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막내 너징 X 훈남 홈마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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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완아, 여기 봐!!!!! "
" 예리야!!!!!!!! 언니 쪽 좀 봐!!!! "
" 주현언니 ㅠㅠㅠㅠㅠㅠ 여기ㅠㅠㅠㅠ 좀ㅠㅠㅠㅠ 봐줘요ㅠㅠㅠㅠㅠ "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냐고 묻는다면 음악방송 출근길이라고 말해줄 수 있다. 레드벨벳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이렇게 출근길에도 사진을 찍어주시는
홈마스터 분들이 많아졌다. 서로 자기 카메라를 봐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악을 써대지만 그 사이에서 조용히 사진만 찍는 홈마도 있다. 누구긴, 세훈씨겠지!!
" 항상 예쁜 사진 찍어줘서 고마워요!! "
나름의 팬서비스라고 해야 하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니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나온다. 정말 내가 인기가 있는 가수구나라는 걸 실감케했다. 내 행동
하나 하나에 다 반응해주시니 내가 감사해, 안해! 하지만 내가 이런 말을 하던 말던 세훈씨는 셔터만 묵묵히 누르신다. 정말 나 좋아해서 사진 찍는 거
맞는지 이 쯤 되면 헷갈려진다. 그렇게 정신없던 출근길이 끝나고 음악방송 리허설을 하는데 본무대 못지 않게 팬분들이 좋아해주셨다. 그 사이에
홈마분들은 사진 찍기 바쁘셨고!
징어팩토리 @jingfactory
150320 Ice Cream Cake 징어
묘한 긴장감과 이제는 조금씩 생기는 여유로움과 함께 음악방송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트위터를 켜 보니 내 사진이 올라와있다. 언제 올리신 건지…!
끝난 지 세 시간 채 되지 않았는데 정말 빠르시다. 무슨 손에 모터 단 듯 ㅠㅠㅠㅠㅠ 홈으로 들어가서 다른 사진들도 보고 모두 다운받았다. 사실 내 컴퓨터에는
팬페이지 사진들로 가득하다. 너무 예뻐서 안 저장할 수가 없잖아요 !!!!!! 특히 징팩(징어팩토리)사진이 가장 많다. 워... 퀄리티도 대단하고. 조용조용히 있으면서
사진은 또 그렇게나 많이 찍으시고, 남자라 다르다는 건가.
* * * * *
" 야 오징어!!!!!!! 오빠 왔는데 인사도 안 함~~~~~? "
" 아 뭐래. 나가 사람 몰리잖아 ㅠㅠㅠㅠ "
" 오구오구 징어 우리 오빠 걱정해주는 거야? 고오맙다 징어야. "
이태민 개새기.... 샤이니 태민이요? 내 앞에서는 누워서 배 긁는 한낱 친척오빠일 뿐입니다만! 요즘은 샤이니 활동이 없다면서 허구한 날 레드벨벳 연습실이며,
행사며 쫓아다닌다. 덕분에 팬 분들은 사이좋은(?) 남매사이를 볼 수 있다면서 좋아하시긴 하는데 진짜 진 빠진다. 옆에서 말 끝마다 지가 오빠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지 오빠가, 오빠가 해대는 것도 그렇고 연예인이라는 특권으로 백스테이지까지 찾아와서는 의상가지고 놀리고 ㅠㅠㅠㅠ 빡빡한 스케줄에다가 오빠의 장난
까지 겹치니까 쓰러질 판이다.
" 수고했습니다! 1위 축하드려요~ "
그렇게 오빠의 괴롭힘 아닌 괴롭힘을 받고 무대에 올라가 첫 1위를 받고 내려왔다. 생각치도 못했었고, 그간 해왔던 것들과 멤버들과 함께 해온 게 눈에
스쳐지나가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무대 위에서도 울다가 왔는데 내려와서까지 울면 팬분들이 걱정하실까봐 대충 추스리고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계속 놀리는 이태민은 덤으로. 1위했다고 축하인사를 해주기는 했지만 그게 축하인사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니가 아니라 뭐 주현언니가 예뻐서 받은거라고~
뭐 예리언니가 귀여워서 받았다고, 슬기언니랑 승완언니가 노래를 잘해서 그렇다고~ 이제는 뭐 무시하는 게 일상이 됬긴 하지만 그래도 솔직히 축하받고 싶었는데
서운했다.
1위를 받았는데도 우울한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표현하면 안 될 것 같아 슬쩍
웃어주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평소에는 아무 말도 안하던 세훈씨가 나를 크게 부른다.
" 징어야!!!!!!! "
" ...? "
순간 화들짝 놀래 그 쪽으로 다가갔더니 나만 들릴만한 목소리로 조그맣게 말해준다. '1위 축하해. 며칠 전부터 계속 힘들어 보이던데 약이니까 받고. 항상 응원해.'
한 손에 봉투를 쥐어주고 어서 가라고 하셔서 다시 멤버들 곁으로 돌아왔다. 다른 멤버들도 팬들에게 선물을 받아주고, 팬서비스도 해주고. 나만 안 해주던 거였구나 ㅠㅠ.
새삼 미안한 마음도 들고 싱숭생숭했다. 그나저나 팬들은 내 컨디션까지 다 알아주고 있구나 ㅠㅠㅠ. 잠시동안 이태민이 놀려서 속상했던 마음이 세훈씨의
몇 마디에 사라졌다. 진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이렇게 받은 건 처음이다. 매번 SNS로 표현해주시기는 하지만 아직은 실감이 잘 안 났었는데 팬과 가수
사이가 아니라면 생판 모를 사람이 나에게 격려를 해주고 약까지 챙겨주는 건 처음이라 감동이였다. 아 진짜 오늘은 일기 써야겠네.
" 팬 분들, 정말 감사해요!!! 오늘 1위 여러분 덕이에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해요. "
벤에 타기 전 웃으면서 크게 외쳐주고 돌아섰다. 지금까지 못 해드렸던 팬서비스를 이렇게 해 드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이런 말이라도 안 해드리면 내가
찝찝할 것 같기도 하고. 벤에 타니 멤버들과 이태민이 잘했다고 칭찬해준다. 내가 그렇게 팬서비스를 안 해드렸던가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반성 반성
" 맞다! 아까 그 홈마한테 뭐 받은 거야? 귓속말도 하던데~~~~ 평소에 팬썹 잘 안하기로 유명한 징어가 말까지 해주고! "
" 아… 약 받았어. 생각해보니까 안 뜯어봤네. 막 안에 폭탄 있는 거 아냐? ㅋㅋㅋ "
" 뜯어봐, 얼렁. 나도 궁금하다 야. 막 안에 편지 있고 그러면 핵감동. "
" 내 말이. 근데 그거 준 홈마 징팩? 거기 아니야? "
SNS를 잘 안하기로 유명한 주현언니마저 내 홈 이름을 알고 있다니, 진짜 유명하긴 유명하구나. 오죽하면 홈마를 따라다니는 팬까지 생겼을까 ㅋㅋㅋㅋ.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뜯어 본 봉투 속에는 말 그대로 약이랑 작은 쪽지가 접혀져 있었다. 역시 남자라는 건지 꾸깃꾸깃하게 접힌 쪽지가 눈에 띄었다.
" 올, 징어~~~~. 남자한테 쪽지도 받고! 다 컸네, 다 컸어. 내가 교복 다림질 해주던게 어제 같은데. 약은 그냥 일반 약이네. 먹어도 되겠다. 쪽지는 알아서 읽으시고. "
리더 아니랄까봐 뜯자 마자 속에 있는 약을 꺼내 먹어도 되는지 확인하고는 놀리는 주현언니다. 아 진짜 무슨 남자는 남자야. 그냥 팬이지 ㅠㅠㅠ.
" 아 뭐래 언니.. 그냥 팬이지 무슨 남자야 ㅠㅠㅠㅠ 언니도 남팬들한테 많이 받으면서~~~ "
" 야, 그거랑 같냐. 오세훈 진심 개잘생겼잖아. 부럽네, 잘생긴 홈마 있어서! "
한시도 입을 가만히 못 두는 이태민을 무시하고 쪽지를 열어봤다. 살짝 펴 보았을 때 짧지 않아 보이는 쪽지를 다시 접고 숙소에 가서 찬찬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격처럼 글씨도 반듯 반듯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개발새발이다.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는 달라서 살짝 웃었는데 그걸 또 못 참고 멤버들과 이태민은 뭐, 연애편지?
사춘기 소녀? 북 치고 장구 치고 별 소릴 다 하고 앉아있다. 어우, 이태민 진짜. 다행히 매니저 오빠가 이태민은 이제 사옥으로 간다 말하고 그대로 벤을 출발시켰다.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주머니 속에 꼭 쥐고 있는 쪽지때문인지, 피곤해서 열이 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뜨뜻해졌다.
징어 팬 반응 |
오늘 징어 퇴근길 본 쨔람 ㅠㅠㅠㅠㅠ? | 이시대의징맘
하 ㅠㅠㅠㅠㅠㅠㅠㅠ 징어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징팩 홈마가 징어 아파보인다고 그 약 줬단 말이야?? 그거 징어가 받고 막 찡햇나보뮤ㅠㅠㅠ 벤 타기 전에 감사하다고 1위한 거 우리 덕분이람서.... 울애긔 팬썹 잘 안해주던 거 신경쓰였나 봄 ㅠㅠㅠ 마음도 이뻐... ㅜㅠ 이래서 내가 널 조아해...
뿌야 1 헐.... 징팩 홈마 오세훈 아니야? 복 터졌다 ㅠㅠㅠ
ㄴ 뿌야 3 ㅁㅈㅁㅈ.... 징팩 홈마분 진짜 부러움... 물론 얼굴도...
뿌야 2 으약갹ㄱ가갹가 어떠ㅔㅋ ㅜㅜㅜㅜ 징어야 ㅠㅠㅠㅠㅠ
뿌야 4 안 미안해해도 좋은데 우리 징어 ㅠㅠㅠ 마음도 깊어서....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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