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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줄로] 네가 첫사랑이 아니었다면 | 인스티즈

 

 

 

BGM) October - Cherry Blossom

 

 

 

 

너와 헤어졌다, 그게 우리 관계의 끝을 설명하는 유일한 말이었다. 헤어지자. 그래. 그 두마디가 당연하다는듯, 이 끝을 누구나 다 거쳐가는 일 중에 하나라는 듯 여기며 헤어졌다. 헤어지면 울고 서로를 붙잡고 이러지말자, 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구구절절 비참하게 질기게 행동할 줄 알았는데. 네가 먼저 일어나 카페를 나섰을때, 네 뒷모습을 보면서도 눈물 한 방울이 나지않는게, 내가 널 좋아했었던게 맞나, 우리가 서로 미치도록 사랑했었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지웠다. 앞에 놓인 핫초코를 보았다, 그렇게 단 걸 싫어하던 네가 내 입맛에 죽어도 맞추겠다며 죽을상을 하며 겨우겨우 익숙해진 핫초코가 참 탁했다. 색깔때문인가, 느릿하게 핫초코를 한 입 마시고 나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이제 이것도, 이 장소도 다 끝이구나. 괜히 카페를 한 번 빙 둘러보았다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

 

 

 

"너 혹시 줄리안이랑,"

"배고프다, 오늘은 학식 먹을래?"

"아…, 그래, 그러자."

 

 

 

요즘따라 자주 듣는 말이 있었다. 얼굴이 많이 야위었다, 창백하다, 잠을 잘 못 잤니? 혹시 줄리안이랑 싸웠니? 혹시 헤어졌니? 등등 주변 사람들은 호기심의 혹은 동정의 얼굴을 하고선 내게 물어왔다. 그 말들이 너무나도 지겨워서 애써 다른 말로 돌리고 피하고 외면하다보면 정말 짜증이 났다.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늘 피하고만 살아야하나, 하지만 그 짜증도 잠깐이었다. 그 생각을 하다보면 네 생각이 났으니까, 그러다보면 네가 그리워지니까. 그래서 아예 생각을 않았다, 머릿속에서 지워내버렸다.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실은 아니었다. 나는 너와 헤어진 후로 너를 그리워하고 있다, 너와의 추억들을 정리해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다시 주워담았다를 반복했다. 혹시라도 우연을 가장하여 너와 마주쳐서 너의 얼굴을 볼까라고도 했지만 그게 될리가 없지. 너는 참 교묘하고 재빠르게 날 피했다, 예리한놈. 어쩌면 너도 나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이미 헤어진 마당에 뭘 한다는건지. 그래서 의존하게 된게 술이었다, 왜 사람들이 연인과 헤어지면 술을 달고사는지 알겠다. 술을 마시면 네 생각을 조금이라도 덜 할 수 있게 되니까. 뭐, 아닐수도 있고. 그렇게 너를 그리워 하다가, 잊으려고 별의 별 짓을 다 하고 술도 마시면 시간은 참 금방갔다.

 

 

 

내 오리♡

010-6473-5483

 

 

 

아놔, 망할 놈의 저장이름, 바꾸는걸 깜빡했네. 화면에 가득 찬 너의 번호에 받을까말까 고민을 하다 옆에있던 타쿠야가 전화 안 받아? 라고 말하며 통화버튼을 꾹 눌러주었다. 뭐야, 어떡해! 당황해서 앞서 걸어가는 타쿠야를 보다 휴대폰 안에서 흘러나오는 너의 목소리에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대었다.

 

 

 

"여보세요."

─ ……….

"…왜 전화를 하고 말을 안 해."

─ ……….

"하아, 줄리안 나 끊을게."

─ 보고싶어, 로빈.

"………."

─ 네가 너무 보고싶어….

 

 

 

느릿하게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너의 흐느낌이, 보고싶다고 말하는 너의 목소리가, 내 세상을 멈춰버린것 같았다. 어디야?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으면 너는 곧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해왔고 나는 곧 전화를 끊어버리고 발길을 돌렸다. 야, 너 어디가!! 뒤에서 날 부르는 타쿠야의 말도 무시한채로 빠르게 뛰었다. 내가 달리는거 싫어하는데, 너때문에 뛴다 내가. 벌써부터 가빠오는 숨을 애써 참으며 더 빨리 뛰었다. 학교 뒤, 우리가 자주 만났던 곳. 울먹이던 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제발 거기 그대로 있어, 제발. 그렇게 한참을 뛰어 네가 말한 그 곳에 도착하면 고개를 숙인채 벤치에 앉아있는 네가 보였다. 헉헉 거리는 숨을 꾸역꾸역 삼키며 너에게 다가가자 너는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네 눈과 코는 울었는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렇게 서로를 한참 바라보다 숨이 옅게 갈아앉았을때쯤 나는 입을 열었다.

 

 

 

"나 왔어, 줄리안."

"………."

"네가 그렇게 보고싶어하는 내가, 왔다고…."

 

 

 

결국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지더니 눈물이 눈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아이처럼 엉엉 우는 나를 바라보던 너는 아무 말 없이 안아주었다. 그 품이 너무 따뜻해서 마음이 놓여 너를 붙잡고 한참을 목놓아 울었던것 같다.

 

 

 

"이제 좀 진정 됐어?"

"…응."

"………."

"나 보고싶었다면서 왜 말이 없냐, 사람 무안하게."

"미안해."

"갑자기 왜 미안하다고 하냐."

"우리, 서로 첫사랑이었잖아."

 

 

 

너의 말에 바닥을 쳐다보던 시선을 너에게로 돌렸다. 언제부터 날 보고있었는지 시선을 너에게로 돌리자마자 마주치는 눈에 당황해서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다시 눈을 마주쳤을때 너는 내게 말해왔다. 우리 서로 엄청 좋아했었는데, 헛웃음을 내뱉으며 말하는 너에게서 시선을 떼어냈다. 풀 하나 없었던 땅에 어느새 잡초들이 많이 자라나있었다. 우리 너무 쉽게 헤어진거 같아, 좋아했었는데. 어수선하게 말해오는 너에 멍하니 잡초를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떼어내며 너를 바라보았다. 만약에 말야, 줄리안.

 

 

 

"우리가, 서로에게 첫사랑이 아니었다면."

"………."

"네가 나에게 첫사랑이 아니었다면."

 

 

 

우린 좀 더 오래 사랑 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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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흑 왜때문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 읽고 가요 줄로행쇼!

9년 전
독자2
글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잘쓰셨어요 잘 읽고 갑니다! :D
9년 전
독자4
으억 브금 좋네요! 아련 터지는 줄로도 좋고 ㅠㅠㅠ 흐 다시 만나서 행쇼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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