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 조절하고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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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야, 너 어디 아파?"
같이 밥 먹던 여선배가 물어봤지만 타쿠야는 그저 아니라고 대답하며 빙그레 웃음
하지만 속으로는 자꾸 아까 자신을 거절했던 장위안 생각뿐임
'난 혼자가 좋아.'
아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냐!
혼자가 좋다니, 세상에 혼자가 좋은 사람이 어디 있어!
타쿠야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됨
혼자가 좋을수가 있나
난 이렇게 밥 한 번 같이 먹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넘치는데
"타쿠야, 너 왜 그렇게 깨작거려. 어디 아파?"
여선배가 걱정된다는 듯이 타쿠야에게 물어봄
타쿠야는 아니라고 하며 '오늘은 입맛이 영 별로네요.' 함
"뭐야 그럼 말을 하지~ 더 맛있는 데 갔을텐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래, 이렇게 나와야 정상인데.
타쿠야는 제대로 점심 식사도 하지 못 하고 얼렁뚱땅 식당을 나옴
장위안은 학식 먹는게 편함
타쿠야를 거절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학식 챙겨서 먹고 있는데
옆자리 여학우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림
"야, 경영학과 신입생 봤냐."
"누구? 혹시 키 큰 애?"
"턱에 점 있는 애. 일본인이라고 들었는데."
얼... 아까 걔 얘기를 하는구나.
장위안은 잠깐이었지만 턱에 점이 있는게 매력적이라 기억하고 있었음
"야, 나 걔랑 밥 한 번만 먹었으면 좋겠다. 걔가 매너가 그렇게 좋다며."
"걔 생긴 것도 잘 생겼는데 완전 벤츠남이야 진짜."
"학교 전체 신입생들 중에 걔가 가장 괜찮은거 같아."
"놉. 학교 전체에서 가장 괜찮은듯ㅋㅋㅋㅋㅋ"
"아 나 걔랑 하루만 사귀어봤음 좋겠다."
"미친, 남친도 있는 기집애가 못 하는 말이 없어."
와우
장위안은 신선한 충격에 빠짐
아까 나한테 말 걸었던 애가 그렇게 대단한 애였단 말이야?
얼... 그런 애가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내가 아싸가 맞긴 한가보다ㅇㅅㅇ
장위안은 그렇게 가볍게 점심을 마무리함
일주일 뒤
다시 교양 수업
"장위안 선배."
위안이 혼자 앉아서 수업 준비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부름
보니까 타쿠야임
"저 기억하시죠?"
"어… 어…."
"옆에 자리 비었으면 같이 앉아도 될까요?"
타쿠야는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위안에게 물어봄
위안은 잠시 고민함
사실 이름도 잘 생각이 안 나지만 같은 과니까 친해져서 나쁠 거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임
타쿠야가 신나게 옆자리에 앉는걸 보며 위안은 일주일 전 여학생들의 대화를 떠올림
얘가 그렇게 대단한 애란 말이지
"저기."
"네?"
"오늘 같이 밥 먹을래?"
타쿠야는 위안의 질문을 듣고 '그래 이래야지' 하고 생각함
결국 선배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네요!^^
"좋아요. 뭐 먹을까요?"
"오늘 학식 맛있는거 나와."
"…학식이요?"
타쿠야는 한 번도 학식을 먹은 적이 없음
항상 다른 사람들이랑 밖에 나가서 먹었으니까
워 학식이라니 이 사람 보기보다 소박하구나.
그래도 뭐 학식 한 번쯤은 먹어도 되겠지?
"좋아요, 학식 먹어요."
타쿠야가 수락하는 걸 보고 장위안이 웃음
어 뭐야
웃을 줄도 아는구나.
타쿠야는 조금 놀람
항상 혼자 다니고 뚱 한 얼굴이라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웃으니까 제법 사람답네(?) 하고 생각함
장위안은 속으로 놀라워하고 있음
뭐야 그렇게 같이 밥 먹는게 어려운 애는 아니잖아.
그런데 뭐 그렇게 힘들어 했던거지, 그 여자 애들은?
일주일 전 여자 애들의 대화를 떠올리고
같이 밥 먹자고 했을 때 수락하는가 거절하는가를 보려고 물어본건데
이렇게 쉽게 수락하니까 장위안은 놀라울 수밖에 없지
그래도 오늘은 혼자 밥 안 먹겠네
장위안의 입가에 미소가 걸쳐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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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 드세요 학식 학식이 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