 살지만... 나중에 원래 몸으로 돌아오면 오빠는...
그 생각까지하자 도저히 빌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는 하던 말을 멈추고 조용히 책상 앞에 자리잡았다.
존나 오빠는 나한테 고마워 해야 돼. 나 진짜 맞는거 싫어하는데 내가 오빠때문에 진짜...
속으로 속사포 랩하듯이 중얼대며 눈을 꾹 감았다.
귀에서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나는 온세상에 시름이란 시름은 다 안은 사람처럼 얼굴을 구겼다. 온다. 온다. 온다!
......!!
나는 사물에 뭔가가 크게 부딪히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구준회가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발을 매만지고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나는 좀처럼 이해가 안되는 이 상황을 멀뚱히 지켜봤다.
우리를 구경하고 있던 김한빈이 구준회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아.. 내 발.. 미친.. 아..."
김한빈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구준회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고개를 옆으로 돌린 김한빈의 얼굴에 웃음이 걸려있었다. 웃음을 참기 위해 아랫입술을 깨무는데 어깨가 잘게 떨렸다.
김지원도 고개를 푹 숙인채 어깨를 떨고 있었다.
"구준회 멍청아."
어깨의 떨림이 서서히 커지더니 결국 김지원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때리겠다고 있는 허세 없는 허세 다 부리더니 의자에 발을 부딪히면 어떡해."
웃으면서 말을 하는 김지원때문에 발음이 뭉게져서 들렸다.
김지원의 말을 멍하게 듣던 나는 이제서야 이 상황을 이해했다. 구준회는 나를 때리기 위해 발차기를 하다가 발을 의자에 부딪힌 것이다.
나는 입 밖으로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위해 입 안쪽 살을 깨물었다.
구준회는 발이 많이 아픈지 김지원의 한심하단 투의 말에도 대꾸없이 끙끙대고있었다.
********
"우유 좀 갖다줘."
구준회의 말에 나는 앉아있던 책상에서 일어나 앞문 옆에 있는 우유통에서 우유를 꺼내 구준회에게 건네줬다.
어제 그 일이 있고 난 후, 구준회는 김한빈의 부축을 받으며 양호실에 갔다.
숙소로 다시 돌아왔을 때 구준회는 한 쪽 발에 깁스를 하고 돌아왔다.
김한빈은 구준회의 오른발에 인대가 늘어나 일주일 넘게 깁스를 하고 다녀야한다고 나와 김지원에게 알려주었다.
하긴.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빠르게 발차기를 하다 의자에 발이 부딪혔으니.
나는 속으로 혀를 차며 구준회를 쳐다봤다. 그냥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깁스를 한 구준회의 발이 눈에 밟혔다.
어떻게 보면 나때문에 이런 일을 겪은거니 미안하기도하고..
무엇보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나와 구준회는 같은 반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방 아이들에게 선언했다.
내가 구준회를 도와주겠다고.
그리고 나는 지금 어제의 내 말을 정말. 엄청. 매우 후회하고있다. 말만 도와준다는거지 거의 셔틀이나 다름없었다.
"야. ㅇ지훈."
"....."
"ㅇ지훈!"
"어.. 응?"
잠시 멍때리고 있는 사이 구준회가 나를 불렀다.
오빠와 몸이 바뀐지 이틀째. 이제는 어느정도 완벽히 적응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나는 오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에 적응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이름으로 나를 부르면 왜 나를 보며 오빠 이름을 말하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뒤늦게 대답하고.
이런 답답한 행동의 반복이었다.
나는 준회의 부름에 답하며 고개를 구준회 쪽으로 돌렸다. 구준회는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답답아. 이름으로 부르면 빨리 대답을 하라고."
"아.. 응. 그나저나 왜 불렀어?"
내 물음에 구준회는 자기가 입고있던 패딩에서 천원짜리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네주었다.
"배고파. 매점가서 빵 좀 사와."
구준회의 말에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이 대사 정말 낯익은 대사다.
흔히 빵셔틀시킬 때 나오는 단골 멘트였다.
그나마 구준회가 빵값이라도 제대로 줘서 다행이었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고 구준회가 건넨 천원짜리를 받았다.
"초코빵 사와. 없으면 피자빵 사오고."
능숙하게 주문한 구준회가 책상 위에 엎드렸다.
진짜. 겁나. 재수없다. 미친. 내가 셔틀도 아니고. 아오.
구준회는 도우미를 자처한 나를 제대로 부려먹을 생각인지 내가 앉아 있을 틈도 없이 계속해서 주문했다.
우유가져와라. 빵 사와라. 휴지 좀 얻어와라. 등등
아직 1교시도 안됬는데 나는 발에 땀이 나도록 이리저리 돌아다녀야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구준회의 뒤통수를 뚫어버릴 기세로 째려보다가 몸을 돌려 반을 벗어났다.
지금 내 처지를 생각하자 깊은 한숨이 나왔다.
싫든 좋든 어쩔 수 없이 구준회와 함께 하게 된 내 앞날이 캄캄했다.
| ☆암호닉☆ |
찌푸 밤팅이 파랑짹짹이 |
여주의 학교생활이 드디어 시작됬네요.
준회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는지 여주가 좀 순해졌네욬ㅋㅋ
뭐, 그것도 좀 친해지면 달라지겠죠.
요즘 개학해서 학교다니느라 피곤한데 감기까지 걸려서 엄청 고생 중이에요ㅠㅠ
독자님들 감기 조심하세요.
그럼 제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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