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파 예쁜 간호사를 불러줘.
마이너만 쓰는 줄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
컾은 다 사랑입니다. S2.....
"헤어져."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서는 나를 넌 잠시동안 바라보고만 있었다.
*
우린 늘 그렇듯이 네 집 소파에 앉아 평소처럼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다 피곤해서 조는 내 머리를 너는 두어번 쓰다듬어 주고 그 손길에 기분이 좋아져 나는 또 네 팔에 기대며 웃었다.
오늘도 그랬다. 난 몇가지 간식거리를 사와 방에 잠들어있던 너를 깨우고 빌려온 DVD를 작동시키며 주전자에 물을 담고 버튼을 눌렀다. 일어난 너는 부스스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내 등뒤로 다가와 허릴 감싸안았다.
청바지 하나만 입은 네 귀찮음 때문에 허리에 맞닿은 팔은 뜨겁고 단단했다. 영화가 시작하자 넌 네 옆자리를 툭툭 쳐가며 내게 환하게 웃었고 난 한숨을 조그맣게 내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네 이름을 불렀다.
종인아.
응?하고 돌아보는 네 눈가가 보기좋게 휘어졌다. 리모콘을 잡고 톡톡대는 네 손가락을 보며 마른 입술을 축이고 물이 끓는 주전자를 힐끗대다 말을 꺼냈다.
"헤어져."
그 말 하나에 다정한 온기가 맴돌았던 공기들이 빠르게 흩어지고 식어갔다.
까맣게 나를 바라보던 네 눈이 무슨 말이냐는 듯 내게 물어왔고 난 한번 더 입술을 앙다물고 네게 단호하게 내뱉었다. 헤어지자고. 순간 탁-하고 꺼진 주전자는 미세하게 보글거리고 있었고 뜨겁던 그 물과 반대로 넌 차갑게 식어갔다.
"도경수."
낮게 울리는 그 목소리를 피해 나가려던 발길이 내가 그토록 사랑하던 네 크고 따뜻한 손에 붙잡혀 멈췄다. 네가 내 쪽으로 걸어올때마다 스치며 나던 그 바지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나 미치는 꼴 보고싶지."
한번 더 울린 그 목소리에 척추부터 뒷목까지 타고 올라오는 공포감이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종인아.
"내꺼잖아 너. 응? 그새 다른 새끼 생겼어?"
비꼬듯 말하는 넌 내 어깨를 세게 잡고 돌려 소파에 내동댕이 쳤다. 푹 꺼지는 그 소파에 내 손톱자국이 토독하고 박히자 넌 내 두 손을 잡은 뒤 거칠게 입을 맞댔다. 화풀이를 하듯 넌 계속해서 내 입술을 물고 뜯었고 그로 인해 터진 내 입술은 새빨간 피를 조금씩 밀어냈다.
늘 다정하던 네가 나를 이렇게 다룬다는 사실에 충격과 무서움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흑-하고 터진 울음에 눈꼬리에서 망울망울 눈물이 흘러내리자 넌 내 볼을 가볍게 감싸쥐며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더럽다는 듯이 네 손을 쳐내자 넌 결국 내 티셔츠를 말아쥐었고 고개를 내젓는 날 비웃듯 넌 그렇게 강제로 날 탐했다.
-
한참이 지났을까 눈을 뜨니 새까만 어둠 속에 축 늘어진 내 몸뚱아리가 보였다.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하나에 눈을 찌푸리자 주방 벽에 기대서서 날 내려다보며 넌 담배한대를 입에 물고있었다.
"일어났어?"
한번 씨익 웃던 넌 물을 가져와 내 앞에 내밀었고 고개를 내젓는 내 모습에 이를 꽉 깨물고 강제로 턱을 잡아채 물을 쏟아부었다. 숨 쉴틈도 없이 목구멍에 밀려들어오는 물줄기에 괴로워 눈이 뜨겁다.
"경수야."
"...우..윽."
"너 어디도 못가. 니가 어딜가."
울컥-하고 뱉어낸 물에 넌 씨발.하며 날 일으켜 안았고 몸을 떨며 네게 안긴 날 힘껏 품에 가뒀다. 날 또 어떻게 할까 무서워 숨을 죽이니 어깨를 타고 젖어오는 느낌에 눈이 커졌다.
넌 울었다.
가지말라고 우는 널 떨리는 손으로 끌어당기니 아이처럼 넌 내 품에 얼굴을 비벼대며 울었다. 내가 네 생일 선물로 주었던 그 청바지가 네 눈물에. 내가 뱉어낸 물에 조금 젖어있었고 나는 한참을 그렇게 무릎꿇고 우는 너를 당겨올려 꼭 안았다.
안가. 종인아.
아이를 달래듯 중얼거리는 내 말에 넌 내 허리를 더욱더 끌어당겼고 목놓아 울었다. 가지마 도경수. 나 버리지마.
그렇게 다짐하듯 네게 난 입을 맞췄고 넌 날 부서지듯 껴안았다. 사랑해 도경수. 사랑해... 주전자 물이 다시 끓고 있었다. 보글거리는 그 소리에 묻어놨던 내 마음을 끄집어냈다.
응. 나도...
*
그 날부터 나는 집밖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고, 조금 큰 네 셔츠를 입었던 날 보며 섹시하다 웃는 널 위해 난 오늘도 네 옷장을 뒤적였다. 내 인생따위 이미 김종인 꺼니까 이 안에 홀로 썩어 죽어도 난 행복해.
회사를 마치고 들어와 샤워를 하고 냉장고를 열어 맥주캔 하나를 가볍게 짚어 드는 네 옆모습을 난 몰래 훔쳐보다 너와 눈이 마주치면 프흐-하는 웃음을 내보냈다. 네가 회사에 나갈때마다 난 베란다에 쪼그려앉아 하염없이 아래를 내려다보았고, 넌 그런 나를 알고는 뒤를 돌아 한번 더 웃었다.
내 남자. 김종인.
혼자 중얼거리다 멀어져가는 네 잘빠진 뒷모습에 또 혼자 달아올라 미친듯이 드레스룸을 찾아들어왔다. 방안 가득 퍼진 네 냄새에 킁킁대며 옷들에 코를 파뭍었고 견딜 수가 없어 네가 새겨놓은 빨간 자욱들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홀로 숨을 헐떡였다.
네가 들어온 건 저녁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다. 할일이 없어 심야영화나 보자는 생각에 영화채널을 돌리는 내 손가락이 의미없이 리모콘 위를 나돌았다. 김종인 바보. 오늘은 일찍온다며 넥타이를 매주던 제게 짧게 입맞추던 그에게 병신같이 웃어보였던 제 볼을 쿡쿡 쳐대자 현관문 소리가 들려왔다. 종인이야? 하고 쪼르르 달려나가자 보이는 그가 아무말이 없다. 역한 술냄새가 코끝을 찌르자 눈이 가늘어지고 비틀거리는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무슨 일이야 종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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