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엄마와 함께 살던 집을 나서 내 나이 26살에 드디어 독립을 시작하는 것이다. 엄마의 도움없이 이삿짐 센터가 오기 전 간단히 짐정리를 시작했다. 서랍 정리를 하던 중 깊숙한 곳에서 아무런 무늬가 없는 하얀 사진첩 하나가 나왔다. "이게 여기 있었네." 새하얀 사진첩은 지나온 세월들을 보여주듯 누렇게 변해 있었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그녀를 향한 나의 순애보같던 사랑과 닮아 조금은 불쾌했다. "맘에 안들어" 그저 하얗기만한 사진첩의 표지에 피고있던 담배를 갖다대었다. 하얀 표지의 정중앙이 조금씩 새까맣게 타고 있었다. 만족스런 웃음을 짓다 이내 담배를 떼고 사진첩의 표지를 느리게 넘겼다. 사진첩 표지 바로 뒷장에 붙어있는 사진을 보자마자 난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을 심각한 표정으로 사진을 보았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진에는 앳된 소녀와 소녀의 주위에 서있는 3명의 소년이 다였다. 그들은 교복을 입고 손으로 브이를 하고있었다. 뒤로 보이는 푸르른 나무와 그들이 앉아있는 통나무 의자는 마치 그들과 한몸인것마냥 익숙해보였다. 사진첩을 닫았다. 불쾌한 기분을 잊고 짐정리를 서둘러 끝내기 위해 옷정리를 시작하였다. 옷장문을 열고 옷을 하나둘 챙기다 나의 고등학교 교복이 보였다. 교복의 명찰에는 '변백현' 세글자가 또렷이 박혀있었다. 이걸 아직도 안버리시고 계시다니 어머니도 참 미련하시다. 옷정리를 마치고 한 숨 돌릴겸 창밖을 보니 어느새 학교가 마치는 시간이 되었는지 학생들이 우르르 밖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그 중 해맑은 웃음을 띄며 4명이 무리를 지어 가고 있었다. 아까 사진 속에 있던 그들이었다. 그들은 그 시절의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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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허함입니다:)! 첫 글이라 많이 서툴어요ㅠ 그래도 양해부탁드리고 예쁘게 봐주세요ㅎ 아직 프롤로그 단계라 뭔 내용인지 감이 오시지 않으셔서 답답하겠지만 한편 두편 연재되는 것을 읽다보면 알 수 있을거에요!! 그런 의미로 신알신 부탁드려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p.s. 등장인물은 변백현,ㅇㅇㅇ(여자주인공),김종인,박찬열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