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손이 잘릴뻔한날, 때는 겨울이였다. 손가락이 꽁꽁얼어서 잘 쳐지지않았던, 그날 손등이 찢어졌었다. 또, 해바라기가 무성하게 자랐던 어느 여름. 바람이 세차게 불었던 다른 겨울, 꽃잎이 흩날리던 봄. 손등은 찢어지고 터지져 차마 눈으로 볼수없을만큼 흉해지고 난 후에야, 다치지않고 무사히 연주를 끝낼수있었다. 첫 우승 트로피를 가슴에 품은날, 이 순간을 위해 태어났을것이라. 생각할정도로 기뻤다. 그 뒤로도 세번정도 같은 기쁨을 맛볼수 있었다. 하지만, "말도 안돼" 흰눈처럼 하얗고, 상처하나없이 깨끗한 손의 그 남자가. 자신의 기쁨을 가로챘다. 세상이 무너지고, 언제나 자신을 향해있던 박수와 환호성이 모두 스크린속 저 남자에게 집중되어있었다. 화가나고, 당황스럽고, 또 화가났다. 저 자리는 저렇게 깨끗한 손이 가질수 없는 자리라고. 그는 생각했지만, 트로피는 그의 가슴에 안겨있었다.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인정할수없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지만, 그는 피아노를 칠때와 마찬가지로 관심없다는 표정이였다. 그 자리는, 그 트로피는 저런 표정으로 받으면 안되는거였다. 자신처럼, 세상을 다가진것처럼 행복해야하는데. 저 남자는 아무것도 아닌가보다. "저기요" 우현이 그에게 말을걸었던건, 사실 실수였다. 그를 부르려던건 딱히 아닌데, 그가 뒤돌아보자 입은 기다렸다는듯 말을 뱉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유치한 말들을, 아무렇지않게 내뱉는 입이 야속하기만 했다. "손 엄청 깨끗하시네요" 그의 표정이, 아니 눈빛이 바뀌었다. 호기심 반, 무관심 반. 전혀 반대되는 감정이였지만, 한곳에 공존했다. 마치 지금 이 복도에, 둘이 서있는것처럼. "아, 네" 그가 살풋 웃었다. 봄의 생기를, 가을의 단풍을 닮은 미소였다. -- 혹시나 저를 잊었을까봐...☆ 오늘 졸업해서 이제 시간많아졌어요! 이번주 안으로 1편 올리는게 목표ㅜㅜ 본편진행되면 유료화됩니다ㅜㅜ 가끔 본편이랑 상관없는 조각이랑 에피소드도 들고올게요!(요건 0P)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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