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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는 내 세상

w.앵








17.

 

범아.

왜.

그냥 돌아갈래?

뭐? 네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런 말을 다 하냐.

너 말야. 나 말고 너 돌아가라고.

…너는.

내가 어떻게 돌아가냐. 너 우리 아버지가 무슨 소리를 들으면서 해고당했는지 기억 안나? 얼마나 잔인하게 돌아가셨어야 했는지, 기억 안나냐고. 내가 어떻게 가. 난 못간다. 

그럼 나도 안가.

하지만 기범아, 너는 부모님도 있고.

너…야 말로 기억 안나?

뭐가.

그 날 내가 했던 말.

 

 

 

 

18.

 

참혹했다. 비위가 약한 기범은 몇번이고 올라오는 토악질을 참아내며 그 자리에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 버렸다. 바로 며칠 전만 해도 민호의 집에 놀러가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던 사람이었다. 참 자상하고 좋은 아버지였다. 굳은 신념으로 아들을 키워냈고 그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 단단하고 멋지게 자라났다. 그래서 기범은 그에게 항상 감사했다. 민호같은 멋진 아들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그 손을 붙잡고 말하기도 했다. 몇 안되는 자신들을 이해해주는 사람 중 하나였다. 기범군이라면 믿고 우리 민호, 맡길 수 있지. 그렇게 말하며 웃어주던 얼굴에 감동하여 몇시간씩 내리 눈물을 쏟았던 기억도 있다. 정말 착한 사람이었는데. 집 없이 떠도는 거지들에게 날씨가 춥다며 제 옷까지 벗어주고 돌아오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기자였던 민호의 아버지는 그 곧은 신념으로 항상 옳은 기사를 썼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뭉개져 버린 얼굴. 얼마나 맞았는지 다 터져 피범벅으로 물들었다. 군데군데 화상 자국도 보였다.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대체 이게 무슨 고문인지, 모두가 경악스러워 말을 잇지 못했다.

 

덜덜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민호는 제 무릎이 바닥에 쓸려 찢겨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죽은 아버지를 향해 기어가며 눈물을 쏟았다. 기다리고 있었는데. 분명 잘 돌아올 거라고 믿었는데. 옳은 글 하나 쓴 죄값으로는 너무 하잖아요. 울음으로 아무렇게나 튀어버리는 목소리가 우스꽝스럽게 울렸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너무 하잖아. 너무, 한데… 정말… 툭툭 끊기는 말이 곧 흠뻑 젖어 들어갔다. 차갑게 식은 손을 잡고 오열을 하는 민호의 뒷모습이 낯설어 기범은 차마 다가서지도 못하고 입을 꾹 막고 바라만 보았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이 얼굴을 적시고 목 언저리까지 간질이기 시작했다. 항상 내 눈물을 닦아주던 건 너였는데. 민호야, 나 지금 울고있는데. 네 뒷모습이 더 크게 울고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민호야."
 

가자. 멀리서 그 끔찍한 장면을 응시하던 진기가 다가와 민호의 어깨를 끌어당긴다. 가야해. 저 멀리 다가오는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을 가리키며 진기가 말했다. 너 여기 계속 있으면 큰일 나. 조금 더 세게 팔을 잡아 당기니 민호의 몸이 힘없이 딸려왔다. 

 

"큰 일이 나요?"
"그래. 요 며칠은 계속 집에 있는 게 좋겠다." 

"큰 일…"
 

이보다 더 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야? 커다란 눈에서 읽힌 절망에 진기는 숨을 들이키고 고개를 저었다. 네가 지금 느끼는 처절한 고통을 네 소중한 다른 사람에게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면 말 들어. 다리 움직여. 평소엔 살갑고 귀염성있는 진기지만 이럴 때에는 누구보다 형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틀대며 진기의 손에 이끌려 가던 민호의 시선이 기범을 향했다. 여전히 주저앉아 흙이 묻은 손으로 애써 눈물을 훔치고 있는. 

 

"기범이도 일어나."
"민호, 가고 싶어서 가는 거야?"
"뭐?"
 

민호야. 갈 거야? 아버지 두고? 네 아버지잖아… 기범의 말에 민호가 발걸음을 멈췄다. 빠르게 굳어가는 진기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범은 계속 말을 이었다.

 

"너 그냥 가면, 아버님 쟤들이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썩힐 거야." 

 

묻어드려야…하잖아. 기범이 말을 끝내기도 전부터 고개를 젓던 진기가 민호를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기범도 이끌었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 산 사람은 살아야 해. 애써 그렇게 말하지만 뒤로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점차 가까워져 얼굴을 보일 수도 있었다. 

 

"최민호, 너 너네 아버지 아들이라는 이유로 처벌 대상이야. 이렇게 쉽게 끌려 갈 거야?"

 

감옥에서 세뇌교육받고 정부의 개 노릇이나 하고싶어? 네 아버지 죽인 정부랑 짝짝꿍 할 거냐고! 진기의 외침에 완전히 일그러진 얼굴을 한 민호가 미친듯이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씨발, 아니야. 아니야. 나는… 왈칵, 다시 한번 눈물이 터졌다. 어찌나 세게 이를 악물었는지 치아가 흔들리고 씹힌 입 안의 피부에서 피가 흐른다. 악으로 떨리는 다리에 힘을 준 민호가 제 팔을 뻗어서 기범의 손을 쥔다. 나는 정부에게 복수 할 거야. 나는… 미친 이 나라를… 바로 잡을 거야. 

 

"너, 나랑 같이 갈 거야?"
"병…신아. 나는 네가 가는 어디든 같이 가."
 

그 곳이 지옥일 지라도. 네가 가야 한다면, 나도 갈래… 강하게 이끌린 손을 따라 휘청대며 걷는다. 멈추라는 목소리가 들려와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아갔다.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무언가 아주 사소한 거라도 바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이토록 끔찍한 괴로움 속에서 버둥거리지 않게. 아픈 건 우리로 충분하니까. 

 

 

 

 

 

 

19.

 

기범의 담배를 위해 들고 다녔던 민호의 라이터는 이제 화염병의 심지에 불을 붙이는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다. 방 안에 휘발유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음에도 민호는 묵묵히 새로운 병을 들고 와 그 안에 기름을 부었다. 이제는 묘하게 감정도 잃어버린 것 같은 민호를 바라보며 넷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한숨을 뱉어냈다. 

 

"나는 이게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어."
"잘 하는 건 아니지."
 

목숨 부지하고 싶으면 조용히 집 안에 처박혀서 죽은 듯 지내야지. 그게 잘 하는 거지. 태민의 날이 선 말에 진기가 꽁 하고 꿀밤을 때렸다. 그런식으로 말하지 마. 짐짓 엄하게 말하자 태민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어쩐지 혼이 나간 듯 보이는 기범의 등을 토닥이던 진기가 머뭇대다 민호의 이름을 부른다. 민호야. 가늘지만 분명한 목소리가 들렸을 텐데 민호는 답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제 할 일을 계속 할 뿐이었다. 가장 최근에 있던 시위에서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풍겨 솔직히 많이 두려웠다. 화염병이 날아다니고 누군가가 다쳐 실려가고 직접적으로 전경들이 움직여 시민의 등을 걷어 차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다음 시위를 준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민호를 보는 기범의 시선에서 걱정이 묻어난다. 

 

"범아, 너 담배 필터 탄다." 

"아."
 

역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담배를 얼른 비벼 끈 기범이 또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벌써 연달아 다섯 개비 째다. 그에 종현과 진기는 시선을 교환하다 진기가 기범의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빼다 종현에게 건네자마자 종현이 그것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뭐 하는 거야."
"너 그러다 죽어."
"진짜, 시위하다 죽는 게 아니라 폐암으로 죽어요."
 

둘의 말에 한숨을 폭 내쉰 기범이 담배 필터를 잘근잘근 씹었다. 차라리 그렇게 죽는 게 훨씬 속 편하겠다. 속으로 생각하며 피우던 담배를 대충 불만 꺼 씹어 삼켜버렸다. 놀라 바라보는 여섯개의 눈알들을 향해 손을 휘휘 저어버린 그는 입안에 남은 쓴 맛에 인상을 찌푸리며 방 안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앞만 보고 달리는 민호는 정말 멋지고 존경스럽지만 가끔 너무 불안하게 한다. 

 

"다들 피곤해서 그런지 상태가 별로네."
"짜증." 

"태민이 너."
"아, 짜증난단 말야! 다 죽을 것 같다고!"
 

칭얼대는 태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기가 슬쩍 웃는다. 그럴 땐 걱정된다고 하는 거야.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목소리에 씨잉, 하며 투정을 부리던 태민이 와락 진기의 목을 끌어안았다. 움찔, 종현이 제 자리에서 파드득 떨자 진기가 소리내어 웃는다. 다 괜찮을 거야. 다 잘 될 거야. 진기의 목소리는 신기하게도 어떠한 힘이 있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에 아주 좋았다. 입술을 뾰루퉁하게 내민 태민도 곧 진기의 품에서 떨어져 기범이 들어간 방으로 향했다. 난 잘래. 나중에 깨워 줘. 

 

"진짜 다 잘 될 거에요."

"어어, 미리 알려주지 말아요."
"그냥 한 말인데요."
"종현씨가 하는 말은 다 예언같단 말이야." 

 

그래도, 이번에는 그게 맞았음 좋겠다. 다 좋게 좋게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될 거에요. 정말요? 그럼요.

 

"우리도 어디 들어갈래요?"
"왜요?"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 봐. 종현이 말하자 꺄르르 웃는다. 난 모르겠어요. 턱을 괴고 고개를 갸우뚱 해보이는 게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지라 종현은 헛웃음을 뱉었다. 눈웃음 치는 것도 그렇고 말 하는 것도 그렇고 아주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네요. 제 시대에서 유행하는 말을 웅얼대다 슬쩍 자리에서 일어난다. 

 

"난 들어갈 건데 진기씨는 마음대로 해요."

"닭털 날리지 말고 다 사라져!"

 

나름대로 밀고 당기기 좀 해보겠다고 장난스레 말을 꺼내자마자 어느새 나온 기범이 빽 소리친다. 어이쿠, 과장스럽게 놀라는 척을 한 진기가 후다닥 종현의 팔목을 잡고 얼른 들어가자며 웃는다. 종현은 못이기는 척 걸음을 옮겼다. 스쳐지나간 기범이 남긴 잔 바람에서 짙은 담배향이 났다. 민호에게로 다가서는 기범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종현은 도로 진기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쿵 소리를 내며 닫힌 문 안에서 단 둘만이 서로를 보며 웃고있다. 

 

"짠." 

"왜 또 짠이에요?"


둘만 남았어요. 짠! 말하며 이불 위에 털썩 주저앉은 진기가 종현을 잡아 이끈다.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으니 또 눈을 마주보고 헤헤 웃는다. 종현은 그런 진기의 조그만 머리통을 냅다 끌어안고 뺨을 부볐다. 어떡해, 너무 귀여워요. 발개진 볼을 하고 저를 올려다 보는 진기의 코끝을 앙 물어버린다. 보들보들한 게 느낌이 좋아 슬쩍 혀를 세워 햝아보기도 한다. 

 

"종현씨 개 같아요."

"뭐요?"
"아니, 욕한게 아니라…"

 

알아요, 알아요. 품 속으로 폭 안겨들어 등을 쓰다듬는 손길이 좋다. 한참을 그렇게 말 없이 안고있던 둘은 곧 떨어져 이마를 마주대고 이어 입을 맞췄다.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 서로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깍지를 끼고 허리를 끌어 안는다. 다리와 다리가 얽혀들고 곧 이불 위로 쓰러지면서도 떨어지지 않는 입술에서 연신 마찰음만 들린다.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 중 하나였다. 다른 모든것이 산산조각이 나도 제발 영원했으면 하는 시간. 종현은 마지막으로 진기의 아랫입술을 강하게 빨아들이고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을 뗐다. 온통 붉은 얼굴이 눈 앞에서 갸웃갸웃 거린다.

 

"왜 가만히 있지를 못 해요?"
"부끄러우니까요!"

 

그러더니 작은 손으로 얼굴을 폭 가린다. 아, 이 귀여운 생물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래도 은근슬쩍 상의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허리춤을 쓰다듬자 매섭게 처내는 손길은 별로 안 귀엽다.

 

"아 왜요오…"
"종현씨 스무살 넘을 때 까지 안돼요."
"아아…"
"애교부려도 소용없어요! 귀엽지만, 무지 귀엽지만, 그래도 안돼."
 

아 진짜 귀여워. 서로를 귀여워 하던 그들의 달콤한 시간도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바로 문 밖에서 눈물을 쏟고있는 다른 둘은 생각지도 못한 채.

 

"조금만, 조금만요."

"안된다니까!"
 

진기가 외친 소리가 아니었다. 문 밖에서 터진 고함 소리에 놀라 눈을 껌뻑이던 진기는 빠르게 방 밖으로 나가는 종현의 뒤를 쫓아 움직였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민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런 그의 앞에 놓인 흰 종이도 보였다. 그리고 민호의 손을 꾹 잡고 울 것 같은 얼굴로 연신 안된다며 고개를 젓는 기범도 보였다.

 

"무슨 일이야?"
"형, 얘 좀 말려봐. 미쳤어. 멀쩡한 손가락을 자르겠대."

"자르는 게 아니라 찢는 거야."
"그게 그거지!"
 

어떻게 그게 그거야. 자르면 똑 떨어져서 다시는 붙일 수 없고 찢으면 언젠가는 다 나아서 멀쩡하게 움직일 수 있어. 쓸데없이 진지하게 설명하는 민호의 뒷통수를 후려갈긴 기범이 기어코 눈물을 쏟는다. 너, 네 몸에 상처내면 죽여버릴거야. 진짜야. 

 

"의지를 보여주는 거야."
"이미 많이 보여 줬잖아! 그래봤자 정부는 눈 하나 꿈쩍 안한다고."
"다른 사람들. 아직 동참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야. 우리와 함께 하자고."
 

제법 강하게 기범의 팔을 뿌리친 민호가 제 검지 손가락을 입 안에 넣는다. 그리고 말릴 틈도 없이 이를 악 물고 손을 확 뺐다.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입 밖으로 나온 손가락은 피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직 모자랐는지 민호는 재차 제 손가락을 다시 한번 더 찢어냈다. 곡 소리를 내며 우는 기범의 등을 끌어안은 진기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민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제 종이 위에 글을 쓰고 있다. 군사정권은 물러나라. 새빨간 글자가 하나하나 쓰일때마다 기범의 떨림이 더 심해졌다. 이 병신, 진짜 제 정신이 아니야. 중얼대면서도 급하게 손수건을 꺼내 민호의 손가락에 대고 꽉 누른다. 금새 피로 젖어가는 손수건에 또 눈물을 흘리며 기범은 민호의 팔을 퍽퍽 쳤다. 

 

"죽어, 진짜. 그러다 죽어어…"
"손가락 하나 잘린다고 안 죽어."

"병신아, 내가 죽는다고!"

 

아, 어지럽다. 나 치지 마. 이러다 죽겠네. 민호의 말에 또 행동을 멈추고 숨을 들이킨다. 어지러워? 머리 아파? 약이라도 가져올까? 걱정어린 말에 씨익 웃은 민호가 기범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괜찮아.

 

"영화를 찍는구만, 진짜."
 

어느새 방에서 나와 이 장면을 보던 태민이 말했다. 이번에는 진기도 고개를 끄덕였다. 

 

"민호 너는 제발 네 몸 좀 소중히 해."
"알아서 할게."

 

알아서 못하니까 그러지… 훌쩍이던 기범이 어느정도 멎은 피에 손수건을 떼어내고 민호의 엉덩이를 뻥뻥 차며 일어나게 했다. 씻고 제대로 치료해, 멍청아. 

 

 

 

 

 

20.

 

보고싶어요.

그럼 봐요.

나 시험기간이라.

아, 연하는 이래서 안된다니까.

헉 지금 뭐라고 한거에요?

네?
나 상처받았어요.

투정 부린 거에요. 너무 보고싶어서.

근데 우리 아직 못본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이틀이나 못봤잖아요! 종현씨는 너무 무심해.

아니, 그런 말이 아닌데요.

알아요. 보고싶어요.

나두요.

사랑해요.

나두요.

나두요 말고 사랑해요 해줘요.

응, 사랑해요.

아 진짜 작작 하라니까!

에?

태민이에요 태민이. 얘가 오늘따라 왜 이런담? 여튼! 곧 봐요.

네. 이따 봐요. 다시 한번 더 사랑해요.

아잉.

 

아 미쳤나봐. 아잉이래. 종현은 차마 책을 덮지 못하고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아, 아잉! 오늘 시험도 잘 보기는 글렀다. 도저히 교과서에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얼른얼른 마치고 돌아가야지. 기말고사만 끝나면 곧 방학이니 정말 가서 살다시피 해야겠다. 사랑스런 연인이 있다는 건 정말 좋지만 또 동시에 너무너무 좋지 않다. 볼 수 없으면 죽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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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올빼미입니다 ;0;...오늘도 앵님의 문체는 저까지 동화시키고 그러니 읽는 제 맘도 따라 불안해지고...ㅠㅠㅠ엉엉...
기범이 마음 이해가 갑니다...민호는 자꾸 앞으로만 나가니 불안한게 당연ㅠㅠㅠ...내가 죽는다고 하는게 안타까워 그저 애만 타고ㅠㅠㅠ
전에 현유는 달달로 가신다는 답글 주셨는데 진짜 달달해서 죽을 것 같아요...개 같다는 대사에서 터진 저ㅋㅋㅋㅋㅋㅋㅋ껄껄
그리고 우리 태민이ㅠㅠㅠ태민아...오늘 편은 아가같은 모습이 더 많이 보여서ㅠㅠㅠ뭔가 불안해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이번 글은 앵님 글 중에서도 특히! 앵님 문체를 막 이렇게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서 전 너무 좋아요ㅠㅠㅠ보는 사람 애타게 하는 건 이번이 최고...
게다가 연재 텀도 빨라서 행복해여ㅋㅋㅋ알림만 뜨면 제가 잔뜩 벅차버렷...여튼 다음 편 기대할게요 X)

10년 전
독자2
현유랑 밍키랑 분위기가 정말 상반되네요..
종현이랑 진기는 보고있음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데
민호랑 기범이는ㅠㅠㅠㅜㅠ 안타까워요ㅠㅠㅠㅠ 으어어ㅓㅓ
태민인 짜증나 하는거 왤케 귀엽죠ㅠㅠㅠ 말로는 저러면서 걱정하고 있구ㅠㅠㅠㅠ
에구 너무 좋네요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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