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발버둥 치면 칠수록 나랑 닮아간다는 걸 왜 몰라 [EXO/김준면] 천사의 탈을 쓴 악마 00 나는 이미 너와 많이 닮아 있었다. 너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널 경멸하며 비웃었다. 넌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내게 더이상의 강요와 압박은 하지 않았다. 무언의 전조였던 것인가. 나는 까맣게 빛나던 네 눈과 마주할때가 제일 편했다는 걸. 뭘 그렇게 다 안다고. 다 안다는 듯이 날 가만히 쳐다보는 너는 내 눈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눈을 거둔다.아.숨이 턱 하고 막힌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 "사람의 목숨은." 너의 말끝이 한번 쉰다. 그러면, 내 숨도 똑같이 멎는다. 나는 가만히 네 일렁이는 목젖을 바라보다, 날 내려다보는 너의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나는 그때가 제일 무서웠어. 생각을 해야 하는데. 네가 질문하는 대답에 난 대답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난 네 숨결을 빼앗으려는 것 처럼, 네가 말하면 숨을 쉬었고, 네가 말을 그만하면 내 숨도 그만. "참 끈질기다가도, 연약해요." 나는 툭 하면 부러지는 연한 꽃대라고 생각했다. 생명은 연하고 가늘어서, 소중하게 다뤄야줘야 했다. 그래서 온실속에서 자랐다. 바람에 꽃잎이 떨어질 것만 같아 개화하지 않았다. 비가 머리를 짖누르고 올라오지 말라고 할까봐 싹을 트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종일 따듯한 곳에서 피어났다. "퇴원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어요." 배신감 이라고 해야하나. 원체부터 나완 상관이 없다는 미소에 나는 해바라기 처럼 닿을 수 없는 볕에 절망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 그간 목이 너무 아프긴 아팠지. 내가 무어라고, 나는 원체부터 꽃이 아니였는데. 나는 온실속에서 어쩌다 꽃 옆에 싹을 틔게 된 풀이다. 꽃의 영양분을 빨아먹고 간간히 생명을 유지하는 풀이다. 생명이 다 하기 전까진 씨를 뿌려야 하는, 생명이 짧은 풀. 풀에 나비가 날아들리가. 나는 그날, 돌팔매질을 맞은 것 처럼 온몸에 발작을 일으켰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 묵직한 돌 덩어리를 얹어놓은 것 처럼 머리가 하루종일 아픈 날이었다. 그 전날, 안정제를 수 없이 맞고서 이틀이 지난 뒤였다. 나는 그날 엄마에게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요구했고, 그것을 네게 말했다. "네?" 너는 믿을 수 없다는 눈치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내 입안을 살피던 너는 쇠 맛이 나는 막대로 내 혀를 꾹 눌렀다. "더 큰 병원으로 갈 생각이예요." 딱히, 놀랐다는 것 빼고는, 아쉬워 한다거나, 그리울 거란 잔치례는 하지 않았다. '그렇군요.' 로 일괄해 버리는 네 태도에 오히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픈건 특례라고 생각했다. 나를 돌봐주고, 나를 아껴주고, 나를 더 정성을 다해주는. 나에게 다정해주는. 멍청한 나는, 여기가 병원이란 걸 잊고 있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 나는 그날 큰 병원으로 갈 수 없었다. 나는 수술실로 급하게 옮겨졌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는 계단에서 굴렀고, 다리가 부러졌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 "아악!! 아아악!!"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자연스럽게 네가 내 병실로 들어왔다. 네 뒤를 따르던 간호사들이 날 뜯어 말렸고, 너는 날 가만히 내려다 보기만 했다. 진정하라던 간호사들의 비명어린 소리와, 내 악의 찬 소리가 일순,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 너는 가만히 날 보고 웃었다. 날 계단에서 밀던 그 얼굴로 웃었다. 아, 숨이 막혔다.
네가 발버둥 치면 칠수록 나랑 닮아간다는 걸 왜 몰라
[EXO/김준면] 천사의 탈을 쓴 악마 00
나는 이미 너와 많이 닮아 있었다. 너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널 경멸하며 비웃었다. 넌 그런 내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내게 더이상의 강요와 압박은 하지 않았다. 무언의 전조였던 것인가. 나는 까맣게 빛나던 네 눈과 마주할때가 제일 편했다는 걸. 뭘 그렇게 다 안다고. 다 안다는 듯이 날 가만히 쳐다보는 너는 내 눈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눈을 거둔다.
아.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
"사람의 목숨은."
너의 말끝이 한번 쉰다. 그러면, 내 숨도 똑같이 멎는다. 나는 가만히 네 일렁이는 목젖을 바라보다, 날 내려다보는 너의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나는 그때가 제일 무서웠어. 생각을 해야 하는데. 네가 질문하는 대답에 난 대답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
난 네 숨결을 빼앗으려는 것 처럼, 네가 말하면 숨을 쉬었고, 네가 말을 그만하면 내 숨도 그만.
"참 끈질기다가도, 연약해요."
나는 툭 하면 부러지는 연한 꽃대라고 생각했다. 생명은 연하고 가늘어서, 소중하게 다뤄야줘야 했다. 그래서 온실속에서 자랐다. 바람에 꽃잎이 떨어질 것만 같아 개화하지 않았다. 비가 머리를 짖누르고 올라오지 말라고 할까봐 싹을 트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종일 따듯한 곳에서 피어났다.
"퇴원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어요."
배신감 이라고 해야하나. 원체부터 나완 상관이 없다는 미소에 나는 해바라기 처럼 닿을 수 없는 볕에 절망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 그간 목이 너무 아프긴 아팠지. 내가 무어라고, 나는 원체부터 꽃이 아니였는데. 나는 온실속에서 어쩌다 꽃 옆에 싹을 틔게 된 풀이다. 꽃의 영양분을 빨아먹고 간간히 생명을 유지하는 풀이다. 생명이 다 하기 전까진 씨를 뿌려야 하는, 생명이 짧은 풀. 풀에 나비가 날아들리가.
나는 그날, 돌팔매질을 맞은 것 처럼 온몸에 발작을 일으켰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
묵직한 돌 덩어리를 얹어놓은 것 처럼 머리가 하루종일 아픈 날이었다. 그 전날, 안정제를 수 없이 맞고서 이틀이 지난 뒤였다. 나는 그날 엄마에게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요구했고, 그것을 네게 말했다.
"네?"
너는 믿을 수 없다는 눈치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내 입안을 살피던 너는 쇠 맛이 나는 막대로 내 혀를 꾹 눌렀다.
"더 큰 병원으로 갈 생각이예요."
딱히, 놀랐다는 것 빼고는, 아쉬워 한다거나, 그리울 거란 잔치례는 하지 않았다. '그렇군요.' 로 일괄해 버리는 네 태도에 오히려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픈건 특례라고 생각했다. 나를 돌봐주고, 나를 아껴주고, 나를 더 정성을 다해주는. 나에게 다정해주는.
멍청한 나는, 여기가 병원이란 걸 잊고 있었다.
나는 그날 큰 병원으로 갈 수 없었다. 나는 수술실로 급하게 옮겨졌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는 계단에서 굴렀고, 다리가 부러졌다.
"아악!! 아아악!!"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자연스럽게 네가 내 병실로 들어왔다. 네 뒤를 따르던 간호사들이 날 뜯어 말렸고, 너는 날 가만히 내려다 보기만 했다. 진정하라던 간호사들의 비명어린 소리와, 내 악의 찬 소리가 일순,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 너는 가만히 날 보고 웃었다. 날 계단에서 밀던 그 얼굴로 웃었다.
아, 숨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