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지친다...
어떻게 겨우겨우 집으로 데려오긴 했는데.
오는 내내 엄청난 시선들에 시달리느라 피로가 아주 제대로다.
"태환, 왜?"
몰라서 묻냐.....
땀을 찔찔 흘리며 엘레베이터벽에 기대있는 나를 갸웃거리며 보는 놈을 째려봤다.
근데 왜 그마저도 좋다고 난리냐고.
왜 부끄러워 해!!
왜 고개 돌려!!!!!!!!!
--------------------------------------
"엄마, 나 왔어..."
"다너왔세요!!!"
이노무자식, 누군 아주 파김치가 됐는데 씩씩한거 보소.
두살 어린거 티내니.
"어이구 왔어? 우리 순양이 배 안고파?"
"아, 아, 네?"
"배. 배 안고프냐고."
헝그리?
귀여워 죽겠단 듯 짤막한 영단어를 던지며 웃는 우리 엄마는 뭐가 이리 태평하나.
순양이는 또 누구여.
아들 삼으세요 그냥.
박순양?
"아니, 아니요. 괜..괜.."
"괜찮대 엄마."
".........."
뭐. 뭐 임마.
왜 그냥 한번 거절해 본거였는데,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난리니.
세상에. 덩치는 산만한게 왜이리 울상이야.
귀, 귀염상이긴 하다만. 좋겠다 잘생겨서?
"음, 그럼 이따가 저녁을 좀 일찍 먹으면 되겠다."
태환아, 순양이랑 좀 놀아주고있어~
......예?
엄마. 엄마는 왜그렇게.... 내가 그거야? 그거? 보모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부엌으로 쏙 들어가버리시는 김여사.
왜 내 주변사람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마이페이스여.
어이가 없어 흘러나오는 헛웃음을 짓고 있는데,
톡톡..
내 어깨 위를 두드리는 묵직한 손가락.
슬쩍 뒤를 보니....
"태환, 놀자."
애처럼 헤헤거리며 웃는 그 바보같은 얼굴이 보인다.
에이씨, 이제 나도 모르겠다.
-------------------------------------------------------
"A,B, D!!"
"흐어?!"
"아싸, 야 딱 대."
D가 이 게임의 꽃이지, 응? 네대 반.
"어이구 손 안올려? 잘못맞으면 실핏줄 나가."
"실..실?"
"으응 우리 쑨양이 한국말 못알아듣는척 하지마?"
"헝....."
아, 진짜 좋아.
헤실헤실대며 한국사람들이 자주 하는 게임을 가르쳐 달라던 놈이 지금은 아주 울상이다.
한국인들이 시간때울땐 역시 ABC 게임이지.
고딩들이 조회 설때도.
애버랜드 줄설때도, 응? 아니야?
아 몰라.
하여튼 C랑 D를 헷갈려하길래 가르쳐줬더니, 계속해서 D만 내는 바람에 연달아 응징이다.
전부터 알아봤어.
너 좀 모자른 애 맞지?
짝! 짝! 짝! 짝!
"악!! 아, 아!! 하으아아....."
"어, 손 푸르면 안돼, 반 남았어."
역시 마지막 반대가 포인트지.
쫘아아아아악!!!!!!
"......!!"
예.
바로 이맛 아입니까.
손이 커서 그런지 내 손바닥이 쫙쫙 감기는데, 어우 야 내가 다 아프다.
자기 두 손을 깍지끼고 양 무릎으로 문질러대며 대구대굴 구르던 놈의 눈이 발개졌다.
"어..어흐..."
우, 웃어?!
"소..손 빨간색..허으흐.."
빨간데 좋다고 쳐웃냐?!....가 아니라.
중국사람들이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했지. 그래서 그런가?
오오, 신기해.. 이것이 바로 문화의 상대성!!
"태환 손 빨간색. 똑같아."
커다란 손이 그보단 조금 작은 내 손을 가져가더니 발갛게 부운 살을 꾹 누른다.
몇번을 꾹꾹 누르더니, 또 그 애같은 웃음이 확 퍼진다.
"같은거 좋아."
.............아, 예.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쑨양X태환] 당신은 나의 아이돌 - 7 18
13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자칭여신 박규리 실물느낌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