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검은 방, 소파도, 문도, 심지어 남자가 마시는 찻잔도. 남자의 옷도.
내 머리위에 있는 샹들리에하나가 방을 밝혀주고 있지만 그마저도 불빛이 약해 남자의 인영만 보일뿐.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 이야기는 천천히 들어보기로하고, 커피? 차?
아뇨, 전 괜찮아요.
아가씨가 급하신가보네.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돈은 원하는대로 줄테니.
이 방 정말 기분나쁘네, 숨막혀. 빨리 나가고싶다.
이봐, 아가씨.
네?
왜 갑자기 반말이야, 무섭게.
"사람죽이는게 쉬운일이 아니야. 아가씨가 사람 죽여달라고해서 우리가 네, 하고 바로 죽이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분명...!!"
"여기 소개시켜준 사람이 아가씨한테 제대로 말을 안해준 모양인가봐?"
"뭐..뭘요?"
어둠에 몸을 숨겼던 남자는 탁자에 손을 짚고, 여자의 얼굴 앞까지 다가왔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백명이 사람을 죽여달라고 찾아와"
"그중에는"
남자가 말을 멈춘다. 여자는 숨을 멈춘채, 남자의 까만 동공을 바라봤다.
"아가씨를 죽여달라고 한 사람도 있어."
.
.
.
"그럼 난 당신을"
얼어붙은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던 경수는 웃으며 여자의 미간에 손을 둔채 말했다.
"빵-"
웃으며 말하는 남자의 얼굴은 어린아이같았다.
남자의 말을 들은 여자는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도망쳤다.
도망치듯 나가는 여자를 바라보던 경수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아까부터 숨어있던 남자에게 말했다.
"둘다 숨어있지 말고 나와."
"어? 들켰네..경수 또 안녕!"
"조용히해 종대야..경수 화났잖아.."
좀있다 3편으로 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