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바꿔서 다시올려요!
병맛주의
약빰주의
수만 여고의 아침은 오늘도 활기가 넘칩니다.
또래 남자아이들 못지않은 건강한 체력의 여고생들은 무사히 교문을 통과해 교실에 착석하자마자 자신들의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합니다. 아침마다 하는 어제의 복습이자 여자들만 바글대는 여고에서 살아가는 행복의 이유거든요.
“야, 대박!! 겁나 잘 나왔어!!!”
아, 저기 엄청난 대포를 소지한 여학생도 보이는군요. 수만 여고에서 대포여신으로 유명한 3학년 변백희 학생입니다. 백희는 3년 내내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모공까지 보일듯한 고화질의 사진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포토북까지 내고 있습니다. 팔리긴하냐구요? 당연하죠, 아주 불티나게 팔립니다.
수많은 여고생들이 앓고 있는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수만 여고의 교사들이거든요.
수만 여고는 학교 내 시설이 좋기로 유명한 사립 고등학교입니다. 또래 아이들이 전부 그렇듯 학업스트레스를 군것질로 푸는 여고생들을 위해 영양만점, 맛도 만점인 급식도 유명하구요, 뛰어난 외모와 뛰어난 학생들 역시 많기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여자라면 모두들 가고 싶어하는 로맨스가 넘치는 남녀공학이 아닌, 생각만 해도 질색할 같은 성의 아이들이 가득한 이 곳을 굳이 오고 싶어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어요.
수만 여고의 교사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외모와 그에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기로 유명합니다. 어찌나 다들 얼굴이 그리 작고 주옥 같은지, 여고생들은 각자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기 바쁩니다. 그러면 성적이 내려가지 않냐구요? 물론 학교에 막 입학한 초기에는 교사들의 얼굴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어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적이 쑥쑥 오르는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왜냐구요? 거기엔 교사들마다 성적이 오르면 무언가를 들어주겠다던가, 무언가를 하겠다는 특별한 조건이 걸려있기 때문이에요.
지난 밤, 늦은 새벽에 잠이 들었어도 학교에서 자는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매순간 표정을 관찰하기도 바쁜데 잠이라뇨.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앗! 1교시를 알리는 종이 학교내에 울려 퍼집니다. 대한민국의 학생들이라면 모두들 싫어할 수업종이 수만 여고의 학생들에겐 오늘 하루 덕후끼를 시작할 스타트음으로 들립니다. 모두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이곳저곳 보이지않는 곳에 카메라를 숨겨놓습니다. 아무리 수업시간이래도 끓어오르는 본능을 참지는 못하나봅니다.
1교시가 뭐죠? 아, 수학이군요! 그럼 찬찬히 소개를 시작해보도록 할게요.
수학교사 김민석 |
교실 창가 쪽 가장 앞자리에 앉은 목소리가 우렁차기로 소문난 학생이 큰 소리로 소리칩니다. 덕분에 소란스럽던 교실이 찬 물을 끼얹인듯 조용해지고, 모두들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복도를 관음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종이 치기전 모든 창문을 열어 놓는 치밀함은 필수죠. 저기 복도끝에서 조그마한 체구의 남자가 계단을 다 내려와 교실로 걸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뭐야, 왜 혼자 오지? 여러명이 말 하느라 가득 섞인 목소리에 교실이 금세 소란스러워집니다. 중간중간엔 실망감이 섞인 목소리와 한숨소리도 간간히 들리네요.
“민석아~”
풀이 죽어있던 학생들의 얼굴에 다시 꽃이 피기시작합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중국어 교사 루한이란것을 바로 알아챘기 때문이에요. 민석이 바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봅니다. 교무실이 4층에 있는터라 계단을 급하게 내려온건지 루한이 숨을 가쁘게 쉽니다. 그러곤 자연스럽게 민석의 어깨에 팔을 올립니다. 헐, 당장 찍어. 학생들이 급하게 카메라를 꺼내 그 엄청난 장면을 찍기 시작합니다. 너넨 우리가 민다. 저 둘은 학교내에서 유명한 일명 중국어x수학 중수커플, 혹은 루한x민석 루민커플입니다. 왜 커플이냐구요? 그 이유는 점차 알게되실거에요. 루한은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복도를 걷는 내내 민석에게 말을 걸기 바쁩니다. 그 얘기를 듣던 민석은 그저 수학책을 손에 꽉 쥔 채 짧게 답하거나 간간히 웃어주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좋다고 웃는 루한을 옆 반으로 보낸 민석이 드디어 교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좋은 아침이야.” “안녕하세요!”
싱긋 웃으며 말하는 민석에 다들 빛의 속도로 카메라를 집어넣은 뒤 따라서 밝게 인사를 나눕니다. 아, 윽..억...하트어택이다, 진심. 가장자리에 앉은 루혜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고 짝꿍인 준희에게 몸을 기대자 준희가 짜증스럽게 몸을 털어냅니다. 지금 니 하트어택 들을 시간 없어.
요즘 민석은 하루하루 리즈를 갱신하는 중입니다. 오렌지빛으로 염색한 머리가 어찌 그리 잘 어울리는지, 수많은 덕후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민석은 예전에 통통한 볼으로 중국어 교사 루한에게 ‘빠오즈’ 라는 별명으로 불렸으나, 요즘 살이 많이 빠져서인지 볼이 핼쑥해져버렸습니다. 그에 학생들은 볼을 돌려내라며 울다가도 더욱 잘생겨진 외모에 아예 땅을 치며 오열했습니다. 민석은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수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탓에 처음에는 다들 잘 가르칠까 의심도 했지만, 헉 소리나는 실력과 조곤조곤 알기 쉽게 설명도 잘 해주는 탓에 학생들 모두 수학 성적이 쑥쑥 오르고 있습니다. 민석은 자신이 뚫릴 기세로 쳐다보는 학생들에 슬쩍 웃어주고는 뒤를 돌아 칠판에 문제를 열심히 적기 시작했습니다. 와, 저 생머리 찰랑거리는것 봐라. 나 오늘 여기서 죽을란다. 흔한 민석의 덕후중 한명인 루혜는 아까부터 턱을 괸 채로 민석을 구경중입니다. 작은몸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칠판에 적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그러다 맨 위에 공식을 적기위해 팔을 들었는데 저런, 닿지가 않네요. 무안해진 민석은 그 자세로 몇 초간 굳어있다가 어색하게 팔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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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교사 루한 |
중국어교사인 루한은 요즘 말하는 낫닝겐, 사람이 아닌 요정같은 외모의 소유자 입니다. 물론 그 요정이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무섭게 생긴 애들을 말하는게 아니구요, 정말 예쁘장하고 날개 달린 애들이요. 루한의 중국어 실력은 굉장히 유창합니다. 진짜 중국인이거든요.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며 유학을 온 루한은 오랜시간동안 있어서인지 한국어 역시 굉장히 잘합니다. 오히려 미술교사인 세훈보다 더 잘하는듯해요. 그래서 학생들이 루한의 성까지 붙여주었답니다. ‘김’루한으로요. 그러나 항간엔 망측한 학생들이 ‘조’씨 성을 붙여 장난스레 별명을 붙이곤 한다네요. 아, ‘비’씨도 있네요. 루한은 수만 여고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한 민석의 소문난 덕후입니다. 민석이 뭔가를 하기라도 하면 마치 자기가 아빠라도 된듯 좋아하곤 해요. 처음 루한과 민석이 수만 여고로 왔을 때부터 묘한 삘이 느껴지긴 했지만, 차가웠던 민석탓에 학생들이 모두 민석을 냉동만두라고 불렀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민석이 많이 풀어지기도 했고, 루한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온 탓에 남자다움이 강해져 그 후로 학생들은 자신들이 장착한 홈오렌즈 위에 원플러스원으로 하나를 더 낀듯한 착각을 하고 있어요.
중국어 교사인 루한은 사슴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도 새벽사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루한에게도 단점이라는게 있는데, 바로 얼굴을 잘못 사용하는것 입니다. 과학교사인 찬열과 함께 비주얼 투탑으로 불리는 루한은 세상 혼자 살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웃을 때마다 얼굴이 붕괴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체육교사 타오가 교사들 단체로 간 노래방에서 루한을 보고 미친개구리루한, 미개루 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답니다. 간혹가다 찍은 사진이 웃기게 나올 때면 다들 그 사진으로 일코를 하기 바빠요. 뭐, 그렇다고 잘생긴 외모가 가려지… 가려지네요.
아아―...아???????? 헐, 대박사건. 뭐라고? 민석이? 수학교사 김민석? 여학생들이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루한을 바라봅니다.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한 루한이 응, 우리 학교 민석이. 라며 한 번 더 강조를 합니다. 잠시동안 미술교사인 세훈이 취미로 자주 즐긴다는 영혼리스를 체험한 학생들이 정신을 차리곤 급하게 환호성을 지릅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 수찬모에 알려야겠어. 폰을 내지 않은 망측한 학생들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타자를 칩니다. 하, 현기증 난다. 루민 현게인증이라니…. 나의 가슴엔 회오리가 친다...★ 한 편 학생들의 갑작스런 존경스러운 눈빛에 루한은 그저 자신이 잘 못 말한건가, 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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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사 김준면 |
“야, 너 시 외웠어?”
역시나 준면은 출석부를 전부 부르고 난 뒤, 몇 명을 뽑아 시를 읽어보라 합니다. 다행히도 백희는 불리지 않았습니다. 경아가 아쉬운 표정을 짓네요. 준면은 다섯명의 학생들이 외워온 시를 듣고 환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하, 내가 이 맛에 시를 외운다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준면은 시에 심취해 말을 내뱉기 바쁩니다. 너무 좋다, 오늘 최고의 시는 백희. 다들 박수! 신나서 제일 크게 물개박수를 치는 준면에 백희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입니다. 반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박수를 받은적은 십구년 인생중에 처음 겪는 일입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 모든 영광을 고남순 오빠에게 돌립니다!!! 백희가 그제야 환하게 웃습니다.
그 시간 이후로 벌을 무서워 하는 김선생님, 겁준면(출저:수찬모)이라 전교에 바로 퍼진 사실을 준면은 모를겁니다. 아마, 영원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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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루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루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ㅋ
됬고 엑소 1위추카해~^♥^ 장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트하트
그나저나 한명당 분량을 너무 많이 잡았나봐요... 소개하는데만 한달 걸릴듯!^^ 아주신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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