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도 꼭 함께 들어주세요
![[EXO/세훈] 꽃향기가 났다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2321/c2a44a9851e0e06af1fbbf5ba26bdd25.jpg)
나는 입술을 사리물었다. 내 앞에 다가선 네가 너무 밉고 또 사랑스러워, 어린아이 심술부리듯 고개를 푹 숙였다. 자꾸만 눈물이 방울져 뺨을 타고 턱을 흘러 발끝을 적시었다. 따뜻한 손이 축축한 뺨을 어루만졌다. 커다란 품이 다가왔다. 넌 말없는 날 가만가만 아이 달래듯 끌어안았다. 네 향이, 달콤하고 그리운 네 꽃향기가 났다. 그저 어디서든 네 향기만 맡으면 마음이 벅차올라 견딜 수 없을 만큼 행복해지고 설레어 왔었는데. 꽃향기가 이토록 서글픈 것이었나. 코끝만 스쳐도 그 지독함에 눈물이 줄줄 흐를 만큼, 이토록 애달픈 것이었나.
"왜 이리 울어, 마음 아프게."
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네 손을, 너의 품을 떨쳐내며 입을 떼려고 애썼다. 보고 싶었다고, 너무 외로웠다고, 하고싶은 말들이 혀끝에서 맴돌았지만 자꾸자꾸 쏟아지는 눈물이 말문을 막아 그저 무기력하게 서서 널 바라보았다. 그토록 바라왔던 시간이건만, 널 만나면 하리라 결심했던 말들은 모두 흩어져 재가 되었다.살아있구나. 살아있구나. 살아서, 이렇게 내 앞에 이렇게 서 있구나. 숨이 막히도록 예쁘게. 세훈아, 세훈아. 애틋한 마음으로 네게 손을 뻗으려니, 순간 깨질 듯 아파오는 머리에 다급하게 숨을 삼켰다. 품에 안은 온기가 점점 사라져갔다.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가지마, 가지마. 세훈아."
네가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다는 불안감에 난 그제서 겨우 헐떡거리며 힘겹게 한마디를 꺼냈지만, 넌 천천히 끌어안은 팔을 떼어 내게서 멀어져갔다. 간절한 외침은, 서글픈 내 눈물은 보질 않고. 마음이 몹시 저려왔다. 숨을 내쉬기조차 힘든 두통보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마음보다 날 달래주던 손길은 없어지고, 날 바라보는 네 시선이 더없이 무감각하다는 게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만나게 된 너인데, 또 다시 넌 이렇게 떠나가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흔한 말 한마디 없이. 나는 또 기약없는 기다림 속에 눈물로 널 그리워 해야하나. 이젠 견딜 수 없이 머리가 아파왔다. 난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꾹 삼켜내며 힘없이 비틀거렸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어지러운 귓가를 사납게 때렸다. 달콤한, 더없이 달콤한 꽃향기가 났다. 너의 향기였다. 자꾸만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참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넌 고개를 낮게 낮추고, 더 이상 날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잖아."
난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넌 알고 있었나.
네가 꽃이라는 걸.
눈물 젖은 무거운 눈을 떴을 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아.."
그들이 나를 찾아내었다. 텅 빈 방 안에는 지독한 꽃향기만이 가득했다. 너의 향기였다.
.
.
.
.
"창문 다 열고 현관문 닫지 마! 손수건으로 코 막고 숨 쉬지 마!"
굳게 닫힌 문을 부수어 열자마자 지독한 꽃향기가 흘러 나왔다. 마약성 환각제다. 젖은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강하게 틀어막은 후 멀찍이 떨어졌음에도, 희미하게 향기가 흘러들어올 만큼 많은 양이다. 치사량을 넘어서는 정도에, 혹여 이미 시신이 되지는 않았나 조심스레 들여다본 방 안에는 처연한 여자의 뒷모습만이 있었다. 방 한켠에 힘없이 주저앉아, 무엇이 그리도 슬픈지 듣는 사람마저 코끝이 시큰해지고 마음이 먹먹해질 만큼 서글픈 오열을 터뜨리고 있었다.
"보고 싶어, 보고싶어 세훈아.."
홀로 앉은, 텅 빈 방 안에 앉아.
너는 꽃인가.
숨 막히게 아름다운 너는,
어여쁜 꽃인가.
활짝 피어난 꽃인 너는,
왜 시들지 않는가.
왜 내게서 떠나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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