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응?"
"매점 가자며. 병신 또 까먹었냐 "
"아 맞다. 요즘 왜 이러지. 자꾸 까먹네."
따분하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학교에 오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걷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모두 따분해.
창밖으로 봄이라고 제눈에는 다 똑같은 꽃무늬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들을 보며
봄 타는건가. 하고 생각했다.
"도경수. 정신 차려 진짜 너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냐? 맨날 눈은 흐리멍텅해가지고. 내가 야동 작작 보랬지."
"아 그런거 아냐. 내가 너냐?"
한참동안 생각에 빠지고서는 자기가 차였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운동장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공을 차고 있는 남자를 보며 생각했다.
그래, 넌 항상 그랬었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내가 남자랑 사귄 것도 모자라서 차였다고 하면 넌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하네 종인아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자꾸 생각을 했더니 헛것이 보이는 건가. 쟤가 왜 저기있지?
"도경수"
"...어??"
"뭔 생각하냐. 혹시 내 생각?"
당황한 경수는 3초동안 생각 했다. 쟤가 저러는 이유는 두 가지야. 첫째는 나한테 미련이 남았거나
둘째는 정말 미쳤거나.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겠다.
"뭔 소리야. 너 누군데"
"섭섭하네. 아침에 싸웠다고 모르는 척 하는 거야? 나 니 남친이잖아. 자기야?"
혼란스러웠다. 꿈을 꾸고 있는 기분. 그러나 이건 꿈이 아님을 제 옆에 서 있는 종인의 표정이 제일 잘 말해주고 있었다.
빨리 무슨 말이라도 해야되겠어. 저러다 진짜 종인이가 오해하면 어떡해. 물론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경수의 입은 멋대로 움직여버렸다.
"응.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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