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시오!교생실습>편과 이어집니다.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배경음악 소리를 작게해서 들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우와아아아아-!"
"아, 저는 도경수라고 하고요, 한달동안 잘 부탁드려요!"
"와 쌤, 몇살이에요? 애인있어요?"
"아 씨박, 개귀여워."
씨박? 존박 사촌인가요. 그냥 귀엽다고 해도 될텐데, 굳이 '개'까지야, 하하. 경수가 남자아이들의 엄청난 호응에 당황했지만 그들이 묻는 답에는 조근조근 답을 해줬다. 물론 경수가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져있는 반지를 흔들며 애인이 있다는 것을 밝혔을 때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아이들은 다시 경수에대한 질문을 끊이지않고 해댔다. 경수 역시, 고등학교 시절 첫시간부터 수업을하는 교생을 미친듯이 증오해 왔기 때문에, 첫 시간은 그렇게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
하, 여간 쉬운일이 아니네. 경수가 3층 교무실로 투벅투벅 들어왔다. 몇몇 선생님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아직 백현은 들어오지 않은 듯 했다. 경수의 곁으로 나이 지긋한 여선생님 다가와 물었다.
"어땠어요?"
"네? 아, 아이들이 참 활발하네요."
"그럴 나이대인데요, 뭘."
"하하, 네."
"야, 도경..!"
"?"
"도경수 선생님~"
지금 조용한 교무실에 당당히 문을 박차고 들어와 힘차게 도경수를 외칠뻔한 백현은 목소리를 낮추며 경수를 불렀다. 그토록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불리고 싶었던 경수였지만, 백현이 부르니 무척이나 거북스러웠다. 경수 역시 네~변백현 선생님~ 하며 그에게 가자, 백현의 표정이 싸해졌다.
"그릏그 브르즈 므르. 트 느은드.(그렇게 부르지 마라. 토 나온다.)"
"스든늠믈흐스느.(사돈남말하시네.)"
백현과 경수가 어금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그나마 학교에서 이런 농담거리를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둘은 감사했다. 피가 끓는 아이들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열정적이었다. 적극적으로 경수와 백현에게 호감을 표시하거나 장난을 거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백현은 낯가림이 전혀 없어서 이 자식이, 하며 그들의 말에 따박따박 대꾸했지만, 낯가림이 심한 경수는 어쩔줄을 몰라하고 금세 얼굴을 붉히고는 했다. 아이들은 그런 경수의 반응에 더 즐거워했다. 아침 조례시간까지 시달렸던 경수는 교무실로 들어와 핀잔을 늘어놓았다.
"어째 여기 애들이 우리 아저씨보다 더 변태인 것 같아."
"왜?"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즐겨."
"그럼 고통스러워 하지마."
"그치만 고통스러운걸요~ 백현선생님~"
"국어교육과의 입에서 비속어가 나오지 않도록 해주세요. 경수쌤~"
"그럼 너는 윤리선생님인 내가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나이는 귓구멍으로 먹은건지, 콧구멍으로 먹은건지. 다들 영혼만큼은 수정란이었다. 그때 학년부장선생님은 교직원 회의를 하겠다며 선생님들을 불러모았다.
"교생선생님들, 아이들이 수업 잘 따를 수 있도록 지도 부탁드리고, 이번주 금요일 재량시간에는 1년에 한번 있는 진로탐색 시간으로서 각 분야에 교수님들이나 학생분들이 오실테니깐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은 이 유인물들 종례시간 때 아이들에게 전달해주세요. 곧 수업시작 시간이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네."
선생님들의 대답을 끝으로 짤막한 회의는 끝났다. 백현이 무심코 진로탐색 계획표를 보았다. 그의 낯빛이 조금 어두웠다.
"야,야, 경수야."
"응?"
"이거봐.."
회색 유인물에는 '의예과 담당자: 박찬열, 건축학과 담당자: 김종인' 이라는 글씨가 명백히 쓰여있었다. 설마, 아닐거야. 동명이인일거야. 경수가 입을 파르르 떨며 이야기를 했다. 과연 이 인간들 이름이 그렇게 흔할까, 심지어 전공학과가 같을 정도로? 백현이 꽤나 논리적으로 분석했다. 두 사람의 표정은 보기 안타까울 정도였다.
"두 분, 수업 안 들어가세요?"
"아아, 네 들어가요!"
"네..들어가요.."
-
"아저씨! 아니죠?"
"야 박찬열! 아니지?"
백현과 경수가 집에 돌아와서는 각 각 종인과 찬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로가 시끄럽게 조잘조잘 떠들어댔다. 서로 조용히 하라며 통화를 하며 몸싸움을 하다가 이윽고 각자 제 방으로 들어가 통화를 했다.
"아저씨, 진짜 아닌거죠?"
"당연히 아니지, 나 그런데 갈 만큼 한가로운 놈 아니야."
"그쵸? 그냥 동명이인이겠죠?"
"그래, 경수야, 나 지금 좀 바쁘거든? 내가 다시 전화할게."
"알겠어요, 바쁜데 괜히 미안해요."
"아냐, 집에서 푹 쉬어."
"네, 일해요, 아저씨."
"야 말해봐, 맞아 아니야?"
"나 지금 수술 준비하는데 무슨 두부먹다 이 깨지는 소리야."
"너 진짜 우리 학교 안오지?"
"제가 왜 가오리요~"
"그치? 하 난 또."
"나 이제 수술 준비해야 돼, 자기."
"알겠어, 열심히 해."
"넵, 마눌님."
"까불어 또, 끊어."
동시에 방에서 나온 경수와 백현이 눈이 마주쳤다.
"우리 아저씨는 아니라는데?"
"나돈데."
"그치? 그리고 전공학과에 교수님이나 학생이 온댔는데, 에이 처음부터 말이 안됐었어."
"그래, 야 밥이나 먹자, 오랜만에 우리 중화요리 먹을까?"
"콜콜!"
-
"형님, 경수씨한테 전화 왔어요?"
"응, 거짓말하느라 죽는 줄 알았어, 우리 애기 거짓말하는 거 싫어하는데."
"전 들키면 그냥 물어뜯겨요."
"금요일날 가서 확실히 고삐리들한테 본때를 보여주자, 나 오늘 옷사러 백화점간다."
"올~ 멋져요, 형님. 아시죠? 우린 동맹이에요!"
"아. 그것까진 좀.."
"아, 형님!"
"하하, 그래. 금요일날 보자꾸나, 내가 병원으로 데리러 갈게. 1시 전까지라고 했나? 그럼 12시 쯤에 갈게."
"네, 들어가세요, 형님~"
이런 때에는 축이 척척 잘맞는 종인과 찬열이었다. 두 남자의 애인사수 작전의 계교는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백화점에 가서 대뜸 요즘 말로 간지가 나고 어려보이는 옷을 달라는 종인이나, 당직이라 병원에서 나갈 수 없는 찬열은 인터넷을 켜고 '남성 향수 베스트' 등을 검색하며 눈물없인 볼 수 없는 노력을 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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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찬이 학교까지 간걸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끊었는데 그러다보니 역시 짧으면서도 재미없는 이느낌!^^ 어쩌면 완결은 안쓰고 다른 썰로 찾아올지도 몰라요..흡..왜냐고요? 제맘이에요. 저 왕A형이라서 댓글 하나하나 잘 읽고있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똥글인데도 관심가져주셔서 정말이지 감사드립니다. 눈물이 나네요.(무미건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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