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light 01
그 날은 하얀 눈이 펑펑 내리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로 추운 겨울 날 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아..추워"
"춥냐?"
"추워 죽겠어."
내 말에 김명수는 자기가 하고있던 빨간색 털실 목도리를 풀어 나에게 돌돌 감아줬다.내가 의외라는 듯 쳐다보자 한번 씩,웃고선 나의 빨개진 코를 한번 톡 때린 뒤 입고있던 코트에 손을 찔러넣고 빠른 걸음으로 앞서 나갔다.
두근두근,손바닥이 괜히 저릿해져 손만 쥐었다 폈다 할 뿐이었다.
"김명수 같이 좀 가자!"
내가 외친 말에 명수는 갑자기 그 자리에 우뚝 멈추더니 내가 가까워질때 까지 기다렸다.
"다리 긴거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
"야."
"어?"
"오늘 연습실 가지 말까."
대답을 기다린 질문이 아니란 듯 명수는 내 팔목을 잡아 연습실로 향하던 우리를 연습실 옆 놀이터로 이끌었다.
두근두근,명수의 손에 잡힌 팔목 부근이 화끈거렸다.
멍-
나사하나 빠진듯 한 표정을 하고 멍하니 그네에 앉아있는 나를 보더니 뭐가 그렇게 웃긴지 실실 웃는 명수였다.나즈막한 웃음소리를 들으니까 괜히 얼굴에 열이 오르는것 같기도 하고,귀가 뜨거운것 같기도 하고...쟤는 뭘 먹고 자랐길래 저렇게 잘난거야.
"너 얼굴 빨개졌어."
"아,아냐.이거 더워서 그런거야 더워서!하하"
덥기는 얼어죽을.이 변명을 이성열이 들었다면 한달동안 놀려먹었겠지?아..창피해,명수 앞에서 바보같은 짓을 하다니.바보.
고개를 숙이고 혼자 자책하고 있던 내 위로 까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나 봐봐."
나긋나긋한 명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지금은 겨울인데.변명도 제대로 못하고."
"......"
"너 항상 그래,요즘.내가 무슨 말만 하면 얼굴 빨개지고.이상한 소리나 해대고."
"......"
"근데,난 니가 왜 그러는지 알것같아."
마지막말에 당황한 나는 뭐? 하고 되물었다.
"나랑 증상이 똑같거든.니가 옆에 있으면 두근거리고,뭘 하든 이뻐보여.어디서 말을해도 니 말만 제일 잘 들리고 그니까.."
잠시 뜸을 들이며 빙긋 웃는 명수에 나는 침을 꼴깍,삼켰다.
"니가 너무 좋아."
내 짝사랑의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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