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있는 날이면 혼자 버스에서 내려 천천히 진입로를 걸어 올라가는 걸 좋아했지.
교문까지 1.5킬로미터나 되는 길, 다시 스쿨버스를 잡아타지 않으면 안 되는 꽤 긴 거리.
하지만 난 그 길을 걸어 다니는 것이 좋았어. 수업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고,
멀리서 희미하게 호각소리와 웃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어.
여름의 대기는 종종 팽팽하게 잡아당겨져 있어서 피부가 떨리도록 긴장되었고,
커다란 렌즈를 대고 올려다보는 듯 휘어진 하늘도 있었고, 휘핑크림 같은 적란운도 있었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한낮의 신기한 적막도 있었어.
학교로 들어가는 발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그 따뜻한 바닥에 손을 대고 있으면 문득 참매미의 껍질이 만져지기도 했지.
곧 흙으로 돌아갈 매미의 껍질.
본체가 빠져나간 허물은 용케도 원래의 형상을 기억하고 있었어.
하지만 곧 그 메마른 껍질이 부서지는 걸 보고 있으면 이유 없이 사무치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건 뭐랄까, 기이한 침잠과 순연한 인정과, 잠시의 나른함으로 이어지는 상형문자 같은 감정이어서 끝내 해독할 수 없는 이미지만 남기고 흩어졌어.
눈을 돌려보면 버려진 농기계와 수풀 사이로 청명한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샘물,
발목에 떠오르는 차가운 감각과 지열을 따라 피어오르는 생명 있는 것들의 가벼운 날갯짓.
순간 부웅 소리를 내며 대기를 들어올렸다가 시원하게 구멍을 내고 날아가는 풍뎅이.
낮은 건물들 사이로 분지의 반대쪽 끝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들의, 풍경들의 평화롭고 가벼운 이동.
그 사이로 저기 희미하게 사라지는 얼룩, 얼룩 같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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