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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전체글ll조회 952l 2


나 진짜 너를 좋아하나봐. 
언제는 그 형아가 최고라더니…
야아, 남자의 과거는 묻어두어.
바보.
응, 나 바보.
지인짜 바보. 바보 싫어.
바보라서 미안해. 
뭐야…
바보라서 미안. 그러니까 싫어하지 말아.

형아, 나는 이 세상에서 형이 제일로 좋아. 그런데 말야, 형이랑 같이 있을때 드는 생각들이, 마음이, 나쁜거라고 했어.
형이 좋아했던 그 형아 있잖아, 그 형이, 내가 나쁜거라고 그렇게, 그렇게 말해서 나는 좋아한다고 말 할 수가 없어. 나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으니까. 
있잖아, 사실 말야, 난 그날에… 내 심장이 뛰는 걸 느꼈어.

네 손 잡아도 돼?
그런거 물어보지 마, 바보야.








Medusa
눈 마주친 그 순간이 끝이라더라 











003.



민호는 기범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것을 좋아했다. 단정하게 정리된 기범의 머리칼은 따로 관리라도 하는 듯 부드럽고 심지어 향기까지 나는 듯 했다. 처음에는 민호가 계속 제 머리를 건드리는게 귀찮아 고개를 뒤로 빼거나 손을 쳐내는 등의 반항도 했지만 그럴때마다 더욱 엉겨와서 볼을 비비는 식의 행위까지 일삼아 기범은 두 손을 들어버렸다. 민호는 정말이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일체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었다.

여느때와 같이 기범의 머리를 가지고 손장난을 치던 민호는 제 행동에 아무런 관심 없이 책장만 넘기는 기범의 태도에 곧 손을 내려놓고 그 까만 머리꼭지를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조그만 머리통이 꼭 한 손에 들어올 것 같아 잡아보려다 기범이 싫어할 것 같아 관둔다.


"범아."


민호의 부름에도 답이 없다. 기범은 항상 그랬다. 먼저 다가간 것도 민호였고, 먼저 말을 걸고 데릴러 오고 장난을 걸고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려 발악을 하는 내내 단 한번도 살갑게 대해준 적이 없었다. 민호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니까, 하고 그저 웃어 넘겼다. 참으로 속 편한 성격이었다.

민호는 기범의 양 볼을 감싸쥐고 저와 눈을 맞추었다. 미간을 찌푸린 기범은 소리없는 짜증을 내며 제 손으로 민호의 손을 떼어낸다.


"하지마."

"기범아-"


강아지 같은 눈으로 쳐다본다. 나 좀 봐줘, 하고 웃는 모습에 기범은 왠지모르게 울 것만 같았다. 기범은 절대 그 누구에게도 정을 붙이지 않을 거라고 다집했던 어린날의 기억을 되살렸다. 아무리 다가와도, 나는 네 앞에 선을 그을거야. 네가 아무리 선을 넘어서도, 나는 뒤로 물러서서 또 다른 선을 그을거야. 몰려오는 피곤에 기범은 눈을 감았다. 머리아파. 작게 말하자 민호가 기범의 뺨을 쓰다듬고 나가자, 한다.


"바람이라도 쐬고 오면, 나아질거야."


민호가 기범의 손을 잡아 끌었다. 기범은 못이기는 듯 따라 교실을 나섰다. 수업이 시작하기까지 단 5분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평소 성적에 꽤 관심을 쏟던 민호가 저때문에 나선 것 같아 기범은 약간 미안해졌다.


"내가 아는데가 있는데, 아마 네가 좋아할거야."


손깍지를 꽉 끼고 복도를 가로질러 가자, 몇몇 아이들의 시선이 그들을 향한다. 고개를 푹 숙이고 종종 걸음으로 가는 기범과 달리 민호는 당당하게 웃으며 긴 다리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나도… 응? 아아니, 그냥. 작게 나눈 대화가 파스락 공기중으로 흩어진다. 한때는, 나도 그런적이 있었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 개의치 않고, 뻔뻔하단 소리를 들으면서도 주변에 사람이 들끓던 그런 때가 있었어. 속으로 삼킨 말이 기범의 가슴을 찔러온다. 

3학년 교실이 늘어서 있는 5층에서, 민호는 구석에 위치한 음악실의 문을 열었다. 최근에 고등학교 수업 과정 중 예체능 과목이 빠지면서 쓰지 않게 된 곳이었다. 먼지가 쌓이고 정돈되지 않아 어지러운 공간에 민호가 저를 데려온 이유를, 기범은 알 수가 없었다.


"나 더러운거 싫어해."

"알아."

"근데 왜 여기야?"

"여기, 내 아지트 비슷한 거거든."


저기 만화책 보여? 저거 내 거야. 심심할때마다 와서 저거 봐. 그리고 거기 쿠션도 내가 낮잠 잘 때 쓰던거고… 아, 저쪽에 있는 MP3도 내 거야. 어디서 잃어버렸나 했는데 여기있었구나. 이리저리 손가락질을 하며 기범에게 설명을 늘어놓는 민호의 얼굴은 정말 즐거워 보였다. 


"그게 내가 여길 좋아할거란 말의 근거가 될 것 같진 않은데."

"음…, 곳곳에 내 흔적이 있는데, 좋지 않아?"


너, 나 좋아하잖아. 민호가 웃는다. 하하, 소리내며 웃고 기범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기범은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널 왜 좋아해. 항변하고 싶었지만 곧 터져나오는 울음에 막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눈물이 뚝뚝 바닥에 까만 점을 그리며 떨어진다. 


"어어,"


당황한 민호가 이상한 소리를 내뱉으며 얼른 제 손으로 기범의 눈물을 닦는다. 울지마, 울지마아- 진심으로 네가 울어서 속상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는 민호에 기범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항상 매사에 진심이었다. 맘에 없는 말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고, 말은 물론이고 행동 하나하나에 전부 진심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기범을 더욱 아프게했다.


"네가 바보라서 그래. 네가 바보라서…"


다른 애들처럼 호기심으로 다가왔다면 얼른 질려서 날 버리란 말이야. 제 입으로 말하기엔 너무 비참했다. 속으로 삭힌 상처들은 계속해서 그를 짓눌러 온다. 


"기범아."


민호의 긴 팔이 기범의 등에 닿았다. 살며시 저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는 민호의 손길에 기범은 더 서럽게 울음을 토해냈다. 


"미안해, 범아. 바보라서 미안해. 내가 바보라서 미안해."


비꼬는 것도, 장난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온 마음을 다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기범은 바르작 거리며 민호의 가슴께를 밀어냈다. 쉽게 밀려난 민호는 걱정스레 기범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너, 짜증나."


계속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민호를 흘겨본다. 곧 졸업이고, 졸업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져서 영영 세상에서 잊혀지려고 했다. 아니면 자신에게 이 빌어먹을 저주를 내린 사람을 죽이고, 스스로도 죽여버리고, 그렇게 지워지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상에 발을 들여놓은 한 사람이 자꾸만 그 다짐을 풀어지게 했다. 어리광 부리고 싶게 만들었다.


"나는 너를 좋아할 수 없어."


너를 좋아하면 안돼. 기범은 점차 사그라드는 감정을 추스리고 민호와 눈을 맞췄다. 슬픈 눈이었다. 민호는 몇번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며 망설이다 곧 스스로를 아프게 했던 그 말을 꺼내었다.


"김종현 때문에?"

"뭐?"


기범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나왔다. 민호는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제 머리를 긁적이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괜히 물어봤나. 반쯤은 후회하고 있었지만 계속 걸리던 의문을 뱉어내니 속이 시원하기는 했다.


"…응. 김종현 때문에."


단호하게 울려퍼진 기범의 대답이었다. 민호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기범의 손을 잡아 끌어내렸다. 엉거주춤하게 자세가 낮춰진 기범은 곧 민호와 어정쩡한 거리를 두고 쭈그려 앉았다. 차마 민호에게 할 수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렇게 또 삼켜내었다. 


"걔 키도 작고, 성격도 나쁘고, 공부도 못하는데. 내가 훨씬 괜찮지 않아?"

"넌 바보잖아."

"아아."


맞다, 나는 바보구나.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민호의 모습에 비싯 웃음이 새어 나왔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지은 웃음기 서린 표정은 사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잘 분간이 되지 않았다. 기범은 괜시리 옷을 정리하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언젠가, 나중에, 내가 용기가 나면 말야."

"응."


네가 날 완전히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종현이형, 이길 수 있게 해줄게."


내 열 두살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세상에 단 한 사람만 알고있는 그 이야기를.
 

"나 자신있는거 알아?"


네가 몰라서 그렇지, 내가 처음에도 멋지긴 하지만 갈수록 더 매력있는 스타일이거든. 너 한번 빠지면 못 헤어나온다? 어깨를 툭 치며 장난스레 말하는 민호에 기범은 하하 소리내어 웃어버렸다. 며칠새에 민호는 너무 빨리 기범의 안까지 파고들어갔다. 네가 이렇게 날 풀어지게 만들 줄 알았더라면, 그날 너의 웃기지도 않는 고백에 미련없이 고개 돌릴 수 있었을까? 기범은 제 손을 뻗어 민호의 다부진 손을 쥐었다. 


"우와, 너가 먼저 내 손 잡은거 처음인거 알아?"

"바보야, 그런거 말하지 마."


얼굴이 뜨거워 진다. 분명 새빨개져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입이 귀에 걸려서 제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 민호의 표정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커다란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껏 눈이 휘어져라 웃는 민호에게서 기범은 몸을 돌려 버렸다. 부끄러웠다. 


"기범아."

"으응."

"나, 네가 정말 좋은가봐."


문득, 종현이 생각났다. 꼭 이런 상황이 이전에 둘에게 있었다. 너를 정말 좋아한다고, 그렇게 말하며 손을 꼭 잡았다. 머지않아 차갑게 뿌리칠 그 손을 다시는 놓지 않을 듯이 꼭 잡았었다. 그랬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는 그 따스했던 손으로 기범의 뺨을 내리쳤다.


"나한테,"


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하지 말아. 이를 악물고 말하는 기범에 민호가 당황하기도 잠시, 기범은 다시 웃어보였다. 민호는 처음부터 느꼈던 그 위화감이 가시지 않음을 느꼈다. 아프게 하지 않을거야, 말해주고 싶었지만 단정할 수 없어 그만둔다. 

우리는 아직 서로에게 할 말이 많이 남았다.














***
개인 취향이 반영된 미노에요ㅠ_ㅠ
무조건적으로 다정하고 따스하고 배려심돋으면서 사차원적이며 눈치안보고 당당하고 뻔뻔하고 장난기 있으면서 남자답고 기댈 수 있는 그런 남좌ㅏㅏ
현실에는 없을 그런 남ㅈㅏ.....
다음에 들고 올 글은 4화가 아니라 3.5화가 될 듯해용
자꾸 나오는 기범이랑 종현이랑 진기의 과거 이야기를 쓰려구 합니다.
이름만 언급됐던 우리 태민이도 출연예정!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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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왕 일빠당ㅠㅠㅠ 밍키아련돋아요ㅠㅠㅠㅠㅠ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10년 전
독자2
기범이의 열 두살때 얘기가 뭔지 ㅠㅠㅠ 왜 종현이가 돌아서 버린 건지 궁금해요! 미노 캐릭터도 좋고요... 순정남이다 순정남
10년 전
독자3
이런 밍키 캐릭터가 참 좋아요ㅠㅠㅠㅠㅠ아련하면서도 다정하고.... 캐릭터들이 다들 참 예쁘네요. 기범이는 천성적으론 사람을 좋아하는 거 같은데. 널른 본래의 성격을 보고 싶어요ㅠㅠ
10년 전
독자4
와 작가님ㅜㅜ작가님 취향=제취향ㅜㅜㅡ다정하고 배려돋는데 사차원인 미노라니ㅜㅜ진짜 대박ㅜㅜ저울어여ㅜㅜ기범이랑종현이진기의 과거 궁금하네요.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그런 글이에요!그럼 다음편 기다리면서 작가님 화이팅하세요!
10년 전
독자5
밍키 이런캐릭터 너무좋아해요ㅠㅠㅠㅠ 작가님 민호취향도 제취향.... 엉엉 그럼 또 다음화보러ㅇ_<
10년 전
독자6
최다정은 진리죠ㅠㅠ 엉엉ㅠㅠㅠㅠ 전 기범이가 아닌데 왜 설레서 오타가자꾸날쿠요ㅠㅠㅠ 기범이 열두살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궁금.. 그렁 저도 다음화 보러 슝↗↗↗
10년 전
독자7
저도 민호 다정한것 참 좋아하는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호쒸ㅠㅠㅠㅜㅜㅠ
10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죠.....ㅠㅠㅠㅠ아무슨일이있었던거에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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