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전여친의 친구가 네 여자친구가 된다는 건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2417/80263266704231b2a7f84f614454b953.gif)
01
넌 따뜻한 봄
몰래
사모하고 있어
"그래서."
"..."
"갈 거야?"
그러게. 가야 하나.
옆에 서서 나란히 걷던 김태형의 물음에, 또다시 드는 골치 아픔에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푹 내쉬어졌다. 그렇다고 안 가면 또 그게 더 이상하잖아.
"태태."
"왜."
"나 확 가지 마?"
"윤기형의 보복이 안 두렵지?"
"씨, 그럼 어떡하라고! 가면 무조건 전정국 봐야 하는데.."
"전정국 보기 싫어서 학회 모임을 빠지냐? 간덩이가 부었어 김아미."
"..친구라고 둔걸 위로는 못할망정"
나쁜 놈. 손을 들어 얄미운 김태형의 팔을 꼬집어 당겼다. 그러자 아프다며 김태형이 징징거리자 나는 혀를 날름 내밀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헤헤, 꼬시다. 김태형은 내가 꼬집은 부위를 살살 어루만지며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녀석의 시선을 무시하며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점심시간이었다.
"갔다가 눈도장만 찍고 와."
"그럴까"
"가게 알려주면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응."
"그러게 왜 과대하겠다고 나서냐?"
"내가 이럴 줄 알았으면 했겠어?"
"작년 같았으면 학회 모인 다 하면 기분 좋다고 아침부터 생난리 피웠잖아."
그건.
대답을 하려다 문득 떠오르는 얼굴에 입을 꾹 다물어졌다. 그러고 보니, 전정국과 처음 마주하고 인사말 건넸던 그때가, 딱 지금 즈음이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 과대로 나선 나와 전정국.
그리고 전정국이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장소도 학회실이구나.
"김아미"
"..."
"그만 멍때리고 옆에 붙어. 너 아침도 안 먹었잖아."
![[방탄소년단/전정국] 전여친의 친구가 네 여자친구가 된다는 건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3231/beb1e55a21e9635340fd01ca87fd86c8.gif)
앞서 걸어가던 김태형이 뒤돌아 나를 보며 씩 웃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점심시간이지. 갑자기 몰려오는 허기 짐에 배를 부여잡고 김태형의 옆에 찰싹 붙어 녀석의 팔을 잡아 이끌었다. 빨리 가자.
"뭐 해?"
"..어?"
"빨리 가자니까"
"어, 응."
갑자기 녀석의 발등이 바닥에 찰싹 붙어버린 마냥 자리에 우뚝 서 김태형이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뭐야, 자기가 밥 얘기 해놓고선. 내가 입술을 툭 내밀며 녀석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재촉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며 더듬거리며 말을 꺼낸다. 가자.
"뭐 학식 먹을래?"
"그럼 뭐 다른 거 먹게? 김태형이 사주나?"
"먹고 싶은 거 있어?"
"치즈 돈까스."
"그럼 학식 먹어."
"시발, 그럴거면 왜 물어봐. 미친 놈아."
좋다 말았네.
저보다 덩치 큰 김태형의 팔을 잡아 이끌며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김태형이 자세가 불편하다며 내가 잡고 있는 팔을 풀고 어깨를 감싸려 하자, 내가 녀석의 무릎을 한대 까고 나서야 조용하게 따라온다. 어디서 남의 어깨가 자기 팔걸인줄 알고.
한창 점심때임에도 불구하고, 구내식당은 오히려 자리가 텅텅 비어 한산할 정도였다. 대충 자리에 가방을 놓아두고 김태형과 함께 주문하기 위해 계산대로 총총 향하며 맛있는 냄새에 숨을 들이켰다. 와, 밥 냄새.
"치즈 돈까스 2개요."
"태태 잠깐만.. 나 돈 좀 꺼내고."
"됐네요."
내가 살게.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는 나를 제지하며 김태형이 아주머니께 만원 지폐를 내밀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멀뚱히 김태형이 계산하는 것을 쳐다보다가 녀석이 나에게 내민 식판을 받고 나서야 바보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엉거주춤하게 김태형의 옆에 섰다. 이럴 때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얘가 이런 애였나 싶어 닫힌 입이 쉽게 열리질 않았다. 내가 녀석의 눈치를 보며 식판을 쥔 손을 꼼지락 거리자, 그걸 안 건지 김태형이 픽 웃으면서 내 머리 위로 손을 올려 찬찬히 쓰다듬는다. 매번 장난칠 때마다 하는 행동 말고, 되게 자상하게 쓰다듬는 게 느껴져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고갤 들어 김태형을 보자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던 건지 두 눈이 마주쳤다.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의 표정이 뭐랄까.
"반했냐?"
"아니거든."
"근데."
"뭐"
전정국이 나를 쳐다볼때 표정이 문득 떠오르는지.
"너 지금 어떤지 알아?"
"..."
"예전에 전정국한테 보여주던 얼굴."
"..."
"못생겼어."
시발, 그럼 그렇지. 김태형에게 뭘 바라는 건 턱도 없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답하는 김태형에게 대꾸해줄 맘도 없어 옆에서 장난을 거는 녀석을 애써 무시한 채 저 안에서 열심히 나를 위해 튀겨지고 있을 돈까스를 기다리기로 한다. 기다리는 지루함에 뒤돌아 식당 안을 둘러보며 앉아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와, 죄다 친구끼리 온 거네. 커플은 하나도 없어. 맞아, 그러고 보니 나도 그렇지.. 예전이었으면 학회를 핑계로 전정국과 만나서 따뜻한 봄 햇살 아래서 점심을 먹는 건데. 헤어진 남자친구 가지고 뭐 하는 건지. 전정국은 그래도 외롭게 보낼 봄은 없겠네.
"김아미."
"뭐."
"저기 윤기형 있는데?"
"..."
"반대편엔 전정국 뒤통수도 보이고."
"어?"
"쟤는 여자친구 놔두고 허구한 날 윤기형이랑 밥을 먹어, 무드 없게."
김태형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김태형의 말대로 학식을 먹으며 무어라 대화하고 있는 민윤기와 전정국이 보였다. 주위는 한 번도 둘러보지 않고 입만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그들의 앞에는 몇 번 밖에 건드리지 않아 보이는 식판이 있었고, 이미 식기도구를 아예 정리한 채였다. 민윤기가 무어라 말을 건네자, 전정국이 고개를 젓다가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고 무엇이 답답한지 머리를 쓸어 넘기다가 테이블 아래로 손을 내리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뭐가 그리 답답한 건지. 답답한 건 오히려 난데.
"김아미, 돈까스."
"어? 어, 어.."
내가 한눈판 사이 김태형이 내 어깨를 쥐고 제 앞으로 돌렸다. 갑자기 얼굴을 들이미는 김태형에 내가 놀라며 몸을 움츠리자, 녀석은 맘에 안 든다는 마냥 인상을 쓰며 손가락을 뻗어 내 이마를 꾹 눌렀다. 또 얼빠진 표정. 녀석이 나에게 식판을 쥐여줬다. 나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돈까스를 한 번 쳐다보았다가, 다시 한 번 더 전정국을 힐끔 보았다. 전정국은 핸드폰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쪽을 보고있던 민윤기와 눈이 마주친 건 순식간이었다.
"..."
![[방탄소년단/전정국] 전여친의 친구가 네 여자친구가 된다는 건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252/901cbb0e8a3dad7ae35cad93c53a7db1.gif)
뭐야.. 저 한심하게 쳐다보는 표정은.
"안가냐?"
"..."
"어, 윤기형."
나를 쳐다보고 있던 민윤기와 눈이 마주친 건지 김태형이 민윤기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다 갑자기 손을 들어 그쪽을 향해 흔들어 보인다. 뭐야, 김태형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
그냥 돌리지 말걸 그랬나.
"아미야."
"..."
"어쭈, 대답 안 해?"
전정국과 허공에 대고 마주친 두 눈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그건 전정국도 마찬가지인지 녀석은 나를 향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완전히 몸을 틀어 나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마주한 전정국의 얼굴에 굳은 것 마냥 녀석을 보며 자리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를 향한 시선은 잠시 뒤, 제 앞에 선 김태형에 의해 사라지고야 말았다. 고갤 들어 김태형을 쳐다보자, 김태형이 고갯짓으로 자리를 가리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거운 발걸음을 떼었다. 내 뒤에서 전정국의 시선이 문득 느껴졌다.
나는 전정국을 등지고 자리에 앉았다. 김태형은 내 맞은편에 앉아 내 뒤에 벌어지는 시선들을 보며 의자에 기대 칼을 집어 든다. 그리고 제 앞에 놓인 식판 위 돈까스를 천천히 자르며 입을 열었다. 김아미, 뒤에 윤기형 있어.
"다 들린다, 김태형."
"들리라고 한 거예요, 얘가 많이 얼빠져서."
"너나 전정국이나 정상이 없어. 김아미 너도 포함이야."
"..."
"하여튼 내가 뭐 하는 짓이냐, 이 좋은 날에."
허구한 날 전정국이랑 밥을 먹어야 돼. 아예 제 옆자리에 자리 잡은 민윤기가 제 식판을 끌어다 칼과 포크를 들고 제 돈까스를 썰기 시작한다.
"아미 너는 오늘 학회 모임 빠지는 거 금지야."
"안 빠져요."
"그래? 의외네. 안 갈려고 변명 찾는 줄 알았더니."
"너무하시네요. 선배."
"하여튼.. 말대답은 따박따박."
그사이 큼지막하게 다 썬 돈까스를 다시 제 앞에 밀었다. 그리고 썬 돈까스 중 가장 큰 조각을 포크로 찍어 제게 내민다. 나는 멀뚱히 민윤기를 보며 눈을 꿈벅 이자, 먹는 거까지 도와줘야 하냐며 미간을 찌푸린다.
"네가 잘 먹고 잘 지내야 내가 편해."
"..."
"여러 사람 걱정시키지 말고. 그러고 보니 진짜 살 빠졌냐?"
"..."
"걱정할만하네."
김태형 너는 얘 다 먹을 때까지 일어 서지 마. 알겠지?
김태형이 손가락으로 오케이 표시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민윤기는 턱을 괴고 내가 먹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하여튼 밉상이라며 내 이마에 약하게 꿀밤을 때렸다. 씨, 아픈데. 그렇다고 김태형에게 하는 것처럼 민윤기에게 맞대응을 했다간 보복이 두려우기에 집어 든 돈까스를 입에 우겨넣는 수밖에 없었다. 맞은편에 앉아 내가 먹는 것을 지켜보던 김태형이 재밌는 것을 보는 마냥 씩 웃었다. 뭘 웃어. 잘 먹네 우리 돼지. 저걸 진짜..
옆에 앉은 민윤기는 갈 생각이 없는지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품을 하더니 아예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누워버렸다. 김태형은 먹으면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고 나는 무작정 꾸역꾸역 먹기만 하고. 또 한 입 앙 물어 천천히 씹어 먹었다.
"체한다. 꼭꼭 씹어 먹어."
"안 그래도 그러고 있거든?"
그러고 보니 민윤기는 여기 있는데. 전정국은 어딨지.
"너 억지로 먹는 거 다 보여"
왠지 뒤에 있을 것만 같았지만 무작정 뒤돌아 둘러보지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또 궁금한 건 어쩔 수가 없는데. 그냥 잠깐만 뒤돌아보자. 그리고 다시 아무 일 없다는 양 먹으면 되는 거야. 나는 손에 든 포크를 꼭 쥐고 고개를 반쯤 돌리길 한참을 망설이다 딱 한번만 이라 생각하며 뒤돌아 전정국이 있던 자리를 살폈다. 녀석은 간 건지 자리엔 아무도 없고, 빈 테이블과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었다. 가슴아래로 부터 묵직한 무언가가 울컥 떠올라 훅 꺼지는 기분이었다. 무슨 기대를 한 거도 아니고, 그냥 살펴보기만 한 건데. 혹시나 싶어 주변을 샅샅이 살피며 전정국을 찾아보았지만 그 잘생긴 얼굴은 보이질 않는다. 예전에는 그냥 고개만 돌리면 옆에 서있는 전정국이었는데, 이제는 숨어서 몰래 훔쳐 보기만 해야 한다니. 문득 드는 서러움에 김태형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짝사랑도 아닌데. 그 쉽게만 보이던 얼굴이 이제는 보기도, 찾을 수도 없었다. 김태형은 내 표정을 보자마자 알아차린 건지 저 또한 표정이 굳어버린다. 그러곤 나의 얼굴을 보면서 끌끌 혀를 차더니, 제 돈까스 하나를 집어 나에게 내밀었다.
"이제 나한테는 대놓고 울상이야."
"그럼 아는 애가 너밖에 없는데."
"보는 내가 안쓰럽다. 이거나 먹어."
"..."
"많이 먹고, 오늘 모임 버텨야지 넌."
"..."
"어딜 가나 걱정시키게 만들어, 사람을."
김태형이 돈까스를 한번 더 들이밀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벌려 그것을 받아먹었다. 그제야 맘에 든다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제 앞에 포크를 내려두고 팔짱을 낀 채 나를 보는 김태형에 내가 눈을 깜박이며 녀석을 보자, 김태형이 고갯짓으로 옆을 가리킨다. 왜. 그에 아무 생각 없이 고갤 돌리니, 우리 둘을 아니꼽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괜한 민망함이 들어 큼큼 거리며 헛기침을 하니 꼴불견이라며 투덜거린다.
"형은 안 가요? 수업 없어요?"
"너네는 수업 없어? 정국이는 수업 있다고 쌩하니 나버리고 가던데."
"저희는 3시 수업이에요."
"그래? 그럼 난 학회실이나 가있어야지."
가서 좀 자야겠다.
느리적 느리적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멘 민윤기가 기지개를 키더니 나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어이, 과대.
"네?"
"오늘 꼭 나와. 전정국이랑."
"..."
"오늘 2학년 과대는 무조건 참석이야."
안 나오면 올해 2학년 알짤없어.
"그리고 태형아."
"네?"
"넌 다음에 정국이랑 같이 학회실 내려와. 잡일해야지."
"헐, 너무해요."
"둘이 할 거 엄청 많으니까 준비하고 와."
"..."
"아미 너는 조금 있다가 보자."
그때는 억지로라도 웃어. 잔뜩 걱정 들게 하지 말고.
-----
[암호닉]
뾰로롱, 됴종이 님 (하트)
너무 늦게 왔죠, 거기다 분량도 짧은거 같아....
소재 신선하다 해주시고 저는 엉엉 눈물만 흐릅니다...8ㅁ8..
이게 뭐라고 신알신도 하시고 추천도 하셨어..댓글도... 거기다 초록글 1페이지... 놀랬어요....ㅠㅠ
언제쯤이면 우리 여주와 정국이가 대화다운 대화를 할까요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저도 몰라!!!!!!!!! 사실 이게 다음화가 나올지도 몰랐어요......흑흑 이게 다 여러분 덕분 (?
태형이랑 이어질지 정국이랑 이어질지 윤기랑 이어질지 (? 는 저도 몰라..........................ㅎㅎ
추천해주세요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