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드문드문 녹은 길을 정처없이 걸었다. 날씨가 춥습니다. 이만 들어가시는 것이…. 종업의 걱정어린 말에도 고개를 가로저은 여제에 종업도 짧게 한숨을 뱉은 뒤 다시 한 발자국 떨어져 걷기 시작했다. 황금실 자수가 박힌 백색의 두루마기가 어깨에 걸쳐져 바람에 나풀거리듯 했다.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종업이 문득 짧게 아, 하는 소리를 냈다. 용국의 침소 근처였다. 분명 왼손으로 소중히 감싸쥐고 있는 저 오른손에는 아침의 그 붉은 동백이 쥐어 있을 것이다. 종업은 추측할 수 있었다.
여제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열댓걸음만 더 움직이면 용국의 처소였다. 어째서 더이상 가지 않으시는거지, 슬쩍 고개를 뺀 종업을 뒤로하고 여제는 저 멀리서 움직이는 인영을 말 없이 응시했다. 곧 잠자리에 들기라도 할듯 평소 쓰던 관모를 벗고 상투관을 올린 용국의 옷이 제 성격을 닮기라도 한 양 희기만 했다. 멀리 서있는 여제를 보지 못한 듯, 추운 날씨임에도 하얗게 번지는 입김을 무시하고 밤하늘만 올려보는 옆선이 또 잘생겼다. 그 생각이 들자 소리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여제의 숨 역시 하얗게 번졌다.
그런 용국이 여제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웬 나인 하나가 이만 침소에 드시라 이르는 듯 했다. 용국이 그에 따라 시원스런 웃음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조아리는 나인을 내려보았다. 갑작스런 용국의 움직임에 놀라 나무 뒤편으로 숨으려던 여제의 부산스러웠던 발걸음이 멈추었다. 종업이 그런 여제의 눈치를 살폈다. 다시 한 번 찬 바람이 불었다. 여제의 긴 머리칼이 두루마기와 함께 흔들렸다. 문득 마주친 두 눈에 급히 몸을 튼 여제가 그대로 어둠 속에 사라졌다. 급히 달음질을 한 용국이 이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멈추어섰다. 신도 대충 신고 나온지라 시린 발끝에 채이는 것이 무언가 하니, 그것을 집어든 용국이 자책 섞인 한숨을 뱉어내며 고개를 숙였다.
손 안에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양 담겨 있었던 동백이 언제 그랬냐는 듯 짓물러져있었다.
완영국의 왕은 비강국의 겨울 바람이 낯설었다.
평생을 맡아온 따뜻한 공기와는 사뭇 다른 차가운 것이었으나 처음만 낯설었다 뿐이지 이따금씩 마음이 복잡할 때면 잠이 들기 전 작은 연각에 나와 복잡히 얽힌 실타래를 푸는 기분으로 몇 분이고 겨울 바람을 맞고는 했다. 오늘도 그랬다. 오늘 겪은 모욕과 영재의 비웃음 섞인 눈빛이 잊혀지질 않음에 오늘따라 더 긴 시간동안 그 곳에 서 있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작게 전해오는 목소리에 힘찬이 천천히 눈을 떴다. 어둠고 침침하기만 한 제 마음과는 달리 밝게 반짝이는 밤하늘이 오늘따라 야속했다. 그래, 이만 들어갈까. 그렇게 중얼대며 몸을 틀 무렵 다급한 발소리와 익숙한 목소리에 힘찬이 다시 고개를 틀었다. 저 밑의 복도 위로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제의 모습이 보였다. 그 뒤로는 종업이 무어라 말하며 그를 따르고 있었음에 힘찬이 흥미롭다는 듯 다시 그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입꼬리를 올리고, 다시 웃음을 걸치며 힘찬이 입을 열었다.
"여황 폐하,"
그 목소리에 멈칫한 여제가 그를 올려보았다.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었던 것 마냥 코끝이 발간 것이 아무래도 이상해 웃는 낯을 거둔 힘찬이 곧 꾸벅 인사를 건네자 종업이 그를 따라 목례했다. 힘찬이 호위무사와 몇몇의 나인들을 뒤로 물렸다. 그 모습에 종업이 눈치껏 뒤로 물러섰다. 여제의 곁에 10년 가까이 있는 이유가 있구나, 작게 중얼거린 힘찬이 그 곳으로 올라가도 되냐는 여제의 물음에 힘찬이 또 헤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간까지 어찌 나와계십니까."
"폐하께서도, 며칠 전까지 고뿔로 고생하셨지 않습니까."
"그건…, 완영국은 이 곳보다 따뜻한 곳 아닙니까. 게다가 오늘은 제법 매서운 날인데."
"이곳이 별을 보기에 가장 좋습니다."
그 말에 의문을 띄운 여제가 하늘을 올려보는 힘찬을 바라보다 그를 따라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응시했다. 그와 동시에 힘찬의 옆에서 작게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났다. 온 정신을 빼앗긴 듯 멍하니,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을 벌리며 까만 눈동자에 수많은 별들을 담는 여제의 모습에 힘찬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이, 황실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방금 전과는 달리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재잘대는 목소리에도 저기, 저기 좀 보십시오. 유난히 반짝이는 것 같습니다. 하는 손짓에도 힘찬은 그저 그런 여제의 옆모습만 훔칠 뿐이었다.
"완영국의 궁은 비강국의 황궁보다 더 어두운지라, 밤하늘은 그만큼 더 잘 보입니다."
그렇습니까…, 하는 여제가 힘찬에게로 시선을 돌리다 문득 닿은 시선에 놀란 듯 작게 눈을 움찔했다. 그 모습조차 귀여워 작게 웃음을 흘린 힘찬이 여제에게 자연스레 손을 내밀며 물었다. 긴 밤, 밤동무라도 되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다과상의 다과는 손 댈 생각을 않고 술만 연거푸 들이키자 힘찬의 표정이 당혹스럽게 변했다. 꽤 오랜만에 보는 장면이라, 작게 한숨을 뱉은 힘찬이 제 잔을 깔끔히 비운 뒤 붉게 달아오른 여제의 얼굴을 응시하며 물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으셨던거지요?"
그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말투에 히죽히죽 웃던 여제가 곧 표정을 시무룩하게 바꾸었다. 울듯이 떨리는 아랫입술에 힘찬이 조심스레 술잔을 쥔 손을 잡아 내리자 곧 여제가 그 손을 꼭 부여잡고 비죽비죽 울음을 터뜨렸다. 또 시작이다. 낮은 목소리로 중얼대는 목소리도 무시하고 취기 어린 목소리를 높이며 여제가 입을 열었다.
"나인을 보고 웃어줬어요…."
"…."
"나한테는 웃기는 커녕 눈길 한 번 제대로 준 적이 없는데…."
서러운 목소리를 내며 끅끅 울음을 참고 이야기를 잇던 여제가 안쓰러운 마음에 다른 손을 뻗어 흐트러진 머리칼을 조심스레 쓸어올려주자 또 그 손길에 더 흐느끼는 소리를 내는 것이 그 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여겼다. 저 눈물의 주인의 야박한 태도도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 앞에 무능한 제 자신도, 역시 변함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 날은, 여제의 자리에 오르기 전이었던 공주가 최종으로 선발된 부군들의 고향서 지내는 일종의 절차 중의 하나로 제 2부군인 힘찬이 다스리는 완영국을 방문한지 꼭 나흘을 채우는 밤이었다. 그 때의 공주는 열 여덟 살의 어린 나이로 지금보다 더 냉하고 까칠한 인물이었다고 기억한다. 완영국에 도착해 왕비의 거처궁에 며칠분의 짐을 풀어놓고 지내면서도 비강국에 비하면 그다지 넓지도 않은 왕궁 안에서 대신들을 거느린 힘찬이라도 만났다 치면 얼굴을 비쳤다가도 금세 놀란 얼굴을 하고 쪼르르 도망가버려 대신들 앞에서 체면에 구김살을 잡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화를 낼 수 없었던 것은 현재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 놀란 얼굴도 뚱한 얼굴도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전부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그게 더 체면에 금이 가서, 누구에게도 말은 못 했지만 힘찬은 이미 그 때부터 어린 여제에게 빠져 있었음이 확실했다.
비강국에서 보았을 때보다 눈에 띄게 우울한 표정에도 가장 가까운 공주의 사람이라던 종업도 부군으로 선발된 이상 호위무사의 신분으로서도 다른 부군의 나라에 방문하는 것에는 허용되지 않음에, 그저 낯설고 외로운 생활이 익숙치가 않아서 그런 것일거라, 그렇게 여겼다.
그렇게 다가온 합방일이었다.
무조건 회임을 위한 행위, 그것을 목적으로 둔 합방은 아니었으나 어찌 되었든 부부 금슬을 위해 완영국에서 정기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라 힘찬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목욕까지 마친 뒤 붉은 비단 위로 황금색 자수를 박은 얇은 두루마기를 걸쳐입은 힘찬은 마지막까지 제 모습을 확인했다. 제 침소로 들어오는 공주의 발걸음이 사뿐한듯 무거웠다. 최근 보아왔던 모습들 중에서는 가장 화려했으나, 또 동시에 가장 우울해보이는 얼굴이기도 했다. 다과상을 사이에 둔 채로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어색한 공기가 두 사람을 짓눌렀다. 잔 헛기침 소리에도 몸을 움찔한 공주를 바라보며 힘찬이 조심스레 물었다.
"…한 잔, 드려도 되겠습니까?"
스물 넷, 열 여덟. 6년의 차이는 가치관이나 세대에서가 아니라 주량에서 차이가 났다.
"끄으…."
"공주, 취하셨습니까."
"주상전하아…."
다정스레 물어오며 은근슬쩍 그를 안고 토닥이려던 손이 공주의 목소리에 멈칫했다. 반쯤 풀린 눈으로 주상 전하도 제가 미워요? 하는 제법 되바라진 물음에 당황스러운 눈치로 눈만 이리저리 굴리니 역시 전하도 제가 미운 거예요…. 하고 잔뜩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는 공주에 제가 더 당황해서는 그 얼굴을 조심스레 감싸쥐고 눈을 맞추려 고개를 들어올리자 금방이라도 울듯 울멍울멍한 표정으로 다시금 부군…, 하고 저를 불러오는 공주에 이제는 아예 사색이 되어 눈만 이리저리 굴리는 힘찬이었다.
"공주, 왜 이러십니까.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부군, 제가요…. 제가, 일주일 전만 해도 우리 스승, 아니… 우리 부군 댁에서 며칠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스승이라 칭한 것으로 보아 공주의 스승이었다는 제 1부군인 용국을 떠올린 힘찬이 잠시 음, 하는 소리를 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고, 그 말이 무리가 아니라는 듯 결국 제 1부군으로 선발되었던 그 얼굴을 떠올리고 곧 다시 공주를 보았다. 잔뜩 취기가 올라 붉어진 뺨으로 입술을 오물대던 공주가 다시 억울하다는 듯 미간을 좁히며 말을 이었다.
"아니 글쎄, 계속 글만 읽고…. 끅, 어? 이렇게 참한 여인이 있는데! 어디 뭐 누가, 누가. 부군 싶어주고 싶어서…. 흐으, 시켜줬어? 어…. 시켜주고 싶었구나."
혼자 중얼중얼대며 자문자답을 해오는 공주에게 결국 풋 웃음을 흘린 힘찬이 몸을 일으키고 손을 뻗었다. 어리둥절한 얼굴로 큰 손바닥과 힘찬의 얼굴을 번갈아 보는 공주에게 힘찬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내, 공주가 원하는 것이라면 진시황조차 포기했다던 불로초라도 찾아올것입니다."
아니, 짖궂은 공주라면 저 멀리 빛나는 별을 안겨달라 요구할 수도 있겠지요. 아무리 떠들어대도 돌아오는 답이라고는 날이 차다며 어서 처소로 발길을 옮기라는 애타는 환관의 목소리 뿐이었다. 힘찬이 그리도 바라던 님은 곤히 잠들기라도 한 듯 색색대는 숨결이 힘찬의 목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어찌 이리 가벼우시단 말입니까. 정말 술에 약한 듯 그 몇 잔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함에 직접 업었던 것인데 생각보다 더 가볍다. 그를 다시 고쳐 업으며 중얼대는 말에도 아무런 답이 없었다. 이 곳에 와 더욱 야윈 것도 사실이라 힘찬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잠시 발길을 멈춘 힘찬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보았다. 예쁘게도 빛나는 것이 참 멀리도 떨어져 있구나. 꼭 공주와 내 모습처럼. 씁쓸함이 묻어져나오는 중얼거림에 그 대신 환관이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숙였다.
슬쩍 고개를 틀어 훔쳐본 얼굴이 달빛을 받아 더욱 환히 빛나고 짙은 속눈썹 아래로 또 그늘지는 얼굴이 사랑스러워 잠시 바라보다, 공주만 들으십시오. 하며 운을 뗀 힘찬이 천천히 목소리를 틔웠다. 저 별이 갖고싶다 하심에는 내 갖은 수를 써서라도 그대의 품에 안겨 드리리다. 그러니 그 때는 제게 한 번 웃음 지어주세요, 공주.
더이상 제 앞에서는 그를 담지 말아주세요.
말을 끝마친 힘찬이 다시 한 번 그 얼굴을 훔쳤다. 가녀린 숨결 사이로 풍겨오는 술 냄새가 어쩐지 향긋했었다.
힘찬이 잠시 감았던 눈을 뜨고 제 허벅지 위로 잠든 여제를 바라보았다. 붉어진 눈가 위로 선명한 눈물 자국에 가슴이 아려옴에 작게 한숨을 뱉었다. 손을 뻗어 조심스레 그 눈가를 쓸어주자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려옴에 그 손길도 거두었다. 그렇게 바라보기를 한참, 다시금 비웃음 섞여있는 영재의 얼굴이 떠올라 거칠어지는 숨을 고르려 애썼다. 무방비한 상태의 여제가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문득 바짝 말라오는 입술을 혀를 내어 흝었다. 곤히 잠든 여제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거의 풀려있다시피 한 옷고름에 힘찬이 침을 삼키고 큰 손을 그 위로 옮겼다. 그 옷고름과 여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힘찬이 결국 하아, 숨을 뱉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손을 거두었다. 곧 손을 옮겨 그를 안아들어 제 요 위로 옮겨 눕혔다. 으응, 소리와 함께 잠시 뒤척이는 여제의 이마 위로 손을 올려 토닥여주듯 쓸어준 힘찬이 그 머리맡에 앉아 잠든 여제의 얼굴을 내려보았다.
"어찌 눈길을 안 주시냐 하셨지요."
"…."
"어찌 다가오지 않는거냐 하셨지요."
"…."
"그대가 너무 귀해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는 겁니다."
"…."
온기와 함께 제 마음도 함께 전할 듯, 여전히 이마에 손을 얹은 힘찬이 짧은 실소와 함께 눈을 감고 작게 중얼거렸다. 저는 그래서인데. 그래서 그대를 울리는 그 분이 저는 너무 미우면서도.
"차라리 그 분도, 그런 마음이셨으면 좋겠습니다."
풍악을 울려요 |
티거가 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운다) 너무너무 보고싶었어요 여러분 엉엉ㅇㅎ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많이 오고싶었는데 학원도 그렇고 이모랑 같이 온 사촌동생들이 엄청난... 정말 엄청난... 캐릭터들이라서 기가 빨리고 무서워가지고 제가 컴퓨터 앞에 못 앉았어요 모바일도 힘들더라고요 (주금) 학원 다녀오고 저녁 먹고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지체되더라구요 우리 독자님들 많이 계시려나 모르겠다 오늘은 힘찬이네요 원래 대현이도 같이 오려고 했는데 대현이까지 하면 너무 늦게 글을 올릴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제가 너무 늦게까지 붙잡고 있으니 엄마 눈치도 보이구요... 으잉 그래서 급한 마음에 마무리한지라 좀... 문장이 지저분하거나 할 것 같고ㅠㅠㅠㅠㅠ 여러모로 죄송하네요 아무튼 보고싶었어요 앞으로도 약 일주일간은 더 계실 것 같은데 그 때도 최대한 자주 올게요 ♡ 항상 사랑하고 감사하고 또 미안해요 여러분 그리고 업아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 워더 / 코난 / 지야 / 메리미 / 마토끼 / 열대야 / 영재꺼 / 리나 / 텐샤/ 토순이 / 밥이 보고싶다/ 화난 새 / 햇반 / 으갸갹 / 소조 / 호빵맨 / 폐하 / 솜사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