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선덕여왕 (OST) - 덕만테마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나라답게, 이미 꽃이 다 지는 시기가 왔음에도 이 수국의 궁의 꽃만큼은 아직도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궁에서도 이 곳의 왕이 가장 신경 쓰고 역대 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이 나있는 세자의 침소에서는 현재 가장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세자빈 간택으로 인해, 별로 신경을 쓸 일이 없는 세자인 민석 또한 은근한 두근거림을 느끼고 있었다. 침소 안에 가만히 있으라는 상궁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질 않고 어릴적부터 자신을 보필하던 내관 한명을 내리고 자신의 침소를 빠져나와 세자빈 후보들이 온다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 세자저하, 정말로 가실 생각이십니까? "
" 제 부인이 될 사람을 지아비로서 보러가는 것인데, 안 될 것이 있겠습니까. "
민석이 방긋 웃으며 기대된다는 듯 말하자, 내관은 못 말린다는 듯이 한숨을 푹푹 쉬며 조금씩 빨라지는 민석의 발걸음에 맞춰 서둘러 후보들이 온다는 곳으로 가 근처 풀숲에 몸을 숨겨 지켜보았다.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고 곧 이어 처녀성 시험을 마친 양반집 규수들과 이웃해 있는 나라의 귀족과 왕족의 여식이 하나 둘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민석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었다.
점심으로 나오는 식사는 얌전히, 모든 말에는 신중히, 시비터는 여식들에게는 빙긋 웃어주기. 아버지께서 특별히 준비해준 가마를 타고 가는 동안 이 세가지만 나는 벌써 30분째 주구장창 외우고 있다. 세자빈에 간택이 안되는 그 즉시, 어디 멀리 지방으로 보내버린다는 진심 어린 어머니라는 분의 협박에 의하여 나는 지금 죽을둥 살둥 알려준 주의사항을 달달 외우고 있었다. 난 아직 민석을 보지도 못하고 이름도 모르는 지방에서 죽기 싫단 말이야.
" 아가씨, 도착했습니다. 나오셔요. "
향이의 말에 심장이 콩알만해진 상태로 슬그머니 가마에 내려 몸을 피는데, 정말 입이 떡 벌어질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기와집도 이 나라에서 크면 크다고 소문난 곳이였는데, 이 궁 앞에서는 새발의 피같다. 아무리 궁이라도 이렇게 크게 지을 수가 있나?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도 길 잃어버릴 것 같다. 나 길친데···.
내가 넋을 잃고 궁을 쳐다보고 있자, 향이는 한숨을 쉬고 몰래 내 등을 살짝 꼬집었다. 내가 '아'라 하며 향이를 노려보자 향이는 이제 처녀성 시험을 보러가야한다며, 얼른 들어가라고 눈짓으로 문 앞에 있는 상궁을 가리켰다.
" 전 여기까지 밖에 못 와요. 아가씨, 꼭 세자빈이 되어야해요. "
향이의 응원인지 협박인지 모를 소리를 들으며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상궁 앞으로 갔다. 상궁은 내게 이름과 본관을 물었고, 나는 어젯밤 달달 외운 그대로 상궁에게 대답했다. 상궁 옆에 있는 내관이 두루마리를 훑어보며, 내 이름을 확인했고 확인하자마자 바로 처녀성 시험을 시행하였다. 그 어처구니 없는 시험은 바로 앵무새의 피를 손목에 떨어뜨리는 것. 살아오면서 관계는 커녕 남자 손도 못 잡아 본 모태솔로니 찔릴 것은 없지만, 그래도 피를 떨어뜨린다니 은근한 긴장감이 들었다.
" 떨지마십시오. 곧 끝날 것입니다. "
상궁의 말 한 마디에 떨리던 마음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고, 내 숨소리가 안정된 것을 확인한 상궁이 바로 앵무새의 피를 내 손목에 떨어뜨렸다. 여기서나 현세에서나 관계를 단 한 번도 가지지 않았으니, 당연히 앵무새의 피는 내 손목에 자리를 잡았고 상궁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날 들여보냈다.
궁에 들어오니 그 안은 더욱더 화려했다. 이 곳에서는 보지도 못했던 꽃들과 나무가 즐비했고, 그 어느 건축물보다 고급스럽고 색감도 예뻤다. 민석을 만나는 것보다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든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니 꽤 많은 여자들이 내 옆을 지나가며 바삐 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참을 눈치보다 슬슬 그 옆에 껴서 그들이 향하는 곳으로 걸어갔다.
한참을 구경하는데, 민석의 눈에 띄는 한 여인이 있었다. 모든 것이 처음인 듯하여 주춤거리는 모양새를 보아 황국이나 저 멀리 어느 나라에서 온 여인같지만, 그도 아닌 것이 수국의 미의 기준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고, 수국 안에서도 극히 드문 얼굴을 가진 여인이었다.
민석은 붉어진 얼굴을 하고 쿵쾅 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그녀에게 온갖 신경을 집중시켜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았다. 그녀의 시선 하나, 몸짓 하나 그 어느 하나 눈길을 뗄 수 없었다.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는 머릿결이 마치 하늘에 내려온 선녀같았다. 하늘옷을 입고 잠시 인간세상에 풍류를 즐기러 온.
그녀는 아마, 운명일 것일까.
" 저 여인은 어느 가문의 여식입니까. "
" 예? 아···. 저 옷차림이면 아마, 김 대감님의 여식일 것입니다. "
내관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민석은 결심이라도 한 듯 쭈그려있던 몸을 피고 내관이 뭐라 할 새도 없이 중궁전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내관은 있는 표정 없는 표정 모두 찡그리고 한숨을 쉬다, 이내 민석을 따라 같이 뛰기 시작했다.
" 세자 저하, 어딜 그렇게 급히 움직이십니까! "
" ··· ···. "
말도 없이 뛰는 민석에게 계속 캐묻던 내관은 이내 자기 풀에 지쳐 조용히 민석이 가는 방향을 따라 쫓아가기만 하였다. 하지만 이내 내관은 민석이 세자빈 간택 준비에 한창인 중궁전으로 가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사색이 되어 민석을 필사적으로 말리기 시작했다.
" 세자 저하! 오늘은 가시면 아니되옵니다! "
" 세자빈을 찾았습니다. "
" 예? "
" 세자빈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중전마마께 청할 것입니다. 그게 아니되는것입니까. "
민석의 꽤나 진지한 모습에 내관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 결국 그의 손길로 인해 반강제로 길을 비키었다. 중궁전으로 들어간 민석은 상궁이 그의 방문을 알리기도 전에 세자빈 간택을 준비하며 후보 여식들의 두루마리를 훑어보던 중전의 방으로 벌컥, 들어가버렸다.
" 세자? 여긴 어인 일로···? "
" 중전, 아니 어마마마. 세자빈을 찾았습니다. "
뜬금 없이 세자빈을 찾았다는 민석의 말에 중전은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다, 이내 민석의 말을 이해하고는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그 말 뜻은, 마음에 드는 후보라도 있으신 겁니까? "
" 예. 있습니다. "
민석의 단호한 말에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중전은 자신이 보고 있던 두루마리를 잠시 정리하고 자신의 옆에 있던 차를 들어 민석에게 건넸다. 민석은 그런 중전의 태도가 답답했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청을 들어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잠자코 찻잔을 받아들었다. 중전은 그가 차를 마시기 전까지 단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가, 민석이 눈치를 보며 차를 한 모금 마시자 그때서야 입을 열었다.
" 예전 같으면 세자의 청을 다 들어주었겠지요. 허나, 세자빈은 차기 국모를 가리는 것입니다. "
" 어마마마! "
" 세자의 사사로운 감정 따위에 이 수국의 국모를 간택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
" 하지만, 처음으로 제 마음에 들어온 사람입니다. "
" 그리도, 그 여인을 곁에 두고 싶으십니까. "
중전에 물음에 민석은 잠시 입술을 물더니, 곧 붉어진 얼굴로 '예'라 말하였다. 그 붉은 얼굴은 마치 첫사랑을 시작하는 순박한 소년같았다.
" 그렇다면, 그 여인을 눈여겨 볼 수는 있지요. "
" 정말, 정말이십니까? "
" 어찌 세자께 농을 친단 말입니까. 누구의 여식인지, 들어나 봅시다. "
" 여, 영의정 김 대감의 여식이라 합니다. "
중전은 민석의 말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두루마리를 뽑아 천천히 훑어보았다. 민석은 긴장된 얼굴로 두루마리를 빠르게 읽어나가는 중전의 눈동자를 따라 움직였다. 곧, 중전은 두루마리를 말아 옆에 가지런히 놓았고 이어 민석의 긴장된 얼굴을 보고는 가벼운 웃음을 한 번 지어보였다.
" 이리도 긴장된 모습을 보는건, 오랜만이로군요. "
" 알겠습니다. 내 한 번 어여삐 여겨 보겠습니다. "
중전의 말에 한참 긴장되어 굳어있던 민석의 얼굴에 미소가 띄고 그 사이로 보이는 작은 왜소치가 그의 웃음을 더욱이 해맑게 보였다. 민석이 중전의 침소를 나가고, 혼자 남게 된 중전은 그녀의 두루마리를 한참을 만지작 거렸다.
'하늘이 정해주신 인연이려나.'
***
세자빈 간택이 시작되었다. 사정전에서 시작된 세자빈 간택은 꽤 오랜시간동안 진행하고 있었다. 그 오랜 시간동안 무릎을 꿇고 온갖 지성에 대한 시험을 치르고 예와 효에 대한 시를 쓰고, 마지막으로 백성과 나라의 평안을 위한 정책 방침까지 치르고 나니 벌써부터 다리에 쥐가 나거나 그 전의 시험에 떨어져 간택장을 이탈하는 여식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중전의 표정은 한없이 어두워져만 갔고, 그 오랜 시간을 참아낸 사람은 단 3명 밖에 없었다.
" 본디, 11명의 후보를 뽑아 열흘 뒤 다시 시험을 치루는 방식이었으나, 3분 밖에 남지 않았으니 바로 다음 시험으로 넘어가겠습니다. "
상궁의 말에 끝까지 남아있던 3명의 후보는 안도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중전은 그 3명의 후보자들을 찬찬히 둘러보다, 단 한 명에게 시선이 멈추었다.
' 저 여인이, 김 대감의 여식이렷다. '
다리가 저리다. 벌써 몇 시간째 무릎 꿇고 앉아 있으니 이건 무슨 초등학생때나 받던 벌 같았다. 점심도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었던 것 같다. 밥 먹는 것도 시험이니까 마음껏 허겁지겁 먹지도 못하고 그저 멍- 하니 정신을 놓은 채 하나하나 집어먹으려니 미쳐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 이 시험의 빡셈이 얼마나 하는지, 30명 가량 되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 단 3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 마지막 시험만이 남았으니, 그나마 위안이 좀 되는 것 같다.
" 세 분은 모두 중궁전으로 드시오. "
그렇게, 끝을 향한 시험은 시작되는 듯 하였다. 언제쯤 나는 민석을 만날 수가 있을까.
우당탕. 궁과는 거리가 먼 듯한 경박스러운 소리가 중궁전 가득 메우고, 그 소리의 중심에는 발갛게 홍조가 일어나면서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 같은 민석이 있었다. 세자빈 간택을 치르고 난 사흘 후, 최종 간택이 된 차기 국모의 자격을 갖춘 세자빈이 발표되었다. 세자는 미리 세자빈을 아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니, 민석은 사흘동안을 끙끙 대면서 결과를 기다리다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제일 먼저 중궁전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 어마마마! "
또다시 행차 부름도 없이 들어온 민석을 중전은 이미 알기라도 했다는 듯이 그에게 전에 보여주었던 차분한 미소를 보여주고 그 시선을 곧바로 다과로 옮겨 세자의 앞에 밀어주었다. 민석은 중전이 밀어준 다과를 하나씩 먹다가,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중전에게 말을 걸어왔다.
" 세자빈은, 누가 된 것입니까? "
" 누가 된 것 같습니까 세자께서는? "
중전의 장난섞인 말에 민석의 표정은 중전의 장난에 대한 원망, 그리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여 조금씩 굳어지고 있었다. 그런 민석의 표정을 알아채자마자 중전은 다시금 입을 열었다.
" 이젠 세자빈이라 불러야겠군요. 김 대감의 여식을. "
그 말을 들은 민석의 표정은 한없이 밝아져만 갔다.
약 사흘 후, 본격적인 혼인 준비가 시작되는 동시에 나는 궁으로 들어가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 결과가 통보 되자마자 내 어머니란 분은 날 붙잡고 장하다며 몇 시간을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란 분 또한 내색은 안하셨지만,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셔서 내게 옥과 금으로 장식 된 노리개까지 선물해주셨다. 하지만 준면은···. 내 방에 들어오지도 않고, 집에서도 나와 마주치는 일이 없었다.
" 아가, 들어가도 될까. "
그렇게 아무 소식이 없던 그는 내가 궁으로 들어가기 전의 마지막 밤, 그 때가 되어서야 날 찾아왔다. 다행히 내가 잠들기 전이라 어서 들어오라 준면에게 말했고, 준면은 며칠 새에 더 핼쓱해진 모습으로 들어왔다.
" 오라버니, 왜 이렇게 핼쓱해졌어···. "
내 말에 준면은 아무말도 없이 그저 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기만 하였다. 내가 걱정되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준면은 내 생각을 다 알고나 있는 듯이 걱정말라며 자신의 품 속에 나를 숨이 막힐 듯이 꽉 안았다. 그리고, 내 어깨에는 무언가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 아가, 정말 동이 트면 궁으로 들어가야하는 것이니. "
" 오라버니···. "
" 이 오라비는, 너가 세자빈이 되지 않기를 바랬어. "
" ···. "
" 넌, 평생 내 것이 되는 줄 알았다. 남매가 아닌,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로서. "
뭐라고···. 하는 것일까. 너무 당황스럽다. 준면은 그저 이 숨막히는 기와집에서 몇 없는 가장 편안한 사람이자, 도피처인데···. 어째서, 그리고 어느새 내게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한참을 나를 안고 있던 준면이 갑자기 탄식의 소리를 내며 자신의 품에서 나를 밀어냈다.
" 아···. 아가, 미안하다. 금방 말은 못 들은척 해주렴. "
준면은 그 말을 끝으로 방을 급하게 나가버렸다. 그의 눈에 아직도 고여있는 눈물을 보인채로.
누군가의 고백은, 그렇게 폭풍처럼 휘날려왔고 내 감정 조차도 거느리지 못한 채, 야속한 시간은 흘러만 가 모든 것이 엉키게 만들었다.
***
지난 밤을 꼬박 뜬 눈으로 새고, 새벽 일찍이부터 입궁준비를 하기 위하여 내 방안으로 어머니와 향이, 그리고 처음보는 하인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하인들이 내 얼굴에 화장을 시켜주는 동안, 궁에서 보내온 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마지막으로 이제 자주 보지 못하게 될 어머니, 아버지와 인사를 나누는 동안···. 준면은 내 앞에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젯밤 위태롭게 보이던 그의 뒷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 일주일 동안 빈궁 교육을 받고 혼인식을 치룰 예정입니다만, 이미 세자빈 마마가 된 것이나 다름이 없으십니다. "
상궁의 말을 듣고 조금 편해지려나 하는 내 생각은 궁에 들어오자마자 깨지고, 숨까지 턱턱 막힌다. 그나마 날 친근하게 대해줬던 향이까지 없는데다, 첫 날부터 가채에 걸음걸이 연습을 하고 걸을 때 내 어깨에 올려져 있는 그릇들이 깨질 때마다 깊은 한숨을 쉬는 상궁의 눈치까지 봐야하는 노릇이니 민석을 찾기도 전에 힘들어서 죽어버릴 것 같다. 이럴 때 준면이라면 쉬엄쉬엄 하라며 내 눈을 감겨줬을텐데···. 오늘따라 준면이 유독 보고싶은 것은 어제의 그 일 때문인가.
그의 목소리가 듣고싶다.
***
모든 이가 침소를 나가고 방에 나 혼자 남아있는 지금, 늘 내 옆에서 내가 잘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준면이 미치도록 그리워 잠도 오지 않고 그저 창틈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을 따라 손가락을 휘휘 휘젓고만 있다. 외딴 섬에 나 홀로 버려져 있는 느낌이 든다. 궁에 들어오면 한 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돌리기는 커녕 오히려 모든 것이 갑갑하고 또 외롭다. 그러다가 쓸데없는 생각일랑은 하지 말자고, 그러자고 잠이나 자자는 심산으로 이불에 누우려는데 창 밖에서 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설마 준면인가.
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소리가 났던 창을 벌컥 열어보는데, 그 곳에는 준면보다도 내가 애타게 찾던 사람이 서 있었다.
" 부인이 뵙고싶어, 이리 찾아와 봤습니다. "
" ··· ··· . "
" 밤에는 모든 만물이 부인만을 보는 것 같습니다. "
내 앞에 서있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며 수줍어하는 그는 바로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민석이였다.
달빛은 그의 붉어진 얼굴을 비춰, 수줍은 그의 모습조차도 고귀하게만들었다.
***
안녕하세요....망했어요.....제대로 똥글이예요.....
글을 쓰면서 이렇게 안써진 적은 처음이예요.. 큰틀은 이미 완결까지 만들어놓은 상태라 세부적인 내용만 적으면 될 것 같았는데
그게 더 힘들어요..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오늘은 정말 제대로 똥글이였어요..백배사죄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민석이...라미네이트 했다면서요....? 그 10덕포인트였던 왜소치가 사라졌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아쉬워서 글에 왜소치 좀 넣어봤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맏형 분위기 좀 많이 없앴어요..ㅎㅎㅎ 완전 귀엽게 만들어봤어요
흐 그나저나 이렇게 똥글이라니..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댓글쓰시고 포인트 다시 돌려받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이건 30P도 아까워요...흐..
그리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댓글 써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실은 제 글 보면서 초록글 기준에 만족하는데 왜 안올라가지 했는데
대신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런거 신경 안쓰기로 했습니다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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