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카] 무슨사이. ㄴ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c/a/8ca1f687f663d281fd15e071398af879.jpg)
1. 도경수
싫다는 백현을 어르고 달래 데려다 주는 길이다. 가는 내내 또 선생님의 연애사를 들을 기회였기도 했다. 어디서 만났어요? 아르바이트 하다가 만났어. 헐 대박 누가 먼저 고백했어요? 내가. 이렇게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무미건조하게, 가끔은 오버스러울 정도로 내가 표현을 하고 백현은 쑥스러운 듯 말을 줄이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진짜 창피해 죽겠어. 백현은 한숨을 푹 쉬며 더는 자신의 연애사를 말하고 싶지 않다며 입을 삐죽였지만 그래도 나는 줄기차게 다음 질문을 해댔다.
" 무슨 아르바이트였는데 사귀기 까지 해요? "
" 건전한 곳은 아니야. "
대박. 나는 의외의 백현 모습에 입을 떡 하고 벌렸다. 전혀 상상이 안가잖아! 백현은 너스레 웃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며 내 등짝을 후렸지만, 머릿속을 그 이상 상상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더욱 궁금해졌다. 도대체 무슨 알바예요. 나는 징징거리듯 백현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마치 장난감 가게에서 저거 사줘! 라고 엄마한테 떼쓰는 뉘앙스를 가득 풍기면서 말이다.
" 술집. 이제 됐지? 질문 인제 그만. "
" 대박. 술집에서? "
" 삐끼였어. 종인 이랑 나랑. "
아 저희 클럽에 오세요. 뭐 이런 거요? 호객행위? 백현은 고갤 끄덕였다. 유니폼을 차려입고 앞에서 명함이나 뿌려대는 알바를 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왠지 편의점 알바 하면서 사장님한테 귀여움을 잔뜩 받을 것처럼 생겼다. 그리고 그런알바를 할거라는 상상도 안 되었고. 그래서 나는 대충 고갤 끄덕였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백현이 있을까. 라는 상상도 했다.
버스를 타지 않고 걸었다. 사실 같이 말을 하고 싶어 반강제로 내가 보챈 것은 사실이었다. 이래저래 한숨을 푹 쉬는 백현은 아무 생각 없어 보였다. 내가 하는 말에 답만 해줄 뿐 나에게 질문 또한 하지 않았다. 뭔가 불공평했다. 나만 무척 궁금하다. 나만 백현에 대해서 알고 싶다. 나만 왠지 그러는 것 같다. 갑자기 기분이 퍽 나빠진 나는 하던 말을 줄였다. 정적이 찾아왔다. 정말로 나만 관심 있나 봐.
" 나한테 궁금한 건 없어요? "
" 집에서도 내가 물었잖아. "
나한테 궁금하게 있긴 했어요? 나는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 학교에서 문학수업 어디까지 했냐구. "
다시 입을 비죽였다.
" 몰라요 저도. "
" 경수도 이제 공부해야지. "
" 알았어요. "
터덜터덜 걸었다. 원하지 않은 질문. 정말 이게 다일까? 이제 종인이집 다 왔네. 백현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조온나 후졌다. 근방에 보이는 슈퍼들이 하나같이 구멍가게들이었다. 어렸을 때 자주 갔을만한 문방구처럼 생겼다. 나는 들고온 가방을 백현에게 건넸다. 백현은 미안하다는 듯 가방을 건네받았다. 백현은 머쓱한지 손을 뻗어 저 멀리 있는 집 한 채를 가르쳤다. 저기야 종인이집. 묻지도 않았는데 싱글벙글 웃으며 알려주는 백현이 왠지 모르게 얄미웠다. 너무 짓궂었다.
" 대학생활은 좋아요? "
백현은 뻗은 손을 내리고 응. 재밌어. 라고 대답했다. 아, 난 물어볼 것투성인데. 근질거리는 입이 도와주질 않는다. 또 물어봤어. 또 질문했어. 자존심이 무너져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말하고 싶었다.
" 그럼 캠퍼스 커플이겠다. "
" 아니야. "
" 아, 그 사람은 다른 학교? "
" 에? 종인이 대학생 아니야. "
" 그럼 그 사람 아저씨예요? 대애박. "
" 뭐라는 거야. 종인이 고등학생이야. "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 멈춰 앞질러가는 백현을 바라보았다.
" 나는 종인이가 대학생이라고 말한 적 없는 거 같은데. "
" 대박. "
" 뭐가 잘못됐나? "
" 대박. "
" 고등학생이랑 사귀고 내가 나쁜 놈이야? "
" 아니요. "
" 다행이다. "
나도 다행이에요 백현아. 맘 같아서는 끌어안고 이 동네를 휘젓고 다니고 싶었다. 벌써 도착해 백현은 나한테 손을 흔들었다. 미안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나는 방긋 웃으면서 네! 하고 백현이 집 안에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돌아서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고등학생이야 이 한마디가 왜 이렇게 고마운지, 왜 이렇게 다행인지는 몰랐다. 그만큼 나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까. 그 사람과 나와 다른 차이는 뭐지, 생각하는 내내 즐거웠다. 성별도 남자. 같은 고등학생(어쩌면 동갑일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다. 나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쾌재를 외쳤다. 이 순간만큼은 길바닥에서 시비가 붙어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선생님 자요?
- 자나 보네.
- 잘 자요.
그렇게 늦지 않는 시각인데도 답장이 오질 않았다. 나는 지난날에 백현과 했던 메시지를 차근차근 읽어내렸다. 백현다운 말투가 자꾸 시야를 간지럽혔다. 말투도 상당히 귀여웠다. 메시지의 반의 내용은 학교에서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 라는 사무적인 말투와 가끔은 내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귀여운 말투. 두 가지로 나눴다.
선생님 보인다.
응? 나 도서관인데 경수가 도서관을 왔어?
거짓말인데.
또 속았네ㅠㅠ
선생님 오늘은 일찍 와요.
왜?
오늘 집에 엄마 아빠 없어요(속닥속닥)
집에서 뭐할 건데?(속닥속닥)
나랑 놀아야죠.
시러 나는 오늘 꼭 경수 공부시킬 거야.
지난 메시지의 내용을 보면서 함박웃음을 짓다 입에 경련이 일어났다. 광대까지 아프다. 백현스러운 말투. 백현답고 백현스러웠다. 정의할 수 없는 그런 특유한 무언가가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매력이 정의의 틀에 갇힌다는 것도 나에게선 이유가 안 됐다. 아, 진짜 오글거리지만 좋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이렇게 한순간이었나. 김종인의 나이를 몰랐을 때와 알았을 때. 그 경계선 때문에 마음이 이렇게 확신해 졌나.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무렴 어때. 좋아하는 감정은 살다가 한 번쯤 생기는 건데. 무엇 보다도 좋아하는 일은 좋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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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종인.
" 밥은 먹었어? "
" 아니이. "
" 약은? "
" 그것도. "
" 뭐했어. "
" 잤어. "
" 집은 또 왜 이렇게 더러워? "
" 모르겠어. "
" 내가 맨날 치워주니까 더럽히는 거지. "
" 반은 맞아. "
" 못됐어. "
" 내가 돈 많이 벌게. "
시시한 말이 오갔다. 백현은 고등학생이 무슨 돈을 벌어 공부해. 하며 투덜거렸다.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열 때문에 쇼파에 쓰러지듯 누워 거실을 배회하는 백현을 바라보았다. 대충 거실에 있는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고, 마른 걸레를 가져와 허리를 숙여 아침에 먹다 흘린 음료수를 닦아내었다. 미안해 백현아. 나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백현은 노려보는 듯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니까 아프지 마 다음엔 진짜 안 치워줄 거야. 거짓말 맨날 그 말해. 나는 속으로만 말했다. 백현은 말을 하고 다시 허리를 숙여 말라붙은 음료를 닦아내고 있었다.
다 치웠는지 이제는 엉망진창인 부엌을 손대기 시작했다. 아, 생각해보니 정말 미안하네. 나는 상체를 일으켜 느린 걸음으로 부엌으로 걸어갔다. 신경질을 내면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백현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속상해 죽겠어. 투덜거리는 게 귀엽다.
말 없이 뒤에서 안자 백현이 흠칫 놀라 하던 일을 멈추었다. 나는 백현의 목에 얼굴을 비벼 미안하다고만 연신 말했다. 백현아 내가 미안해. 고등학생이라서 미안해. 백현은 뭐가 그래. 하면서 안고 있는 팔을 풀어 버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 나를 마주했다.
" 미안하다고 하지 마 "
" 왜. "
" 하나도 안 미안해 보여. "
" 들켰다. "
" 이씨……. "
" 미안해. "
" 됐어. "
나는 백현의 허리를 감싸고 다시 안았다.
" 몸 뜨겁다. "
" 그래? "
" 응. "
" 백현아. "
" 응. "
" 내가 돈 많이 벌게. "
또 그 말해. 여기 후지잖아. 더 좋은 곳으로 가서 백현이랑 살아야 해. 그래.
-
* |
1. 저는 경수와 종인이 배틀을 보고 싶지 않아요. 배틀 구조 쓸 생각 없다는 소리예요.(어떻게든 오백이 들키게 돼 있지만 그래도.) 백현이를 어떻게 좋아하는 것만 보고 싶을 뿐. 나는 남에 눈에 비치는 백현의 사랑스러움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오백 따로 카백 따로 일 듯해요. 마무리는 어떻게 나오든 간에 제가 좋아하는 커플링이라면 괜찮다는 생각으로만 쓰고 있어요. 아마도 오백일듯 하지만. 내용은 가이게이처럼 생각없이 쓸 겁니다. 그래서 메일링은 없다는 소리. 음. 내용은 이럴 거 같아요, 오백은 경수가 끙끙. 카백은 백현이 끙끙. 이런 구조 심각하게 좋아합니다. 죄송해요.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진심으로 정말로 사랑해요. 내용은 후져서 구독료는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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