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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과 나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감성쓰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성으로 곡을 쓰고 나는 감성으로 그림을 그리고.  

 

나는 평일에 몇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이외에 대부분 작업실에서 지내는 편이 많았다.  

 

그도 그랬다.  

 

음악학원을 운영한다는 그는 가끔 학원에 나가보는 것 빼고는 작업실에서 지낸다고 했다. 

 

우리는 두 정거장 뒤 같은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도 작업실로, 나도 작업실로 향했다.  

 

그의 작업실은 나의 작업실과 얼마 멀지 않았다.  

 

가까웠다.  

 

바로 옆 건물이었으니까. 

 

 

"우리 진짜 인연인가봐요" 

 

 

어느새 후드를 머리에 걸친 김남준은 멋쩍은듯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진짜 인연인가. 전 옆 건물 4층이에요." 

 

"어? 저도 4층이에요. 혹시 며칠 전에 택배받으신거 있으세요?" 

 

"택배요?" 

 

"네. 제가 작업실 옮긴 지 얼마 안되어서 주소를 잘못 적었었거든요" 

 

 

택배라. 받긴 받았더랬지.  

 

주소는 분명 내 작업실 주소인데 이름은 달랐고 착불이었다.  

 

내 오천 원.  

 

노트와 펜만 한 박스 들어있었던 것 같다.  

 

누가 연습장이랑 펜을 이 만큼 쓰려고 주문했지, 나 말고 이런사람이 또 있었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 '누가'가 김남준이었구나. 

 

택배를 가지러 작업실로 가면서 그에게 물었다. 

 

 

"노트랑 연습장은 왜 그렇게 많이 주문한 거에요?" 

 

 

김남준은 나의 질문에 개구지게 웃으면서 가방을 뒤적거렸다.  

 

그는 몇 번 휘적대더니 그가 주문했던 노트와 같지만 많이 닳은 노트를 꺼냈다. 

 

"곡 쓰고 글 쓸 때 많이 쓰는 노트에요.  

 

요즘 다 컴퓨터나 폰 메모장으로 쓰는데 전 이게 좋더라구요.  

 

그때 그때 쓰다보니 일주일이면 다 써버려요 하하." 

 

이것도 김남준과 나의 공통점이다.  

 

생각이많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걸 표현한다.  

 

글이나 그림으로.  

 

그가 꺼내보여준 노트에는 날려 쓴 글씨로 여러 글자들이 나열되어있었다.  

 

영어도 몇자 적혀있고. 구석에는 귀여운 강아지까지.  

 

사람을 생긴 걸로 판단하면 안된다지만 그는 답지않게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택배를 가지러 온 김남준은 어느 새 작업실을 둘러보고있었다.  

 

이건 뭐에요? 저건 뭐에요? 하는 그는 호기심이 많았다. 

 

 

"물감 되게 많네요. 이거 다 구분 할 수 있어요?  

 

다 똑같이 생겼어. 붓도 진짜 많다." 

 

 

물감도 이리저리봤다가, 붓 크기도 이것저것 비교해 보던 김남준의 모습이 나름 진지했다. 

 

 

"한 번 해볼래요? 여기 앉아봐요." 

 

 

그가 캔버스 앞에 앉았다. 

 

김남준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제가 원래 그림을 진짜 못그리는데 또 그림그리는건 좋아하거든요.  

 

저는 지금 주변에 당신같은 사람이 있어서 좋아요." 

 

 

이 남자는 선수인가.  

 

아니면 감정표현에 솔직한 남자인가.  

 

후자인 것 같았다. 아니, 후자인 걸로 믿고 싶었다.  

 

김남준을 흔한 남자들과 같다고 생각하기 싫었다. 

 

 

"아 나 방금 선수같았죠. 오글거렸어 하하." 

 

"아니에요. 진심이면 좋겠," 

 

"진심이에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대답했다. 

 

 

"뭐에요, 그림이나 그려봐요. 얼마나 못그리는지 한번 보게." 

 

"너무 잘그려서 놀랄지도 몰라요." 

 

 

민망했는지 김남준은 장난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후드를 쓰고는 그림에 열중했다.  

 

뭔가를 그리고는 있는 것 같은데 저게 뭘까.  

 

 

그는 꽤 진지했다.  

 

장난스럽게 할 법도 한데 스케치를 끝내고 붓을 든 김남준은 목에 걸려있던 이어폰과 mp3를 내밀더니 '이거 듣고 있어요.' 하고는, 흰 캔버스를 칠해나갔다. 

 

작업실 구석의 소파에 기대앉아 그의 mp3를 켰다.  

 

그의 재생목록은 다양했다.  

 

감성적인 조용한 인디밴드부터 드럼소리 가득한 힙합까지.  

 

노래 가사 하나 하나를 듣고있다보니 세시간이 훌쩍 지났고 김남준의 그림도 완성이 되어갔다. 

 

화분이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왜 아직 꽃이 피지않은거에요?" 

 

 

그가 마지막 꽃봉오리를 칠하며 말했다. 

 

 

"피지 않은 꽃은 기대가 있잖아요.  

 

이게 다 피면 얼마나 예쁠까.  

 

예쁘게 핀 꽃을 보면 언젠간 져버리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전 아직 피지 않은 꽃이 더 좋아요." 

 

 

마지막 꽃봉오리를 마저 칠한 그는 '끝. 선물이에요." 하고 나에게 캔버스를 건넸다. 

 

 

"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배 안고팠어요? 얘기를 하지.  

 

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림만 그렸네." 

 

"괜찮아요. 그림 정말 예쁜데요?  

 

못 그린다는거 거짓말이었네.  

 

점심으로 카레 어때요? 근처에 괜찮은 카레집 있어요." 

 

"저 카레 좋아해요. 취향도 잘 맞는다 우리.  

 

점심은 제가 살게요. 가요." 

 

 

그렇게 김남준과 나는 점심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서로의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다 같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보통의 소개팅은 한 번 만나고 헤어지고, 또 다른 약속을 잡고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다 상대가 어느정도 괜찮으면 만남을 지속한다.  

 

우리는 특별하다 생각했다.  

 

서로를 소개받은 것도 인연, 다음 날 우연히 또 만난 것도 인연. 

 

그가 다른 남자보다 특별하고 그와의 연애 또한 특별할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뿐이었다.  

 

계절은 바뀌었지만 김남준과 나의 관계는 여기까지었다. 

 

그를 알아갈수록 제자리였다.  

 

다정하고 가끔 귀여운 남자.  

 

김남준이 보여준 그의 최대였다.  

 

아침 버스에서 만나고, 내 작업실 또는 그의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식사를 하고 헤어지고.  

 

가끔 주말에 영화도 보고 쇼핑도하는 데이트를 하고. 

 

김남준과 나는 요즘 어린애들이 흔히 말하는 '썸'만 3개월을 넘게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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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남준] 당신의 연애는 특별하지 않다. 02 (소개) | 인스티즈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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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9.164
멋지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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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영
고마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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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4.74
으하 내가 다 답답하당... 작가님 오늘도 좋은 글 보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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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영
고마워요! 답답한 남준이도 사정이 있겠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
왜!!!썸만 3개월을 타니!!!!연애는!!응!??!!!남준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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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영
그러게요 남준이는 무슨생각일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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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와 뭔가 알것같네요 여기까지였다 라는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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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한영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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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썸만 3개월 ㅜㅜㅜ끄으아 답답해ㅜㅜㅜ 남준이 이 답답아!!!!!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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