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바람에 폴폴댄다. 장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예쁜 봄이다.
이상하리만치 차분하다. 눈물 한방울조차 나오지 않는다.
더 이상한 건 내 옆에서 사형대를 살피는 사람이 경수가 아니라는 것. 알 수 있었다. 날 죽이는 게 경수가 아니라는걸.
"사형수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는가."
교도관은 내 목에 줄을 걸었고, 내 눈동자는 경수를 찾으려 더 바삐 움직인다.
날 죽이는 게 경수라는 것만으로 버티고 버텨왔는데.
"변백현."
평소처럼 차분하게 뛰던 심장은 불규칙적으로 뛰어대고 있었고 숨소리는 거칠어졌다. 온몸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갔다.
경수야.
"네."
날 죽여줘야지. 어딜 간 거야. 얼굴이라도 보여줘.
옆에선 교도관이 줄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방금의 불안감은 꿈인 듯 차분해져갔다. 더러운 몸부림 같은 건 없었다.
그냥, 정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아니, 경수야 이런 내 모습을 보지 않아줘서 고마워.
네가 날 죽이면서 죄책감에 고통받지 않아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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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 뎨둉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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