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병째다.조금 헤롱헤롱한게 기분좋게 취한 거 같아 다행이다. 이 사람은 어디에서 갑자기 나에게 온걸까. 나를 안심시켜주는 목소리는 따뜻하다. 덕분에 나를 두고 간 그 사람에 대해서 조금 말해버렸다. 중간에 끼어들거나 다른 말없이 가만히 들어주는게 좋아서 그런가..「나쁜사람이네」내 말이 끝나자 나지막히 한마디 내뱉는다.「그쵸, 엄청나쁘죠」남자가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입을 열었다.「사람 함부로 믿지마요」「그 쪽은요?」「글쎄요..」혼자서 술을 따르더니 홀짝 한번에 마신다.「저도 사람한테 당해서 이제 안 믿으려구요」「아..」조금 미묘하다. 이사람도 그냥 그 자리에 서있던게 아니구나.어쩌면 정말 웃긴일이 아닐수 없다.각자 다른 상처를 떠안고와서 상처 받은 이 끼리 이렇게 술을 마시는 모양이라니.「술 많이 마신거 아니에요?」남자가 나를 흘끗 쳐다본다.「그쪽이야말로 많이 마신거 아니에요?」얼굴이 뜨겁게 익은게 느껴지긴한다. 그러고보니 나 술기운이 좀 늦게 올라오곤 했지..「에이 고작 이거마시구요!」그럼 어떻나오늘 마시고 죽지뭐 이렇게 마음이 풀어지는것도 오랫만인데.. 남자가 나를 보고 슬쩍 웃는다. 「집에 몇시까지 가야하세요」「제가 무슨 초등학생인가요? 아무때나 상관없어요」왠지 어린애 취급 받는 기분이다. 사실 이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지만..하도 응석받이로 길들여져서 그런가. 맞은편의 남자가 또 웃는다. 웃음이 많은 사람인가.왠지 마음이 이끌려간다. 「여기 술 한병만 더 주세요」남자가 또 술을 따른다.「잘 마시네요 생긴거랑 완전 딴판인데..」「흥 이래 뵈도 친구들이랑 다이다이 뜨면 항상 일등이라구요!」으이구 내가 말해놓고 이게 뭐 자랑이라고또, 또 웃는다 저사람.「왜 웃어요!」「아뇨.. 아 너무 귀여우셔서」으무슨 저런말을 아무렇지 않게..확실히 어린애 취급 받는게 분명하다.「다이다이 뜰래요?」처음 보는 사람이랑 밥먹고 술도 먹고 커밍아웃하고 다이다이까지 뜨다니!아무래도 내가 조금 이상해진게 분명하다.하지만 이사람이랑 같이 있는게 너무 좋아서이상해져도 조금은 괜찮겠거니 싶다. 저사람.또, 또 웃는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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