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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업의 비밀을 알고,
그 비밀을 사용할 줄 아는

J에게


"난 네가 싫다, 진짜로. 그래서 언젠가 꼭 죽여버릴거야." -세훈


《J의 비밀》






[EXO/준면세훈찬열경수백현] 정령술사들을 다루는《J의 비밀》01 | 인스티즈

[EXO/준면세훈찬열경수백현] 정령술사들을 다루는《J의 비밀》01 | 인스티즈





"마…."
"…."


-달칵




이불을 끌어안고 있던 여인이 불을 켰다. 빛에 반응하며 세훈이 돌아누워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 뭐야."
"세훈씨. 지금 누굴 찾는거야?"
"… 나가."
"세훈씨?"
"… 나가라고."




여인은 할말을 잃었다. 어젯밤 제 가슴을 움켜쥐고 안달하던 남자가 맞나 싶었다. 여인이 살갑게 웃으며 세훈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기 무섭게 손이 거칠게 내쳐졌다. 칼날에 베인 것처럼 아려오는 손을 움켜쥔 여인은 떨리는 눈동자로 세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좀 나가. 마지막 기회를 건넸으나 잔뜩 겁에 질려 미동도 하지 않는 여인을 차가운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작게 한숨을 터뜨린 세훈이 먼저 침대를 빠져나왔다. 이것저것 찰게 많다. 시계와 목걸이를 차고 넥타이는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세훈이 옷을 입을 동안 여인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나마 눈치는 있는 편이라 다행이었다. 아마 조금 더 물고 늘어졌다면 여인은 어땠을까. 여자를 좋아하는 세훈이지만 그는 한 번 먹은 열매는 다시 찾지 않았다.




-찰칵. 치이….



방에서 나오자마자 세훈은 주머니를 더듬어 담배를 찾았다. 찬열이 건네준 라이터로 불을 켜 담배를 물고 힘껏 빨아들였다. 아침부터 쾌쾌한 연기가 속을 뚫고 온몸으로 퍼지며 저릿하게 만들었고, 쌉싸름한 향이 입에서 나던 단내를 감싸지웠다.



"씨발. 좇같네."



오랜만에 꿈을 꿨다.







#1





세훈은 4대 정령술사에 조금 늦게 합류한 편이다.

원래는 세훈은 부모님을 통해 부름을 받고 태어나자마자 J의 곁으로 갔어야 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찾아온 이상징후는 세훈을 방관이란 울타리에 가둬두게 만들었다.
이 모순적인 일이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겨져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다. 





세훈의 부모님은 상급정령들을 다루는 고위계급의 정령술사였기에 필시 그들의 아이 역시 뛰어난 정령술사가 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지나쳤다. 부모보다 뛰어난 아이. 질투의 대상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뱃 속에서 엄마의 기운을 모두 뺏은 것 같이 상대적으로 모체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그 때문에 그를 향한 모성애가 사라지는 순간, 세훈은 첫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발가벗은 원숭이보다 못한 존재로 낙인되었다.




"엄마…."
"부르지마!"
"…."
"보기도 싫어! 당장 나가! 내 마나를 모두 뺏어간 이 나쁜 자식!"




세훈은 말을 잇지 못했다. 5살도 되지 않았던 어린 세훈에게 모진 말을 퍼붓던 어머니. 하지만 세훈은 그런 어머니를 미워할 수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어머니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




"잘못했어요…."


태어나서 죄송해요... 엄마...




아직 완전하게 다루지 못하는 바람에 조금만 감정상태가 변해도 실피드는 세훈을 통해 실체화하곤 했다.
지금도 장난스럽게 둥둥 떠다니며 세훈의 주위를 멤도는 실피드의 모습에 그의 어머니는 더욱 좌절하며 세훈을 향해 사라지라고 소리쳤다.


세훈이 태어나고 그의 어머니는 더이상 정령을 소환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세계에서는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고, 그 옆을 지키던 아버지조차 세훈을 돌보지 않았다. 오히려 죽일듯이 노려보며 욕을 퍼붓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세훈은 잠자코 모든 궂은 소리를 들어야했다.




"나가란 말이야! 내 눈 앞에서 사라져!!! 이 악마같은 놈!!"




그것이 부모를 위해 세훈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발악에 가까운 외침에 세훈은 씁쓸하게 돌아서야 했다. 태어난 순간부터 받아보지 못한 엄마의 사랑은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같다. 가끔 실피드를 통해 하늘을 날아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던 구름과 같이 도무지 잡을 수가 없다...



집을 나온 세훈은 단 한가지 생각뿐이었다.

우선 J를 찾아야 한다.

찾아서 원망을 담아 욕을 퍼붓든 무릎을 꿇고 자신의 마나를 엄마에게 돌려주라고 부탁하든 일단 J를 만나야 한다.






#2




어린 아이가 혼자 떠돌이 생활을 한다면 그 아이를 도와주는 어른들이 얼마나 있을까?



일주일 째 돌아다니는데도 세훈에게 말을 걸어주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세훈은 아무렇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세훈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단, 지금 자신이 찾고 있는 그녀. J. 그녀만은 절대 용서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제 어머니를 떠올리며 세훈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도대체 어딨는거야…."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그나마 실피드가 수수께끼처럼 알려주는 힌트만으로 J를 찾아나선 것이다. 생각보다 더 막막하다. 이 여정이 쉽게 끝나지 않으리란 건 예상했지만 길어질수록 불안감이 밀려온다. J... 만날 수는 있을까?







#3






6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에는 실피드가 나무와 숲의 정령을 불러와 5번째 생일을 축하해줬다. 나름 감동적이라서 평생 잊지못할 생일이었다.

오늘도 숲 속에서의 1박을 위해 갖은 땔감들을 주워 모았다. 부싯돌이 있으면 좋겠지만 빈손으로 나온 그에게는 꿈같은 물건이었다. 대충 비슷한 돌을 찾아 한참동안 비벼대고서야 겨우 불을 붙이고나면 활활 타오르면 좋겠건만 장난울 좋아하는 실피드가 가만히 있지를 못하니 번번히 불이 꺼지기 일쑤다. 한번은 버럭 화를 냈더니 단단히 삐져서 강풍으로 몰아붙이는데 하마터면 하루종일 모아둔 열매까지 날아갈 뻔 했다.




"J의 축복 좋아하네. 이게 무슨 축복이야. 배고프고.. 춥고..."




울컥한 세훈이 중얼거리자 그것을 들은 실피드가 킬킬거리며 웃는다.




"그런데, 주인아."
"왜."
"J는 왜 찾는거야?"
"때려주려고."
"때려…?"
"어, 욕도 해줄건데."
"…."



조금의 장난기도 없는 세훈의 대답에 실피드가 처음으로 조용해졌다. 내내 입 아파라 떠들더니 모처럼 조용해진 모습에 세훈이 실피드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자신의 눈치를 보며 얼굴이 점점 창백해진다. 아직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지깽이를 잡고 모닥불을 들쑤시던 세훈은 실피드의 반응에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장난이야, 장난."
"장난이야?!"
"응. 처음에는 그러려고 했는데.."
"…."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이렇게 태어나서 집까지 나왔는데 굳이 J에게까지 밉보일 거 없잖아. 그냥 주어진 일 하면서 살아볼래."
"정말? 무슨 일인 줄 알고?"
"몰라. 근데 알아도 달라질 건 없어. 그게 내 일인거잖아."
"…."
"왜 그래?"
"음.. 그럼 이제 진짜 J에게 가자."
"…?"
"J에게 데려다 줄게."




세훈은 허... 하고 멍청하게 실피드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6개월이나 옆에서 고생하는 걸 봤으면서 이제야 J에게 데려다주겠다고? 배신감이 밀려와 세훈이 인상을 찡그리자 실피드는 헤헤, 웃으며 변명을 늘어놓는다.



"아니…. 너, J 보고나면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것 같아서…."
"…."
"헤헤…."
"됐다. 이제부터 다시 삐뚤어지겠어."
"어…?"






#4





"주인아!!! 오세훈!!!!!!!!!"





벽에 기대 담배를 피던 세훈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뽈뽈거리며 날아오는 실피드의 모습에 툭, 바닥에 담배꽁초를 떨어뜨리고 발로 짓이겼다.





"주인! 너 또 여기서 뭐하는거야?!"
"알면서 뭘 물어."
"이…. 이 바보주인자식! 변태냐?!"
"원래 인간은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는거야."
"하긴 뭘 해?! 주인은 하지마!!!"
"어이구, 섭섭하게. 차라리 죽으라고 해."





세훈은 말도 안된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실피드를 지나쳤다. 실피드가 획하고 돌아서며 다시 '주인!!!' 하고 외치며 따라 붙었다.





세훈은 15년동안 J의 분신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아오면서 함께 습관처럼 들리는 곳이 있다. 사창가. 실피드는 그 곳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누누히 가지 말라고 얘기해보지만 세훈은 그곳에서 발길을 끊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세훈은 그곳에서 예전에 부모에게서 받지 못하는 사랑을 억지로 받아내려는 것 같아 보였다.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은 누나 치마 폭에 휩싸여 안달하듯 그녀들을 안았다. 비록 그것이 다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생활을 버틸 용기가 나진 않는다.




"세훈앙~"
"아, 오랜만이네여. 누나"




가게 앞을 지나가기 무섭게 세훈을 불러세워 요염한 자세를 취해보이는 한 여인. 세훈도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바로 여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여인이 먼저 과감하게 세훈의 입술에 제 입술을 들이밀었다. 손은 거침없이 가슴을 주무르고, 다시 입술이 붙자마자 혀가 거칠게 얽혀들었다.




"세훈아, 이러지 말고 들어가자~ 응~?"
"주인!!!"
"…."
"세훈아~ 들어가자니까~? 누나가 끝내주게 해줄게~"
"안 돼! 주인!!! 일 들어왔단 말이야!!!!!"
"…."
"주인!!!"
"10분만 기다려."




세훈이 실피드에게 손을 가볍게 흔들며 여인과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아…. 오세훈 이 변태새끼야!"




길거리에는 실피드의 우렁찬 외침이 울러펴졌지만, 실제로 그 외침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오세훈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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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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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실피드 애잔하다ㅋㅋㅋㅋㅋ진짜 꿀잼이에요ㅎ신알신 하고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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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꺼이꺼아ㅠㅠㅠㅠㅠㅠㅠ겁나좋아요ㅠㅠㅠㅠㅠ암호닉받으시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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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실피드 귀요워요ㅋㅋㅋㅋㅋㅋ잌ㅋㅋㅋ 세훈이 보필하느라 힘들것같아요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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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뭔데 실피드 아련하냐ㅋㅋㅋㅋ 힘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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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ㅠㅠㅠㅠ세훈이에게 그런과거가ㅠㅠㅠㅠ진짜 슬퍼요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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