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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전체글ll조회 1995

 

 

[리바이x나] 도화지

w.고블리

 

*이건 리!바!이!x나예요... 분명히 리바이가 있어여!!!!!

이게 왜 써져있는지는 읽으면 알겠죠..

 

 

 

 

 

 

 

나는 처음을 싫어했다. 모든것이 처음이고 익숙한 것 하나 없이 새로이 시작한다는 것.

나는 그림 그리는것을 무서워했다. 매번 교내 미술대회만 나가면 나가는 족족이 상을 타오지만, 그림그리는것을 무서워했다.

아니, 정정하자면 새하얀 백지장이 더 옳은 표현이겠지. 매번 그림을 그릴때 마다 나에에 주어지는 하얀 도화지가 무서웠다.

그 속에 무엇을 그려 넣어야 할지, 어떤식으로 해야할지 몰랐다. 그림을 그리는데 100을 소모한다면, 나는 첫 선을 긋는 과정까지 90을 소모한다.

시간, 노력, 고뇌, 두려움, 정성, 용기. 허나 90을 소모한다 하여도 그 도화지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매번 4개의 도화지를 샀다.

잘못되도 새로운 종이가 있기에 찢어버려도 좋으니까.

 

그게 인생에서도 해당되는 항목은 아니였다.

가장 두려워 하는 새학기마다 적응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나는 지금까지의 학교생활을 봤을 때 실패한적이 없었다. 항상 마지막에는 웃고있었다.

운 좋게 아는 친구가 붙어 삼삼오오 모여 새학기 첫날부터 술술 풀려가는 몇몇 아이들을 보자니 웃음이 나왔다.

 

불공평해.

 

누군가에게는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 도화지를 주고, 나에게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를 주다니. 이 어마어마한 차이를 모르는건지,

적어도 잘못됬을때 새로 그릴 수 있는 새 도화지 한정정도는 손에 쥐어줘야지 그 차이가 그나마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인생이 도화지 처럼

여러장이 있는것이 아니고, 단 한장의 도화지라면, 하나의 선으로 모든것을 망치는 것이라면 모두에게 하얀 종이를 주는것이 공평하다.

내게 새 도화지를 줄 수 없는것이라면. 모두가 뒤로 나가 새로이 자리를 배치받았다. 복도 쪽 기둥 옆 구석자리, 말걸기도 힘들 맨 뒷자리, 거기다 주위는 온통

밑그림 그려진 도화지를 해맑게 웃으며 가득 들고 온 이들. 최악이다. 짝궁이라 하는 아이는 개학식 첫날 부터 무단 결석. 앞으로 엉망으로 꼬인 학교생활이 눈에 선했다.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말도 제대로 붙여보지 못해 같이다니는 친구하나 만들지 못해 그날도 어김없이 홀로 반을 지키고 있었다.

모두들 체육 수업을 위해 점심시간부터 체육관에 모여 놀고있겠지만, 수업시작 10분전 예비종을 듣고 그제서야 체육복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 사이에서 나혼자 앉아있으면 너무 비참해질것 같아서. 반 창문에 모든 커텐을 치고 교복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맨몸에 솟옷만 걸치고 있을때,

그애가 들어왔다. 내 짝꿍. 당혹감에 급히 옷을 챙겨 입었지만 아무말도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가방을 책상위에 놓는 모습에 불안감을 놓았다. 쓸데없는짓이였지만.

그날은 혼자 체육관에 가지않았다. 그뒤로도, 항상 그애와 나는 같이있었다.

 

그애가 내 첫 친구이자 마지막 친구였다. 그날 이후로는 우리의 사이에 그 누구도 들이지 않았다.

우리를 건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항상 친한 친구들 여럿이 두루 모여 이야기 하고 반 아이들 전체와 친하게 지내는걸 좋아하고, 그리했던 내가 바뀌었다.

매일이 그애와 함께였다. '잘자, 내일 봐.'라는 그애의 목소리로 내 하루를 끝마치고 새벽부터 일어나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어두운 학교에 홀로 빛을 내뿜는

우리반 교실문을 열면 들리는 '안녕. 좋은 아침.'이라 말하는 그애의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 하루를 시작했다. 더이상 홀로 반을 지키는 일은 없었다. 일상이였다.

어색하고 낯선 그애가 내속에 스며들었다. 막을수도 없이 소리없이.

 

나와 그애는 매일 수업이 끝나면 교실에 남았다. 매일같이 나는 연필을 잡고 그애를 그렸다. 나는 그애를 그리는것이 좋았다.

유일하게 하얀 백지장이 무섭지 않은 순간이였다. 그림 연습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림을 그린다는 핑계로 그애를 관찰하는 것이 좋았다. 그 작은키도, 날카로운

눈매도, 작은 입술도. 아이들은 그애를 두고 너무 차갑고 날카로워서 다가갈 수 없다고 한다. 아마 99.9% 적의를 내뿜고 차갑게 대할것이라고. 나는 그말이 좋았다.

설령 그 말이 거짓이 아니더라도 0.1%의 따듯함을 나에게만 내어주는것이니까. 그말을 듣는 순간은 내가 그애의 전부가 된것같아서 좋았다. 나는 그애를 그리고 나면

그애에게 연필을 쥐어줬다. 그애는 당연하다는듯 날짜와 이름을 종이 구석에 써줬다. 그 따듯한 작은 손으로 쓴 그아이의 이름을 집에가서 몇번이고 만졌다. 혹시라도

이름이 번질까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리바이.' 하고 작게 써진 그 이름이 내 전부였다. 그애는 항상 내가 그린 그림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나는 항상 나중에,

나중에 하며 주지 않았다. 종이 모퉁이에 적인 그애의 이름만 잔뜩 번져 손자국이 나있는것을 볼까 두려워서.

 

그날도 어김없이 연습장에 그애를 그렸다. 딱 한면이 남았었다. 나는 그 마지막장에는 그애만이 아닌 우리 둘을 그리고 싶었다. 그날만은 매일 들여보내주지 않던

그애의 집에 갔다. 단칸방. 잠을 자고 일어날수만 있는 그만한 작은 공간. 나는 가방에서 꺼낸 즉석 카메라로 우리를 찍었다. 공책의 마지막 면에 방금 나온 사진을 테이프로

붙여놨다. 행복했다. 비로소 우리가 같이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침대에 걸터 앉아 우리 둘을 그리던 나는 그애가 잠이 든것을 몰래 카메라로 찍었다.

혹시나 번질까 조심히 교복 치마 주머니에 넣어 간직했다. 그애가 피곤하지 않도록 조심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공책의 마지막 면이 완성됬다. 이 수많은 페이지 중 유일하게

내가 쓴 그의 이름. 예쁘게 쓰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며 겨우 쓴 세글자. '리바이'. 내가 쓴 그애의 이름도 그애의 글씨 못치않게 괜찮은것 같다.

그애의 머리 맡에 공책을 남겨두고 현관문을 나섰다. 선물이였다. 그애가 그리도 가지고 싶다던, 나에게서 얻고싶어하던 유일한 그 그림들. 지금이라면 손자국 난 그애의 번진

이름도 보여줄 수 있었다. 아마 그애가 나에게 바라던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였을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애는 그 선물을 가지고 떠나갔다. 어디로, 언제 갔는지도 모른다.

나는 줄것이 더 많았다. 아직 줄것이 너무 많이 남았다. 숨겨둔것도 많았다. 이럴줄 알았다면 주지 말걸 그랬다. 그애가 내게 원하는 선물을을 받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도 내 옆에 남아있었을까. 그날, 겨우 도화지에 선을 하나 그었는데 도화지를 가져가 버렸다. 아직 그릴것이 많은데, 더 많은것을 그 안에 채워넣을것인데.

아마 그 도화지에는 선을 그으면 안되는것이였다보다. 이럴줄 알았다면 그리지 말걸. 그러면 영원히 도화지를 가져가지 않았을텐데.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 공책의 마지막 면에 붙인 그사진, 그 뒤에 써놓은 글을. 홀로 조용히 잠자는 그애를 바라보며 쓸지 말지 고민하던 나를. 나에게 모든것을 보여주고 떠나버린 그애를.

 

그애도 나를 기억한다면 한번정도는 나에게 찾아와 글에 대한 답을 해주기를.

 

 

'좋아해, 리바이.'

 

 

너를 보며 그리던 그림 밑에 너가 쓰던 너의 이름을 만지고 싶어.

설령, 그것이 내손에 번져 지워져버린데도 다시 한번 너의 이름을 만지고 싶어. 

 

 

 

-

--------------------

으앙 쥬금

아련아련한거 써보고 싶어서 써봤는데..ㅎ.ㅎ....??

 

약간의 실화가 섞인 아련아련 물....ㅁ7ㅁ8 잘가.....ㅁ7ㅁ8

+

이게 도대체 어디를봐서 리바이x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으면 리바이x나인거 잊어먹을ㄲㅏ봐 미리 알고 가라고 앞에 썼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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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우익때문에 쓸지말지 올릴지 말지 고민했는데... ㅠ 그냥 올릴래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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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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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ㅜㅜㅜㅠ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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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리바이ㅠㅠㅠ어디갔어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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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ㅠㅠㅠㅠㅠㅠ어딨어 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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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으ㅏ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리바이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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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ㅠㅠㅠㅠㅜㅜ리방ㅇ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읽어주셔수 감사해요♥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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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흐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 다음편은 없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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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넹...ㅠㅠ썰겸 단편으로 생각하고 쓴거라..ㅠㅠ 근데 이말들으니까 번외쓰고싶네여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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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써..써주시면 아..안될까요..??ㅠㅠㅠ뒷이야기라던가 리바이씨의 이야기라던가 보고싶..흐엉..ㅠㅠㅠㅠㅠㅠ좋다규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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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헉 갑자기 쓰고싶네여...ㅠㅠㅠ 한번 써봐야겠어어!!!ㅋㅋㅋ큐ㅠㅠ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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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저야말로 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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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겁나재밌어대박퀄리티쩌는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본것중에기억에남을꺼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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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읽어주시는것도 감사한데 댓글에 퀄리티에 기억에남는다니...♥♥ㅜ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사랑해요♥ 목요일에 시험만 끝나면 후편이나 번외구성해서 올건데 나오면 읽어주세요♡ㅠㅠ 댓글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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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ㅎ ㅓㄹ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할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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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헉 신알신 사랑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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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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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ㅜㅜㅜㅜ어디갔어ㅜㅠ 글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익만에서 오셨나봉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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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글잡 애니란 들어왔다가 이런 금손님을 발견하다니. 영광이라능!!!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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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리
헉...금손이라니....ㅇㅏ직 한참 부족하긔....읽어주고 댓글까지써줘서 감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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