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453679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W.장미새

"야, 그래서 그냥 한마디도 안하고 왔다고?"

"응."

"어휴, 이 답답아. 넌 화가 안나니? 보살이야 뭐야."

앞에 앉아 본인의 가슴팍을 퍽퍽 쳐대던 수정이는 몇 안되는 대학 친구이다. 내성적인 나와 달리 시원시원한 매력이 넘치는 수정이는 팀플때 과제를 홀로 하던 날 대신해 책상을 뒤엎어 버렸을 정도로 다혈질적이긴 하나 나를 많이 아껴준다. 근 3년, 내 연애를 지켜 본 수정이의 눈에 최근 김재환은 천하에 몹쓸 놈이고 나쁜 놈이었다.

"아니, 김재환 진짜 설마 다른 여자라도 생긴거 아니야?"

"수정아,아냐. 그래도 재환이 나 많이 사랑해줘."

"너 많이 사랑해준다는 놈이 2주만에 만난 여자친구 내팽겨치고 홀라당 가?"

"친구가 휴가 나왔대잖아."

"얼씨구."

수정이는 테이블 위 마저 남은 아메리카노를 단숨에 들이켜 잔을 비워냈다. 속이 탄다 속이 타. 내 몫까지 열을 내며 화내주는 수정이를 보며 씁쓸히 웃었다.

"수정아."

"왜?"

"혹시 재환이가 막, 나 살도 많이 찌고 예전보다 못생겨지고 그래서 마음이 식은건 아니겠지?"

조금은 비참한 내용의 질문 내용과 달리 애써 웃으며 장난끼를 담아낸 나의 말에 수정인 빈 커피잔을 말없이 노려보기만 할뿐이었다. 괜히 말했나 싶다.

"여주야.너 예뻐. 너 충분히 예뻐. 만약 그런 이유로 김재환이 이러는거면 그땐."

"그땐?"

"니가 헤어지자 말했으면 좋겠어."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머리가 순간 어질하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상상만해도 싫다. 내 반응을 보던 수정이는 눈치 빠르게 손을 휘둘러 호탕하게 소리쳤다.

"야!에이!!!김재환이 너 잘먹는게 제일 좋다 했잖아! 그럴리가 없지 당연히!!요즘 재환이가 너무 미운짓만 해서 내가 심술 좀 부려봤어! 짱여주! 걱정말고 니네집 가서 맥주 콜?"

괜히 오버하며 말하는 수정이 모습에 조그맣게 웃음이 터졌다. 그래 재환인 늘 나만 바라봐주었고 또, 착하니까. 믿어야지. 내가 안믿으면 누가 믿겠어.

대로변을 지나 네캔에 만원 하는 편의점 맥주를 가지고 자취방으로 향하는 도중 길 건너 고깃집 앞에 나와있는 두명의 남자와 눈이 마주친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어? 저거 김재환이랑 강의건 아니야?"

그럴리 없다. 분명 눈이 마주쳤는데, 심지어 재환이 과 동기인 의건이 손을 들어 인사까지 하는데, 그냥 휙하고 들어가버린 재환이 모습에 멍때릴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자리에 남아있어 당황한 의건이가 안절부절하다 손을 한번 더 들어 인사를 한 후 황급히 고깃집 안으로 들어갔다.

"뭐야. 김재환 우리 본 거 맞지?"

"그냥..못 본 걸 수도 있지."

"저걸 못 봤다고? 강의건이 분명 손 흔들었는데 못 봤다고?"

"그냥 의건이 아는 사람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잖아. 그냥 집가자.. 나 좀 쉬고 싶어."

조금 갈라져 나오는 목소리에 수정이는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겨주었다. 마음속과 머리속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실타래 같다. 풀려고 잡아 당기면 더 엉키고 꼬이기만 할 뿐.

재환아, 난 정말 니가 변한게 아니라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있지만.. 그냥 잠깐 쉬어가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은데 계속 이러면 어떡해... 양 눈가가 뜨거워지고 코끝이 시려왔다. 눈치 빠른 수정이는 일부러 내 앞을 가로질러 조금 떨어져 걸어갔고 결국 내 입에선 눈물 젖은 소리가 터졌다. 한참을 앞서 걸어가던 수정이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워너원/김재환] 내가 보고 싶어서 쓰는 나쁜남자 김재환 -02-  1
5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으 ㅠㅠㅠㅠ여주 너무 안쓰러워요 ,,콱 그냥 재환이가 나중에 헤어지고 여주 곁에 있는 남자때문에 속앓이 하면서 후회 했음 좋겠네요 ,, 잘보고가요 작가님 ㅠㅠㅠ💛다음편 기다릴게용 신알신 하구 갑니당 !
5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