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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오백] 소년의 목소리 A | 인스티즈


5 월, 야간 자율 학습이 시작되었다.




너무 어둡지 않은 창문 너머엔 푸른 나무만 무성할 뿐, 귀에 거슬리는 소음은 없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억지로 시작된 자습 덕분에 집중하는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되었고, 애꿎은 필통을 정리한다거나 의미 없는 낙서를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백현도 마찬가지로 뒤통수를 긁적이며 알바비로 마련한 엠피쓰리를 꺼내 노래를 재생했다. 좋아하는 곡을 순차 재생으로 모두 듣고, 귀찮아서 삭제하지 못 한 철 지난 노래들을 흥미 없이 듣고 있었다.



노래를 좋아했다. 어린 백현을 재우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좋았다. 듣는 것도 물론 좋아했지만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목소리는 백현의 자랑이 아닐 수 없었다. 딱히 공부에는 관심을 못 느낀 백현이지만,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장기자랑이든 축제든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이런 행사가 있을 때, 귀엽게 생긴 외모와 의외의 가창력으로 유명인사가 되는 건 그에게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손으로 엠피쓰리를 만지작거리다 주위를 둘러봤다.



아, 저 새끼는 하루 종일 책에 얼굴 박고 있네.



쉴 틈 없이 바쁘게 펜이 돌아가고 있는 반장의 자리를 힐끔 한 번 쳐다봤다. 좋은 성적에 착한 인성까지 선생님 모두가 좋아하는 모범생이었다. 다른 애들은 하루 종일 학원에서 공부하거나 비싼 과외를 받는데, 반장은 야자를 빠진 걸 본 적이 없는 딱 선생님들이 안 예뻐하려야 안 예뻐할 수가 없는 아이였다. 까만 머리에 교복도 빠지지 않고 모두 완벽하게 차려입은 꼴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백현은 그런 반장을 보며 넥타이 없이 허전한 자신의 목을 한 번 매만졌다. 아까 종례 때 넥타이가 없다고 담임 선생님한테 까인 게 퍽이나 억울했다. 깜박한 걸 어쩌라고. 괜히 재수 없어서 반장을 다시 힐끔 봤다. 모두가 멍 때리고 있을 때, 집중에서 공부하는 걸 보니 왜 성적이 잘 나오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학원이고 과외고 저렇게 공부하는 애한테는 못 이긴다니까. 혼자 사교육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며칠 째 집에 가져가지 않은 것 같은 남의 체육복을 돌돌 말아 베개로 만들어 엎드렸다. 살짝 열었던 창문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아, 저걸 깨워 말어. 종이 친 뒤 다들 분주하게 가방을 정리하고 교실을 나서는데, 혼자 태평하게 자는 백현을 보니 반장은 웃음이 나왔다. 종소리가 작은 것도 아니고, 애들이 저렇게 움직이고 떠드는데 안 깨는 게 신기해서 계속 보고 있었다. 제 멋대로 말아진 체육복을 보니 말끔하게 달려있는 이름표가 보였다. 도경수. 체육 끝나고 선생님의 심부름 때문에 정리하지 못 해,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자신의 체육복이 백현의 손에 있으니 황당했다. 계속 보고 있자니 깰 생각이 없는 것 같아 볼을 쿡 찔렀다. 계집애처럼 뭘 바른 것도 아닌데, 하얀 얼굴인 백현을 보고 경수는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학기 초부터 자신과 달리 활발한 백현에게 관심이 많았던 경수였지만, 무뚝뚝하고 먼저 다가가지 못 하는 성격 때문에 멀리서만 봤어야 했다. 볼을 꼬집어도 백현은 일어나지 않았다. 말티즈 같다. 킥킥거리며 자는 백현을 괴롭힌 경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야, 변백현. 끝났으니까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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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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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문체도 좋고 내용도 좋고 오백 특유의 분위기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어요...♡ 시험 기간이라 우울해서 잠시 들어왔는데 좋은 글을 보고 나니 힘이 나네요. 뒷 이야기가 궁금하게끔 만드는 소설은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당. 'ㅅ'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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