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종인아 할애기가 있어"
큰맘 먹고 말을 걸은 나를 종인은 무표정하게 쳐다만 봤다. 여전히 마치 죽은 자들처럼 살기가 느껴지는 눈이었다.
"......무슨애기?"
"........그......."
애기를 할 수가 없다. 내 이상한 꿈에 너가 등장을 했는데 혹시 넌 인간이 아닌거니?따위의 질물을 할수 있을리가 없었다.
겨우겨우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게 됬는데 여기서 정신나간 소리를 하게 된다면 소문이 퍼질수도 있다.
"야아!!! 오늘 체육 운동장에서 한대!!!"
"우어어어어어!!!"
종인과의 대화에서 망설이는 사이에 반 아이들로 인해 교실은 어수선해 졌고 그와 동시에 종인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멍하게 있는 나에게 백현이 다가왔고 나도 체육복으로 갈아입느냐고 종인이 어디로 갔는지 생각할 틈이 사라졌다.
화창한 날이었다.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화창한 날에는 귀신들이 더 자주 나왔다. 덕분에 나는 축구를 하는 아이들 틈에서 혼자 괴로워했다.
도대체 이 학교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축구중인 아이들 틈에서 곳곳에 죽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그것도 꽤나 많이...
토할 것같았다.
"으아아악!! 아놔 씨발 나왜 갑자기 넘어진거냐?!!"
축구를 하던 아이 한명이 쓰러져서 무릎에 피가 철철 나자 아이들이 몰려서 양호실을 가야겠다는 애기를 한다.
내 눈에는 그 아이는 넘어지는게 당연했다. 홀로 운동장을 기어다니는 손이 그 아이의 발목을 잡아서 장난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안색이 안좋아졌고 그걸 눈치 챘는지 백현이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봤다.
"오늘은 유독 많은 거같네.."
"응... "
"소근거리는 소리가 무슨 갈때마다 들려...경수야 어디 양호실이라도 가있을래?"
"...그러는게 좋을거같아.나....토할것같애"
백현은 자신이 체육선생님께 허락을 맡겠다고 했고 나는 비틀거리며 양호실을 향해 갔다.
가는 와중에 근처에 서있는 꼬마귀신을 피하기 위해서 나는 화단쪽의 길을 택했다.
".....??"
이상한 일이었다. 갑자기 모든것이 고요해졌다.
축구를 하며 소리치는 아이들도
호루라기 소리도
죽은 자들의 차가운 속삭임도
무엇하나 들리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소름이 돋아서 주변을 둘러보자 어떤것도 있지 않았다.
방금 전에 본 꼬마 귀신조차 사라져있었다. 나만 세계에서 뚝 짤라진 기분이었다.
애써 소름을 무시하면서 양호실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나는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김종인이었다. 나는 약간 절박한 심정으로 달려가서 김종인의 어깨를 잡았다.
"저....김...김종인..."
"...너.......너...."
"...아니 그러니깐"
난 다급하게 종인의 어깨를 잡은 것이 민망해서 말을 더듬던 와중에 유독 김종인이 당황한 것을 발견했다.
"어...종인아 왜그래??"
"너 .....왜 여기 있는거지?"
"왜.....냐니?"
"하 지난 번껀 우연히 아니었나보지?"
"종인아 무슨 말하는 거야?"
종인은 어쩐지 자존심이 상한 듯한 표정이여서 나는 더더욱 이해 할수 없었다.
그 순간 종인은 갑자기 손을 들었고 나는 갑자기 쫄아서 혹시 때리는 건가 하고 움츠러 들었다.
"뭐하는 거지?"
"아...하하...아니 그냥"
종인의 손이 향하는 곳은 바로 옆에 있던 기둥이었다. 손이 기둥에 닿는다고 생각한 순간에 기둥은 마치 연기처럼 흩어졌다.
"이...이게 어떻게??.."
당황하는 나를 보고도 종인은 아무말 없이 발을 살짝들더니 '쿵'하고 땅을 치자 마치 커다란 돌덩이가 떨어진것처럼 구멍이 생겼다.
"여긴 내 공간이니깐"
"공간??"
"그래 니가 침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야"
종인은 진심으로 화난 표정으로 나에게 애기해서 나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약간은 화가나기 시작했다.
"왜...왜 나한테 화를 내는거야?..."
"화 안내"
'아......그래?'
나는 조금 무안해졌다. 연기처럼 사라진 기둥이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문득 어제 꾼 꿈이 생각이 났다.
그날의 꿈에서도 어두운 교실에서 종인만 남아있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곳'도 종인의 공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 될 무렵에 갑작스런 종인의 말에 나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이왕 이렇게 된거 한 가지 제안 할게 있어"
"응??...무슨 제안??"
"아마 너한테도 좋은 제안일꺼야"
"??"
"사자死者를 보는 눈을 없애 줄께"
도저히 믿을 수없을 만큼 달콤한 제안이었다. 수명과 함께 딸려온 쓸데없는 능력은 나를 항상 괴롭혀 왔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
"큭... 조건을 묻지도 않는구나? 꽤 다급했나보지?"
"조건이 뭔데?"
"간단해 니 정기를 내가 원할때마다 주면 되는거야"
"엥? 정기라니?"
종인은 말없이 씩 웃었다. 나는 알 수없는 말에 종인의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여전히 종인의 눈은 죽음의 색이 짙었다. 죽은자를 못보게 해준다는 말은 달콤했지만 종인의 눈을 보면서 왠지 모를 불안함을 느꼈다.
그때만 해도 나는 종인의 눈동자에 비치는 동생에게 잡어먹히는 신들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정기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시간이 꽤나 흐르고 나서 알게 되었다.
오늘은 공포보단 종인의 정체에 대해 좀더 알아가는 편을 적었답니다.
조금 누군지 감이 오시나 모르겠네요 ㅋㅋㅋ
아 슬슬 찬열이도 등장해야되는데... 언제가 좋을지..
ps 댓글 달아주신 분들이랑 (암호닉 백일사탕님, 앨리스님,스티치님, 로틱님, 마마님, 풍선님,허송님, 캐슈님) 사랑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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