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명수는 내 손을 잡아채고는 근처 카페로 끌고갔다. 카페에 앉은 나와 김명수는 아무말이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김명수에게 기대 엉엉대며 운 것이 창피해서 시선을 어디에 둘 지 모르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마주앉아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긴 했지만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오랜만이다." "응... 유학 갔었다는거 들었어. 한국엔 아주 온거야?" 5년 전, 사진작가가 되기위해 공부를 하러 해외유학을 갔다는 말을 주위 친구들에게 전해들었다. "아니, 비자 새로 발급받으러 잠시 들어왔어." 고개를 끄덕였다. "너- 아까 왜 운거야." 욱씬. 잠시 오랜만에 만난 김명수때문에 잠시 아주 잠시 잊고있던 일이 생각났다. "몰라도 되는 일이야."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눈 앞에 박소현과 스킨십하는 남우현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나쁜새끼. 다시 눈물이 나올것만 같다. "내 앞에서 다른 생각 하지마."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넌. 김명수의 옆에 있에 있으니 그의 과거 모습이 남우현의 모습과 오버랩되기 시작했다. 눈 앞이 아득해진다. "아까 전에 민폐끼친건 미안하다. 앞으로 볼 일 없었으면 좋겠어." 넌 자꾸 나한테 남우현이 떠날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남우현" "뭐?" "남우현 그 새끼가 너 울린 거 맞지." "니가 알 거 없잖아." 나는 빠른 속도로 카페를 빠져나왔다. 지잉-지잉- 오늘따라 휴대폰의 진동소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여보세요" [성경~ 어디에요? 나 이제 과제 겨우 끝냈는데.] 남우현의 다정스러운 목소리에 눈물이 왈칵 나왔다. "....나 잠시 밖에 나와있어" [형 무슨일 있어요? 목소리가 축 늘어졌네.] "아니. 아니야 아무것도. 조금 피곤해서." [우리 성경 피로를 풀어드리기 위해서 피로회복제 남우현 갑니다!] 어이없게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게뭐야. "어? 야 나 지금 밖이라니깐?" [들어가있으면 되지? 빨리와요. 나 형네집에 가있을테니까.] 김성규 단단히 돌았다. 바람핀 놈이 뭐가 그리 좋다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건데. 모순되는 두 종류의 감정이 섞이지않은 채로 날 괴롭혔다. * "형 왔어요?" 우현이 팔을 벌려 나를 안아왔다. 우현이의 몸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코를 맴돌았다. 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우현이가 그저 향수를 바꿨다고만 생각했다.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향이라며 우현이에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또 그 향이 본래 박소현에게서 나는 향인 것 까지. 이미 남우현에게 익숙해져버린 향. 지금이 6월. 밤이라 쌀쌀하다며 나를 꼭 안아주던 처음으로 향을 맡았던 그 날 4월. 2개월. 내가 멍청하게 둘에게 속아온 시간. 나를 안아오는 우현이를 밀어냈다. 이상함을 느껴는지 나를 쳐다본다. "우현아 나 너무 피곤하다. 먼저 잘게." 남우현을 그대로 지나쳐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나를 따라 내 방으로 들어온다. "나 잘거야." "김성규. 오늘따라 이상해." 남우현은 습관이 있다. 당황하면 반말을 하는 습관. "무슨 일있지. 누구야 누가 괴롭혔어?" 응 괴롭혔지. 너가. "아니. 안괴롭혔어." 그 말을 끝으로 방에 들어가 눈을 붙혔다. 남우현은 그런 나를 보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방을 나갔다. * 저녁무렵, 나를 흔드는 손길에 눈을 뜨니 내 얼굴 바로 앞에 우현이가 있었다. '쪽' 우현이의 갑작스런 뽀뽀에 당황한 나는 침대에서 떨어졌다. "악! 남우현 갑자기 무슨짓이야!!" "푸흡.. 성경 너무 귀여워." 뭐가 그리 좋은지 남우현은 화를 내는 나를 일으키고는 거실 식탁으로 데려갔다. "형 잠깐만 기다려요." 하며 부엌에서 냄비를 들고오는 남우현을 멀뚱히 쳐다보니 씨익웃으며 냄비뚜껑을 연다. "짠! 우리 성규형이 제일 좋아하는 남우현표 갈비찜! 형 오늘 기분이 별론 것 같아서 남쉐프가 한번 준비해봤습니다." 갑자기 울컥, 기분나쁘게 만든게 넌데 다른 여자도 있으면서 왜 나한테 이렇게 신경을 쓰는지 이해가 안갔다. 화가 나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랬다가 나를 떠나가면..? 울컥한 나머지 눈에 눈물이 고인 나를 보더니 남우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ㅅ..성규야 왜 울어. 감동받아서 그런거야? 응? 울지마~" 나를 꼭 안아오는 남우현의 품이 따뜻해서 또 그 따뜻함에 박소현의 냄새가 뭍어나와서 난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남우현은 나를 안고 발을 동동 구르더니 나를 떼어내곤 눈물을 닦아준다. "형 울지말고.. 내가 요리 안해주다가 해줘서 그런거예요? 응? 앞으로 많이 해줄게~ 그러니까 울지말고 먹자!" 바보같은 남우현새끼. "잘먹을게." 남우현이 만든 갈비찜은 내 기분과는 상관없이 "맛있네." 내 입밖으로 나온 말에 남우현의 표정이 좋아졌다. 내 말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기뻐하는 니가 왜 바람을 피우는지 이해가 안간다. 밥을 거의 다 먹어갈 무렵, '남자가 사랑할때~♬' 요즘 대세인 아이돌 인피니트의 노래가 우현이의 폰에서 울리고 우현이는 그 발신자를 보더니 내 눈치를 본다. "왜 안받아-" "아- 받고싶지 않은 전화야" 또 반말 나오는거보니까 당황했네. 박소현이구나. 숨길거면 제대로 숨기던지. 다 티내고 다니고. 아씨 또 울 것 같다. "그래? 나 화장실 좀 갔다올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아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눈물 나오지말라고 물울 틀고 세수를 했다. 차가운 물이 닿으니 정신이 다시 말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김성규.. 남우현한테 따질 거 아니면 티 내지 말자.. 울지마. 화장실에 서 나오니 우현이가 없었다. 현관엔 신발이 있는데? 불이 켜져있는 내 방에 우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다다갓다. "우현..!" "응 소현아." 나 화장실 간 사이에 지금 박소현한테 전화하는 거구나. "성규형이 옆에 있어서 전화 못받았지. 지금도 오래 통화 못해." 내가 듣고 있는지 모르는 우현이는 나한테만 보여주던 멍멍이 웃음을 지으며 박소현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응응..나도 보고싶어. 내일 학교에서 보면되지. 따로 만날까? 응 그래 나도 사랑해. 남우현. 아주 나를 갈기갈기 찢는구나. 남우현이 돌아서서 나오는 모습에 당황해 막 나온 것 처럼 연기를 했다. "왜이렇게 늦게나와요-" "미안. 우현아 다먹었어?" 고개를 끄떡이는 우현이. "그럼 가." 내 말에 얼굴이 살짝 굳더니 내 어깨를 잡는다. "형 진짜 오늘 무슨일 있어요? 왜그래 진짜." "아무일 없어 우현아. 오늘 낮에 알바하다가 실수를 좀 해서 기분이 안좋다. 혼자있고싶어서 그래. 정말이야." 내 말에 굳어진 얼굴이 살짝 펴지더니 "알았어요. 형. 그럼 내일 아침에 올게요. 감기걸리니까 문은 닫고자고." 라 말하며 손을 흔들며 집을 나간다. 나가면서도 걱정어린 말하는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내가 널 어떡해야되냐 내용이 산으로 가서 계속 쓸까말까 고민하다 또 씁니다. 오타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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