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왜 이제야 왔니 00

"흐아아아암...."

7시 26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평소와 다를게 없다. 내가 덮고있는 이불도, 내 자취방도, 매일 옆집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도. 그리고 변백현이 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만 존재하는것도

1년 전부터 변백현이 없다. 아니면 내가 못찾는거일지도 모른다. 안 보인다. 내 시야에 없다. 매일 내 자취방으로 찾아와서 아침마다, 밤마다 나에게 뽀뽀해주던 사람이 이제는 없다. 못본지 1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내 배경은 변백현이다. 혹시라도 길가다 만나면 핸드폰 보여주면서 외치려고

이게 너 라고. 우리 둘이 사랑했었다고

기억하냐고

사실 몇개월 동안은 핸드폰이 울리기만해도 울었었다. 근데 이제는 핸드폰을 켜서 갤러리를 둘러보고, 내 배경에 떡하니 자리잡아있는 변백현을 봐도 아무렇지 않다. 담담하다. 변백현이랑 한 문자도, 변백현이랑 한 통화도, 변백현이랑 찍은 사진도, 내가 찍어준 사진도 아직 다 있는데 변백현이 없다.

아니, 내가 걔 기억속에 없다.

변백현은 있다. 있을것 같다. 근데 내가 걔 기억속에 없다. 없는것 같다. 

"백현아 나 이제 집도착했어!!"

"잘했어, 문 잘 잠구고 들어가고, 나 집 도착하면 또 연락 할게 알았지?"

"알겠어! 나 끊는다~ 조심히 들어가!!"

마지막 통화. 저 뒤로 집에 못 도착한건지 연락이 1년째 없다. 교통사고가 났던것 같다. 뉴스에 우리지역 교통사고 내용이 짧게 나와서 봤는데 시간과 피해자의 인상착의가 비슷했던것 같다. 뉴스를 보고 찾아보려 노력을 안해본건 아니었는데, 못 찾았다. 그래도 뉴스에 나오길 살아있다고는 하니 인연이면 언젠간 만나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다. 처음 몇주동안은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니며 찾아보려 애를썼지만 달라진게 없었다. 고생하고 슬퍼하느니 차라리 가만히 슬퍼하자, 라는 생각에 이젠 노력도 안한다.

"맛있게 드세요~"

매일 보는 카페 알바생. 오늘도 밥대신 아침에 카페에 들려서 샌드위치를 샀다. 버스 타고 25분정도 거리에 있는 학교라지만 아침수업이 교양일땐 가기가 너무 싫다. 버스에 샌드위치를 들고 탔는데 왠지 모르게 시선이 집중되는것 같다. 뭐 아니면 말고

''띵동'

문자

[오늘 10시 ㅁㅁㅁ수업 교수님 개인 사정으로 인해 휴강합니다]

아 이런건 좀 아침일찍 알려주란말이야..다 와가는데 휴강이란다. 오늘 있을 수업은 저게 다였는데..원래 내려야 하는곳에서 내릴까 하다가 그냥 벨을 안눌렀다. 누르기 싫었다.

 

수업도 없는데 대학 앞에서 내리기 싫어.

그리고 좀 지나서 내렸다. 어딘질 모를 곳에, 아무데나 내려버렸다. 왜 내렸지 하며 자책을 해봐도 소용없었다. 내 몸뚱아리가 벨을 누르고 버스에서 하차해 버렸는걸...망할년의 몸뚱아리 잘하는거라곤 먹는것 밖에 없다.

근데 아무데나 내린게 아니었나 보다

변백현이 있는곳에 내린거였나 보다

왜 이제야 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