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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댓글 보는 재미로 글 쓰는거 아시죠?

-암호닉 받아요^^

-어디로 퍼가는 것 스크랩, 안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은 여기서만 즐겨주세요.

-맨 아래에 음악 첨부했어요. 방해가 되신다면 끄고 들어주세요^^

 

 

 

 

 

백현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소아과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백현의 얼굴을 알아 본 몇몇 간호사가 인사를 건냈다. 백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오후 6시가 다 되어가는 이맘때쯤엔 소아과 안은 한산했다. 환자 있어요? 조용히 간호사에게 물은 백현이 없다는 대답에 천천히 진료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볍게 노크를 한 백현이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왔어?"


진료실 안에서는 흰 가운을 입고 앉아있던 경수가 인사를 건냈다. 백현은 의사가운을 입고있는 경수를 보며 슬몃 웃었다. 언제봐도 잘 어울리네. 속으로 생각했다.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리와, 여기 앉아. 경수는 백현의 손목을 잡고 끌어다 진료실 뒷쪽에 있는 소파에 앉혔다. 백현은 군말없이 따라갔다.


"커피, 녹차?"
"그냥 물 줘."


그래. 대답한 경수는 냉장고를 열어 생수통을 땄다. 가만히 그 뒷모습을 보던 백현이 씁슬하게 웃었다.

 

저 등은 내것이 될 수 없겠지. 백현은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는 사랑을 경수에게 느끼고 있었다.

 

 

 

 

 

 

 

 

겨울은 추위에 약한 백현에게 유난히 혹독했다. 백현은 경수의 반 앞에서 경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현은 경수를 고2때 경수의 학교로 전학을 왔다. 백현이 전학을 와서 처음 짝이된 사람도 친구가 된 사람도 경수였다. 내성적이여서 말이 없던 백현에게 다가와준 고마운 친구가 경수였다. 고3이되고 서로가 바빠져도 등교와 하교는 여전히 함께했다.

학교 안이지만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복도에 백현이 벌벌 떨었다. 경수의 반은 종례가 늦게 끝나기로 소문난 반이였다. 뒷 창문으로 본 경수네 담임 선생님은 종례를 끝내 줄 것 같은 표정이 아니였다. 조용히 한숨을 쉰 백현이 교복 바지 주머니로 손을 넣었다.

그때, 경수네 반 뒷문이 열렸다. 백현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경수를 찾으러 힐끔힐끔 경수네 반 아이들 사이를 둘러봤다. 그러나 우람한 남자애들이 단체로 튀어나오는 바람에 백현이 어정쩡하게 뒤로 밀려났다. 경수는 나오는 아이들 중에서도 거의 마지막으로 나왔다. 경수야- 백현이 작게 불렀다. 경수는 작은 백현의 목소리에도 금새 반응했다.


"오래 기다렸어? 코 빨갛다."


경수는 빨갛게 변해버린 백현의 코와 볼을 보더니 미안한지 머쓱하게 웃었다. 백현은 대답대신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는 뜻이였다.

경수가 휑한 백현의 목덜미를 보더니 자신이 매고 있던 목도리를 풀었다. 백현이 그런 경수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밖에 추워. 다시매."
"바보야, 너 매주려고 푸른거야."


그 말에 백현이 벙진 채 경수를 쳐다봤다. 경수는 그런 백현을 보며 웃었다. 경수가 들고있던 목도리를 백현에게 매주었다. 경수가 매고있어서 따듯했던 목도리가 백현의 목에 둘러졌다. 경수는 꼼꼼하게, 백현의 목으로 바람이 새어 들어오지 않게 목도리를 매주었다.

그날 백현은 집으로 돌아올때 추위에 떨며 돌아오지 않았던 것 같다.

 

 

 


백현은 지금이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겨울이였고, 자신은 경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경수를 기다리는 장소만이 바뀌였을 뿐이다.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것 마저도 똑같았다.

백현은 경수의 소아과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했다. 경수와 저 사이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경수의 소아과라고 백현은 생각했다. 더불어 경수와 간호사들이 야살스레 웃으며 수다를 떠는 것도 보기 힘들었다.


고등학생때 부터인지, 대학생때 부터인지 백현은 경수를 좋아하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었다. 그냥 경수와 함께 어울리는 것이 좋았고 소소하게 경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았다. 정신차리고 보니 자신은 언제나 경수의 뒷모습을 쫓고 있었다. 언제나 경수와 함께 하기를 원했다. 그 감정을 자각하고 난 후 백현은 감당할 수 없는 감정에 혼자 끙끙 앓은 적도 많았다.


백현은 혼자 있으면서 자꾸만 커지는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혼자 이런 생각 하지 않게 경수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현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올라왔다. 지겨운 겨울은 끝날 줄을 모른다.

그때 경수의 소아과 문이 열렸다. 한겨울이지만 예쁘게, 곱게 차려입은 간호사들이 경수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여자들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가 건물 복도 안을 울렸다. 백현은 간호사들을 따라 맑게 웃어주는 경수의 얼굴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복도 끝 계단으로 몸을 숨겼다. 끝날 줄 모르는 인사치례에 백현은 아예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버렸다.

가만히 경수의 목소리를 듣고있다보니 복도 안이 조용해졌다. 아마도, 간호사들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간 듯 싶다.


"추운데 왜 여기있어."


백현의 등 뒤로 경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수는 백현이 항상 이곳에서 몸을 숨기는 것을 안다. 백현이 소아과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유도 알고 있을 것이다. 뒤돌아본 백현의 코 끝이 여김없이 빨갛게 얼어있었다.

소심하고, 여리고, 약한 백현이 상처받지 않기를 원하는 경수는 백현의 마음을 모르는 척 한다. 백현이 계단에서 일어났다. 경수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해줄 말을 찾지 못했다. 백현은 빠르게 경수를 제치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백현의 뒤로 경수가 따르는 것이 느껴졌다.

건물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찬 바람이 백현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백현이 반사적으로 목을 움츠렸다. 뒤에서 경수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거북이같아. 경수가 중얼거렸다. 백현의 귀가 빨개졌다.

경수가 빠른 걸음으로 백현의 옆으로 걸어왔다. 백현은 그런 경수를 모른채했다. 경수는 백현이 그러던지 말던지 백현의 옷에 달린 후드를 백현에게 씌워주었다.


"멍청아, 추우면 목도리를 하고 다녀."


백현이 멍하니 경수를 쳐다봤다. 무심한듯 보이는 경수의 옆모습은 남자다웠다.

경수는 알까. 백현이 그 날 처럼, 그때 고등학교 시절처럼 경수가 목도리를 매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을. 백현은 하지못할 말을 곱씹으며 경수를 따라 걸었다.

경수는 부쩍 우울해 보이는 백현을 힐끗힐끗 쳐다봤다. 소매에 반쯤 가려진 백현의 길고 예쁜 손가락이 보였다. 예쁜 손가락들이 죄다 꽁꽁 얼어있었다. 경수가 한숨을 쉬었다. 멍청한놈. 경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답답한 백현의 행동에 경수가 백현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백현이 눈에 띄게 당황하며 손을 빼내려 했다. 생각한 것 만큼 백현의 손을 차가웠다.


"뭐해..!"


경수는 난처해하는 백현을 무시하고 자신의 패딩 점퍼 주머니 안으로 백현의 손을 넣었다. 경수는 백현을 보고 개구지게 웃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


"손 다 얼었잖아. 소매에 감추니까 따듯해지디?"


경수는 계속해서 버둥거리는 백현을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 백현의 표정은 어느새 울먹이는 표정이 되어있었다. 그런 백현의 표정을 본 경수의 심장이 덜컹 내려 앉았다. 손을 빼내려고 하는 백현은 정말 필사적이였다. 마치 제 마음을 다 읽혀버린 듯 느껴지는 백현의 얼굴에는 수치심으로 눈물이 차올랐다.

경수는 그런 백현의 표정에 순식간에 표정을 굳혔다. 백현을 잡은 손에 힘도 풀지 않았다. 변백현- 낮은 목소리로 백현을 불러 세웠다.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는 백현을 보며 경수는 깊은 갈등에 빠졌다.


제 마음과 백현의 마음이 같지 않다면.
만약 제가 읽어내린 백현의 마음과 행동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면.
그 마음이 나와 같더라도 남들에게서 도망치고 숨기고 살아야 하는 현실은 어떻게 해야할까.
백현이, 내 마음을 견딜 수 있을까. 혹독하고 잔인한 현실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경수가 입술을 꽉 물었다. 더불어 백현을 잡은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경수가 백현을 내려다 보았다. 백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

경수는 굳게 마음을 먹었다.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백현아."
"..."
"..백현아."
"..."


경수는 잡은 백현의 손에 깍지를 끼웠다. 이번에 백현은 반항하지 않았다.


"..변백현."
"...왜.."


경수가 한번 더 마음을 다잡았다. 널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외칠거라고.


"사랑해."
"...뭐?"
"사랑해, 변백현."
"...야..도경수.."
"언제부터인지 나도..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널 사랑해."
"..."
"사랑해..."


경수의 진득한 눈빛을 마주한 백현은 금세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거짓말- 거짓말치지마.. 웅얼거리는 백현을 경수가 끌어안았다. 거짓말, 아니야. 경수가 백현의 허리를 조금 더 세게 끌어안았다. 백현의 눈에서 알수없는 감정의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백현이 참아왔던 감정을 터트리듯 경수의 점퍼를 붙잡으며 서럽게 울었다.


길고 혹독했던 겨울이 끝나가고 있었다.

 

 

 

 

 

 

 

 

 

암호닉

 

칰칰 님 제가 깜빡했다능 ㅠㅠ 수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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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다행이에요ㅠㅠㅠ 더늦지않게 서로의맘 확인해서..! 꽁꽁 얼어붙어 영원히 가시지않을것같던 겨울도 지나가기마련이죠 ㅋㅋㅋ 오백애게도 봄이오고있네요~_~ 좋아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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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ㅠㅠㅠㅠㅠ겨울이라는 소재는 정말 글쓰기 젛아요 ㅠㅠ 오백이들 사랑사랑하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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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사랑해오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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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오백사랑!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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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아 정말 이쁘다 오백이들ㅠㅠㅠㅠㅠ서로 마음을 표현하고 이렇게 이쁘게 마무리 지어서 정말 좋네요ㅠㅠㅠㅠㅠ정말 잘 읽었어요><하트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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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새드앤딩은 저도 슬퍼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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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짞짝짝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지하실로 옮기시져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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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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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초코별님!! 신알신받고왔어요! 암호닉 차차틴트로 해주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초코별님의 글ㅠㅠ진짜 초코별님 글잘쓰시는것같아요! 마지막에라도 잘되서 좋네요ㅠ 경수가 백현이 좋아할거라고 예상하지못했는데(목도리는 그냥 매준줄...) 좋다ㅠㅠ 손잡고 후드 ㅠ좋다...좋다...ㅠ 작가님 감사해요 항상 잘보고있어요!! 다음 신알신 기다릴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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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차차틴트님! 감사해요 ㅠㅠ 이렇게 길고 성의있는 글 써쥬시고 ㅠㅠ 저 진짜 감동받았어요ㅠㅠ 저도사실 새드를 생각하다 역시마무리는 해피지! 하고쓴거랍니다 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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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너무 내용이 예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짝사랑이란 소재가 설레면서도 너무 예쁜 것 같아요ㅠㅠㅠ거기다 오백이들까지 합쳐지니ㅠㅠㅠㅠ거기다 이렇게 둘이 잘 되면서 끝나니 불쌍한 솔로인 오징어 한마리는 대리만족을 느낍니다...ㅎㅎㅎ재미있게 읽고가요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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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ㅜㅜㅜㅜ저도..글쓰면서 대리만족 ㅎㅎㅎㅎ 오백이들 행쇼 ㅠㅠ 정말 짝사랑이라는게 흔하면서도 제일 좋은 소재죠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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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대박...해피엔딩인데왜이렇게아련하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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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제가 아련한 글을 좋아해서..? ㅋㅋㅋㅋㅋ감사해용 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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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ㅜㅜㅜㅜㅠㅜㅜㅜㅜㅠ오백행쇼ㅡㅜㅠㅠ경수야ㅜㅜㅠ다행이에요ㅜㅠ백현이랑마음을확인해서!엉엉감동ㅜ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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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둘이 이어 놓지 않으면 제 마음이 불편하오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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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 좋아요 ㅠㅠㅠㅠ반전이다 ㅠㅠㅠㅠㅜ오백 행쇼 ㅠㅠ 잘 읽고 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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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쪼오금 급전개감이 있지만 ...오백은 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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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와좋 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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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별
감쟈해용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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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와 굿 오백 행복하세요 영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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