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때쯤 그날엔 자리를 바꾸는 날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뽑고 자리에 앉았을 때,
옆 자리엔 그 아이가 있었다.
"또 짝꿍이네, 난 너랑 짝꿍되서 기쁘다"
그 아이는 나를 보고 예쁘게 웃었다.
나는 말 대신 그 아이에게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 아이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달랐다.
항상 상냥하고 친절하고 그리고, 나에게 예쁜 웃음을 매일 보여주었다.
나는 지금도 그 예쁜 웃음이 가끔, 아주 가끔 그립다.
*
이건 내 초등학교 2학년 때의 기억이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때와 같이 같은 동네, 같은 친구들, 같은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네가 없다는 것이다.
그 아이는 전학을 가버렸다, 말도 없이. 어린 나는 네가 가버린 후 며칠동안 슬퍼했다. 하지만 몇 주, 몇 달이 지나고 너는 내게서 점점 잊혀져 갔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지.
오늘도 난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7시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고 학교에 간다. 학교에 도착하면 자리에 앉고 수업 준비를 하고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전학생, 전학생이 왔다. 전학생에 관심이 없는 나는 책상에 낙서를 하며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아까 들었지? 나는 정진영이고 앞으로 잘해보자"
정진영. 정진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내 옆 자리에 앉았다. 내 어릴 속에 짝꿍이였던 남자아이가 겹쳐 보였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고 그는 나에게 이름을 물어보았다.
"김 소떼 야"
그가 웃으며 내게 말했다.
"반가워, 너랑 짝꿍되서 기쁘다"
나는 그의 예쁜 웃음을 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