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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건 00 | 인스티즈

 

 

저는 아직 도경수를 용서하지 못 했습니다.

 

 

 

***

 

 

제게는 친구가 있습니다.

 

 

겨울에 태어나 7살을 다 못 채우고 학교에 온 친구였습니다. 성질 급하게 학교 온 탓에 다른 애들이 구구단을 외울 때 자기 혼자 일 년 동안 꼼짝없이 수를 일일이 더하며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만 했습니다만, 특별히 몸 어딘가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그런 잔병 치례는 없었습니다. 오는 감기 가는 감기 가리지 않고 다 걸리기는 했지만 조퇴 한 번 없이 자랑스레 개근상을 받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다만 친구로써의 걱정이 있었다면 반 아이들이 다 어울려 놀 때, 나보다 어리다는 유치한 이유로 어울리지 못 하고 7살 때 부터 지금까지 저만 쭉 따라 다녔습니다. 제가 억지로 그 애를 운동장에 데려가 축구를 하고, 강당에 데려가 농구를 시켜도 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로 어울리지 못 했습니다. 성인이 된 지 한참이 되었고, 성인식이야 남자들이 그렇듯 술로 떼우고 만 것이 오래인데, 여전히 제 친구는 여전히 7살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지 작은 일에 상처를 받아도 털어내지 못 하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울어 버립니다. 스물도 넘은 남자가 자기 친구에게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웃지 말아주세요. 친구 마음이라는 것이 어차피 으레 같지 않습니까.

 

 

스스로 말하기도 속상한 것입니다만 친구가 중학교 시절에 맞아서 얼굴이 퉁퉁 부어 학교에 온 적이 있습니다. 운동 신경이 원래부터 딱히 좋지는 않았던 친구고 그래서 태권도나 검도 같은 것을 왜 배우지 않았냐고 괜히 핀잔을 줄 정도로, 친구의 몸과 얼굴에는 생채기가 가득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끔찍하게 아파 보여서 다짜고짜 비명을 지렀습니다. 그러나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아,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움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차 있는 주제에 울지 않으려고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견뎌내는 모습이 안쓰럽더군요.

 

 

 

속상한 마음에 대체 무슨 일로 맞고 들어온 것이냐고 물어보았지만 친구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윽박지르기도 했지만 마찬가지로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속상하더군요. 친구의 말에 의하면, 친구는 기억하기도 힘든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이혼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가족이라고는 오로지 엄마밖에 없는데, 친구는 엄마도 그렇게 따르지 않습니다. 저만 그렇게 따르던 친구가 이렇게 다치고 오다니. 결국 키도 비등비등한 주제에 꼭 끌어안고 부끄러움도 모르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체면도 다 잊어버리고 그렇게 한참을 안고만 있었습니다.

 

 

 

친구는 처음 보는 내 행동에 당황 하더군요, 하기야 원래 주어진 저의 모습은 이게 아니라, 당차고 활발한 모습이었으니깐요. 내 눈물이 고이는 걸 본 친구가 그제서야 우물쭈물 말했습니다.

 

 

자신이 나만 따랐다고 다른 친구들이 놀렸다고 합니다.또한 친구가 나를 좋아했다고도 합니다. 그 말을 듣고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리하여 싸웠다고 합니다. 안 쓰럽게 작은 몸과 마찬가지로 큰 눈으로 눈물을 잔뜩 흘러내리면서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게 나쁘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다시 한 번 꽉 껴안아 주었습니다. 친구와 나는 함께 부둥켜안고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어째서 그때 도경수가 제게 진심이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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