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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 전체글ll조회 909

              

 

                                                                         [코일오] 인연, 그 알수 없는 이야기

                                                                                          W. 은수

 

 

                                                                                                      "이름이 무엇이냐?"

                                                                                         "....중궁전 소속 이태일이라고 하옵니다."

                                         태일은 다시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제가 해서 되는 말이 있고 안되는 말이 있기에. 엄연히 따라야 했다.

                     후회해봐도 늦었다. 이게 최선이었고 되돌릴 수도 없기에. 하루아침사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심지어 결혼도 안했는데 말이다.

 

 

 

 

               태일의 집안은 어렸을 때부터 형편이 괜찮은 편이었다. 잘나가는 가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양반집 자제였고 태일은 양반 답게 책읽기와 유희를 즐겼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이후로 형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하루아침 사이 바닥에 내려앉게 된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으신 어머니도

              쓰러지시고 말았다. 남은건 지체장애를 가진 누이와 자신. 집과 패물, 책까지 팔아봤지만 몇개월, 아니 몇일밖에 못 버틴다는 사실을 태일은 알아차렸다.

 

            하지만 태일은 일할 수 있는 조건이 못 되었다. 첫째는 양반집 자제로 자라 일을 할 줄 몰랐다. 태일은 어려서부터 움직이는 것을 워낙에 싫어했던지라 집안에서도

            동선을 줄이고 필요한 것은 하인을 시켰었다. 잘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일을 할 줄 알리는 만무했다. 둘째로는 체구가 너무 작았다. 키도 보통 여자보다도 작고 여리

            여리한 체형에 외모는 계집애마냥 하얗고 곱게 생겼다. 외모 때문에 낭패를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남장여자 취급을 받아 몹쓸 일을 당할 뻔한 적도

            있었기에. 양반가에 자리를 알아보려고 하니 자신의 외형을 보고 바로 안된다고 했던게 여러번이었다. 

 

             "이대로 가만 있으면 우리 식구 모두 죽을지도 모릅니다. 일자리를 알아봐 주십시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태일은 결국 양반댁 자제인 민혁에게 부탁을 하고 말았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자 민혁은 찻잔을 내려놓고 잠시 뜸을 들였다. 민혁은 행실, 성품이 모두 바르고

           단정한 이목구비에 여느 남자와 달리 거친 성품이 아닌 섬세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태일은 절박했다. 모든 걸 감수할 정도로.

            

           "사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게 별로 없어요."

 

            민혁의 얼굴에 낭패감이 서렸다.

 

              "궁에 자리가 있을 테지만, 천민을 등용시키는 자리는 없어요. 잘 아시잖습니까."

 

              "...그렇죠. 잘 알면서 제가 실례를 범했네요. 죄송합니다. 그럼 그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 하긴 민혁이 어떻게 도움을 주겠는가. 민혁도 그리 고위직 관리는 아닌것을. 사실을 알고도 도움을 청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자리를 서둘러서

            일어났다. 민혁에게 미안했다.

 

              "잠깐만요! 태일씨! 혹시 이런 자리라도 괜찮으시다면.. 하시겠어요? 태일씨라면 가능할거에요."

 

              "무슨 일이든 잘 할 자신 있어요. 어떤 자리든 괜찮아요. 부탁드립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궁의 관직에 천민은 등용을 안시켜요. 잘 아실테죠? 그렇다면 남는 일이.."

 

              "...무슨 일인데 그러시는 거에요?"

 

              "....궁녀입니다. 집안 내력으로 궁녀는 천민을 추천할 수 있어요. 물론 태일씨 의식주 다 제공되고 월급도 주잖아요? 마땅한 일은 이것밖에 없는 것 같네요.

              태일씨는 몸이 작고 여리여리하고 얼굴도 고우셔서 여자로 속이면 충분히..."

 

              "민혁씨!"

 

              저도 모르게 민혁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무례하게 굴었다. 자신을 위해 집안 추천서까지 써준다고 했는데. 자신을 위해 다 말하는 것일텐데.

              더 지체할 순 없다. 한시라도 빨리 돈을 벌어야 했다.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자신이 하지 않았는가.

 

              "아... 죄송해요. 생각치 못한 말에 놀라서 그랬어요. 민혁씨에게 화가 난 건 절대 아니에요. 전 오히려 감사드려야 할 입장인걸요. 저.. 해볼게요."

 

              "아녜요. 저도 이런 발언이 태일씨 심기를 건드릴까봐 머뭇거린거에요. 추천서는 오늘 출근할 때 써드릴게요. 일주일 후면 확인이 될겁니다. 궁에서요. 힘든 일

               있으면 꼭 말해요. 저도 고위직 관리는 아니라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요."

 

              "아 네.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재빨리 대답하고 서둘러 민혁의 집을 나왔다. 어쩔 수 없이 그러겠노라 대답은 했지만 싫은건 싫은거 였다.

              아무리 곱게 생기고 몸집이 여리여리하고 작아도 자신은 남자였다. 순간 눈물이 고였다.

              내가 이렇게 비참해져야 하나? 능력이 없어 여장까지 하게되나? 라는 생각이 태일의 머릿속에 가득차 있었다.

              나름 어릴 적에는 능력이 많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남보다 글짓기를 월등히 잘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남들에게 칭찬을 들을 때면 허영심에 쩔어 자신은 뭘 해도 될 놈이라고 생각했었다. 길가에 나앉아 물건을 팔던 상인들을 보고

              천하다고 생각했다. 난 할 줄 아는게 없는 머저리였다. 호구였다.

             

             "내가 이렇게.... 무능력한데 뭘.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등신새끼가.."

 

              태일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시간을 되돌렸으면 좋겠다. 모두 행복할 때, 근심 따윈 없었던 그때로.

              그렇다면 아버지가 억지로 중용을 가르치실 때도 얌전히 들을 수 있다. 지체장애인 누이를 데리고 꽃구경이라도 데려갈 수 있다.

              태일은 제 정신으로 있기가 힘들었다. 어느새 발걸음은 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녁이 어푸스름하게 다가왔다.

 

 

 

 

 

 

 

 

 

                                                       인스티즈에서 연재한 첫 팬픽입니다. 많이 읽어주시고 사랑도 주세요..♡

                                                       댓글 하나하나가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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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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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단해야겠네..ㅎ; 댓이 없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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