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윽... 살려주세요... 제발... 幫, 幫我? 살려주세요..."
[아, 되게 시끄럽네.]
[그런데 얘, 좀 평범하게 생기지 않았어? 예쁘긴 한데, 좀 별로다.]
[알게 뭐야. 그냥 올려. 누군가는 사겠지.]
[안 사면 우리가 손해야. 경매 한 번 올리는 데 들어가는 돈 한 푼도 아까워.]
송치엔은 잘못한 거 하나 없으면서 무릎을 꿇고 손을 싹싹 빌며, 서투른 중국어로 살려달라 말하는 낯선 한국여자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일행이 어떤 중국어로 조롱을 하던, 손가락 끝으로 이마를 찍어누르던 고장난 테이프처럼 살려달라 말하는 여자를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짧게 말했다.
[얘, 일으켜 세워봐.]
송치엔의 말에 한국여자의 근처에 있던 자신의 동료는 여자를 억지로 일으켰고 치엔은 한국여자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엉망인 중국어 억양과 행색을 보아하니 잠깐 여행을 온 관광객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여자가 관광객이든, 유학생이든, 이민자든 그건 송치엔과 그들의 일행에게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잡힌 이상, 그게 누구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얼굴이 반반하다면 모두 경매로 올려 팔아버리고, 그렇지 못 한 여자들은 장기를 깨끗하게 털려 죽게 되었다.
이 한국여자는 평범한 얼굴이지만, 못난 얼굴은 아니다. 하지만 매춘부로서의 화려함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 처음부터 매춘부로서의 화려함을 가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만들면 되는거지.
하지만 옅은 화장, 목 끝까지 올린 자켓 후크. 보는 사람이 답답해질 정도로 올바른 행색.
이런 여자가 매춘굴에 팔려간다고 해도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살려면 뭔들 못 하겠나, 싶지만 왠지 이 여자는 다루기 까다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장기매매업자에게로 넘겨버려?
송치엔은 고민하듯 한참을 한국여자를 쳐다보다가 일행이 어쩔거냐는 말에 짧게 대꾸했다.
[일단 경매에 올려. 떨어지면, 그 때 해체해도 돼.]
[송치엔, 그냥 해체해버리자. 경매에 올리는 돈이 아까워. 예쁘긴 해도, 솔직히 이런 애들 널렸잖아? 누가 이런 애를 사가겠어?]
틀린 말은 아니다.
잡힌 이 한국여자보다 예쁜 여자들도 경매에 올려지고 팔려지지 못 해 결국 싸구려 매춘굴에 싸게 넘겨진 경우도 있었고, 해체된 경우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치엔은 한국여자의 턱을 붙잡았다.
턱을 붙잡힌 한국여자는 떨리는 눈으로 치엔을 쳐다보았다.
이 때까지 자신이 잡아온 여자 중 가장 순수해보이는 눈망울. 아, 자신은 가질 수 없는 눈이다.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순수의 극치.
비틀린 마음에 치엔은 한국여자의 뺨을 갈겨버렸다.
윽,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냥 해체시켜 버릴까.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한 사람.
[살 사람, 있어. 이번에, 장 가의 아들도 온다는 말이 있던데.]
[응? 그 도련님이 왜? 이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데?]
[부잣집 도련님의 호기심으로, 단체로 여길 구경오신단다. 친구들끼리 우르르.]
[그래도, 그 도련님은 여기에 죽어도 안 올 것 같더니?]
[알게 뭐야? 우리는 손님이 더 늘어서 좋지. 안 그래? 여튼, 치엔, 어쩔거야? 경매에 올릴 거야?]
[응, 잘 꾸며서 장 가의 도련님이 오는 날에 경매에 올려. 아니, 그냥 이대로가 딱 좋아.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게. 그냥 일반인처럼 꾸며서 올려.]
화려하게 꾸며서 올려도 팔리지 않은 계집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꾸미지 말고 올리라고?
동료는 치엔의 말이 이해가지 않았지만 대충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한국여자를 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치엔은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 외치며 끌려가는 한국여자를 보다가 여자가 보이지 않자 피곤한 듯이 하품을 길게 하고는 의자에 앉았다.
뭔가 한 번 써보고 싶어서 쓰는 썰이에여...
씽이 빙의글은 별로 없는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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