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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Here Waiting For You

 

 0
   금방 돌아올게. 민석은 그저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 금방 올 수 있을까. 민석은 이미 루한이 가고 없는 반대편 의자를 보며 생각했다. 금방 돌아올게. 금방. 도대체 언제? 민석이 마른 세수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았다. 민석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체 자리에서 일어섰다. 기다릴게, 루한. 민석이 속삭이듯 말했다. 네가 언제 오든 기다릴게. 꼭 기다릴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민석은 속으로 되뇌었다.

 

  

 1
   민석은 루한이 없는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였다. 아니, 빠르게 적응하는 척을 했다. 민석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았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은 울렁거렸다. 여전히 언론에선 루한이 속한 인류 조사단에 대한 소식이 줄을 이었으나 사람들에겐 점차 잊혀 가고 있었다. 물론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루한은 그렇게 민석을 제외한 사람들의 기억 속 에서 점차 잊혀 가고 있었다.

 

 

 2
   루한이 떠나고 민석이 처음 문자 메시지를 받은 건 3개월 후였다. 내용은 생각보단 길지 않았다. 자신이 보고 싶어도 꾹 참고 기다려 달라, 자신은 여기 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있다. 등 주로 민석을 걱정하는 내용과 잘 지낸다는 말뿐이였다. 그러나 민석은 막혔던 숨이 트이는 듯한 기분이었다. 루한의 문자 메시지에 자신이 살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루한이 너무나 보고 싶었다.

 

 

 3
   단결한 알림 음이 방안 전체에 울려 퍼졌다. 민석은 그 알림 음을 듣자마자 침대에 누워 있던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루한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였다. 정확히 9개월 만에 온 루한의 문자 메시지 였다. 민석은 눈을 느리게 두 어번 깜빡이며 조금씩 떨리는 자신의 손을 진정시켰다. 문자 메시지는 긴 공백으로 시작되어 있었다.

 

 

 4


   -민석아 잘 지내? 다행이도 난 잘지내. 너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창 밖으로 툭툭 소리가 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열어놓은 베란다 창으로 비와 바람이 불어와 마룻바닥에 물이 조금씩 고이기 시작했지만 민석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민석의 시선은 그저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 창에 고정 돼 있었다.

 

   -내가 너무 문자를 늦게 보냈지? 사실 지금 상황이 안 좋아져서 지금보다 지구와 더 먼 행성으로 가게 되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문자 메시지의 도착시간이 점점 늦어질 것 같아. 하지만 너라면 이해해 줄 거라 믿어.

 

민석의 머리칼이 바람 때문에 휘날렸다. 민석은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두 손으로 휴대전화 꽉 말아쥐었다. 얼마나 새게 쥐었는지 손등에 힘줄이 올라왔다.

 

   -민석아, 나 네가 너무 보고 싶어. 정말 염치없지만, 너도 나를 그리워 해주었으면 좋겠어.


   -민석아, 사랑해.

 

꽉 쥐고 있었던 손을 놓았다. 휴대전화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꺼지지 않은 액정에선 아직도 루한의 메세지 창이 떠있었다. 하지만 곧 액정이 꺼지고 메시지 창 대신 천장을 비췄다. 민석은 휴대전화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문자 메시지를 보느라 신경 쓰지 않았던 창밖과 마룻바닥을 봤다. 밖은 그 새 비가 그쳤는지 화창했지만, 마룻바닥은 비 덕분에 물이 흥건하였다. 민석은 마룻바닥을 보다 시선을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정확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었다. 저 위에 루한이 있을까? 민석은 그렇게 한참이나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5
  민석은 아무도 없는 텅 빈 교실을 둘러보았다. 너무 일찍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류대전화를 꺼내 메시지를 작성했다. 한 글자 한 글자 키패드를 꾹꾹 눌러가며 메시지를 작성하는 민석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메시지를 전송하였습니다.

 

확인 창이 뜨는 것을 보자 민석은 휴대전화를 자신의 옷 주머니 속에 넣었다. 핸드폰을 쥐었던 손을 괜스레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손을 쥘 때마다 손의 온기가 느껴졌다. 네가 언제 오든 기다릴게. 나지막이 말하다 하늘을 보았다. 꼭 기다릴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었다.



 

 

 

 

 

 

 

오타, 맞춤법 지적 받습니다.
'별의 목소리'라는 만화를 보고 썼는데 쉽지 않네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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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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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네요 잘보구강ᆢㄷ!!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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