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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저와 약조 해줄 수 있겠습니까? 내일 밤 술시에 그곳에서 만나기를.
人圖

- 9 - 

 

 






그 설이 사실이라면 과연 그대와 제가 좋은 벗이 될 수 있을까요? 


 


 


 

어두한 검은 도화지 위에 하얀 물감들을 여러번 튀어 점들이 된 듯한 밝은 별들이 수도 없이 새겨져있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마룻바닥에 앉아 낮에 있었던 지민과의 대화를 곱씹어보았다. 분명 표정은 웃고있었지만 목소리가 조금 떨리던 지민의 모습이 도무지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루에 세워진 기둥에 머리를 기대고 그저 눈을 깜빡였다. 


 


 


 

" 벗이라… " 


 


 


 

그러고보니 잠시 잊고있던 인물이 생각났다. 동시에 그와 함께 했던 지난 날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도대체 뭘 살 것이시기에 이리도 쉴 새없이 돌아다닌단 말입니까? ' 

너. ' 

예? ' 

널 위해서 돌아다니는 거란 말이다. ' 


 


 

벗이지 않느냐. ' 

… ' 

내 제일 아끼는 벗이 근심이 가득해 보여 조금 덜어주고자 싶어 이리 발 벗고 직접 나서주는데 그것이 싫은 것이냐? ' 


 


 


 

전정국. 

나이에 맞지않게 어린 아이의 모습을 종종 보여주곤 했던 남자. 항상 내게 툴툴거리고 내 주변사람들한테 지독하게도 굴었지만 그래도 속은 따뜻했던 남자. 그는 지금쯤이면 본국으로 돌아갔으려나. 잘 지내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조금 걱정되는 그의 모습에 어느새 내 머릿속은 박지민에서 전정국이란 사람으로 가득했다. 이 세계에 떨어지고 그나마 제일 오래 붙어다녀서 그런것인가. 처음에는 불편하게만 느껴졌던 그가 이젠 조금은 보고싶어지기까지 했다. 지금 이런 느낌이 과연 우리 오빠의 마음과 같은걸까. 우리 오빠도 지금쯤 날 이런식으로 생각하며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닐지. 갑자기 부모님과 오빠가 보고싶어졌다. 평상시에는 만나기만하면 서로 으르렁거리기 바빴던 사이지만 이젠 그런걸 다 떠나서 모두가 보고싶어졌다. 반짝 거리며 빛을 발하는 별들은 어느새 뿌옇고 흐리게 보였고 이내 곧 내 시야를 가리고 있던 눈물은 볼을 타고 툭하며 떨어졌다. 혹여 윤기나, 다른 사람들이 볼세라 얼른 팔소매를 들어 눈가를 닦아냈다. 하지만 한번 터진 눈물은 봇물 터지듯 쉴새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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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아침 일찍 일어나 나를 깨우는 윤기의 손길에 부스스 일어났다. 고개를 푹 숙이며 일어나는 날 보며 쓴소리를 내뱉는 윤기를 향해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며 배실배실 웃으며 대답했다. 자신의 옷 매무새를 다듬으며 갓을 쓰던 윤기는 내 몰골을 보며 깜짝 놀란 얼굴을 보였다. 


 


 


 

" 어디 아픈게냐? " 

" 아뇨! 멀쩡합니다! " 

" 멀쩡하다는 애 상태가… " 


 


 


 

처음보는 그의 당황한 모습에 손을 들어 눈가를 만져보았다. 그러자 손으로부터 느껴지는 퉁퉁 부은 눈두덩이에 나조차 경악했다. 

설마 어제 그렇게 울었다고 지금 이렇게 눈이 퉁퉁 부을수가 있는건가?
 

뒤늦게 밀려오는 창피함에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곤 혼자 횡설수설거리며 변명을 윤기에게 던지고 있었다. 


 


 


 

" 스, 스승님 이건 그, 어제 매, 매화 매화꽃가루가 눈에 들어가서 그래서 퉁퉁 부은! " 


 


 


 

차마 윤기의 얼굴을 보며 말하지는 못하고 그저 캄캄한 어둠속에서 열심히 외치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윤기의 한숨소리가 들리고 이어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나간건가, 싶어 살짝 고개를 들어 방안을 두리번거렸지만 역시나 윤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괜찮냐는 말 한마디도 안하고 그냥 한숨쉬고 그렇게 나가버리기냐. 지가 그러고도 스승이라고 할 수 있나. 


 

내심 밀려오는 서운함에 한숨을 푹 내쉬고 엄지와 검지로 퉁퉁 부은 눈두덩 살을 꾹꾹 누르며 도로 자리에 누웠다. 1분 정도 꾹꾹 누르고 10분 정도 눈을 감은 채 누워있었을까. 감고있던 눈을 천천히 떠 천장을 주시했다. 

이렇게 시야가 절반밖에 보이지 않은데 왜 아까는 그걸 깨닫지 못하고 민윤기 얼굴을 올려다봤던 것일까. 거울을 보지않아도 몰골의 사태성은 대충 알것 같았다. 다시 눈을 감고 입술을 삐죽거리며 민윤기의 험담을 뜯고있는데 닫혀있던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와 함께 민윤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나 없다고 그렇게 입을 자유분방 놀리면 쓰겠냐. " 


 


 


 

윤기의 목소리에 감고있던 눈을 번쩍 떴다. 절반밖에 보이지 않던 시야가 2/3정도 보였다고 한다면 눈이 붓지 않았을 경우에는 얼마나 크게 떴을지 예상하겠는가. 서둘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민윤기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그저 무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이 보였다. 


 


 


 

" 스, 스승님! "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앉자 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푹 숙인채 연달아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바닥에 두었던 시야에 그의 버선발이 보였다. 그리고 자리에 앉은 그의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내 눈앞에 그의 손이 들어오는것이 보였다. 내 눈앞까지 들이닥친 그의 손은 내 턱을 잡더니 그대로 얼굴을 들어 그의 얼굴을 마주하게 하였다. 생각보다 가까운 그의 얼굴에 두 눈은 크게 떠지고, 심장은 쿵쿵 뛰며, 두 볼은 점점 상기되는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윤기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것인지 모르는것인지, 내 눈가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한숨을 작게 내쉬어보였다. 그러더니 내 얼굴을 잡고있지 않은 반대 손을 들어 무언가 내 눈두덩이에 올렸다. 


 


 


 

" 아, 차거! " 

" 가만히있거라. " 

" 스, 스승님 이거 뭔가요? " 

" 빙석이다. " 

" 빙석이요? 그게 뭔가요…  " 

" 돌을 차갑게 만든 것이다. 마부에게서 빌려온것이지. " 

" 아… " 


 


 


 

아무리 돌이라지만 이렇게 얼음처럼 차가울수가 있나? 

머릿속에서는 궁금증이 폭발하고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었지만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었다. 괜히 보겠다고 나서다가 윤기한테 한소리 들을수도 있었기에. 

사실 그것도 그거지만 제일 큰 이유는 하나였다. 지금 이렇게 윤기가 친히 퉁퉁 부은 내 눈가를 진정시켜주는 손길이 좋아서.눈가에 얹어진 차디찬 돌과는 상반되게 턱을 잡고있어주는 윤기의 손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그 덕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있는것인지 아닌지 윤기는 아무말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3분 정도 흘렀을까. 뒤늦게 드는 생각은 지금 내 눈가에 얹어진 돌이 이렇게나 차가운데 이 돌을 잡고있는 윤기의 손은 얼마나 더 차가울까. 그 생각이 뒤늦게 들자 고개를 뒤로 빼어 감고있던 눈을 살며시 떴다. 


 


 


 

" 스승님 이젠 제가 하겠… " 


 


 


 

한쪽 눈은 감고 한쪽눈만 반쯤 뜬 채 윤기의 얼굴을 보려는데 시야가 흐릿해서 처음에는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것은 있었다. 

그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의 입꼬리는 금세 내려가는 모습이 뒤늦게나마 선명하게 보였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본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흐릿하게 시야 너머로 보인 그의 입가는 분명 올라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내 모습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 윤기는 헛기침을 하며 자신이 들고있던 돌을 내게 건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윤기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올것이니 너는 여기서 쉬고 있거라. " 

" 예? 아, 예 스승님! "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방을 나가는 윤기의 뒷모습을 보다가 윤기가 내게 던지듯이 줬던 돌을 들어보였다. 냉동실에서 막 꺼내온듯 아직까지 차가운 돌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한기에 손이 어는 느낌을 받았다. 윤기가 나갔다가 이걸 들고 오기까지 어림잡아 10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텐데, 지금까지 이렇게 차가웠다면 도대체 처음에 윤기가 가져왔을때에는 얼마나 차가웠던건지. 만져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얼음장처럼 차가울 윤기의 손이 생각나 괜스레 미안해졌다. 그와 동시에 왠지 모를 기쁨이 마음속에서 몽글몽글 피어올라왔다. 그리고 이내 내 마음을 조금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기로 했다. 


 


 


 

나는 민윤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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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윤기가 방을 나간지 30분이 지났을까. 더이상 잠도 안오고, 여기서 더 잤다간 눈만 더 퉁퉁 부을테고… 이대로 방안에만 콕 박혀있기 지루하고 심심해서 결국에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연하늘색의 도포에 갓을 바르게 고쳐매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윤기가 가져온 차가운 돌 덕분인지 퉁퉁 부었던 눈은 조금 가라앉게 되었고, 그 덕에 내리쬐고있는 햇볕을 올려다볼 수 있었다. 


 


 


 

" 그러고보니 조금씩 더워지는 것 같네. " 


 


 


 

점점 날씨가 더워지는 것이 봄은 지나고 여름이 올것 같았다. 시간이 벌써 이리도 지났나. 하늘을 올려다보다 코 끝을 살랑이며 지나가는 매화향이 스며든 바람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에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 날씨도 점점 더워지고, 벚꽃잎도 거의 져가는데… " 


 


 


 

왜 어제 봤던 그 매화나무는 매화꽃이 무수히 많이 피어있었을까. 의문을 가진 채 걷고있다가 갑자기 자리에 우뚝 멈췄다. 


 


 


 

" 억, " 


 


 


 

자리에 멈춰 선 동시에 바로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다가 고개를 홱 돌렸다. 뒤늦게 시간이 지나고 드는 생각이었는데, 그때 나는 정말 생각이 없었고, 위험하다는 걸 감지하지 못한 채 행동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뒤돌아 확인해 본 얼굴은 그다지 위험한 사람의 얼굴은 아니였었다. 


 


 


 

" 지민? " 


 


 


 

바로 지민이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날 내려다보며 손을 살짝 들어보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지민의 얼굴을 보며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제 내 뒤에 있었던거지?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또 보네요. " 

" 언제부터 있었어요? " 

" 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화시가 지나가는 걸 보고 조금 전부터 있었습니다. " 

" 아 깜짝 놀랐네 스토컨 줄 알고… " 


 


 


 

중얼거리는 내 뒷말을 들은 것인지 스토커? 라며 되묻는 지민을 보며 아니라며 웃음을 띄운 채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러다 한 손을 들어 주먹을 쥔 채 헛기침을 해보이는 지민이다. 


 


 


 

" 바쁘지 않다면 동행하여도 괜찮습니까? " 

" 예. 괜찮습니다. " 


 


 


 

내 말에 생긋 웃으며 곧바로 내 옆자리에 서는 지민. 그런 지민을 보다가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움직였다. 


 


 


 

 그런데 지민님은 어디 가는 길이셨습니까? " 

" 딱히 어디 가는 길이었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습니다. 그냥 오늘따라 공부하기 싫어서 도망쳐나왔기 때문이거든요. " 

" 도망이요? " 

" 예.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놀기 딱 좋은 날이거든요. " 

" 그러시면 안되죠! 땡땡이라니요? " 

… " 

" 어느 집 자제분이신지는 모르겠으나 자기가 할 일은 다 끝내놓으셔야죠. 장차 이 나라에 도움이 주실 분이 될지도 모르는것인데. " 


 


 


 

공부는 때려치우고 놀고싶어서 도망쳐나왔다는 지민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했다. 그런 나를 보며 그저 웃는 얼굴로 보고있는 지민이었다. 웃는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는 지민의 얼굴때문에 지난번에 이은 두번째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어 죄, 죄송합니다! " 


 


 


 

아무리 그래도 높은 집의 아들같은데 내가 감히 이렇게 함부로 대하다니. 어찌해서 아냐면 딱봐도 말끔한 비단옷 덕분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어딜봐서 저렇게 때깔이 고운 얼굴이 낮은 집안 자식이라고 하겠어. 내 또래로 보이는 놈 앞에 이렇게 머리나 숙여야하다니 아오! 이놈의 개같은 신분제도! 


 


 


 

" 죄송할 게 뭐 있습니까. 제가 틀리고 화자가 맞는 말 하셨는데요. " 


 


 


 

지민의 그 말에 고개를 살며시 들었다. 시선은 마주하지 못한 채. 그러자 지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 사실 머릿속이 누군가로 꽉 차 있어서 도저히 머릿속에 글이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머릿속 좀 정리해볼까싶어서 잠시 산보라도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아무말 않고 가만히 있는 내 팔을 살짝 잡는 지민의 손길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하였다. 생각보다 조금 가까이 있어서 두번 놀랐지만.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절대, 결코. 그대의 잘못이 아니니 너무 그렇게 풀 죽어 있지 마십시오. " 

그렇, 습니까… " 

" 예. " 


 


 


 

여전히 예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하는 지민을 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이다 이내 지민의 웃음을 따라 생긋 웃어버렸다. 그러자 나보다 더더욱 미소를 짓는 지민이었다. 


 


 


 

" 다시 동행할까요? " 

" 예. " 

" 그런데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 예. 물어보세요. " 

" 음. 화시라고 하셨죠? " 

" 네. 그림 화, 믿을 시를 써서 화시라고 합니다. " 

" 편하게 화시라고 불러도 되는거지요? " 

" 편하게 불러도 괜찮습니다. " 

" 그렇다면 딱 하나만 더 물어보겠습니다. " 

" 무엇입니까? " 

" 화시는 올해 몇 살이 되십니까? " 


 


 

몇 살이냐는 지민의 물음에 잠시 생각해보았다. 원래 나이를 말해도 괜찮겠지? 


 


 


 

" 올해 22살입니다. " 

" 아. 그러셨군요. " 

" 지민님은 몇 살이 되십니까? " 


 


 


 

몇살이냐는 내 질문에 흠흠. 거리며 허리를 피며 뒷짐을 지는 지민. 그런 지민의 태도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떠올렸다. 그러다 자신의 나이를 밝히는 지민이었고, 왜 지민은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알게 되었다. 


 


 


 

" 23살입니다. " 


 


 


 

아. 나보다 어린 줄 알았는데 오빠였네… 유일하게 동생은 전정국이구만. 하하. 그러셨구나, 23살이셨군요. 라고 대답하는 날 보며 픽 웃더니 날 보며 말하는 지민이다. 


 


 


 

" 편하게 형님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 

" 형님? " 


 


 


 

아, 맞아. 그랬지. 나 여기서 남장중이였지.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오빠라고 부를뻔했네 


 


 


 

" 한번 불러보시렵니까? " 


 


 


 

그 정도쯤이야 뭐. 


 


 


 

" 예 형님. " 


 


 


 

내 대답에 뭐가 그리 좋은지 아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눈들아, 사라져라. 식으로 웃는 지민이다. 그나저나 지민의 저 존댓말 거슬린다. 내가 동생인데 꿋꿋이 존댓말을 하는 지민을 보며 말했다. 


 


 


 

" 편하게 하대하셔도 좋습니다. " 

" 어… 그,럴까… " 


 


 


 

어쩐지 하대가 더 불편하게 보이는 지민의 모습에 웃음이 삐죽 새어나왔다. 


 


 


 

" 어째 대답이 시원찮습니다. " 

" 아직 좀 어색해서 그렇습, 아니 그렇다. " 

" 정말 편한 거 맞으십니까? " 

" 펴, 편하다… " 


 


 


 

결국 지민의 행동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 그게 뭡니까 크흡… " 

" 역시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네요… " 

" 편하실때 마음껏 하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저는 계속 형님이라고 불러도 괜찮겠습니까? " 

" 당연합니다. " 


 


 


 

지민의 태도가 귀엽게 느껴졌던 나는 지민과 함께 걸어가는 동안에도 몇번이나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렇게 나와 지민의 사이에 있던 벽은 허물어졌고, 그 뒤에도 윤기의 눈을 피해 지민과의 만남은 잦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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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그녀의 외출이 잦아든 걸 눈치 챈 윤기는 어느날 마구간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지민과 함께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날은 그녀와 그가 환국으로 떠나기 사흘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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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매번 이렇게 데려다 주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 

" 제가 괜찮지 않습니다. 혹여 우리 아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란말입니까. " 

 "흐흐, 저도 건장한 사내입니다. " 

" 저보다는 아니겠지요. " 

" 그래도 여인들보다는 힘 있습니다. " 

" 알겠습니다. 이만 들어가 보십시오. " 

" 예. 오늘도 감사합니다 지민 형님. " 


 


 


 

허리를 꾸벅 숙이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내 팔을 붙잡는 지민의 손에 다시 자리에 서게 되었다.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보며 갸우뚱해보이자 처음에는 어물쩍거리더니 이내 조심스럽게 말하는 지민이다. 


 


 


 

" 이제 사흘 후에 빈국을 떠나는 것입니까? " 

" 어 예. 그렇습니다. " 

" 그렇다면 떠나기 전에 내일 밤, 어떤곳에 나와줄 수 있겠습니까? " 

" 어디서 말입니까? " 

" 저와 두번째 만났던 장소. 기억나시나요? " 


 


 


 

지민과 만났던 두번째 장소 매화나무? 


 


 


 

" 매화나무 밑 말씀하시는 겁니까? " 

" 기억하고 있었네요. " 

" 당연하죠.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잊어버리겠습니까. " 

" 그렇다면 저와 약조 해줄 수 있겠습니까? 내일 밤 술시에 그곳에서 만나기를. " 


 


 


 


 

 어쩌면 내일이 지민과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겠구나. 그 다음날은 떠날 준비로 바쁠테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곧바로 떠날테니… 헤어진다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지민의 얼굴을 보며 입가에 포물선을 그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 예. " 

" 올 수 있는건가요? " 

" 가겠습니다. " 


 


 


 

내 대답에 살짝 미소를 짓는 지민. 


 


 


 

" 그렇다면 내일 보도록 하죠. " 

" 예, 형님. 이제 정말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 "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 


 


 


 

고개를 꾸벅이고 이제 정말 객정 안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올라서다 고개를 돌려 나와 지민이 서있던 자리를 되돌아봤다. 그러자 여전히 자리를 지킨 채 날 보는 지민이 보였고, 눈이 마주치자 생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에 나도 살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러다 손을 거두고 윤기가 기다리고 있을 방으로 들어갔다. 


 


 


 

" 이제 오는 것이냐. " 


 


 


 

아니나다를까. 자리에 앉아 도화지를 편 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윤기가 날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말해왔다. 그의 질문은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듯이 등장하자마자 물어왔다. 


 


 


 

" 아직 안 주무시고 계셨습니까? " 

" 제자가 어디선가 술이나 잔뜩 퍼 마시고 길바닥에서 자고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잠이 올 수가 있어야지. "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 

" 눈이 빠져라 기다렸다. " 


 


 


 

나를 기다렸다는 그의 말에 발끈했던 심정도 조금 가라앉았다. 큰일이다. 민윤기 말 한마디에 벌써 이렇게 기분이 오르내리다니. 


 


 


 

절 기다리셨습니까? " 


 


 


 

기다렸다는 내 질문에 아무대답도 않는 윤기의 모습에 그럼그렇지. 라며 입을 삐죽였다. 그러다 그가 그리던 그림에 눈길이 갔다. 


 


 


 

" 와, 스승님. 이거 오늘 그리신겁니까? " 

… " 

" 이 그림 제목이 뭡니까? " 


 


 


 

제목이 뭐냐는 내 질문에 붓질하던 손을 멈추더니 날 올려다보는 윤기다. 


 


 


 

" 네 눈에는 이 그림속에 뭐가 보이느냐. " 


 


 


 

윤기의 물음에 그림 속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 나비도 보이고, 호랑이도 보이고… " 

" 화제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 

" 음 딱히 생각이 안나는데요… " 


 


 


 

내 대답에 피식 웃더니 도화지 한쪽에 한자를 써내려가는 윤기. 그런 윤기의 손길을 따라 한자를 읽어보려했지만 어려운 한자였기에 읽는 건 도중 포기했다. 


 


 


 

" 읽어보겠느냐. " 

 


 


 


 

읽어보겠냐는 윤기의 질문에 토끼눈 커지듯 두 눈이 크게 떠지는 것이 느껴졌고 그런 내 모습을 본 윤기는 한심하다는듯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이 쓴 한자를 읊는 윤기였다. 


 


 


 

" 염 복 호 면 제 접 초 (枏馥虎眠䖙蝶招). 매화나무의 향은 범을 재우고 범의 잠자는 숨결은 나비를 부른다. " 

" 무슨 뜻입니까? " 

" 풀어보거라. 무슨 뜻이겠는지. " 


 


 


 

윤기의 말에 눈알을 또르르 굴리며 생각해봤다. 매화나무의 향은 호랑이를 재우고… 잠자는 호랑이 숨결은 나비를 부른다 

1분 정도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조금씩 머리속이 굴러가는 것이 서서히 한자의 뜻풀이가 되는 것 같았다. 


 


 


 

" 스승님. " 

" 알아냈느냐? " 

" 조금은 요? " 

" 해석해보거라. " 


 


 


 

해석해보라는 그의 말에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 


 


 


 

" 매화나무는 이 곳 빈국의 국화라고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매화나무는 빈국이라고 생각되옵니다. " 

… " 


 


 


 

내 첫 대답에 아무말없이 그저 듣고만 있는 윤기의 눈치를 보다가 입술을 축이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 범은 이 나라의 군주, 왕을 뜻하는 것이고. 나비는 빈국의 백성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잠자는 범의 숨결이 나비를 부른다는 것은 즉, 군주의 성품이 좋아 백성들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즉, 이 곳 빈국은 왕과 백성이 함께 만든다는 것 일거라고 해석됩니다… " 


 


 


 

내 대답에 시선을 자신의 그림으로 내리더니 이내 피식 웃어보이는 윤기다. 


 


 


 

" 그리 보이더냐? " 

" 예? " 


 


 


 

그리 보이냐는 윤기의 물음에 조금 불안해진 마음으로 되물었다. 아, 아닌가 

그의 마음에 썩 들지 않은 대답을 한듯한 나는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러자 자신이 그림을 그린 도화지를 들어보이는 윤기. 그런 윤기의 모습에 시선만 조심스럽게 따라올라갔다. 도화지에 가려져 윤기의 얼굴이 보이지않았지만 그래도 차마 올려다보지못해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 해석이 되었나 보구나. " 

… " 

" 잘했다. " 


 


 


 

예상 외의 칭찬이 들리자 다시 눈이 휘둥그레졌고 고개를 들어 윤기를 올려다봤다. 여전히 도화지에 가려져있었지만 그래도 보이지않는 그의 얼굴을 도화지 너머로 보고있었다. 그러다 자신이 들고있던 도화지를 바닥에 다시 내려놓고, 그의 눈을 마주할 수 있게되었다.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해석이 좋구나. " 


 


 


 

윤기의 그 말에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뒤늦게 부끄러워졌다. 


 


 


 

" 가, 감사합니다 스승님. "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가는 여전히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지만 그의 입에서 들려오는 말은 썩 좋은 뜻이 담겨있지는 않았다. 


 


 


 

" 네가 해석하면 그리 좋게 들리겠지만, 내가 해석하면 그리 좋게 들리지는 않겠지. " 

… 스승님 그게 무슨… " 


 


 


 

어쩐지 웃는 얼굴이 더 두려워진 윤기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다시 한번 날 얼게 만드는 말이 들려왔다. 


 


 


 

" 앞에 해석했던 네 말은 맞았다. 하지만 그 뒷 내용은 다르지. " 

… " 

" 매화나무. 그래, 그것은 이곳 빈국을 비유한 것이지. 

하지만 호랑이는 다름아닌 너를 비유한 것이다. " 


 


 


 

나를 호랑이로 비유했다는 윤기의 말에 점점 심장이 쿵쿵 뛰어왔다. 


 


 


 

" 그리고 나비는,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네가 알겠지. " 

" 스, 스승님 그것이… " 

" 나의 해석은 이렇다. " 

… "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매화나무는 빈국이고, 그 향은 빈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을 뜻하지. 호랑이는 다른 호랑이의 경고를 무시하고 잠에 빠지게 되었고, 그 잠자는 숨결을 따라 나비 한마리가 따라 붙게 되었더라지. " 

… " 

" 매화목 밑에서 다시 만나니 새롭더냐? " 

" 그것이 무… " 

" 숨기고 있었다고 모를 줄 알았더냐!! " 


 


 


 

덜컥 화를 내는 윤기의 모습에 두 눈은 크게 떠지고 심장은 더 빠르게 쿵쿵 뛰었다. 그렇다. 윤기는 그날 나와 지민의 두번째 만남이 있었던 날, 그 날 그대로 먼저 집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먼 발치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내가 알아서 선을 그을거라고 믿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다. 


 


 


 

" 스, 스승님… " 

" 다 알고있다. 현재 네가 그 자를 만나고 있다는것을! 나는 그날 네가 내 말을 따라 그자를 무시할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를 속이고 그자와 계속 만남을 가졌던 것이냐! " 

" 아, 아닙니다 그것이 아닙니다 스승님! 뭔가 큰 오해가… " 

" 내 분명 그 자를 가까이하지말라하였다. 네게는 내 경고가 그리도 가볍게 여겨졌던 것이냐! " 

" 아닙니다 스승님!! " 


 


 


 

화가 잔뜩 난 채 내 얼굴을 쏘아보는 윤기의 모습에 어느새 내 시야는 뿌옇게 변했다. 


 

투둑 


 

눈물이 볼을 타고 바닥에 떨어지는 동시에 고개를 떨구었다. 그런 내 모습에 아주 살짝 미간이 풀리며 내심 놀란듯한 모습을 보인 윤기였지만 나는 그 모습마저 화가 난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저 화가 난 윤기를 어떻게 달래고 어떻게 사죄를 해야할지 생각만 들 뿐이었다. 


 


 


 

" 그것이 아닙니다 스승님! 그 자는 결코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해는 다 풀렸습니다, 사과도 이미 받아냈습니다! 저는 절대로 스승님의 뜻을 거역하고자 했던 행동이 아니였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스승님! "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머리를 내리찧자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왔지만 그런 아픔따윈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상황에서 윤기의 화를 삭힐 수 있을까, 사실 지민은 좋은 사람이라고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머릿 속을 온통 헤집고 다니는 생각은 저 두가지 생각 뿐이었다. 


 


 


 

"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오해는 풀렸고 사과는 이미 받아냈다? 내 뜻을 거역하고자 했던 행동이 아니였다? " 


 


 


 

내가 했던 말을 곧이 곧대로 되뇌이던 윤기는 이내 실소를 작게 터트렸다. 


 


 


 

" 정녕 네 놈은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단 말이냐? 어느 누가 자신의 속내를 이실직고 하더냐! " 

스승님… " 

" 이런 얼빠진 자식! 네 놈은 그래서 안된다는 것이다! "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황급히 들어올리니 자리에 일어선 채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윤기의 얼굴이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홱 뒤돌아버리는 윤기. 


 


 


 

" 네 놈은 내일 이 방 안에서 꼼짝도 하지 말고 있거라. 만일 머리털 한가닥이라도 밖에 돌아다니는 것이 보인다면 내 너를 가만 두지 않을것이다! " 


 


 


 

그 말을 끝으로 윤기는 그대로 화가 난 발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그런 윤기의 모습에 굳게 닫혀진 방문만을 멍하니 보면서 생각했다. 

내일 밤에 지민과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 

' 

' 


 


 


 


 

그대로 방을 나온 윤기는 그대로 신을 신고 디딤돌 위에서 내려오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가 있을 방을 바라봤다. 그러다 자신의 팔을 들어 소맷자락안에 반대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는 그였다. 윤기는 무언가를 꺼내고 그것을 내려다보면서 만지작거렸다. 자세히 보는 윤기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다름아닌 그녀가 그림을 그려넣은 하얗고 작은 연적이었다. 그의 손에 들린 연적을 내려다보던 윤기는 그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 멍청한 것. 그러다 무슨 일 생기면 어찌하란 말이냐. " 


 


 


 

한숨을 작게 내쉬며 다시 자신의 소매에 연적을 넣고 발걸음을 떼며 고개를 들던 윤기는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었다. 바로 자신의 앞에 서있는 누군가 때문이다. 


 


 


 

" 당신은… " 


 


 

살짝 커진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던 윤기는 뒷말을 잇지못한채 그저 눈말 꿈뻑거렸다. 그런 윤기를 보며 피식 웃어보이던 상대는 자신의 한손을 들어보이더니 윤기에게 인사해왔다.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오랜만이네, 민화백. 한, 5년만인가? " 

 


 


 


 

윤기의 앞에는 다름아닌 태형이 서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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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지민은 그녀와 헤어지고 아쉬운 발걸음으로 자신의 집인 궐로 향하는 발길이었다. 왠지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졌었고, 그런 지민은 결국 자리에 멈춰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밝게 빛나는 달과 별이 지민의 눈동자에 그대로 담아졌고, 그의 눈은 마치 밤하늘의 일부를 잘라 옮겨놓은 듯 반짝이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지민의 입에서는 작게 한숨이 내쉬어졌고 그런 지민을 향해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 하늘이 무너지겠어. "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려오자 하늘로 향했던 고개를 내려 앞을 바라보는 지민이다. 앞을 바라본 지민의 눈에는 밤하늘이 빛 춰지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자신이 잘 알고있는 그 얼굴이었다. 


 


 


 

" 김태형? " 


 


 


 

자신의 이름을 작게 부르는 지민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태형은 지민이 있는 쪽으로 한걸음씩 걸어갔다. 


 


 


 

" 내 이름 기억하고 있었네? 용케 잊어버리지도 않고. " 


 


 


 

자신보다 키가 작은 지민의 어깨를 토닥이던 태형은 익살스럽게 웃어보였다. 그런 태형의 얼굴을 그저 멍하게 보고있는 지민이었다. 태형과 지민은 죽마고우 사이였다. 

어릴적 환국으로부터 가출해버린 태형은 장국에 정착해있던 도중 우연찮게 지민을 만나게 되었고, 장국에 잠시 놀러왔던 지민은 그런 태형을 만나게 되었다. 이후 둘은 알수없는 끌림에 점점 더 친해지게 되었고, 결국은 둘의 사이는 죽마고우가 되었다. 그 당시만해도 태형은 지민이 빈국의 세자, 지민은 태형이 환국의 태자라는 것을 서로 깨닫지 못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훗날 둘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태형은 환국의 태자, 지민은 빈국의 세자.
 


 

분명 적대 관계임인데도 불구하고 둘의 관계는 그저 평화로웠다. 이유는 바로 둘 사이는 이미 금란지교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오랫동안 봐왔고 그간의 정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사실을 알고난 후라도 둘의 관계에는 금이 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두터워졌다. 아마도 정확한 이유는 서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힘들수록 더더욱 서로를 믿고 의지하였기에 둘 사이는 지금까지 평화로울수 있었던 듯 싶었다. 태형은 여전히 자신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고있는 지민을 향해 킥킥 웃어보이더니 그를 향해 물었다. 


 


 


 

" 눈 터지겠다. 뭐, 귀신이라도 본거야? " 

" 너… " 

" 어디갔다 오는 길이냐? 이 늦은 시각까지 궐에 있지 않고. " 

" 어 뭐 아는 사람 좀 만나느라… " 

" 아는 사람? 누구, 여자? " 

아니, 그냥 벗. " 


 


 


 

지민의 말에 벗? 이라더니 이내 살짝 웃어보였다. 


 


 


 

" 그 벗이 여자인거야, 남자인거야? " 


 


 


 

짖궂게 물어오는 태형의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피식 웃어버리는 지민이다. 


 


 


 

" 여자. " 

" 오… " 

 였으면 좋겠다. " 

" 칫. " 


 


 


 

여자라는 말에 두 눈을 크게 뜨던 태형은 뒤이어 들려오는 지민의 말에 금새 표정이 재미없다는 식으로 변했다. 그런 태형을 보며 웃고있던 입꼬리를 내리며 묻는 지민이었다. 


 


 


 

" 그런데 빈국에는 어쩐일로 오게 된거야? 이제 장국은 떠나는거야? " 


 


 


 

지민의 물음에 자신의 관자놀이 부분을 긁적이더니 말하는 태형이었다. 


 


 


 

" 응. 장국에서도 오래 있었고, 찾을 사람이 있기도 하고. " 

" 찾을 사람? 누군데? " 


 


 


 

태형은 좀 전에 자신이 지민을 향해 물었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어쩐지 조금은 비슷해보여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어보였다. 


 


 


 

" 여자? " 


 


 


 

태형의 대답에 그저 눈을 깜빡이던 지민의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번지는 것이 보였다. 


 


 


 

" 드디어 초련을 찾은거야? " 

" 초련일까나. 그런것 같기도. " 


 


 


 

멋쩍게 웃어보이는 태형의 모습에 지민은 그저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거렸다. 


 


 


 

" 숙면은 어찌할 생각이야? 잠시 머물곳은 구했어? " 

" 음, 응 구했어. " 

" 그래? 잘됐다. 어디서 잘건데? 온 김에 내가 데려다줄게. " 

" 아니야 됐어. 여기서 얼마 걸리지도 않고 또 밤도 깊어졌는데 너도 이만 궐로 돌아가. " 

" 아직 괜찮아. 내가 데려다 줄, " 


 


 


 

데려다 준다고 말하는 지민의 뒷말을 태형은 그의 어깨를 잡는 걸로 막았다. 지민이 아무말이 없자 태형은 그저 입꼬리만 올려 웃어보이더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 들어가. 더 이상 주변 사람들 걱정시키지말고. 어차피 나는 이곳에서 그저 떠돌이생활을 하는 방랑자일 뿐이야. 날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 " 

 야 김태형. 그게 무슨 소리야.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니, " 

" 하지만 너는 아니잖아? 넌 이 곳 빈국에 없어서는 안될 다음 계승자야. 네가 없으면 이 나라는 어찌되겠어. 모든 사람들이 너만 보고있을텐데. 그러니까 그만 들어가라. " 


 


 


 

미소를 짓는 태형의 얼굴을 올려다 보고있던 지민은 고개를 숙이며 손을 들어 눈가를 가리고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러다 피식 웃어버리는 지민이었다. 


 


 


 

" 진짜 너는. " 

… " 

" 자유롭구나. " 

… " 

[방탄소년단/석진윤기지민태형정국] 미인도 (美人圖) - 9 | 인스티즈 

 

" 부럽다 정말. " 


 


 


 

자신을 보며 부럽다고 말하는 지민을 내려다보던 태형의 얼굴은 여전히 웃고있었지만 그의 입꼬리는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다. 


 


 


 


 


 


 


 


 


 


 


 


 


 


 


 


 


 


 


 


 


 


 


 


 


 


 


 


 


 


 


 


 


 


 


 


 


 


 


 


 


 

 


 

 

을 그리는 세상, 미인도(美人圖) 


 


 


 


 


 


 


 


 


 


 

* * * 

새벽에 올리니 잉?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드디어 여주인공이, 본인이 누굴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당. 

앞으로의 이변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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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드디어 1등! 갑자기 알람 떠서 얼마나 놀랐게요ㅠㅠㅠㅠㅠ작가님의 작품을 늦게 알아서 솔직히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마음에 품고만 있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ㅠㅜㅠㅜㅠ 제 취향을 때려박은 작품입니다ㅠㅜㅠㅜㅠ 잘 보고 있어요ㅠㅜㅠ
4년 전
비회원227.110
헐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와주셔서 감사해요유ㅠㅠㅠㅠㅠ진짜진짜 너무 설레고요....어쩌자고 이렇게 설레는지....ㅠㅠㅠㅠ 너무 너무 잘보고 있어요ㅠㅠ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4년 전
독자2
헉 대박ㅠㅠ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ㅠㅠ이번에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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