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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씨눈에 쓸데없이 착하기만 한 김석진X눈치고자 김석진때문에 속앓이 하는 민윤기 

 

윤기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꽃집의 문도 느즈막한 오후에 여는 편이었다. 윤기의 첫 손님은 항상 같았다. 매일 다른 꽃 한송이를 사가는 한 남자. 오늘도 셔터를 올리며 그가 오기를 기다리며 밤새 목이 말랐을 꽃들에게 물을 주고 있는데, 

'안녕하세요~좋은 아침이네요!' 

늘 그렇듯 같은 인사를 하며 들어오는 그였다. 

'오늘은 무슨 꽃으로 하시겠어요?' 

'글쎄요, 노랑 장미가 싱싱해 보이던데, 그걸로 하죠.' 

포장을 예쁘게 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인 남자는 윤기가 포장을 마치자 오늘도 많이 팔라는 말을 하고선 유유히 밖으로 나갔다.  

사실, 윤기는 그 남자를 아주 잘 알고있었다. 남몰래 연모하고 있었다,는 것은 과장이겠지만 상당한 호감은 가지고 있었다. 윤기는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더란다. 학창시절에 작곡을 하는 것을 즐겼던 윤기는 종종 음반매장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딱히 가리는 분야가 없던 윤기로서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괜찮은 앨범이 없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던 그는 클래식 앨범쪽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무엇에 홀린듯이 앨범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데뷔 앨범이었다. 이름이, 김석진? 특이할것 하나 없는 이름인데, 그날따라 왜 그 이름이 특이해 보였는지, 아직도 윤기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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